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legendary returner lives RAW novel - Chapter (31)
#제31화
윤영수가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군인들을 비롯한 도박꾼들은 저희가 정리해도 되겠습니까?”
“이유는요?”
“군인들의 경우는 저희 구원 길드와 연이 있는 이들을 그 자리에 넣을 생각입니다. 도박꾼들은 전국에 흩어져 있어서 진시후 씨가 처리하기에는 시간이 꽤 걸릴 겁니다. 귀찮기도 할 거고. 그리고 마스터와 관련된 일이잖습니까. 거들고 싶습니다.”
턱을 긁적였다. 윤영수 이 양반의 머릿속에는 구원 길드밖에 없나 보다.
“손을 빌려주겠다는데 마다할 필요가 없죠. 그럼 나랏님 길드는 제가 하겠습니다.”
“주소 찍어서 보내 드리겠습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윤영수가 워치로 무언가를 툭툭 두드리고는 진시후에게 말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밀린 일이 많아서.”
“네. 다음에 봐요.”
윤영수는 가기 전에 물어봤어야 했다.
어떤 방식으로 일을 처리할 건지.
윤영수는 그걸 묻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진시후가 ‘상식적으로’ 해결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무력을 쓴다 해도 책임자 몇 명만 죽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저 그게 아니었을 뿐이다.
* * *
택시가 멈춘다.
“3만 8천 원입니다, 손님.”
잘못 들은 줄 알았다.
“3만 8천 원이요?”
“예.”
창밖을 살폈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480-1번지, 제대로 온 거 맞아요?”
“거참 손님, 내가 택시 기사 원투데이 하는 것도 아니고, 그쪽 창문 말고 이쪽 창문으로 봐봐요. 여기 바로 옆에 있네, 나랏님 캐피탈. 여기로 와 달라는 거 아니었어요?”
“맞는데 너무 비싼 거 아니에요? 미터기 몰래 누르고 그런 거 아니죠?”
“요즘 시대가 어느 땐데 미터기를 눌러요. 무슨 산속에 있다 오셨나.”
머리를 긁적였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더니 택시비도 올랐나 보다. 10년 사이에 세상 정말 많이 변했네.
카드로 결제한 뒤 택시에서 내렸다. 그대로 안으로 들어가려다 잠시 택시 아저씨 쪽 창문을 툭툭 두드렸다.
“저기요, 아저씨.”
드르륵 문이 내려간다. 수염 난 택시 아저씨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왜요?”
“한 20분 정도 있다가 올 건데, 기다려 줄 수 있어요?”
“20분? 너무 긴데.”
“따따블로 드릴게.”
택시 아저씨가 음흉하게 웃었다.
“이 양반 이거, 알고 보니 건실한 청년이었네. 20분? 30분도 기다릴 수 있으니 어여 볼일 보고 와요.”
웃으며 몸을 돌렸다.
건물은 4층이었다. 주변에는 빌라와 원룸들이 보인다.
그대로 워치를 들었다.
[010-2222-7777]그 번호로 연락했다. 신호음이 정확히 세 번.
딱 세 번 만에 연결된다.
-아이고, 이게 누구야. 번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귀를 기울였다. 워치에서 들려오는 이 목소리는 눈앞의 건물 꼭대기에서도 들려오고 있었다.
안에 있는 게 확실하다.
-설마 진태섭 씨가 죽었다고 해서 갚을 빚이 사라졌다거나 하는, 그런 생각 하시는 건 아니죠?
“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러면 안 되는 건가 봐요?”
-……이야, 이거 병원에 입원했다더니 정신병으로 입원하셨나. 우리 사랑스러운 작가님. 서론 다 건너뛰고 본론으로 갑시다. 진태섭이 빌린 88억 3천 482만 원. 뒤에 우수리 다 떼고 88억에 해 드릴 테니 이거 언제까지 갚으실래요?
“많네요. 많아. 너무 많아.”
-새삼스럽게 왜 이러십니까. 그래서 언제까지 갚으실래요?
“음, 궁금한 게 있는데, 그 돈을 내가 갚아야 하는 게 맞아요?”
-당연한 거 아닙니까? 연대 보증, 잊어 먹었어요?
“내가 요즘 오락가락해서, 그거 내가 갚을 생각이 없는데. 꼭 갚아야 되나?”
-없으면 뭐, 법으로 해결해야지. 아니면 그쪽 누나한테 가서 받아 오든지, 받을 방법은 많아요. 여기 그쪽 직인이 그대로 찍혀 있거든.
