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legendary returner lives RAW novel - Chapter (232)
제232화
[멸망의 늑대]의 신체는 그 이름답게 인간의 신체가 아니었다.네발로 땅을 딛고 있었으며, 덩치는 상당히 컸고 눈도 사나웠다.
갯과의 모습인데, 어떤 종인지는 특정이 안 된다고 해야 할까.
늑대라고 하기엔 털이 지나치게 단모였고, 그렇다고 일반 강아지라고 하기엔 이마에 달려 있는 뿔이 설명이 안 되고.
상당한 근육질이지만 우락부락한 그런 게 아니었다.
굉장히 말라 보였다.
그런 [멸망의 늑대]를 바라보며 진시후는 묘한 이질감이 들었다.
“내가 얼마 전에 똥개 하나를 입양했거든.”
“…….”
“아, 네가 똥개라는 건 아니고, 여하튼 입양을 했는데…… 걔가 너랑 좀 닮은 거 같아.”
묘한 눈으로 이리저리 [멸망의 늑대]를 바라보던 진시후는 이내 어깨를 으쓱했다.
“뿔도 없고, 온통 노란색인 그놈이랑은 다르니까…… 다른 거겠지. 그치?”
“…….”
담배를 하나 꺼내 물며, 진시후가 말했다.
“넌 잘 못 느끼겠지만 넌 운이 좋아.”
“……그렇습니까?”
“어. 만약 내가 이 별을 마지막으로 들렀으면 여기, 나무 하나 남기지 않고 죄다 찢어 버렸을 거거든.”
“…….”
“나도 나름 체면이라는 게 있고, 세 개의 성운으로 끝내겠다고 편집자랑도 이야기 마쳤는데, 지금 뭔가 상황이 내가 다 용서해 주는 분위기로 가고 있어.”
[멸망의 늑대]는 속으로 환호성을 내질렀다.다행이다.
진시후의 저 말은, 정말로 [열화궁기]와 그를 따르는 성좌 내지 가족들로만 끝내주겠다는 뜻이었습니다.
성운 [늑대 소굴]은 무사하다.
“[리버스 크라운], [늑대 소굴], 이 정도로 끝내줄게.”
현재 이 두 개의 성운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건 분명한 팩트다.
그러나.
“적어도 하나 정도는 멸망시켜 줘야 앞으로 기어오르는 새끼들이 없을 거 같아. 이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멸망의 늑대]는 눈치가 빠르다.“[올림포스]를 멸망시킬 생각이십니까.”
“원래는 여기랑 리버스 뭐시기도 멸망시키려고 했어.”
침을 꿀꺽 삼켰다.
“그나마 말이 통하니까 봐주는 거지, 아니었으면 너 저기 있는 열화 뭐시기처럼 맞아 뒈졌을 거야. 그러니까.”
“……성좌들을 설득해라?”
진시후가 웃는다.
“거봐. 말이 통하잖아.”
이 정도면 경고는 충분히 했다.
보이콧을 한 성좌들의 숫자는 수천, 수만이 넘어간다.
그놈들 전부 진시후가 어떻게 할 수는 없다.
이미 편집자와 거래는 했으니까.
사실 지금까지 보이는 모습이 조금 그렇긴 했지만 진시후는 약속을 정말 잘 지키는 남자다.
뒤통수치는 새끼들이나, 시작하기 전부터 장난질하는 새끼들한테는 약속이고 나발이고 그냥 죽이지만 약속은 약속이다.
그런데 원래 모든 발언의 무게는 힘에 의해 가벼워질지 무거워질지가 정해지는데, 이 정도면 진시후라는 남자에 대한 소문이 이상하게 날 수도 있다.
만만하게 볼 수도 있고, 이용해 먹으려는 놈들이 있을 수도 있고.
진시후도 그걸 안다.
알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올림포스는 멸망시킬 생각이다.
보이콧 문제는 [리버스 크라운]과 [늑대 소굴]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원상 복귀시켜 놔. 못 하면 어떻게 될지, 나중에 [올림포스] 가서 확인하고.”
진시후는 잠시 걸음을 옮겼다.
