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Part-Timer Raises a Half-Elf RAW novel - Chapter (112)
알바생이 하프 엘프를 키우는 법-112화(11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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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위기감지의 숙련도가 일정치에 도달하였습니다.] [상위 스킬: 스테이시스 필드 가 스킬 목록에 추가됩니다.]“…어째 스킬 효과가 안풀린다 싶더니만.”
새로운 스킬의 등장. 숙련도가 일정치에 도달했다는 게임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을법한 메세지를 본 이한성은 시간정지가 풀리지 않은 원인이 바로 이것 때문이라고 깨닫고는 바로 새로 추가된 스킬의 설명을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스테이시스 필드: 스킬 “위기감지” 가 발동할 경우 기존의 시간 감속이 10초에서 최대 10분까지 늘어난다. 또한 “위기감지” 가 발동하지 않을 경우에도 시전자가 임의로 원할 때 스테이시스 필드를 전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단, 이 경우에는 스킬 지속시간이 90% 감소한다.] [재사용 대기시간: 24시간]“이런 미친, 완전 개사기 스킬이잖아…?”
타임스톱을 마음대로 걸 수 있는데다가 지속시간까지 길어진다니, 말 그대로 기존의 [위기감지] 스킬의 완벽한 상위호환이다. 이한성은 그렇게 이상하게시리 만큼 효과가 빵빵한 새 스킬의 등장에 조금 당황하며 설명창을 닫았다.
“왜 그래? 뭐 좀 알아냈어?”
“어… 일단 알아냈기는 했는데… 좀 당황스럽기는 하네.”
아니, 대체 내가 이 스킬을 썼으면 얼마나 썼다고 숙련도가 올라가서 이런 개사기 스킬이 나오는건데…? 버그난거 아니야??
시스템이 이렇게나 사기적인 스킬을 거저 준 것 같아 당혹스럽기 그지 없는 이한성이었지만 사실 그는 알지 못했다. 평소에 자신이 [위기감지] 스킬을 얼마나 빈번하게 사용해왔는지를.
현재 이한성이 보유하고 있는 스킬들 중 본인 스스로가 가장 유용하다고 여기고 있는 스킬은 다름이 아닌 무엇이든지 고칠 수 있는 [리커버리]다. 당장 집에 애가 2명이니 부숴지는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하지만 [리커버리]는 어디까지나 액티브 스킬. 이한성 본인이 직접 사용해야지만 효과가 나타나는 스킬이다. 그리고 정작 이한성 본인은 유용하다고 여겨도, 은근히 그가 [리커버리] 스킬에 자주 기대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왜냐하면 애들이 망가뜨리는 물건이라고 해봐야 대부분이 없어져도 별로 상관없는 잡동사니들이었기에.
그러나 [위기감지]는 [리커버리]와는 다르게 액티브 스킬이 아닌 패시브 스킬이다. 즉, 이한성이 사용하지 않으려고 해도 특정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발동되는 스킬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런 [위기감지]의 발동조건은 아주 제멋대로이기 짝이 없는 편이다.
시스템이 말하는 [위기감지]의 발동조건은 [이한성의 주위에서 위기를 감지했을 때] 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 [위기]라는 것들이 어느정도의 위험을 뜻하는지는 일절 설명이 없다.
말 그대로 위험이라는 것은 목숨이 위협받을 때를 의미할 수도 있는 것이고, 아니면 가볍게 핸드폰이 박살날 뻔 한다거나 하는 사소한(?) 위기를 의미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한성이 [위기감지] 스킬을 획득한 이후로 스킬이 발동된 횟수는 자그나마치 정확하게 100번. 시스템이 요구하는 숙련도 상승 조건에 딱 들어맞는 횟수다.
물론 이한성 본인은 그걸 다 세고 있을리가 없기에 당황스러울 뿐이었지만 말이다.
‘조금 많이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뭐 일단은 개사기 스킬도 생기고 당장 돌발상황에 대비할 시간도 벌었으니까 이득이겠지…?’
이유야 어찌되었던간에 시간 정지를 10분 동안이나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은 것은 틀림없는 이득이다. 게다가 아까의 오해로 인해 화연의 마법이 봉인된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소드마스터에게 대응할 방법을 얻기도 했으니 타이밍 좋게 새 스킬이 추가된 것은 그야말로 천운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그럼 일단 어떡할래? 앞으로 한 6분은 더 시간이 멈춰있을 것 같은데.”
대충 상황 파악이 끝난 이한성은 [스테이시스 필드]의 남은 지속시간을 확인하며 화연의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이에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결정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단 저 놈한테 듣고 싶은 말도 있고 하니까… 집으로 데려가자.”
“…뭐요?”
––––––––-
법이란 것은 지키라고 존재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법은 지난 수천년 동안 인간들이 겪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계속해서 바뀌어 나가고 있는 일종의 안전장치. 범죄자는 지은 죄에 따라 처벌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보장받게 해주는 것이 바로 법.
