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Part-Timer Raises a Half-Elf RAW novel - Chapter (194)
알바생이 하프 엘프를 키우는 법-194화(19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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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 대학생 민정훈 씨를 비롯한 피의자들이 지난 날 오후 4시경 불법 음란물 유포 혐의로 긴급 체포되었습니다. 경찰은 현재-]“참… 이런 계획은 대체 어떻게 하면 세울 수가 있는걸까.”
TV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끄며, 화연은 대단하다는 감탄과 함께 이한성을 바라보았다.
“자각몽 속에서 또 다른 자각몽을 만들어 낼 생각을 하다니… 아마 대마법사도 그런 발상은 못할거야.”
“내가 워낙에 영화 매니아라서 말이지.”
명작 영화 인x션에서 아이디어를 따와 구상한 민정훈 엿먹이기 계획.
[루시드 드리머] 스킬을 이용해 민정훈의 꿈 속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그를 응징하는 것과 동시에 증거 영상이 담긴 USB의 위치를 알아내서 현실에서도 똑같이 응징한다.얼핏 들으면 아주 간단한 작전이지만, 사실 이한성 혼자 만으로는 이 작전을 실행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루시드 드리머] 스킬로 다른 사람의 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꿈 속에서 다시 한번 [루시드 드리머] 스킬을 중복해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그랬기에 조력자가 필요했다. 이한성과 마찬가지로 [루시드 드리머]를 따라할 수 있는 조력자가.
그리고 때마침, 모든 마법이건 한번 보고 따라할 수 있는 드래곤인 세리가 그의 둘째 딸이었다.
우선 세리가 [루시드 드리머] 스킬을 카피해 이한성과 화연을 데리고 민정훈의 꿈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다음, 그렇게 들어가게 된 꿈 속 세계에서 이한성이 다시 한번 [루시드 드리머]를 발동하여 자각몽을 자각몽으로 덮어씌운다.
어우… 저정도면 세리가 나름 아빠라고 봐주고있었던거네..
그리고 그렇게 꿈 속의 꿈이라는 세계가 준비되면, 이제 나머지는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스킬을 통해 꿈 속을 입맛대로 주물러 민정훈을 패닉에 빠지게 하는 것 뿐.
피의자에게 피해자가 겪었던 일을 똑같이 겪게 해준다. 모두가 본인에 대한 험담을 하고, 인터넷에는 본인의 영상이 돌아다니는, 그런 끔찍한 경험을 맛보게 한다. 일찍이 민정훈이 송아영에게 그리했던 것 처럼.
그런 식으로 꿈 속 세계를 조작하자 예상대로 효과만점이었다. 민정훈은 꿈이라는 것도 모른 채 패닉에 빠져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고, 이한성은 이를 일등석에서 시청하며 만끽했다.
그리고 그렇게 민정훈의 패닉이 고조에 달했을 때, 이한성은 민정훈을 꿈에서 깨게 만들었다.
어차피 꿈에서 깨어난다 해도, 꿈 속의 꿈이었기에 여전히 민정훈은 꿈 속이었던 채. 그러나 당연히 그 사실을 알지 못했던 민정훈은 이한성의 의도대로 움직여주며 친히 증거 영상이 담겨져 있는 USB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 행동으로 인해 본인이 완벽하게 체크메이트에 빠져버렸다는 사실을 깨닫지도 못한 채.
그 뒤의 일은 아까 보았다시피 뉴스에 나온 그대로다.
“정말이지… 발상이 참 고약하다니까.”
“전기마법으로 사람 하나 성불구자로 만든 것 보다는 훨씬 덜 고약하다고 생각하는데.”
“괜찮아. 사람 아니었잖아.”
“….”
맞는 말이라 뭐라 반박할 수가 없네.
민정훈을 조금도 사람취급 해주지 않는 화연의 태도에 이한성은 동감하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이내 예능이라도 보기 위해 TV를 다른 채널로 돌렸다.
“그나저나 송아영 씨는 반응이 어땠어?”
“어땠기는. 감사하다고는 했지만… 하루아침만에 멀쩡해질 수는 없는 법이잖니.”
가해자는 잡혔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것이 범죄의 무서운 점이다.
가해자는 잡혀서 벌을 받으면 끝일지도 모르지만 피해자는 평생 그 기억을 떠안고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이 아물기 까지는 아무래도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
세상의 많고 많은 부조리함들 중 하나다. 그렇게 속으로 씁쓸하게 되뇌이며, 이한성은 그냥 TV를 꺼버렸다.
“그럼 민정훈은? 형량은 아직 안정해졌지?”
“아직 1심 재판도 안열렸는데 당연하지. 그래도 강욱이 말로는 아마 형량 자체는 그렇게 많지 않을 거랬어.”
