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legendary returner lives RAW novel - Chapter (102)
#제102화
기술?
“중요한 건가 봐? 그렇게까지 말할 정도면.”
“중요하지. 어쩌면 늑대 인간들의 미래가 걸려 있을 수도 있으니.”
묘한 눈으로 유하를 바라보았다.
유하는 생각보다 눈치가 빨랐다. 내 시선의 의미를 금방 눈치챈 그가 말을 잇는다.
“나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그런 것들로 누군가를 평가하는 남자인가?”
“그런 적은 살면서 한 번도 없었던 거 같은데.”
“그럼 직접 평가해 보면 되겠군. 이 기술에 내 모든 게 담겨 있으니.”
유하가 다시 담배를 건넸다. 딱 한 모금 피울 정도가 남는다. 받아 든 뒤 입에 물었다. 유하가 묻는다.
“다 좋은데, 나도 나름 양보하는 입장에서 이거 하나만큼은 확답받고 싶은데.”
“그게 무엇이지?”
“거짓말하지 않는 거.”
“거짓말이라…….”
“진실 속에 1%의 거짓을 섞으면 그건 진실이 아니라 왜곡된 진실이지. 내가 그런 양아치 새끼들을 하도 봐 와 가지고 이 부분에 대해선 좀 예민해.”
잠시 말을 멈춘 뒤 유하에게 물었다.
“그래서, 내 제안에 대한 답은?”
유하가 환하게 웃었다.
“好(hǎo).”
정확히 두 가지 상황이 벌어졌다.
하나는 유하가 나를 향해 손등을 휘둘렀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팔꿈치를 휘둘렀다는 점이다.
팔꿈치와 손등이 충돌한다.
콰아아앙-!!
나와 유하는 서로의 반대 방향으로 멀리 날아갔다.
툭 투둑, 허공에서 몸을 회전시키며 자연스럽게 땅에 내려앉았다.
즉시 균형을 잡은 뒤, 자리를 박찼다.
유하도 이미 재정비를 마친 상태.
그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유하도 내질렀다.
콰아앙-!!
서로의 얼굴을 타격한다.
이 시점에서 나는 느꼈다.
유하의 손등은 생각보다 더 두꺼웠다.
안의 근육들이 압축되고 또 압축되어 있다.
뒤로 주르륵 밀렸다.
대충 알 것 같다.
유하가 말한 새로 만들고 있는 기술에 대해서.
잠깐 놀아 줘야겠다. 그대로 발을 내질렀다.
꽈아아아앙-!!
복부를 걷어차인 유하가 그대로 멀리 날아간다.
바닥을 서너 바퀴 구른 유하가 고개를 들었다.
그는 웃고 있었다.
“좋군.”
* * *
처음 곤륜산에 진시후가 도착한 그 순간부터 유하는 느끼고 있었다.
그의 기운은 상상 이상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허공의 마나가 진동을 했다.
나름 갈무리한다고 한 거 같은데, 워낙 품고 있는 기운이 거대하다 보니 주변의 모든 것들이 감당하지 못하고 움츠러든다.
실로 놀라웠다.
저런 강대한 기운을 품은 존재가, 한낱 인간이라니.
아니지.
저게 인간일 리 없다.
모습만 인간일 뿐, 내부는 이미 인간이 아니다.
불가사의한 존재.
그게 지금 곤륜산으로 올라온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만의 늑대 인간들이 입구 쪽을 바라보고 있는 게 보인다.
저 남자를 초대한 것은 유하 본인이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주먹질을 하게 될 것이다.
원래 사내새끼들은 입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주먹으로 이야기한다.
이미 사도들과의 격전을 끝마친 뒤다. 이 이상 늑대 인간들을 희생시키고 싶지 않았다.
유하가 손으로 탁자를 툭 쳤다.
주변 기운들이 파동처럼 주변으로 퍼져 나간다.
[영역 전개(領域 展開).] [공간 전이(空間 轉移).]시야에 있던 늑대 인간들이 사라진다. 많았던 건물도 사라졌고, 성도 사라졌다.
오직 탁자 하나, 의자 두 개.
그리고 넓게 펼쳐진 초원.
이게 전부였다.
유하는 자리에 앉은 채 건너편에서 다가오는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진시후.
분명 사도 중에 저런 얼굴을 하고 있던 이가 있었다.