원래, 보통 늑대들 하면 서식지로 산을 떠올린다.
이곳도 비슷했다.
저기도 산, 여기도 산, 저 멀리 보이는 저것도 산.
죄다 산이었다.
산을 바라보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진시후는 산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웠고 그런 진시후의 뒤에 [늑대 소굴] 소속의 모든 성좌들이 무릎을 꿇었다.
한동안, 그렇게 있었다.
대략 30분 정도가 흘렀다.
뒷짐을 지고 있던 진시후의 곁으로 [리버스 크라운]의 성좌 세 명이 자리한다.
“끝났냐?”
“예.”
말은 안 했지만 이 세 명의 성좌는 수준급의 성좌다.
주성철과 흡사하거나, 조금 약한 힘을 지니고 있긴 하나 그 세 명이 함께 움직였다.
리스트에 적힌 이들은 강하긴 했으나 이 세 명보다는 강하지 않았다. 심지어 [늑대 소굴] 소속의 수장마저 그들을 외면했다.
30분이면, 전부 죽이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는 차고 넘친다.
“고생했다. 이제 서로 일 다 끝났으니 그만 가라.”
그대로 이동석을 꺼내 들었다.
그걸 부수기 전, 진시후에게 말을 거는 남자가 있었다.
카를로였다.
“진시후 님.”
“왜?”
“저도 함께 가면 안 되겠습니까?”
진시후가 괴상한 표정을 짓는다.
“가서 뭐 하려고?”
“제가, 보기에는 이래도 상당히 아는 게 많습니다.”
“뭘 아는데?”
“음……. [올림포스]의 [신물]이 어디에 있는지, 이런 거요.”
솔깃했다.
“[신물]?”
“예.”
오케이.
“옆으로 와.”
“감사합니다.”
도저히 웃음을 숨길 수 없었나 보다. 실실 웃고 있는 카를로를 힐끗 본 진시후가 다시 [멸망의 늑대]를 바라보았다.
이걸 안 물었는데.
“넌 진명이 뭐냐?”
“[펜리르]입니다.”
“그렇구나. 그, 잘해 봐.”
이동석을 부순 진시후는 차원을 이동하기 전까지 계속 생각했다.
아무리 봐도.
돼지랑 닮은 거 같은데.
Chapter 3
성운 [올림포스].
성좌들 중 최상위에 속한 성좌들 모두가 몰려 있는 성운이다.
이 성운의 최고 성좌는 당연히 [번개의 신]이다.
그 외, 주축이 되는 성좌들 전부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이다.
수없이 많은 별의 이야기가 진행되어 왔고, [그리스 로마 신화]도 여러 번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올림포스]에는 같은 이름을 쓰는 존재는 없다.
오직 오리지널뿐이다.
이름이 같은 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싸워야 했고, 그중 가장 강한 자가 [올림포스]에 머문다.
물론, 더 이상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는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올림포스]에 [그리스 로마 신화]의 새로운 성좌가 유입되지 않는다.
주축이 [그리스 로마 신화]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미 수천 년 전부터 강했던 그들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주축이 아니었다면 그게 더 이상했을 거다.
올림포스의 지배자, [번개의 신]은 강하다.
스스로가 모든 성좌들 중 서열이 두 번째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 두 번째나 세 번째, 심지어 네 번째까지는 비슷비슷하다.
세간에는 [번개의 신]이 가진 힘이 승천자들의 허리 정도까지는 닿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얼추 비슷하긴 하다.
스스로의 힘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번개의 신]은 그 정도의 인물이다.그런 그는, 요 며칠 들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치밀어 올라왔다고 해야 할까.
메인 스토리가 진행 중인 별에 모든 성좌들이 보이콧을 선언했다.
기존에 맺고 있던 화신 계약도 전부 일방적으로 끊어 버리게 했고, 현재 별 #2403에서 화신을 두고 있는 성좌는 단 한 명도 없다.
그 일을 주도한 것이 바로 [번개의 신]이다.
정확히는 [멸망의 늑대]와 함께 주도했다.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이레귤러 진시후의 싸가지 없는 행동은 거슬리긴 했으나 거기까지였다.
