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Part-Timer Raises a Half-Elf RAW novel - Chapter (181)
알바생이 하프 엘프를 키우는 법-181화(181/245)
181
대학생들의 술자리. 별로 끼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테지만 기본적으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저마다 한번 씩 쯤은 재미를 톡톡히 보았을, 대학 생활의 메인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자리다.
학점에 대한 스트레스, 과제에 대한 스트레스, 교수에 관한 스트레스, 혹은 동기에 관한 스트레스들로 이것저것 속 썩힐 일들이 많은 대학생들에게 있어서 술이란 말 그래도 엘릭서와도 같은 존재.
한번 간이 비명을 지를 때 까지 적시다 보면 잠깐이나마 스트레스를 잊게 해주는 것이 바로 소주다. 물론 그 대신 마실 때 마다 사람의 건강을 깎아먹기는 하지만 스트레스로 마음에 병이 드느니, 아니면 술로 몸에 병이 드느니 정하라고 한다면 대게는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마음에 병이 드는 것은 순식간이지만, 몸에 병이 드는 것은 비교적 느리기 때문에.
“마셔!! 우리 오늘 한번 다 같이 개가 되어보자!!”
“옳소!!”
술자리에 참석한 가장 나이 많은 선배가 소주병을 까며 잔에 넘치도록 들이부으며 건배를 올리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소주잔을 들며 호응했다.
[깡-]유리잔이 부딪치는 맑은 소리가 테이블에 울려퍼졌다. 소리가 울려퍼지기 무섭게 자리에 참석한 모두는 일제히 소주잔을 원샷으로 비워내기 시작했지만, 그중 유일하게 이를 죽은 생선 눈으로 해탈한 표정을 지으며 그저 지켜만 보고 있던 사람이 하나 있었다.
“술이 있는데 왜 마시지를 못하니…”
유리컵에 든 밍밍한 일산화 이수소를 들이키던 화연이 삶에 대한 의지를 완전히 잃어버린 목소리로 그렇게 홀로 중얼거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바로 집으로 돌아가는거였는데… 술도 못 마시는 주제에 내가 미쳤다고 여길 따라왔지…’
임신 중이라는 사실만 잊지 않았어도 오늘 이곳에 나오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애당초 오늘 화연이 이 자리에 참석한 이유 부터가 순전히 술을 마시기 위해서였는데, 술을 마시지도 못할 거라는 걸 알았었다면 굳이 나올 이유가 없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옛말이 있지 않았던가.
“뭐야, 너 왜 안 마셔??”
술은 입에 대지도 않고 아까부터 계속해서 냉수만 퍼다 마시고 있는 화연의 모습을 본 옆자리의 임수아가 무척이나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당분간 못 마신다고 아까 말 했었잖아…”
“아니… 난 분명 니가 그래놓고 바로 퍼마실 줄 알았지.”
고양이가 생선을 눈앞에 두고 어찌 참을 수가 있겠는가.
늘 말로는 술을 끊겠다고 끊겠다고 했었던 화연이었지만, 지금껏 그녀가 단 한번도 술을 끊는데 성공했던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던 임수아는 그렇게 진심으로 안간힘을 다해 술을 참고 있는 화연을 경이롭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혹시 병원에라도 갔었어? 의사가 술 좀 작작 쳐마시래??”
“뭐, 비슷하지.”
간 때문은 아니지만 말이야.
지난 600년 동안이나 술을 그렇게 쳐마셔댔는데도 간에 문제가 생겼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엘프의 간은 인간의 간 보다 튼튼할 뿐더러, 애당초 엘프들은 수명이 영원과도 같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그 어떠한 병에도 면역인 체질이기 때문이다.
늙어 죽지도 않고, 병에 걸려 죽지도 않는다. 물론 그렇게 한 수천년 수만년 살다 보면 늙어서 흙으로 돌아갈지도 모르지만, 그럴 가능성 보다는 그 전에 사고로 죽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잠깐만, 그렇다면 혹시 나는 술을 마셔도 별 상관 없는거 아닐까? 일단 뱃속의 애가 그냥 인간이 아니라 하프엘프니까…”
순간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와중 불현듯 한가지 가능성이 화연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엘프는 병에 걸리지 않는다. 엘프의 피가 절반 흐르고 있는 하프엘프도, 엘프만큼은 아니지만 왠만한 병들에는 면역이다.