200번째였나. 말단 중의 말단이었는데, 그 말단이 죽고 다시 원래의 신분을 회복한 진짜 진시후는, 지금 무언가 깊은 생각에라도 잠긴 것처럼 보였다.
유하의 두 눈에는 그것조차 여유로워 보였다.
강자로서의 여유.
얼마 전에 쳐 죽였던 아테나를 포함해 미국의 헬레나나 유럽의 라자루스 같은 이들에게는 강자로서의 잣대를 크게 댔었지만 눈앞의 진시후는 예외다.
저 정도 수준의 괴물에게 강자로서의 증명? 그딴 건 필요도 없고 의미도 없다.
경지를 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의 유하조차 지금 진시후의 끝을 짐작하지 못했다.
유하조차 딛지 못한 경지에 있는 이에게 고작 유하 정도의 강자가 너는 강자냐고 묻는 것만큼 웃긴 일은 없는 법.
긴 이야기는 필요 없었다.
유하에게는 딱 하나가 필요했다.
조언.
저 정도 강자에게서나 들을 수 있는, 그런 조언.
진시후는 들려오는 말에 의하면 개차반 중의 개차반이라 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그 정도는 아니었다.
꽤나 신사적이다.
그렇게 시작된 싸움에서 두 남자는 정확히 두 수씩 교환했다.
하나는 공격과 공격끼리의 충돌로 상쇄되었고, 다른 하나는 서로의 얼굴을 타격했다.
뒤로 날아가 바닥을 구르던 유하는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진시후의 얼굴을 친 주먹에 금이 갔다는 사실을.
“말도 안 되는 호신강기군.”
“내가 그걸로 먹고살았거든.”
뒤로 물러난 진시후는 여전히 여유로웠다. 얼굴에 타격을 받은 듯한 흔적이 있긴 했으나 피 한 방울조차 흘리지 않는다.
입가에 피를 줄줄 흘리고 검지와 중지에 금이 간 유하의 상태와는 정반대였다.
자리에 일어선 유하가 진시후에게 물었다.
“늑대 인간들은 항상 숨어 살았다.”
“굳이?”
“굳이라는 표현은 오히려 내가 의아스럽군. 매체에서 묘사된 늑대 인간들의 특징은 거의 일치한다. 생고기 섭취, 본능적인 살육, 보름달이 뜨면 스스로의 의지 여하 막론하고 본체로 돌아가는 특성까지, 인간들 틈에서 살기엔 여러 가지 문제가 많지.”
진시후도 나름 궁금한 게 있나 보다.
“꼭 숨어 살아야 하나? 그냥 늑대 인간들만의 왕국을 만들고 여타의 다른 국가들처럼 정치하고 외교하면 되는 거 아니야?”
“그렇게 생각한 적도 있지만 지금 그 누구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왜?”
“인간들의 특성을 알기 때문이지.”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 진시후에게 유하가 물었다.
“네안데르탈인의 사촌 격인 호모 사피엔스는 돌연변이였고, 진화가 덜 된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에게 멸종됐지. 진지하게 묻는 건데 공존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안 될 게 있나? 힘으로 찍어 누르면 되잖아.”
“내가 수백 년간 보고 겪은 바로 인간들은 도저히 힘으로 찍어 눌러지지가 않는 존재들이더군. 누르면 누를수록 반발하고, 수단이 생기면 곧장 감정을 분출시키지. 외교와 정치로 해결하기엔 스케일이 너무 커. 노예 제도가 왜 사라졌다고 생각하나. 그리고 노예 제도는 왜 생겼다고 생각하나. 그대가 나나 우리 늑대 인간들을 어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도 않고 살육을 원하지도 않아. 그저.”
“그저?”
“인간들 틈에서 인간들을 지키고자 할 뿐이지. 외모가 달라도 우리들은 모두 처음에는 인간이었으니까.”
뱀파이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프리메이슨의 헬레나나 일루미나티의 라자루스가 인간들과의 전쟁 같은 것을 원하지 않는 이유는 로얄 뱀파이어를 제외한 모든 뱀파이어가 모두 처음에는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뱀파이어와 늑대 인간들의 숫자가 많아진 이유는 전적으로 게이트 때문이다.
백만 대군을 유하가 왜 만들었겠나. 그리고 왜 스스로가 돈을 벌면서 그들을 먹여 살리고 있겠나.
