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Part-Timer Raises a Half-Elf RAW novel - Chapter (185)
알바생이 하프 엘프를 키우는 법-185화(185/245)
185
평화로운 오후의 학교 실내 체육관에서, 초등교사 양혜미는 골똘히 생각하고 또 생각한 끝에 한가지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이건 아니야.”
[퍽!]“으악?!”
[휘익- 슉!]“으아아?!”
[콰광!!]“피, 피해!!”
공이 던져질 때 마다 들려오는 매서운 소리. 마치 전쟁터에서 포탄이 떨어질 때 나는 듯한 소리가 반복적으로 울려퍼지며, 그 사이에서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참경을 지켜보던 양혜미 교사는 영혼이 가출한 듯한 표정과 함께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이런게 피구일 리가 없잖아…”
아니 ㅋㅋㅋ 수정이 가호로 떡칠되있나보넼ㅋㅋㅋㅋ 다잘핵ㅋㅋㅋ 엘프장로 핏줄 화연보다 넘사벽 DNA인거 보니, 대마법사 엘프랑 소드마스터 인간 사이에서 나왔나 ㅋㅋㅋ
일방적인 학살. 원래 피구라는 것이 애들한테 있어선 무척이나 치열한 게임이기는 했었지만, 지금 그녀의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던 이건 이미 진작에 게임의 틀을 벗어난 전쟁 그 자체였다.
“아하하하!! 이것도 피해보시지!!”
[휘이이익- 콰광!!]은발머리 소녀가 내던진 피구공이 충격파를 일으키며 직선으로 날아갔다. 반사신경이 무척 뛰어난 운동선수 정도가 되어야 겨우 피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속도로 날아간 피구공은 그대로 상대편에 있던 남자아이의 얼굴에 정확하게 날아들어 소년을 5m가량 뒤쪽으로 날려버렸다.
“으아아 지석아!!”
정통으로 헤드샷을 맞아버린 소년이 쓰러지자, 같은 편의 아이들이 이름을 부르며 달려와 우왕좌왕거리기 시작했다.
“의무병!!”
“메딕!! 메디익!!”
흡사 실제 전쟁터마냥 의무병을 애타게 부르기 시작한 아이들. 그러자 이에 안경을 쓴 아이 한명이 빠르게 달려오더니, 이내 진짜 의사처럼 행동하며 쓰러진 지석이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지석아!! 윤지석!! 정신차려!! 우리 약속했잖아!! 오늘 꼭 이겨서 떡볶이 사먹기로…!!”
“미안… 하다 애들아… 부디 꼭 살아…”
“안돼!! 지석이 네가 없으면… 우리는 어쩌라고!!”
“…나 없이도 잘 될거야.”
“잘 되기는 뭐가 잘 돼!!”
주변의 아이들이 지석이의 손을 꼭 붙잡으며 오열했다. 그러자 그 아이들 중 한명이었던 정우가 눈물을 삼키며 버럭 외쳤다.
“오늘 떡볶이… 네가 사기로 했잖아!!”
“….”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지석이는 그대로 아무 말 없이 눈을 감아버렸고, 이에 의무병들은 그런 지석이를 붙잡아 질질 끌고 전선을 이탈했다.
“하하… 애들이 참 기운이 넘치는구나. 아하하…”
서로 재밌게 잘들 놀고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양혜미 교사가 이제는 딴죽을 걸기도 지쳤다는 듯이 해탈한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수정이가 원래 저렇게 운동신경이 좋았던가…?’
이 피구 게임에 피바람을 몰고 온 원인인 수정이를 바라보며, 양혜미는 문득 그런 의문을 품었다.
지금껏 아이들의 체육시간을 지도하며 수정이를 여러번 봐온 양혜미였지만, 그동안 수정이의 운동신경은 다른 애들에 비해 아주 평범한 수준에 불과했었다.
불과 저번 주 까지만 했어도 그랬다.
‘뭐… 저 나이 때 애들은 워낙 빨리 성장하니까 금새 운동신경이 좋아진거겠지.’
틀렸다. 사실 수정이의 운동신경이 이렇게 단시간에 급성장한 이유는 그런 게 전혀 아니었다.
단지, 수정이가 요즘들어 소드 마스터로 부터 오러 사용법을 배우고 있었기 때문일 뿐.
기본적으로는 검에 실어 공격하거나, 몸에 둘러 방어하는데 사용되는 것이 오러지만 그게 사용법의 전부 인 것은 아니다.
오러의 사용법은 무궁무진. 사용자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사용법만 익힌다면 이렇게 수정이처럼 오러를 신체에 깃들게 만들어 신체능력을 강화시키는 것 쯤은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후후후,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
일방적인 학살로 상대팀을 거의 절반가량이나 전멸시키는데 성공한 수정이가 기고만장해진 목소리로 목소리를 드높였다.
“우와아아아!! 이수정!! 이수정!!”