“…이 나라 법이 그럼 그렇지 뭐.”
그래가지고 법 대신에 꿈 속에서 제대로 조져놓은 거지만 말이야. 그래도 씁쓸한 건 매한가지네…
민정훈의 혐의는 고작해야 음란물 유표죄. 아무래도 강간죄 까지 적용되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한 짓이라고는 합의 하에 이뤄졌던 관계 영상을 인터넷에 뿌린 것 뿐이니.
그렇게 인터넷에 뿌려진 영상은 피해자인 송아영에게 되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건만, 사회는 그걸 고작해야 음란물 유포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아 몰라, 내가 무슨 법조인도 아니고 그런 거 고민해봤자 뭐하겠어.
너무나도 당연한 문제이고, 해결법도 무척이나 간단해 보이는데 반해 정작 문제가 고쳐질 기미는 좀처럼 보이질 않는다.
그게 바로 이 나라가 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 중 극히 일부.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한성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투표에나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법 밖에 없다.
“…궁금한게 있는데 말이야.”
“? 뭔데?”
화연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해 보라는 듯이 대답했다. 그러자 이에 이한성은 몸을 일으켜 그녀를 바라보며 나지막히 물었다.
“인간들을 보면 막 신물이 나고 그러지 않아?”
지난 600년 동안 줄곧 살아왔던 화연은 이런 일들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걸 몇번이고 지켜봐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럴 때 마다 인간에 대한 혐오감도 착실하 쌓여왔을 터.
“당연히 신물나지. 그걸 질문이라고 하는거니?”
“….”
이한성의 질문에 대한 화연의 답변은 지극히도 당연했다. 그렇게 너무나도 당연하고 거리낌 없는 그녀의 대답에, 이한성은 자신 또한 그녀가 그렇게 신물난다는 인간 중에 한명이라는 사실을 자각하며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모든 인간들이 다 그랬던 것도 아니었어.”
민정훈 같은 인간이 10명 중 7명이었다지만, 나머지 3명은 이한성과도 같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만으로도 화연은 지난 600년 동안 인간혐오에 빠지지 않고 오늘날 까지 인간들 사이에서 살아올 수 있었다.
“너와 같은 사람들도, 분명 존재했으니까.”
화연이 미소와 함께 이한성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따스한 시선. 마치 너 같은 사람이 곁에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하는 듯한 미소.
“….”
그런 그녀의 미소를 봐버린 이한성은 잠시 넋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왜, 왜 그래? 나 뭐 이상한 말이라도 했어…?”
“…아니.”
그런게 아니라 그저 너무 예쁘게 웃어서… 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부끄러움이 허락하지 않았기에 이한성은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사진으로 남기기 딱 좋은 미소였는데 말이지.
아쉽지만 이미 셔터를 누를 찬스는 지나가버렸다. 그러니 이 추억은 그냥 기억으로 남기도록 하자. 언제고 다시 떠올릴 수 있게.
그런 생각과 함께 이한성은 나지막히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그 순간, 늘 그랬듯이 분위기 하나 망치는 건 필요 이상으로 잘하는 두 소녀가 방에서 뛰어나와 정적을 깨뜨렸다.
“아빠! 이것 좀 봐바!!”
“어, 언니 그러니까 안된다구!!”
수정이의 손에는 도화지 한장이 들려있었고, 세리는 그런 도화지를 들고 이쪽으로 달려오는 수정이를 필사적으로 말리려 하고 있었다.
대체 이번에는 또 무슨 말썽을 부릴려고 저러는걸까. 이제는 수정이의 행동패턴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탓에 뭔 일이 일어나도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었던 이한성은 조용히 수정이로 부터 도화지를 건네받았다.
수정이가 들고온 도화지에는 크레파스로 그린 듯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누가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딱 봐도 그림에는 영 소질이 없어보이는 듯한 그림이었다. 졸라맨보다 조금 나은 수준으로 그려져있는 4명의 모습들. 어른으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 한 명. 그리고 그런 두 남녀 사이에 안겨있는 은발과 흑발의 소녀.
“이게 뭔데?”
“세리가 그린거야! 잘 그렸찌?”
“…세리가??”
보자마자 가족 그림이란 건 알았는데, 이 그림을 그린게 수정이가 아니라 세리라는 사실은 꽤나 놀랄만한 일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수정이와는 달리 세리는 지금껏 귀여운 짓을 일절 한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게 그랬던 세리가 이런 너무나도 아이다운 그림을 그렸다니, 이한성으로썬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왠일이야? 세리 니가 그림을 다 그리다니.”
“아, 아빠한테 주려고 그린 거 아니거든!”
세리가 폴짝 뛰어올라 이한성의 손으로 부터 그림을 낚아채며 그렇게 항의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이 그린 그림을 돌려받은 세리는 잠시 화연을 바라보며 우물쭈물 거리더니, 이윽고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그녀에게 그림을 내밀었다.