“아 그런 게 있어?”
-네 그런 게 있습니다. 직접 찍어놓고 왜 이러실까. 그러니 괜히 잔머리 굴리지 말고 갚아요. 우리 깔끔하게 가자고요 고객님. 그런데.
잠시 건너편에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왜 갑자기 말을 놓으세요? 내가 네 친구야?
웃음이 나온다.
“너 같은 친구 둔 적 없는데.”
-그러니까, 왜 말 까냐고 새끼야.
내가 원래 가방끈이 좀 짧다. 그래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딱 한 번만 말할게. 돈이고 뭐고 다 잊어. 없던 일로 하고 살아. 이해했어?”
건물에서 쌍욕이 터져 나왔다.
-이 미친 새끼가 돌았나, 어딜 빚쟁이 새끼가 채권자한테 이래라저래라야. 이 X놈의 새끼가.
입이 참 걸걸하다.
“후회 안 하겠어?”
-하, 이 새끼가 오냐오냐해 주니까 말귀를 못 알아 처먹네. 진송이 믿고 이러는 거냐? 새끼가, 아직 세상을 모르…….
그대로 통화를 끊었다.
나도 모르게 급발진 버튼을 눌러버렸나 보다. 무엇보다 나는 충분히 기회를 줬다.
그대로 걸음을 옮겼다. 상가 건물로 들어섰다. 코앞에 정장 차림의 남자가 보인다.
“어떻게 오셨…… 진시후?”
잠시 고개를 갸웃한 그가 웃음을 터트렸다.
“빚 갚으러 오셨구만. 이리 와요. 엘리베이터 잡아 드…….”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내 손이 그의 얼굴을 움켜쥐었으니까.
손에 힘을 주었다.
그대로.
퍼석-!
그의 머리가 터진다. 사방으로 핏물과 뇌수가 흘러내렸다.
주변에 있던 정장 차림의 남자들이 외쳤다.
“뭐야! 너 뭐야!”
“이 새끼가, 어디 파에서 왔…….”
소리를 계속 지르다 보니 귀가 아플 지경이다. 물론 실제로 아프지는 않지만 말이 그렇다는 거다.
달려오던 남자가 검을 휘두른다.
손을 뻗었다. 검이 잡혔다.
다시 힘을 주었다.
검이 그대로 반 토막 났다. 발을 뻗었다.
뻐걱-!!
굉음과 함께 검을 들고 있던 남자의 몸이 반으로 꺾인다. 이어서 그의 칠공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눈깔도 터졌다.
발이 닿을 때, 마나를 슬쩍 보냈다.
그 마나가 남자의 몸 내부를 전부 찢어발긴 거다.
털썩, 시체가 쓰러진다. 시체를 밟은 뒤 자리에서 멈춰 있는 남자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들이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지만 의미 없었다.
손가락을 튕겼다.
손가락에 뭉쳐 있던 마나가 그대로 뻗어 나간다.
남아 있는 남자들의 숫자는 정확히 8명.
내가 튕긴 총알 모양의 마나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그 8명의 머리를 차례대로 관통했다.
말은 안 했는데, 이 건물들에는 따로 입점해 있는 카페나 그런 게 없다.
그냥 전부 나랏님 캐피탈인지 뭔지 하는 놈들 거다. 위를 보니 대출 1팀, 2팀, 이렇게 적혀 있다.
그중 대출 2팀의 문이 벌컥 열린다. 한 남자가 내 쪽을 바라보더니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그가 묻는다.
“……당신은…… 대체 누굽니까. 누구길래 우리 ‘나랏님 길드’를 습격한 겁니까.”
“나?”
뭐라고 소개를 해야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입으로 나올 말은 없었다. 소개를 할 이유가 없었으니까.
전부 죽여 버릴 건데 무슨 소개를 하나.
그대로 걸음을 옮겼다. 쓰러져 있는 그에게 다가간 뒤 그의 머리를 발로 걷어찼다.
퍼걱-!
핏물과 뼛조각이 벽에 튀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1층에 있는 놈들은, 지금 죽어 있는 놈들이 11명, 그리고 숨어 있는 놈들이 세 명.
옆을 바라보았다. 벽이 있었다. 그 벽 너머에 인기척이 느껴진다. 망설임 없이 오른쪽 손등을 휘둘렀다.
콰아아앙-!!
퍼걱-!!