그말은 즉슨, 술을 마셔도 애한테 문제가 생길 확률은…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이년아. 600년 동안 술만 쳐마셨더니 이젠 아예 피도 술이 되어버린게냐?
“….”
그립고도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듯 했다. 피가 이어지지 않은 아버지. 자신을 거둬주고 길러준 성격 고약하지만 정은 많았던 사냥꾼의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온 듯한 기분을 느낀 화연은 이내 피식 웃으며 잠시 추억에 잠긴 눈빛으로 냉수를 한모금 더 들이켰다.
‘…아버지라면 분명 그렇게 말씀하셨겠지.’
그치만 술이 자꾸만 땡기는 걸 어찌합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는 아버지도 60년 내내 술을 끊어보신 적이 없으셨으면서.
추억으로 부터 들려온 환청에 화연은 마음 속으로 그리 대꾸해보았다. 하지만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술자리에 왔으면 술게임을 해야지!! 다들 뭐 부터 할래?”
가장 나이 많은 선배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돌기 시작한 취기와 함께 흥겹게 울려퍼졌다.
“진실게임 어때요? 간단하고 딱 좋을 거 같은데.”
나이많은 선배의 제안에 민정훈이 손을 살며시 들어올리며 제안했다. 가뜩이나 평소 남들에게 이미지가 좋았던 민정훈이 제안하자, 이에 다들 별 다른 의견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오케이, 그럼 돌립니다~?”
모두의 동의를 받은 민정훈은 그대로 쇠젓가락을 하나 뽑아 테이블 위에다 대고는 스핀을 걸었다. 은근히 스핀이 세게 걸린 젓가락은 그대로 나사빠진 시계바늘 마냥 회전하더니, 이윽고 마찰력에 의해 점점 회전력을 잃고는 천천히 멈춰섰다.
“오! 화연이 당첨!”
“…응?”
젓가락의 끝이 가리키고 있던 건 다름이 아닌 홀로 냉수로 빈 속을 삭히고 있던 화연이었다. 그렇게 그녀가 당첨되자 자리에 있던 모두는 저마다 기대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환호를 지르기 시작했고, 이에 화연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당황하며 손을 저었다.
“아, 아뇨… 죄송한데 저 지금 술 마시기가 좀…”
“어허~ 그러기가 어딨나? 너만 쏙 빠지면 그건 불공평하지.”
“아하하… 그건 저도 알고 있긴 한데요…”
나도 마음 같아서는 같이 껴서 개가 될 때 까지 마시고 싶단다 아가들아.
자신의 후손 뻘 되는 것들이 자꾸만 재촉하자 화연은 겉으로는 미소를 내지으면서도 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릴 정도로 본인의 충동을 억제했다.
“마시기 싫다는데 억지로 마시게 하지 말고, 그냥 얘한테는 술 말고 다른 걸 벌칙으로 하게 해주는 건 어때요?”
이러다가 결국 분위기에 휩쓸려 술을 마시게 되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이 들기 시작하던 그때, 옆자리에 앉아있던 임수아가 곤란해 하는 화연을 보고는 대안을 내놓았다. 그러자 이에 화연은 그녀에게 감사의 눈빛을 보냈고, 이에 임수아는 별 것 아니라는 듯이 씨익 웃으며 무언가가 따라져 있던 컵을 내밀었다.
“고추장에다 간장, 거기에다 머스타드랑 소금 후추까지 뿌려둔건데, 이걸 마시게 하면 충분히 벌칙 같지 않을까요?”
“….”
방금 했던 생각 취소. 임수아 이년이 기어코 날 죽이려고 작정했구나.
보기만 해도 오만상이 찌푸려지는 컵 속의 내용물에 화연을 비롯한 모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차라리 술은 맛있기라도 하지, 저 컵의 안에 든 것은 도저히 사람이 마실만한 것이 아니었기에.
“임수아 너 진짜…”
“왜? 술 마시기 싫다며? 그래서 도와주려는건데.”
“이게 어딜봐서 도와주는거야…! 저걸 대체 어떻게 마시라고…?!”
화연이 귓속말로 임수아에게 잔뜩 항의했다. 그러나 이에 되돌아온 동기의 대답은 마치 악마의 속삭임과도 같았다.
