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Part-Timer Raises a Half-Elf RAW novel - Chapter (171)
알바생이 하프 엘프를 키우는 법-171화(17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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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생물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정자가 난자와 만나 수정을 이루고 세포 분열을 시작해 하나의 생명이 탄생하게 되는 현상을 이르는 단어.
뭔가 사용하면 19금이 걸릴 것만 같은 단어이기도 하며, 들으면 왠지 모르게 감탄과 탄식이 동시에 흘러나오게 되는 단어이기도 한 이 단어는 오로지 2글자에 불과하지만 상황에 따라 수많은 의미를 지니게 된다.
예를 들어, 이제 막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가고 난 다음에 이 단어를 듣게 된다면 대게 주변 사람들로 부터 감탄과 축복의 말을 들을 수 있다. 생명의 탄생은 대체적으로 축복받아 마땅한 일이니.
하지만 만약 아직 결혼도 안한 상태에서 여자친구로 부터, 더 나아가서는 미성년자인 나이로 이 단어를 듣게 된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며 탄식이 절로 흘러나올 것이며, 지옥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깨닫게 될 것이다.
이렇게 같은 단어이지만 사람의 희비를 극명하게 갈라놓을 수 있는 단어가 바로 임신. 인간이라는 종의 본능적인 최종목표라고 할 수 있는, 남녀관계의 최종보스다.
그리고 현재, 그 단어를 듣게 된 두 아이의 아빠, 이한성은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최종보스와의 인카운터에 그만 사고가 정지되어버린 상태였다.
“임?신??”
“응.”
“…임신이라고 하면… 막 XY 염색체 끼리 만나서 막 섞이는 그거…??”
“응. 그거.”
“그 뭐냐… 1+1=3을 증명한다는 그…?”
“그거라니까. 내 말을 못 믿는거야?”
돌려서 말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자꾸만 못 알아듣는 반응을 보이는 이한성의 모습에 화연이 살짝 뚱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며 이한성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아예 그에게 못을 박아버렸다.
“나, 애 생겼어.”
“….”
하하. 그렇군요. 애가 생겼군요. 참 경사구만 그래. 축하드립니다. 애 아빠는 누굽니까? 접니까? 아하하 그렇겠죠. 제가 아니면 누가 애 아빠겠습니까.
이미 프러포즈까지 다 하고 며칠 전에 서로 혼인신고서에 서명까지 한 덕에 이한성과 화연의 관계는 결혼식만 올리지 않았을 뿐, 법적으로는 이미 부부였다. 하지만 당장 혼인신고서에 싸인을 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서로가 부부처럼 느껴지는 건 아니었고, 둘은 법적으로는 부부사이였지만 여전히 느낌상으로는 한창 연애중인 것에 더 가까운 사이였다.
그래서일까. 화연의 임신 속보를 들은 이한성의 심정은 말로 이룰 수 없을만큼 매우 복잡했다.
경악스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며, 또 한편으로는 현실감이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중에서 그 무엇보다도 선명하게 느껴졌던 것은 바로…
…공포였다.
[싸아아-]육아에 시달리며 별에 별 고행들을 겪어왔던 기억이 하나 둘 씩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새벽에 울리는 공습경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불규칙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오물처리 작업과 급유까지. 미필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특수부대 뺨치는 경험들을 해왔던 이한성은 다시 한번 육아 시즌이 찾아왔다는 사실에 결코 기뻐하기만 할 수는 없었다.
…이것이 바로 PTSD라는 걸까. 막 플래쉬백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지나가는데, 이거 괜찮은거 맞나? 병원에 한번 가봐야 하는거 아니야?
무슨 전쟁의 기억이 되살아난 참전용사마냥 이한성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새하얗게 질린 얼굴을 지었다. 그러자 그런 그의 모습을 본 화연은 이내 조금 기운이 없는 표정과 함께 살짝 쓰라린 눈빛을 지었고, 동시에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그… 미안. 말하지 않을 걸 그랬나봐.”
“…??”
“네가 싫어할 줄 알았더라면 말하지 않았을-”
“아니아니, 잠깐만. 거기까지. 그런거 전혀 아니니까 괜히 답답한 고구마 전개 만들지 맙시다.”
딱 봐도 클리셰 범벅인 로맨스물에서나 나올 법한 오해를 동반한 개답답 고구마 전개의 정석인 대사를 말하려던 화연의 말을 급히 자르며, 이한성은 곧바로 해명에 나섰다.