다 인류를 위해서고 지구를 위해서다. 그렇기에 유하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이미 눈치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개발하고 있는 기술은 늑대 인간들이 본체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본체의 힘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유하가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진시후가 느낀 것처럼, 유하의 오른손은 왼손과 달랐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유의 깊게 살피면 오른쪽이 손가락이나 팔뚝을 포함한 모든 부분이 전체적으로 두껍다.
“압축시킨 거지?”
진시후의 말에 유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늑대 인간들의 본체는 인간들보다 월등하고, 일반적인 몬스터들보다 더 월등한 근육을 지니고 있지. 그 근육을 최대한 압축시키고 몸에 돋아나는 털을 억제하는 것. 최대한 인간의 모습에서 본체의 힘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법. 아직 미완성이라 두께가 일정하진 않지만 조금만 더 개량하면 두께도 일정해질 것이야. 그럼 늑대 인간들은 지금처럼 숨어 살 이유도 없고, 자연스럽게 인간들 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겠지.”
“지금도 늑대 인간들은 인간들 틈에서 살고 있지 않아?”
“살고는 있지. 하지만 억누르지 못하는 본능 때문에 중간에 사살된 적도 많다. 무엇보다 보름달이 뜰 때마다 어떤 식으로든 인간들 세상에서 벗어나야 해. 이런 불편함을 원하지 않는 늑대 인간들은 인간들과 섞이지 않고 유목민처럼 살아가지.”
유하는 진심으로.
“뱀파이어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다.”
“…….”
“하급이나 최하급을 제외한 나머지 뱀파이어들은 대낮에도 활동하지. 햇빛에 약한 하급과 최하급도 결국 밤에는 그 누구보다 자유롭게 행동한다. 내 백성들을 위해, 자유를 갈구하는 늑대 인간들에게 자유를 주지 못한다면 짐에게 어찌 왕의 자격이 있겠나.”
진시후는 웃었다.
처음부터 느낀 건데, 유하라는 남자는 생각보다 더 재미있는 남자였다.
“아직 맛밖에 못 봤어. 그러니 제대로 보여 줘 봐.”
“사양하기엔 지금 그대가 너무 맛있어 보이는군.”
“징그러운 소리 하지 말고.”
유하가 자리를 박찬다.
쾅.
땅이 부서지며 그의 몸이 진시후를 향해 뻗어 간다. 순식간에 가까워진다. 주먹을 내질렀다. 진시후가 손을 들었다. 잡아채려는 게 확실하다. 순간 유하의 다리 근육이 부풀어 오른다. 퉁, 땅에 균열이 일어나며 유하의 몸이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유하는 진시후의 옆, 정확히는 진시후의 시야가 닿지 않는 사각으로 이동해 있었다. 다시 주먹을 뻗었다. 진시후가 고개를 돌린다. 조금 놀랐다는 표정의 진시후가 즉시 고개를 옆으로 젖혔다.
후우웅-!!
진시후의 코앞을 스친다. 유하는 온몸의 기운을 끌어 올렸다. 전신의 근육이 꿈틀하며 모조리 압축된다. 그의 두 눈에서는 살기가 흘러내렸다. 발을 휘둘렀다.
콰아앙!
진시후의 옆구리에 박힌다. 진시후가 옆으로 한 걸음 정도 밀려났다. 슬쩍 보니 진시후의 손이 유하의 다리를 붙잡고 있다. 유하가 반대쪽 다리에 힘을 몰아넣는다. 그의 몸이 하늘로 떴다. 그대로 내질렀다.
콰아아앙-!!
진시후의 명치에 적중한다. 그대로 밀려나는 진시후는 유하의 다리를 놓쳤다. 혹은 놓아주었거나.
자리에 착지한 유하가 손을 곧게 세운 채 내질렀다.
[무신류(武神流).] [비천수라조(飛天修羅爪).]진시후의 두 눈이 크게 떠진다. 다섯 개의 줄기가 뻗어 간다.
그대로 몸을 회전시켰다. 그대로 발을 휘둘렀다.
콰아아앙-!!
유하의 오른손이 옆으로 튕겨져 나간다. 그의 손에서 뻗어 오던 다섯 개의 강기 덩어리도 옆으로 튕겨져 나갔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