수정이의 팀에 속한 아이들의 사기가 넘치다 못해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미 승리를 확신한 수정이의 팀은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반대로 이미 절반가량 팀이 아웃되어 버린 정우의 팀은 패색이 짙어져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지 오래였다.
“큭… 이수저엉!!! 너만큼은… 너만큼은 용서못해!!”
지석이의 죽음… 아니, 정확히는 지석이의 아웃으로 분노한 정우가 포효하며 바닥에 떨어져 있던 피구공을 주워 있는 힘껏 수정이를 향해 던졌다.
[휙-]그러나 수정이는 자신을 향해 날아든 피구공을 백플립으로 가뿐히 피해냈다. 그리고는 똑같이 바닥에 떨어진 공을 주워 정우를 향해 던졌고, 그렇게 던져진 피구공은 아까 지석이를 아웃시켰던 위력 그대로 날아가 정우를 노렸다.
하지만 정우가 아웃되는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경식이가 정우를 대신하여 뛰어들었기 때문이었다.
“경식아!!”
“크윽… 뒤를 부탁한다 김정우…! 우리들의 희망은 너 뿐이야…”
“윽, 으아아아….!!!”
지석이에 이어서 경식이까지 아웃되자 한층 더 깊어진 정우의 오열. 이미 친구를 둘이나 잃어버린 정우는,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었다.
“이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분노로 가득 찬 정우가 기습적으로 상대편을 향해 기습적으로 공을 던졌다.
“아하하! 어딜 노리는-”
엉뚱한 곳으로 날려진 피구공을 본 수정이가 웃음을 터뜨리며 정우를 비웃었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던 피구공은 그대로 수정이의 팀원에게 정확하게 명중하고는 정우를 향해 되돌아왔다.
“무, 무슨…!”
“저 녀석, 설마…!”
수정이의 팀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우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으며 계속해서 수정이가 아닌 수정이의 팀원들 만을 노리며 공을 던졌다.
정우의 공은 수정이의 팀원들을 맞히는 족족 그 충격에 의해 다시 정우 본인에게로 되돌아왔다.
이번 피구게임에 사용된 공은 단 하나. 일반적으로 공을 던지면 공격권이 상대방에게로 넘어가게 되기 마련이지만, 있는 힘껏 공을 던져 그 충격으로 공이 다시 튕겨 돌아오게 만든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공격권을 계속해서 독점 할 수 있다는 뜻이 되기 때문에.
“피구는 팀게임이야!! 혼자만 남게 된다면 아무 소용도 없어!!”
“이런…!”
정우의 계획대로 수정이의 팀원들이 차례차례 아웃되기 시작했다. 이에 초조해진 수정이는 어떻게든 반격을 하려고 했지만, 공격권은 계속 정우에게 있는 채였기 때문에 당장 수정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허억, 허억…”
그렇게 순식간에 수정이를 제외한 수정이의 팀원 전체를 아웃시켜버린 정우. 그러나 계속된 전력 투구에 정우의 팔은 이미 한계에 달한 상태였다.
“이걸로… 마지막이다!!”
남은 힘을 전부 쥐어짜내 최후의 공격을 날린다. 그렇게 전력으로 던져진 정우의 피구공은 매섭게 수정이를 향해 날아들었다.
하지만 힘의 차이는 너무나도 명확했다.
수정이가 매섭게 날아오는 피구공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이내 한손으로 가볍게 공을 붙잡은 것이었다.
“이제… 내 차례네?”
“!!”
섬뜩하게 울려퍼진 수정이의 목소리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얼어붙었다.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공을 손에 쥔 수정이는 이내 공을 쥔 채 달리기 시작했고, 하늘 높이 점프하고는 스파이크를 내리꽂듯 피구공을 전력을 다해 상대편 진영으로 투척했다.
죽는다. 순간 주마등이 정우를 비롯한 아이들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에 눈을 질끈 감으며 예정된 패배를 받아들이려던 아이들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주위는 너무나도 고요했다.
“…??”
왜냐하면 수정이가 던진 피구공은 흔적도 없이 아이들에게 닿기도 전에 증발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어라? 어디갔찌?”
공을 던진 장본인인 수정이조차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전혀 모른 채 주위를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직 갈기갈기 찢어져버린 피구공의 파편만이 바닥에 조금 널브려져 있을 뿐, 다른 흔적은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피구공이 공기저항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버리고 만 것이었다.
“…대체 저 애는 정체가 뭘까.”
피구 경기를 처음부터 전부 지켜보고 있던 양혜미 교사가 혼이 쏙 빠진 목소리와 함께 수정이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오늘도 한층 더 수정이에 대한 궁금증이 깊어진 양혜미 교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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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이, 결국 무승부로 끝나버렸자나.”