“…? 애가 생긴 거… 싫어하는 거 아니였어?”
“아니. 전혀.”
“그럼 왜 그렇게 새하얗게 질린 표정을…”
임신 소식이 싫은게 아니라면 그런 표정을 지을 이유가 없다. 그렇게 생각한 화연은 이해가 잘 안된다는 듯이 그렇게 말꼬리를 흐렸다. 그러자 이에 이한성은 말로 대답하는 것 대신, 손가락으로 거실 구석을 가리키는 것으로 대답하였다.
“받아라!! 하트샷~!!”
[쨍그랑!!]“죽어라 하찮은 인간.”
[화르륵-]“….”
그가 가리킨 거실 구석에서는 다름아닌 한창 신나게 마법을 써대며 놀고 있던 수정이와 세리가 있었다. 늘 그렇듯이 마법가지고 장난치지 말라는 말은 무시한 채 불과 얼음으로 집안을 박살내고 있던 두 아이의 모습을 본 화연은 그제서야 어째서 이한성이 새하얗게 질린 표정을 지었던 건지 뒤늦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저것들만 해도 감당하기 힘든데 저기서 하나가 더 추가된다고 생각해봐.”
“….”
이한성의 말에 이번에는 화연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게 되었다. 이한성이 마주한 공포를 이제서야 마주하게 된 그녀는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며 훗날 찾아올 대재앙을 상상하고 말았다.
애들 셋이 지나는 곳곳에 오로지 혼돈과 파괴, 그리고 망가만이 남아있는 재앙을.
“…어떡하지?”
“…답은 하나 뿐이지.”
이미 예견된 재앙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뿐이다.
“태교에 올인하는 수 밖에.”
——————————–
“다들 주목, 중대한 발표가 있습니다.”
저녁시간. 이제 막 다들 식사를 끝내고 슬슬 개인시간을 가지려고 하던 순간, 이한성이 마치 작품의 흑막마냥 깍지를 낀 자세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식구들과 식객 하나를 멈춰세웠다.
“우리 집에 새 식구가 생겼습니다.”
짤막하게 던진 한마디. 이야기를 너무 축약한 탓에 화연을 제외하고는 무슨 소리인지 전혀 알아듣지 못한 모두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이한성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식구? 그게 모야?”
수정이가 수업시간에 질문하듯 손을 들며 이한성에게 물었다. 그러자 이에 이한성은 아직도 모르는 단어가 꽤나 많은 수정이를 위해 간략히 그 뜻을 설명해주었다.
“집에서 함께 사는 가족을 말하는거야.”
“아~ 한스 삼촌처럼?”
“아니. 저놈은 식구가 아니라 식객이고.”
보통 함께 생활하는 노예를 식구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엄연히 따지고 보면 방세를 내고 있는 한스이기 때문에 식객이 아니라 세입자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었지만, 이한성은 단 한번도 한스를 세입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저 꾸준하게 노동력과 고정수입을 제공하는 힘 좋은 기계. 이한성에게 있어서 한스는 반쯤 농담으로나마 딱 그러한 존재였다.
“…네놈, 이번엔 또 뭐를 집에다 들이려는거냐?”
세입자라고 불리지도 못하고 식객이라고 불린 한스가 욱 하는 걸 꾹 참으며 하여튼간에 맘에 안드는 짓만 골라서 한다는 듯이 이한성에게 물었다.
‘처음에는 귀쟁이 엘프를 갑자기 아내랍시고 데려오더니, 그 다음에는 왠 어린 여자 하나를 데려다가 방을 무상으로 내줬었지. 이번에는 또 뭘 들이려고…’
안그래도 세입자 취급도 못받아 서러운게 많았던 소드 마스터, 한스는 언젠가 꼭 이 설움을 되갚아주겠다는 의지를 활활 불태우며 이한성의 대답을 기다렸다.
“들이려는게 아니라 이미 들어왔어.”
“…뭣이라?”
하나하나 설명하는 것 보다는 증인을 세우는 것이 훨씬 쉽고 간단하다. 그렇게 이한성은 화연을 향해 시선을 보냈고, 이에 화연은 조용히 손을 들어 증언을 올렸다.
“저, 임신했어요.”
““““?????””””