물론 법 또한 어디까지나 인간의 손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완벽하지는 않다. 당장 이 나라에만 해도 능지처참에 처해지고도 남을 인간이길 포기한 개새끼들이 고작 10년 15년 감옥에서 살다가 풀려나는 꼴을 본다면 그 누구도 법이 완벽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법은 현대 사회에 있어 꼭 필요하고 지켜야만 하는 요소다. 남들이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나까지 지키지 않는다면, 그건 더 이상 법이 아니라 아무런 책임이 없는 규칙에 불과하니까.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면서 최대한 법을 지키려고 하기 마련이다. 본질부터가 일그러진 사이코패스가 아니고서야 법을 어겨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으니까.
이한성 또한 여타 다른 시민들과 같이 살면서 최대한 법을 지키려고 하는 유형의 인간이었다. 물론 그런 그도 자라온 환경이 환경이였기 때문에 나이를 속이고 알바를 뛰었다거나 딸아이의 민증을 본의아니게 위조해서 받았다거나 한 적이 있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의 불법적인 행동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최대한 법을 지키며 살아왔던 그는, 오늘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시는 없을 불법적인 일에 몸을 담게 되었다.
그것도 경찰서에 체포된 인간을 집으로 몰래 빼돌린다는 아주 불법적이기 그지 없는 일에.
“…내가 미쳤지 미쳤어. 어쩌자고 이런 일에 한배를 타게 되가지고…”
결국 집까지 데려오고야 만 미친놈, 한스 마이어가 밧줄로 구속당한 채 집의 소파에 누워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한성은 그렇게 깊은 한탄을 내뱉었다.
‘지금쯤 아마 경찰서는 발칵 뒤집혀졌겠지.’
체포된 용의자가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진 것 처럼 보일텐데 뒤집히는 것 만으로 끝난다면 오히려 다행이다.
“그렇게 걱정하지 말래도. 시간이 정지된 상태에서 빠져나와서 증거고 흔적이고 아무것도 안남았을 텐데 뭐.”
“퍽이나 걱정이 안되겠다 그래!! 아니, 대체 사람 하나 납치했는데 왜 그렇게 태연한건데??”
“너도 나처럼 600년 정도 살다 보면 이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을 걸? 내가 살면서 겪어온 납치 감금 공갈협박만 해도 수백번이 넘는데.”
괜히 헬조선의 원조, 조선에서 수백년 동안 살아왔던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경험을 위클리 패키지라도 끊은 것 마냥 빈번하게 겪으며 살아왔던 화연은 이정도는 별 것도 아니라는 듯이 그렇게 대꾸하며 이한성의 수면마법으로 의식을 잃은 이그니스 왕국의 소드 마스터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이한성에게 물었다.
“수정이랑 세리는?”
“부탁한 대로 2층에 올려다 놨어. 어머니가 같이 놀아주고 계시니까 한동안은 내려올 일 없을거야.”
뭐 때문에 애들을 2층으로 데리고 가라고 한 건지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대충 무엇 때문인지 짐작은 간다.
‘…분명 애들이 보면 안될 걸 해야해서 그런거겠지.’
대체 얼마나 끔찍한 고문을 하려고 애들이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 비위가 그닥 강한 편은 아닌 이한성은 뭔진 몰라도 별로 지켜보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하며 오만상을 찌푸렸다.
“으윽… 여기는…”
그렇게 이한성이 지금이라도 자리를 피하는게 좋지 않을까 고민하던 그 순간, 수면마법으로 잠들어 있던 한스 마이어가 밧줄에 포박된 채로 신음소리와 함께 몸을 일으켰다. 소드 마스터는 스킬에 대한 내성이라도 있는 것인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빠른 기상이였다.
“얌전히 있어. 내가 물어볼게 좀 많거든.”
“?!”
그러나 그가 일어나기 무섭게, 화연은 거칠게 그의 몸을 발로 밀어내듯 걷어 차버리며 다시 소파에 앉혀버렸다.
“큭…! 내가 순순히 불 것 같으냐 엘프!! 나는 긍지 높은 이그니스 왕국의 소드 마스터, 한슼-”
“응 관심없어.”
[파지지지직!!]한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화연은 전기마법으로 사정없이 그를 지져버렸다. 이한성의 [행동제한] 스킬 때문에 마법이 봉인된 상태였던 그녀였지만 스킬의 지속시간이 끝난 지금, 그녀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가가가갘!?”
어우야… 바로 가차없이 백만볼트로 조져버리네…
전류의 격통에 자극당한 개구리 마냥 폴짝거리려는 한스의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어딘가 안쓰러운 모습에 이한성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 화연을 바라보았다.
“크윽!! 이 정도 고문으로 나의 정신을 꺾지는 못한다!!”