강한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사리 분별이 안 될 거라고는 생각 안 했으니까.
아무리 잘나도 성좌들 전부를 적으로 돌리는 미친놈이 어디에 있나.
꼬락서니를 보니 승천자들한테는 꼬리를 말고 다시 고향으로 복귀한 거 같은데, 그런 놈이 반성문을 제출하라느니 하는 개소리는 귀여웠다.
아마 이 알 수 없는 불안감은 다른 종류의 것일 확률이 높다.
벽을 깨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기회를 얻는다든지, 아마 그런 것이겠지.
[번개의 신]은 드넓은 공터를 걷고 있었다.이곳은 별 #31.
오래전에 멸망했던 땅을 지속적으로 리셋해 온 땅이다.
메인이 되는 유형은 바르가.
[올림포스]의 아래에서 바르가의 백성들은 ‘기존의 역사’ 따위 없이, 그저 신을 모시는 신도가 되어 있을 뿐이었다.만족스러웠다.
그때였다.
“폐하! 폐하!!”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한 여인이 [번개의 신]에게 다가온다.
“무슨 일인가.”
아테나였다.
전쟁의 여신.
이곳 바르가뿐만이 아니라 성좌들 세계에서 강자라고 추앙받는 강자 중의 강자.
그런 그녀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으며 이마에서는 식은땀마저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해하지 못했다.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던 이명 [전쟁의 여신]이 저런 반응을 보인다고?
한눈에 봐도 심상치 않아 보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번개의 신]은 그녀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다.
“[플라티]가 사망했습니다.”
“…….”
할 말을 잃었다.
승천자가, 죽었다고?
9명의 승천자 중에 이미 1명이 실종된 상황인데, 거기에서 또 1명이 죽었다? 이건 절대 가볍게 여길 만한 사안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레귤러가, 죽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레귤러는 당연히 진시후를 뜻했다.
얼마 전 아테나가 가서 직접 만난 그놈이 맞다.
[번개의 신]은 지금 소름이 돋았다.놈이 승천자를 죽이고 낙원에 들렀을 거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시간상 불가능했으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가능했다.
온몸의 솜털이 삐죽 솟는다.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올림포스]의 신들이 머무는 곳은 구름 위에 존재하는 거대한 부유 섬이다.하늘 높이.
태양에 가깝게.
아래에 사는 바르가의 백성들은 그저 올려만 봐야 할 정도의 높이.
그런 곳이다. [올림포스]의 땅은.
그런데 지금 [올림포스]보다 더 높은 곳에 ‘침입자’가 있었다.
그는 한기가 풀풀 흘러넘치는 거대한 대검을 어깨에 걸치고 있었는데, 그런 그의 뒤에는 수천이 넘는 병사들이 있었다.
그가 내려온다.
투욱.
그의 발이 땅에 닿는 순간, [번개의 신]은 느꼈다.
방금 아테나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여기가 올림포스구나.”
땅에 내려온 남자가 습관처럼 입에 담배를 물었다.
자연스럽게, 옆에 있던 달걀귀신처럼 생긴 놈이 불을 붙여 준다.
“땡큐, 대가리.”
설마 이름이 대가린가.
어이가 없는 것은 둘째 치고, 남자는 묵묵히 절벽 쪽으로 다가갔다.
아래에 펼쳐진 거대한 도시들을 내려다보던 그가 고개를 돌린다.
“[번개의 신], 진명은…… 제우스?”
“맞다.”
“너 혹시, 너 말고 다른 [제우스]라고 알아?”
조금 의아했다.
“[그리스]가 멸망하기 전까지 나 말고 다른 제우스는 총 33번 등장했다. 그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그렇다.”
그런데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는지, 남자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무언가를 깊게 생각하는 듯한, 그런 표정이라고 해야 할까.
남자가, 아니 진시후가 말했다.
“내 느낌에 [펜리르]랑 [제우스]를 섞은 게 우리 [돼지] 같거든?”
“……[돼지]? 설마 그게 진명인가?”
자세한 건 알지 못하는 제우스였기에 진시후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역시, 진시후는 개의치 않았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