마시고 있던 오렌지 주스를 주르륵 입에서 흘릴 것만 같은 반응들. 물론 어려서 잘 이해하지 못한 수정이와 세리는 그저 그게 뭐냐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지만, 이한성의 어머니와 한스는 면전에다가 물싸다구를 맞은 것 처럼 얼얼한 표정을 지으며 그저 물음표만을 반복해서 내뱉을 뿐이었다.
“아이구야… 빠르기도 하구나 너희들.”
이한성의 어머니가 참 대단하다고 말하시듯 감탄하셨다. 그러자 이에 화연은 무척이나 쑥스러워 하며 고개를 숙였고, 이한성은 머쓱해하며 시선을 회피했다.
갑자기 결혼한답시곤 화연을 집으로 데려왔을 때 부터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어느정도는 예상하고 계시던 이한성의 어머니셨지만 그게 이렇게나 빠르게 다가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게 이한성의 어머니는 손주가 하나 더 생겼다는 사실에 놀라워 하시면서도 경사라는 듯이 미소를 지으셨다. 하지만 그런 어머니와는 달리, 식객이자 노예인 소드 마스터 한스는 그저 고장난 반응으로 말도 안된다는 듯이 이한성과 화연을 번갈아가며 쳐다 볼 뿐이었다.
“아니… 인간과 엘프 사이에서 이렇게 아이가 쉽게 생길 수가 있다고…??”
“왜, 쉽게 생기면 안되는거냐?”
저 눈치 없는 새끼 보소. 그냥 이럴때는 ㄹㅇㅋㅋ 하면서 눈치껏 축하나 해 줄 것이지.
이한성이 주 6회 풀타임 스케줄을 당장이라도 선고할 것만 같은 표정과 함께 한스를 째려보았다. 그러자 이에 그동안 상대했던 그 어떤 몬스터보다도 더한 살기를 느낀 한스는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그런 게 아니라며 대답했다.
“…네놈은 잘 모르겠지만 본래 인간과 엘프의 피는 쉬이 섞일 수 없는 것이다. 서로 본연의 마력이 충돌하기 때문이지.”
“?”
처음듣는 정보에 이한성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화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화연은 사실이라며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적아세포증이라고 들어본 적 있어?”
“어… 대충?”
그 뭐냐, 희귀 혈액형이 원인인 병이라는 건 어디서 들은 적이 있는데…
고졸에다가 성적도 좋지 않았던 탓에 의학지식 같은게 있을리가 없는 이한성은 예전에 의학 드라마에서 한 번 봤던 기억을 떠올리며 잘 모른다는 듯이 의문형으로 대답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마이너스 성질의 혈액형을 지닌 여자가 플러스 성질의 혈액형을 지닌 아기를 임신하게 되면 엄마와 태아의 혈액형이 충돌해 유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야.”
“…그 말은 엘프가 인간과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 같은 증상이 생긴다는거야?”
“거의 비슷해. 기본적으로 엘프와 인간, 두 종족이 지닌 마력의 성질은 서로 상극이거든.”
…이건 또 무슨 심오한 의학 지식이야? 아니지, 마법 지식인가? 왠지 막 유전학이랑 멘델의 법칙 같은 걸 알아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마법 지식도 별로 아는 게 없고, 의학 지식은 더더욱 아는 게 없었던 이한성은 일단 알아듣는데 까지는 잠자코 듣기로 하며 계속되는 화연의 간단한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정령들의 후손인 엘프의 마력은 선천적으로 강한 양(+)의 성질을 타고나. 하지만 인간들의 마력은 엘프와는 다르게 대체적으로 음(-)의 성질을 띄지.”
무조건 양(+)의 성질의 마력을 타고나는 엘프들과는 달리 인간들은 신의 은총을 받은 성자들이나 신관의 피가 흐르지 않는 이상 기본적으로 음(-)의 마력을 타고난다. 대다수의 엘프들이 평화를 선호하고 살생을 꺼려하는 면을 지닌 것과, 그에 비해 인간들은 보다 욕망과 본능에 충실한 면을 지닌 것이 그 증거이다.
물론 두 마력의 성질이 그렇다는 것이지, 엘프가 무조건적으로 선하고 인간이 무조건적으로 악하다는 뜻은 아니다. 욕망과 본능에 충실한 엘프도 분명히 존재하고, 선하고 평화를 선호하는 인간 또한 확실하게 존재하기 마련이니.