체육시간이 끝나고 어느덧 오후 3시. 친구인 하나와 함께 하교길을 걸으며, 수정이는 시시하다는 듯이 불만이 어린 목소리로 그렇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야 수정이 네가 공을 터뜨려버렸으니까 그러치.”
“이, 일부러 그런 거 아니거드은? 그정도로 터질 쭐은 몰랐단 말이야!”
“그러게 힘조절을 잘 했써야지. 그러다가 들키면 어쩌려고 그래? 한성이 아저씨가 함부러 마법 쓰면 안된다고 항상 잔소리 하시자나.”
“오늘 쓴 건 마법이 아니니까 괜차나!”
거짓말은 아니다. 확실히 오늘 수정이는 마법을 쓰지 않았다. 단지 오러를 사용했을 뿐.
“나중에 들켜도 난 모른다.”
수정이의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에 하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에 아무런 걱정이 없는 수정이는 그저 웃으며 하나에게 들러붙을 뿐이었고, 그렇게 두 소녀는 함께 길을 걸으며 놀이터 앞에서 멈춰섰다.
“어? 세리다!”
“?”
잠시 멈춰서서 바라본 놀이터에는 세리가 홀로 그네를 타며 무뚝뚝한 표정으로 놀고 있었다. 그런 자신의 동생을 본 수정이는 곧장 세리를 향해 달려갔고, 그러자 하나도 그런 수정이의 뒤를 따라 놀이터에 발을 들였다.
“세리야~!!”
“? 언니!!”
수정이가 이름을 부르며 다가오기 무섭게, 세리의 무뚝뚝하기 그지 없던 얼굴에 생기가 깃들었다. 방금 전 세상 다 산 표정으로 그네를 타고 있던 아이와 같은 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짝 웃는 세리의 모습을 본 하나는 심히 복잡한 표정을 지었지만, 수정이는 그런 하나와는 달리 이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세리를 끌어안았다.
“혼자 나온거야?”
“아니. 저 인간이랑 같이 나왔어.”
수정이의 물음에 세리는 저쪽 벤치에 앉아 낮잠에 골아 떨어져 있던 한 여자를 가리켰다.
“어? 해영이 언니!!”
“…엌- 어어??”
갑작스럽게 이름을 불린 해영은 자다가 화들짝 놀라며 일어나 침을 닦으며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아, 수정이구나… 난 또 뭐라고. 깜짝 놀랐네.”
“에헤헤~ 언니 세리랑 같이 뭐하고 있었써?”
“그냥 너네 아빠가 애 좀 대신 봐달라길래 봐주고 있었지. 너희는 이제 막 학교 끝난거야?”
“응!”
수정이가 활짝 웃으며 해영의 물음에 대답했다. 그러자 이에 그런 수정이의 모습에 너무 귀여웠던 해영은 무심코 수정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했지만, 이를 반기지 않았던 세리에게 제지당하고 말았다.
[탁!]“인간 주제에 어딜 우리 언니를 쓰다듬으려고.”
“…야, 내가 네 언니를 독차지 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좀 쓰다듬으려는 것 뿐인데 너무하는 것 아니니?”
“우리 언니는 털끝 하나 못 건드려. 안그래도 요즘 언니를 뺏어가려는 나부랭이들이 늘어났단 말이야.”
“하하, 기지배 성깔 한번 참…”
전혀 5살이라곤 생각되지 않는 세리의 경고에 해영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러자 이를 옆에서 듣고 있던 하나는 은근히 본인을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한 세리의 시선에 나지막히 속으로 중얼거렸다.
‘설마… 그 나부랭이들에 나도 포함되어 있는 건 아니겠찌?’
설마가 그 설마였지만, 하나는 부디 그게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며 세리의 위압감 어린 시선을 애써 피했다.
“그나저나 나부랭이 ‘들’ 이라니, 최근에 누구 또 생겼어?”
여러명을 말하는 듯한 세리의 말투에 해영이 조금 의외라는 듯이 물었다. 그러자 이에 세리는 별 것 아니라는 듯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어. 동생 생겼어.”
“아~ 그래? 잘 됐네.”
“….”
“….”
“…잠깐, 뭐??”
한참이나 골똘히 생각하고 나서야 방금 자신이 무슨 말을 들은 건지 뒤늦게 깨달은 해영. 난데없이 튀어나온 동생 이야기에 그녀는 황당하기 그지 없는 얼굴로 세리와 수정이에게 다시 한번 되물었다.
“뭐가 생겨???”
“동생.”
“동생이라니, 뭐 강아지…?”
“아니. 하프엘프.”
“….”
세리가 고개를 저으며 해영의 말을 정정했다. 이에 해영은 여전히 믿을 수가 없다는 얼굴로 수정이를 향해 고개를 돌렸지만, 이에 수정이는 해맑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결정타를 날릴 뿐이었다.
“응! 이름은 달님이래!”
“…허.”
이 인간들이 대체 동거하기 시작한지 한달도 안되서 어디까지 진도를 뺀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