“어머, 고문이라니. 말이 좀 심하네. 네가 아직 지구에 온지 얼마 안되서 잘 모르나본데 이건 전변호사라고 사람을 아주 진실되게 만들어주는 마법이야. 몇 번 대화하다 보면 말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친구지.”
화연이 손가락 끝으로 스파크를 일으키며 소름이 돋는 미소와 함께 한스의 말을 정정했다. 그리고는 이내 다시 한스의 어깨를 강력한 전기 마법이 흐르는 손가락으로 찌르며 전변호사를 소환했다.
[파치지지직!!]“으아아아앜카가ㅏ랔!?!!?”
최연소 소드 마스터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온 거실에 울려퍼져나갔다. 그러나 화연이 미리 쳐둔 방음 마법덕에 지금 이 순간에도 2층에서 놀고 있을 수정이와 세리에게 그 비명소리가 닿는 일은 없었다.
“고작 이정도 고통 따윈…!!”
하지만 그럼에도 한스는 계속되는 전 변호사의 심문을 견디며 바위같은 정신력을 보여주었다. 괜히 말로만 최연소 소드 마스터가 된 것이 아닌 그는 다른 이라면 진작에 기절하고도 남았을 전기충격을 맛보고도 꿋꿋히 화연을 도발했다.
그러나 이에 화연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전 변호사를 활용한 또 다른 테크닉을 사용할 뿐이었다.
“자자, 마사지도 해드릴게요 손님~”
“그/아/아/아/앗?!!”
마법 이외에 한의학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침술에도 능한 화연은 고대로 손가락 끝으로 전기마법과 함께 한스의 몸에 곳곳에 위치한 치명적인 혈자리들을 찌르기 시작했다.
그냥 손가락으로 누르기만 해도 악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되는 신체의 나약한 부위들. 어깨 근육이나 종아리, 혹은 등이나 허리 쪽에 주로 위치한 부위들을 정확하게 손가락으로 누르면 대체로 사람들은 좋아 죽으려고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거기에다가 찌릿찌릿함 까지 손수 불어넣어준다면 제아무리 소드 마스터라고 할지라도 그 고통의 격류를 버티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미친 x나 잔인하네…”
예전에 한번 화연의 마사지를 경험해 본 적이 있는 이한성은 그 고통이 어느정도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는 그저 고통에 발버둥치는 소드 마스터를 동정할 수 밖에 없었다.
“자, 일단 맛보기는 여기까지.”
“허억…!”
계속해서 말을 할 때 까지 전기로 지질 줄만 알았던 화연은 갑작스럽게 전기 마사지를 멈추며 잠시 한스에게 숨 돌릴 틈을 주었다.
“자, 이제 한번 말해봐. 왕국의 따까리가 여기까지 무슨 일로 온건지.”
“큭…! 차라리 날 죽여라!! 네놈들에게 말해줄 건 없다!!”
“그래? 그럼 하는 수 없지. 계속 하는 수 밖에.”
[파지지직-]그렇게 고통스러워 해놓고도 한스는 입을 열지 않았다. 애초에 가족들의 복수만을 위해 살아왔던 그가 이정도의 고통으로 입을 열 리가 없었다.
…쟤도 참 독하다 독해. 누가봐도 비명을 질러대고 난리도 아닌데 그래도 입은 또 무겁네. 그냥 편하게 알고있는 것만 전부 다 털어놓으면 서로 편할텐데 말이야.
만약 고문받고 있는 것이 한스가 아니라 자신이었다면 바로 고민할 것도 없이 있는대로 전부 다 털어놓았을 것이다. 이한성은 그렇게 자신있게 장담하며 전 변호사의 심문 라운드 2를 시작한 화연의 극악무도한 전기 마사지를 지켜보았다.
그렇게 전기를 통한 대화를 시도한지 몇 분이 지났을까. 계속된 전기 마사지에 한스의 정신은 이미 반쯤 나간지 오래였다. 하지만 그렇게 정신줄이 몽롱해진 지경에도 한스는 묵비권을 계속해서 행사했고, 이에 화연은 혀를 차며 질린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칫, 이래도 안부네.”
“당연, 한 소릴…”
가족들의 원수인 엘프들에게 목숨을 구걸할 생각 따윈 추호에도 없다. 오직 광기에 가까운 복수심만으로 똘똘 뭉친 한스 마이어는 살기가 가득한 눈으로 자신의 앞에 서있는 화연을 올려다보며 그녀를 비웃었다.
“내가 할까? 이대로 계속해 봐도 입을 열 것 같지는 않은데.”
고문 그 자체인 전기 마사지에도 입을 열 생각이 없어보이는 한스의 모습에 이한성은 이 이상 계속해봤자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화연에게 물었다. 그러자 이에 그녀는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이한성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방법이라도 있어?”
“있지. 아주 인도적이고 평화로운 방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