“마시라고 만든게 아닌데.”
“….”
저저저 악마 같은 기지배, 저게 진짜 사람 죽이려고 작정했나…
한순간이나마나 저 기지배를 믿었던 것이 잘못이었다. 그렇게 화연은 자신의 눈앞에 놓여진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비주얼이 담겨진 컵을 바라보고는 이윽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우와… 저걸 어떻게 마시냐…”
“어우씨, 냄새도 역하네…”
“이건 빼박 진실밖에 못 말하겠다.”
주위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같은 생각을 하며 저마다 경악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렇게 경악하는 것과는 달리, 모두는 내빼지 말라는 듯이 화연을 일제히 바라보고 있었고, 이에 화연은 오늘처럼 선배들도 많은 이 자리에서 내뺐다가는 괜히 찍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곱씹으며 이를 악 문채 어쩔 수 없이 게임에 참가하기로 하였다.
“알았어 알았어. 하면 되잖아…”
임수아 이 기지배, 넌 나중에 내가 가만 안둔다 진짜.
화연이 속으로 복수를 다짐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죽을상으로 참가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이에 모두는 휘파람을 불며 저마다 공격에 사용할 질문들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화연은 들뜬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었다.
‘다들 나한테 물어볼 게 뭐 있다고 저렇게들 열심인지…’
화연 본인은 알지 못했다. 본인이 과에서 아주 인기가 많은 편이라는 사실을.
일단 외모는 두말 할 것도 없고, 기본적으로 성격도 유한 편인데다가 머리도 좋고, 거기에다 더불어 조별과제가 많은 사회복지학과에서, 조원들 상태가 곱창나도 원맨 캐리로 발표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 슈퍼 세이브 능력까지, 솔직히 말해서 화연은 과에서 인기가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는 유명인이다.
과 남자들 중 단 한명도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인싸, 화연. 그러나 그녀 본인이 그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600살 먹은 그녀의 눈에는 죄다 귀여운 젊은이들로 밖에 비춰지지 않았기 떄문이다.
아무리 남자들이 썸을 타려 은밀하게 대쉬를 한다 한들 그녀의 눈에는 그저 예의바른 청년들로 보일 뿐.
“선배는 어떤 남자가 취향이에요?”
화연이 나이많은 노인의 시선으로 흐뭇하게 젊은이들을 바라보던 그 순간, 한 학년 어린 후배 한명이 조심스럽게 화연에게 물었다.
“취, 취향…? 글쎄에…”
딱히 누가 취향인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화연은 잠시 고민에 빠져들었다.
“일단은 뭐… 성격 좋고, 배려 잘하고, 솔직한…”
“솔직한?”
“…미혼부?
“…??”
무난하게 잘 가다가 갑자기 심히 매니악해져버린 취향 고백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본인들의 귀를 의심하며 화연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가 길게 이어지기도 전에, 다음 차례인 선배가 이어서 나서며 방금 막 질문을 했었던 후배를 나무랬다.
“야, 질문이 뭐 그리 시시하냐? 재미없게. 질문을 할 거면 이런 걸 해야지.”
“…?”
자신만만해 보이는 선배의 얼굴에 화연은 대체 이번에는 무슨 질문을 할 생각이기에 저런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일까 살짝 궁금해 하며 냉수를 한모금 더 들이켰다.
“화연이 너, 지금 남친 있어 없어?”
“어… 지금은 없는데요.”
…난 또 뭐라고, 별 것도 아닌 질문이었네.
남친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얼마 전에 그 남친이랑 같이 혼인 신고서에다 서명을 했으니 거짓말은 아니다.
속으로 그렇게 말을 덧붙이며 화연은 괜히 긴장했다는 듯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속마음을 전혀 알지 못했던 그 자리의 모든 남자들은 저마다 밝아진 안색으로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 있었다.
‘와, 그럼 지금 프리라는거지?’
‘한번 들이대 봐?’
‘솔직히 고백하면 가능성 있지 않을까?’
속으로 저마다 김칫국을 잡수기 시작한 남자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대다수의 남자들은 진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행복회로를 풀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다들 술렁임에 빠져있던 그 순간, 기회를 노린 민정훈은 기습적으로 차례를 가져가며 화연에게 돌발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럼 지금은 연애 할 생각 있-”
“없어요.”