벽이 터져 나가며 귀를 기울이고 있던 건지, 숨어 있던 건지 모를 놈이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에 쓰러진다. 슬쩍 바라보았다. 죽은 게 분명하다.
그대로 몸을 굽혔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검을 주워 든 뒤 옆에 있던 벽을 향해 찔러 넣었다.
푸욱-!
두부에 박히듯 스무스하게 박힌다. 그대로 검을 뺐다. 핏물이 묻어 있다.
“재미있는 재주네.”
벽에 숨는 스킬이나 그런 게 있나 보다.
나머지 한 놈도 벽에 숨어 있었다. 그쪽으로 걸어가려던 그때였다.
“자…… 잠시만요!”
누군가 벽에서 튀어나온다. 나이는 꽤 앳돼 보였다. 많아야 스무 살?
성별은 여자였는데, 몸에서 피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내 모든 것을 걸고 확신할 수 있었다.
저 여자, 최소 어제부터 오늘까지, 최소 대여섯 명 정도 되는 사람을 썰었다.
“저…… 저는 여기 나랏님 길드를 탈퇴할게요. 그러니 제발 살려 주세요.”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왜…… 왜 그렇게 보세요.”
“그냥.”
그대로 검을 집어 던졌다.
푸욱-!
그녀의 머리에 박힌다. 그대로 그녀가 쓰러졌다.
걸음을 옮겨 다시 엘리베이터 앞으로 이동했다. 버튼을 눌렀다.
마침 1층에 있었던 건지 문이 바로 열린다.
그 안으로 들어갔다.
망설임 없이 2층을 눌렀다.
* * *
CCTV를 확인하던 남자가 침을 꿀꺽 삼켰다.
“……뭐야…….”
화면에 보이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놀라웠다.
그가 강해서 놀란 것은 둘째다. 대한민국은 CCTV 천국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런 대한민국에서 저렇게 미친 짓을 하는 놈이 대체 어디에 있나.
1층에 있던 이들이 전부 죽었다.
그의 손속에는 망설임이 없었는데, 심지어 강하기까지 했다.
손 한번 휘두를 때마다 머리가 터지고 사지가 사방으로 터져 나갔다. 검으로 벽에 숨어 있던 이들을 하나하나 죽이는 것까지, 놀라웠다.
저게.
‘그 진시후라고……?’
세상에 알려진 진시후는 이러했다.
삼류 작가, 진송이의 옆에서 빌붙어 있는 거머리.
‘그런데 저건 좀 심하잖아…….’
이미 위에 보고했다. 그리고 지금 2층이 전부 썰려 나가고 있다. 남자는 넋 놓고 그가 하는 행동들을 지켜보았다. 솔직히 다른 곳이라면 몰라도 여기는 안전하다.
지하니까.
화면 속 진시후가 들고 있던 검을 놓았다.
검은 땅에 떨어지지 않았다. 허공에서 멈췄다. 검이 마치 생명을 가진 것처럼 자연스럽게 눕혀진다. 진시후가 손가락으로 검을 툭 쳤다.
그러자 그 검은 마치 생명이 깃들기라도 한 것처럼 여기저기 미친 듯이 돌아다니며 2층의 모든 나랏님 길드원들을 죽였다.
“미친…….”
“지금이라도 도망쳐야 하는 거 아니야?”
“그냥 조용히 있어. 아직 우리가 있는지 모르는 거 같으니까.”
CCTV를 지켜보는 것은 두 명이었다.
이 두 명은 지금 안심하고 있었다.
저 현장에 없었으니까.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다. 기회를 봐서 도망치면 된다.
이어서 진시후가 3층으로 올라간다.
미리 대비하고 있던 나랏님 길드원들이었지만 의미 없었다.
진시후는 아무 말 없이 그들을 전부 죽였다.
날아다니던 검이 큰 활약을 했다.
순식간에 스무 명이 넘는 이들을 죽였으니까.
지하의 남자는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터트렸다.
나는 저렇게 죽을 일이 없겠구나.
진시후가 4층으로 올라가면 도망가야겠다.
그렇게 생각한 남자는 그게 그의 마지막 생각이라는 것을 몰랐다.
진시후의 검이 땅으로 푹 꺼졌다.
그와 동시에 CCTV를 지켜보던 동료의 머리가 꿰뚫린다.
“뭐…… 뭐야!”
남자가 버럭 외쳤지만 의미 없었다 그의 목으로 검이 뻗어 나간다.
서걱-!
두 남자의 목이 땅에 떨어진다.
그렇게 구경하던 두 남자도 정리됐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