Home Plate's Villain RAW novel - Chapter (328)
홈플레이트의 빌런-329화(329/363)
< 329화 홍가 놈이 쏘아 올린 거대한 공 (1) >
1
-Fucking Major league. 이걸 보고도 포스트시즌의 문제가 뭔지 모르겠어? 당장 빌어먹을 룰을 바꿔야 해. 2030년까지 이런 멍청한 룰을 고수한다는 걸 믿을 수가 없어. 여긴 미국이라고!
└왜? 뭐가 문젠지 말을 해 줘야 알지.
└혹시 말린스 팬? 필리스랑 만나서 3경기 만에 탈락한 것 때문에 그래?
└메츠 팬일지도 모르지. 1년 내내 지기만 해 놓고 포스트시즌에 못 갔다고 징징대는 거 아냐? 메츠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어.
└아니. 아니야, 개자식들아. 그 말이 아니라고.
└일단 한 문장에 욕이 하나씩은 들어가는 걸 보니 필리스 팬일 확률이 조금 높아지는데. 그럼 말해 봐. 뭐가 문젠지.
└좋아. 이걸 좀 봐. 지금 어때? 디비전시리즈에서는 5번 경기해서 3승을 따면 챔피언십시리즈로 가지. 첫 두 경기와 마지막 한 경기가 승률 높은 팀의 홈경기고.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는 어때? 7전 4선승제라고. 여기서는 승률 높은 팀이 1, 2차전과 6, 7차전에 홈경기를 할 권리를 가져.
└그게 왜? 뭐가 문젠데?
└Fucking asshole. 이렇게 말해도 이해를 못 한다니. 구조를 잘 봐. 이 상태라면 필리스 팬들은 아무리 해도 홈에서 필리스가 우승하는 걸 못 본다고. 왜냐하면, 필리스는 앞으로 8연승을 할 거니까. 상대 팀 홈구장에서 모든 시리즈가 끝나잖아.
└하. 이 미친 필리스 놈이 뭐라는지 이제야 알겠네.
└필라델피아 병신이 그럼 그렇지.
└Fuck you, Philly.
└개자식들아, 필라델피아 시민의 눈물을 그딴 식으로 깎아내리지 마.
└그래서 뭐? 어떻게 하자는 건데?
└DS에서는 첫 세 경기를 승률 높은 팀이, CS와 WS에서는 첫 네 경기를 승률 높은 팀이 홈에서 하자는 이야기지. 그럼 선량한 필라델피아 시민들이 포스트시즌 전 경기를 홈에서 볼 수 있으니까.
└Stop, you son of a bitch!
└이 미친놈을 여기서 끌어내.
└좆 같은 말린스 놈들. 왜 3연패를 당해서 이 지랄을 만든 거야?
└제발. 진심으로. 주님, 다저스고 파이레츠고 누가 됐든 저 병신들을 털게 해 주세요.
└이곳에서 패배자들의 냄새가 나는군. 아주 추한 무언가의 냄새가 말이야.
└제발! 개자식들아! 너흰 필리스 페이지에서만 놀아! 이 게시판은 전 메이저리그 팬들의 것이라고!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 잘 봐. 메이저리그의 주인은 필리스고, 그럼 메이저리그 팬 게시판은 당연히 필리스 팬의 것이야. 너희는 그냥 대부분의 찌질이와 대다수의 루저일 뿐이라고.
└OK. 항복하겠어. 난 우리 팀 페이지로 돌아갈게! 필리스 놈들을 부탁해, 메츠 팬들!
└Phillass-holes. Fuck you.
2
필리스가 말린스에게 3연승을 거두면서, 안 그래도 필리스 일변도였던 필라델피아 근교의 스포츠 팬들은 더욱 불타오르고 있었다.
필라델피아 프로스포츠는 필리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멸망 수준.
다저스와 파이레츠가 미 서부에서 중부를 오가며 피 터지는 싸움(필리스가 진출을 확정 지은 날, 파이레츠는 2승 1패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을 벌이고 있을 때, 필리스 팬들은 편안하게 맥주를 마시며 다른 팀의 디비전시리즈를 감상하고 있었다.
“우리 팀 포수였다면 저딴 짓은 안 했을걸.”
“당연한 소릴. 공 놓친 거 봤어? 세상에. 다른 팀 경기를 보니 레드 빈이 얼마나 뛰어난 수비수인지 알겠군.”
“게다가 홈런도 못 쳐. 파이레츠 포수를 봐. 시즌 내내 홈런 5개를 쳤다고. 77홈런 포수도 없는데 어떻게 디비전시리즈까지 올라온 거야?”
“포수가 77개를 못 치는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금지해야 해.”
필리스 팬들은 홍빈이 그야말로 어디선가 갑자기 툭 튀어나오기 전까지 있었던 포수 악몽을 기억 못 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77홈런 포수가 없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이제까지 메이저리그에서는 포스트시즌이 개최되지 않았을 것임에도.
“그래도 파이레츠의 중견수는 쓸 만하단 말이야.”