질문이 다 끝나기도 전에 되돌아온 즉답.
“….”
“….”
한층 들떠있던 남자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으며 주눅이 들었다. 화연 본인은 별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사실대로 대답한 것 뿐이었지만, 화연과의 썸을 노리고 있던 남자들에게는 0고백 1차임에 준하는 대답과도 마찬가지였기에.
‘…이게 뭐야, 다들 왜 다 질문을 이렇게 못해? 옛날에는 말이야, 어? 질문 한문장으로 아주 그냥 개판나고 서로 주먹다짐까지 하게 될 정도로 치열했었는데.’
영 게임을 할 줄 모르는 것 처럼 보이는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화연은 라떼스러운 대사를 그렇게 조용히 속으로 되뇌이며 실망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이제 내 차례네.”
민정훈의 다음 차례인 민수아가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씨익 웃으며 나섰다. 그러나 이미 여러차례 별 것 아닌 질문들에 실망하고 있었던 화연은 별 기대를 두지 않았-
“지금 남자친구 이상의 관계인 남자 있지?”
“…!?”
[푸확!!]방금 전의 여유롭던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일순간 당황해서 말문이 막혀버린 화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민수아의 날카로운 질문에 그녀는 마시던 냉수를 도로 뿜을 뻔 하며 기침을 연달아 내뱉었다.
“콜록!! 그, 그게 무슨 질문…”
“대답은 예쓰, 올 노. 못하겠으면… 알지?”
말을 늘어뜨리며 시간을 끌려 했던 화연이었지만 그런 그녀의 얕은 수는 임수아에 의해 원천봉쇄당하고 말았다. 그렇게 본인의 눈앞에 놓여진 괴식 폐기물 음료를 손으로 까딱이며 재촉해 오는 민수아의 행동에, 화연은 궁지에 몰린 채 마음 속으로 긴박하게 외쳤다.
‘ㅈ, ㅈ됐다…’
임수아 저 기지배는 대체 어떻게 눈치를 깐거야??? 쟤 저거 막 독심법이라도 쓸 줄 아는 앤가??? 아니 대체 뭘 근거로 그런 질문을 할 생각을… 아니, 아니지. 일단은 진정하자. 최대한 두리뭉술하게 넘겨서 대답하면 어떻게든…
“아, 참고로 거짓말 탐지기도 가져왔으니까 발뺌할 생각 하지마.”
“….”
임수아가 핸드백에서 소형 거짓말 탐지기를 꺼내며 화연의 앞으로 내밀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다니면 평상시에 핸드백에다가 거짓말 탐지기 같은 거를 가지고 다닐 수가 있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던 화연이었지만, 당장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저 악마같은 기지배…! 새파랗게 어린 놈이 뭐 저리 약아 빠진거야…? 저거저거 사람 아닌거 아니야??’
본인 부터가 사람이 아닌 주제에 멀쩡한 사람을 인외종으로 만들어버린 화연. 하지만 그녀가 어떤식으로 불평을 내뱉는다 한들, 이미 퇴로는 전부 막혀버린지 오래였다.
“뭐해? 5초 안에 대답 안하면-”
자리에 있던 모두가 침을 꿀꺽 삼키며 화연을 부담스러운 눈빛으로 일제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런 모두의 시선에 압박감을 느껴버린 화연은 진작에 뇌가 정상작동을 멈춰버린 탓에 변명거리를 만들어내지도 못했고, 그저 원망스러운 눈으로 민수아를 째려보고는 현 상황에서 본인에게 주어진 유일한 선택지를 택했다.
[탁! 꿀꺽- 꿀꺽- 꿀꺽-]“와… 이걸 마시네.”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는 형상의 액체가 화연의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흘러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에 먹을 것이 아닌 무언가를 불시에 받아들이게 된 그녀의 위장은 비명을 내지르며 미쳤냐고 항의해왔지만, 그녀의 뇌는 그런 위장의 컴플레인을 눈물을 무릅쓰고 무시해버릴 뿐이었다.
…술을 마시지도 않았던 그날 밤 화장실에서 수십 분 동안이나 빈대떡을 빚었다는 본인의 이야기가 동기들 사이에서 전설이 레전드로 두고두고 회자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