“어… 설마 나한테 주는거니?”
“…그럼 여기 엄마 말고 줄 만한 사람이 누가 있는데?”
화연이 얼떨떨한 얼굴로 그림을 받으며 묻자, 세리는 부끄러움을 감추며 그렇게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야 이것아, 난 왜 받으면 안된다는 것 처럼 말하냐.”
“그야 아빠는 글러먹은 사람이니까.”
“뭐, 뭐?? 무슨 사람??”
한치의 주저도 없이 제 아빠를 글러먹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세리의 평가에 이한성은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혀버린 채 어이가 없다는 듯이 이씨 가문의 차녀를 바라보았다.
“얌마 내가 뭘 했다고 글러먹은 사람이라는거야 대체??”
“저번에 내 옆구리 막 찔렀잖아.”
“아니, 고작 그거 가지고 글러먹은 사람이라고 하냐? 나 니 아빠거든??”
“안물안궁. 어쩔티비 저쩔티비.”
글러먹은 사람이라고 불린 것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는 이한성에게, 세리는 그렇게 인터넷으로 배운 단어들을 써먹으며 맞대응하였다.
그리고 그런 세리의 대응은 이한성의 혈압을 올리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아 그래? 유감이네. 니가 그런다면 어쩔 수 없지.”
“?”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세리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치며 이한성과의 거리를 벌렸다. 그러나 이에 이한성은 대기하고 있던 수정이에게 나지막히 명령을 내렸다.
“빙수 줄게. 체포해.”
“옛써!”
“?!”
빙수를 뇌물로 내세우자 바로 고민도 없이 순순히 명령에 따르며 도망치던 세리를 붙잡아 세운 수정이. 그렇게 제 언니에게 잡혀버린 세리는 오도가도 못한 채 이한성의 앞으로 끌려오고 말았다.
만약 붙잡았던게 이한성이었다면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며 저행했을 세리였으나, 하필이면 세리를 붙잡은 건 세리가 거의 뭐 종교 수준으로 따르다 싶이 하는 수정이었다.
“좋아. 죄인 이세리를 옆구리 찌르기 형에 처한다.”
“오, 오지마…!”
“죄인은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는가?”
“겨, 경찰에 신고할꺼야! 아동학대범!!”
“음, 그렇군. 잘 들었다.”
“히익-”
검지를 내민 채 형을 집행하기 위해 천천히 다가오는 이한성의 모습을 본 세리는 완전히 겁에 질려버린 채 눈물을 찔끔였다. 그러자 그런 세리의 모습을 보고는 더더욱 장난치고 싶은 마음으로 충만해진 이한성은 낄낄거리기 시작했고, 수정이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낄낄거리는 제 아빠를 따라 똑같이 낄낄거리며 웃었다.
[짜악!!]“엌-”
어째 느낀 적이 있는 익숙한 고통과 날카로운 소리가 이한성의 등과 귀를 강타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터져나온 것은 단마디 비명.
“내가 못살아 정말!! 그러니까 왜 자꾸 세리를 괴롭히려고 그래?!”
“아, 아니… 그냥 장난…”
“애가 완전히 겁먹어서 울고 있는데 뭐가 장난이야!”
와이프의 등짝 스매싱에 한큐로 쓰러져버린 이한성은 찍소리도 내지 못한 채 리타이어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걸로도 족하지 않았는지, 화연은 이한성에 이어서 이번에는 수정이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잔소리를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수정이 너도 그래! 언니가 빙수 하나 때문에 동생을 팔아먹으면 어쩌자는거니?!”
“그, 그치만 빙수자나…”
“빙수가 더 중요해, 세리가 더 중요해?!”
“두, 둘 다 중요한데에…”
이한성을 상대로 혼날 때는 언제나 감탄이 나오는 논리로 대처가 가능한 수정이었지만, 화연을 상대로는 혼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수정이는 그렇게 평소와 다르게 찍소리도 못한 채 쭈그라들어 버렸다.
“하여간에 진짜 그 아빠에 그 딸이라니깐…”
단숨에 못말리는 부녀를 제압해버린 화연은 그렇게 한숨을 내쉬었다.
“흑, 훌쩍-”
“울음 뚝~ 이제 괜찮아 세리야.”
잔뜩 울먹이면서도 우는 것 만은 꾹 참고 있는 세리의 모습에 화연은 그런 세리를 토닥이며 달래기 시작했다. 그러자 세리는 눈물을 도로 삼키며 그대로 화연에게 안겼고, 이내 단단히 삐진 얼굴로 이한성과 수정이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그 후로 일주일 동안 이한성과 수정이가 세리에게 단단히 미움을 받았다는 건 또 다른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