“저 친구 잘하지. 우리 팀에 와서 우익수를 보면 어떨까?”
“나쁘지 않지. 테프먼, 레시글리아스, 레이튼이라. 롱이나 헬로웨이가 백업을 보면 되니까.”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는 같은 펜실베이니아주에 속해 있다.
그리고 두 도시에 속한 스포츠 팀의 대결은 종목 불문하고 지독한 라이벌리가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1994년의 지구 개편 이후 다른 지구에 속하게 되어 라이벌 의식이 다소 흐릿해진 바 있다.
“저 친구도 쓰레기 냄새나는 피츠버그보다는 필라델피아를 좋아할걸.”
“아무렴. 그렇고 말고. 저 친구, 어쩌면 필리스 눈에 띄고 싶어서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할지도 몰라.”
사실, 메츠를 놀리는 데 집중해서 그렇지 필리스 팬들의 타 팀 비하는 일상적인 수준이었다.
특히 필리스가 세상 그 어느 팀보다 잘나가는 시기이니 더욱 더.
어쨌든 피츠버그 파이레츠의 PNC 파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차전.
파이레츠가 다저스에 5 대 3으로 밀리고 있는 9회 말, 2사 만루 O.J.레이튼의 타석.
-피츠버그 팬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해적 선장이 타석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Raise the jolly roger!
-다저스는 클럽 뱅크와 보이드 와그너를 영입했고, 파이레츠는 앤디 서킷을 영입하며 포스트시즌에 대비했죠. 하지만 결국 결정적인 순간, 파이레츠의 프랜차이즈에게 모든 것이 달려 있습니다!
다저스는 대진이 확정되기 전, 자신들의 상대로 카디널스보다는 파이레츠가 더 편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온 카디널스보다는 파이레츠가 더 쉬울 거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여기서 단타가 나오더라도 동점, 2루타 이상이 나온다면 역전 끝내기 패배와 함께 탈락이다.
“피츠버그에 자주 들러야겠어. 네 마누라를 자주 만나기로 했거든.”
다저스 포수인 가야드 셜롯은 최선을 다해 타자를 흔들려고 했지만, 홍빈에게 단련된 O.J.레이튼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내 와이프가 다니는 교회에 간 모양이네. 자주 와. 좋은 사람들이 많거든.”
다저스 마무리 헨리 보크스는 땀을 닦아 냈고, 100마일 패스트볼을 바깥쪽 낮은 코스로 던졌다.
쉽게 때려 낼 수 없는 코스였지만.
레이튼의 노림수가 제대로 적중했다.
따아아악-!
-갑니다! 가요! 해적단이, 피츠버그 파이레츠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온 헨리 보크스를 격침합니다! 해적단이 마지막에 커다란 대포를 쏘아 올립니다! 피츠버그! 파이레츠! 해적 선장이 이 경기를 스스로 끝냅니다! 다저스가 무너집니다! 피츠버그 파이레츠가 필리스의 챔피언십시리즈 상대로 확정되었습니다! 레이튼의 끝내기 그랜드슬램! 파이레츠가 해냈습니다!
3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5 : 7 피츠버그 파이레츠.] [캡틴 레이튼, 끝내기 역전 만루 홈런!] [필리스 대 파이레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대진 확정.] [3연승으로 말린스를 꺾은 필리스와 3 대 1로 다저스를 꺾은 파이레츠의 만남.] [레이튼 선장, ‘필리스를 상대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 될 것이지만, 우리는 이미 출항했다.’] [홍빈의 필리스와 레이튼의 파이레츠. 전문가 승자 예상은? 필리스 승리에 87%.] [파이레츠 감독, ‘레이튼은 위대한 캡틴. 시즌이 끝나고 파이레츠에 남았으면 좋겠지만…….’] [O.J.레이튼, ‘FA 이야기는 모든 것이 끝나고 시작할 것이다. 지금 내 머릿속에는 필리스뿐이다.’] [필리스 팬들, ‘레이튼의 머릿속에 필리스뿐이라고?’] [열기로 가득한 필리스 훈련장. 필리스 감독, ‘안 시켜도 알아서 한다.’]4
3연승으로 말린스를 털어 버린 우리에게는 4일간의 휴식이 주어졌다.
파이레츠는 3승 1패로 다저스를 꺾고 3일간의 휴식을 부여받았다.
우리는 파이레츠의 에이스인 앤디 서킷을 1차전에서 상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5차전까지 갔다면 앤디 서킷이 그 경기에 등판했을 테고, 말린스처럼 에이스를 시리즈 초반에 내지 못했을 거라 유리했겠지만…….
“하필 만난 적 없는 투수랑 첫 경기에서 만난다니.”
투수와 타자의 첫 맞대결은 투수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파이레츠가 팜을 털어 가며 오리올스에서 데려온 앤디 서킷을 만난다라.
흥미로운 일이긴 하지만, 이 또한 어쩌면 나 하나 때문에 바뀐 메이저리그의 역사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건 그거고, 앤디 서킷을 상대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은 에이머를 놀리는 건 또 다른 일이다.
“무서워?”
“뭐?”