“그리고 혈액형이 유전이 되듯이, 마력 또한 마찬가지야. 부모의 특성을 따라 마력도 마찬가지로 유전이 돼. 그렇기 때문에 엘프와 인간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긴다면…”
“…마력이 서로 충돌한다는거네.”
앞서 화연이 언급했던 적아세포증이라는 것과 아주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는 뜻. 모체와 태아의 상반된 마력이 충돌하게 되어 결국 유산으로 이어지고 만다는 것이다.
“괜히 반푼이들이 태어나지 조차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게 아니지. 뭐, 태어나더라도 얼마 못가 죽는 것이 당연하지만 말이다.”
인간 쪽 부모가 신관이어서 양(+)의 마력을 타고 났다면 엘프와의 아이가 태어나는 것도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설령 그렇게 해서 아이가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결국에 하프엘프는 하프엘프. 엘프로 부터 물려받은 방대한 마력을 견디지 못하고 무조건 마력폭주로 채 1년도 넘기지 못한 채 사망하게 된다.
‘…그런데 그 상식을 깨버린 존재가 바로 내 옆에 살아서 앉아있군.’
당연하다시피 한 상식을 깨부숴버린 존재. 하프엘프임에도 1년도 못넘기기는 커녕 아주 멀쩡하고 기운이 넘쳐나다시피 저렇게 성장한 은발머리의 소녀, 수정이를 흘끗 쳐다보며, 한스는 생각해보니 기적이라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물론 수정이는 그런 한스의 시선을 1도 눈치 채지 못한 채 그새 냉동고에서 민트 초코 아이스크림을 꺼내와 신나게 먹어치울 뿐이었지만.
“잠깐만, 그러면… 지금 위험한거야??”
대충 어떤 상황인지 쉽게 이해한 이한성이 마냥 심각해진 얼굴로 화연에게 물었다. 당장 유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데, 심각해지지 않을 수가 없는 법이었다.
하지만 그런 심각하기 그지 없는 이한성의 질문에, 화연은 옅은 미소와 함께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이한성의 우려를 부정했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리 같은 경우에는 상황이 좀 다르니까.”
“다르다니?”
“그야 지구의 사람들한테는 마력이라는게 아예 없는 걸.”
충돌할 마력이 없으니 우려하는 일이 일어난 가능성은 없다. 플러스고 마이너스고 이한성에게는 마력 자체가 없는데 무슨 수로 마력 충돌이 발생할 수가 있을까.
…아니 근데 아무 문제 없으면 대체 왜 그렇게 심각한 것 마냥 설명을 한거야?? 난 또 갑자기 집 초상집 분위기 되는 줄 알고 식겁했잖아.
괜히 쫄았던 이한성이 살짝 추궁하는 눈빛으로 화연을 바라보며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이에 그저 미소를 띄우며 이한성의 시선을 받아칠 뿐이었고, 이한성은 결국 별 말을 하지 못한 채 본론으로 되돌아와 말했다.
“암튼, 걱정 안해도 된다 이거지?”
“응. 물론이지.”
아무튼간에 문제가 없다니 다행이네. 난 또 당장 병원부터 가봐야 하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그럴 필요는 없겠…
…잠깐만, 병원?
불현듯 떠오른 생각에 이한성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는 고개를 홱 들었다. 그리고는 이내 아예 자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중대한 문제를 깨닫고 말았다.
“…그럼 앞으로 산부인과에는 어떻게 다닐건데??”
아이를 가지게 된 이상 산부인과에는 무조건 들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당장 화연의 정체는 수백 년을 살아온 엘프고, 그녀가 가지게 된 아이는 인간의 피가 반 섞여있는 하프엘프. 당연히 병원에서 피검사니 뭐니 하는 것들을 하게 될텐데, 그랬다가는 그녀의 정체가 세상에 까발려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
“….”
이한성의 물음에 화연은 아무 대답 없이 그저 침묵했다. 그렇게 입을 꾹 다문 그녀는 한참이나 정적이 흐르고 나서야 조용히 입을 열었고, 이한성의 시선을 피하며 아주 황당한 소리를 내뱉었다.
“그, 그건… 병원에 안가면 되는 거 아닐까…?”
“….”
화연을 바라보던 이한성의 시선이 짜게 식었다. 당장 임신한 사람이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아예 병원에 안가면 되는거 아니냐는 소리를 하니 그런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미쳤습니까, 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