“앤디 서킷이 무서워?”
“하. 에이머 시나가 누군가를 무서워할 사람으로 보이는 거야 지금?”
“맞아.”
“똑똑히 봐. 그 경기에서 히트 포 더 사이클을 해낼 테니.”
ㅇㅅaㅇ: 친구 좀 그만 괴롭혀라.
에이머는 독한 눈빛으로 일어섰다.
그리고 다른 놈들도 눈치를 보더니 엉거주춤하게 일어서서 훈련장으로 향했다.
단순한 바보 놈들.
음.
이건 어쩌면 내가 자초한 일일지도 모른다.
레이튼은 각성했고, 덩달아 팀 성적도 올랐다.
그러다 보니 피츠버그는 팜 랭킹 1위 유망주까지 내주며 앤디 서킷을 영입해 올 시즌에 힘을 줬고, 여기까지 와서 우리와 상대하게 됐다.
이쯤 돼서 보니, 내가 알던 메이저리그와 너무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
말린스와 파이레츠가 2030년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거라고 회귀 전에 말했더라면 난 미친놈 취급을 받았을 거다.
-자기! 자기 부모님이랑 점심 먹으러 왔어!
-아들아, 이 아가씨가 너랑 결혼해 준다고 한 게 정말이냐?
<아버지>
-진짜냐? <아버지>
-대체 왜? <아버지>
…나도 훈련을 하러 가려는데, 두 사람의 메시지가 동시에 도착했다.
음.
대체 뭐가 문제인 거지.
(˵¯͒ བ¯͒˵): 정말 모르는 거냐…….
(˵¯͒ བ¯͒˵):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거냐…….
…정말 모르겠는데.
어쨌든 나는 아리에게 고맙다고 하고 아버지에게 정말이라고 답장하고, 훈련장으로 향했다.
우완 투수인 앤디 서킷의 공을 때릴 준비를 해야 한다.
그는 높은 코스 강속구와 뚝 떨어지는 커브를 던지는 올드스쿨형 파워 피처다.
시즌 성적이 평균 자책점 2.98. 190.2이닝 232탈삼진.
다소 평범한 파이레츠의 투수진 중에 유독 돋보이는 투수다.
바꿔 말하면 우리가 1차전에서 앤디 서킷을 공략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면 챔피언십시리즈 자체를 쉽게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말린스와의 3차전에서 라이프에게 좀 많이 당한 타자들이 많고, 타격감을 회복하고 자신감을 갖는 게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에이머가 1차전에 히트 포 더 사이클을 예고했다며?”
“흠. 난 홈런 두 방 정도만 치려고 했는데.”
“큭큭. 멍청이. 에이머 병에 걸렸군!”
분위기는 여전히 좋다.
사실, 라이프가 워낙 잘 던진 경기라 그렇지 우리는 3연승을 거뒀기에 팀 분위기가 좋지 못할 이유는 없다.
다만 케이스는 조금 더 진지해져 있다.
이게 참 웃기다니까.
에이머는 약을 올려 놔야 하고, 케이스는 에이머를 보고 스스로 불타오르고, 홀든은 라이프에게 홈런을 때린 그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자기 스윙 영상을 계속해서 보고 있다.
나도 낯선 투수와의 맞대결을 준비하는 데 힘을 쏟아부을 예정이지만, 그래도 밀릴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이…….
“헤이, 빈.”
만면에 미소를 띠고 타격 훈련을 준비하는 내게 다가오는 짐이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짐.”
“타격 훈련하려고?”
“맞아.”
“좋아. 내가 지켜보고 있을게.”
이 팔 길고 다리 긴 주근깨 친구의 기분이 요즘 아주 좋아 보인다.
그건 그렇고, 내가 지켜보고 있을게라니.
ㅎㅅㅎ: ㅎㅅㅎ.
쯥. 이상하게 웃지 마라.
짐이 내 타격 훈련을 지켜보는 것은 이미 익숙한 일이다.
그냥 스윙만 하는 것도 자주 보러 온다.
처음엔 조금 부담됐지만, 이걸 보는 것만으로도 짐의 자신감이 좋아지니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빈, 그거 알아?”
“어? 뭘?”
“네 스윙을 보고 있으면, 절대 질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가끔 오글거리는 걸 내가 참아 내는 것도 용하긴 하지만.
이건 다 이기기 위해서다.
이기려면 뭘 못 하겠어.
나는 최대한 입꼬리를 위로 올리고 대답했다.
“난 네가 던지는 걸 보면 절대 질 거라는 생각이 안 들어.”
ㅇㅁㅇ: 저 미친놈 얼굴 붉어지는 것 좀 봐.
ㅇㅁㅇ: 야, 조심해라.
ㅇㅁㅇ: 등짝은 절대 보여 주지 말고.
…1절만 하자, 1절만.
그나저나 슬슬 척화비 하나 더 박아야 하는데.
기왕이면 같은 지구가 좋을 테지만, 그래도 PNC 파크에 박아야 하나?
월드시리즈 상대 팀 홈구장에 박기에는 아메리칸리그라 좀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