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Part-Timer Raises a Half-Elf RAW novel - Chapter (237)
알바생이 하프 엘프를 키우는 법-237화(237/245)
237
이그니스 왕국의 남쪽 끝자락, 푸른 초원이 끝나고 울성한 나무들이 줄지어 뿌리를 틀고 있는 그곳에는 수천년 전 부터 엘프들이 대를 이어오며 터를 지킨 숲이 있다.
국경 바로 바깥쪽에 위치한 엘프들의 영토. 정령들이 살아숨쉬며 저 멀리 우뚝 선 이드그라실의 축복으로 대지를 비옥하게 가꾸는 신비의 영역.
국가를 세우지 않고 그저 숲 안의 자연 속에서 정령들과 함께 살아가는 엘프들은 지난 몇천 년 동안 다른 이들의 영토를 침범하는 일 없이 조용하게 숲 내부에서 살아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절대로 숲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 것도, 그 누구도 그들의 영역 안으로 발을 들이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제한적이기는 하나 그들은 오래 전부터 주변의 여러 종족들과 무역을 해왔고, 때문에 사전에 제대로 된 소통만 오간다면 그들의 숲에 발을 들이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 발을 들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발을 들인 다음이 어려울 뿐.
[찰싹!] [퍽!] [우지끈!]“….”
타고 있는 말이 한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때 마다 울창하게 자라있는 나뭇가지들이 인정사정없이 얼굴을 때리는 가운데, 녹스터는 잔뜩 똥을 씹은 표정으로 검을 꺼내 주변 나무들을 확 다 베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아놔… 엘프들 이것들은 길도 하나 제대로 안 닦아놓나?? 이렇게 나무가 우성하면 대체 말을 타고 어떻게 지나다니라는거야???”
녹스터가 불평어린 목소리로 짜증을 내며 말했다. 그러자 이에 그의 뒤를 따르고 있던 파울루스는 무덤덤한 목소리로 친히 그 이유를 대답해주었다.
“엘프들은 말을 타지 않는다더군. 나무도 절대로 베지 않는다고 하고.”
“어우, 누가 나무에 미친 식물성애자들 아니랄까봐… 어푸엌!?”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이 불평을 내뱉던 와중에 또 다른 나뭇가지에 녹스터의 안면을 가격하며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진짜 그냥 확 다 벌목해버려?”
단장으로서 조사단의 선두에 나서야하는 입장이였던 그는 일행 중 자신만 이런 꼴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에 폭발하기 직전의 상태가 되었고, 진지하게 오러를 담은 일격으로 이 일다의 숲을 전무 초원으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녹스터의 만행으로 일이 외교문제로 번지기 직전에, 녹스터는 숲 속 깊숙히 위치한 엘프들의 마을에 도달할 수 있었다.
엘프들의 가장 번성한 마을이자 중심지, 엘븐가르드. 일반적으로 숲 속에 나무들을 베어 공터를 만들고, 그 후에 집을 세우는 인간들과는 다르게 식물 조성 마법을 통해 주변 나무들을 단 한그루도 해치지 않고 각 나무 한그루를 하나의 집으로 형성한 건축물들이 눈에 띄는 녹색 거주지.
“와…”
용병 시절에도 테라리움 대륙 곳곳을 쏘다녔던 녹스터였지만 엘프들의 마을에 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그는 감탄을 내뱉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다녀봤던 그 어느 마을도, 엘븐가르드 만큼 신비롭고도 아름답지는 않았기 때문에.
숲이라 그런지 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 마법으로 주변을 밝게 하고, 모든 집들에는 문이나 울타리들이 일절 존재하지 않는 곳. 인간이나 타 종족들의 마을에 비하면 달라도 너무나도 다른 풍경들 밖에 보이지 않는 엘븐가르드의 모습에 녹스터는 조용히 말에서 내려 주변을 직접 걸어다니려고 하였다.
“녹스터. 멍하니 뭐하는거지?”
“…어? 아니 그냥, 좀 신기한 것들이 많아 보여서.”
파울루스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녹스터는 그제서야 본인이 임무로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다시 말 위에 올라타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러려던 순간, 한 노인의 인자한 목소리가 그의 행동을 잠시 멈칫하게 만들었다.
“이그니스 왕국에서 객들이시여, 엘븐가르드에 오신 것을 환영하네.”
조사단을 마중나온 듯 인사를 건네오며 말을 걸어온 것은 다름이 아닌 나이가 꽤나 지긋해 보이는 엘프 노인 한명이었다.
“이그니스 왕국의 왕실 기사단 단장이자 조사단의 대표인 녹스터 아스토니아다. 그대들의 호의에 감사를 표하도록 하지.”
꽤나 높으신 분으로 보이는 노인의 환영인사에 녹스터는 조사단을 대표하여 어느정도의 예와 함께 그렇게 인사를 표했다. 그러자 이에 노인은 껄껄 웃으며 그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자기소개를 하지 않다니 이거 내가 실례했구려 녹스터 경. 나 엘레인이 최고위 장로로서 다시 한번 그대들을 환영하겠네. 부디 내 실수를 너그럽게 용서해주길 바라지.”
“…엘레인?”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
테라리움 최강의 대마법사이자 엘프들의 수장, 그리고 세계수의 관리자. 그런 이명들을 지니고 있는 엘레인을 어찌 모를 수가 있을까.
용병이였던 시절에도 그의 이야기와 무용담들을 익히 들어 알고있던 녹스터는 놀란 티를 낼 뻔한 것을 간신히 억누르며 헛기침으로 말실수를 무마하였다.
“그, 그렇군요. 저희야 말로 신세를 지게 된 입장이니 개의치 마십쇼.”
아까 까지만 했어도 반말이었던 녹스터의 말투가 급 공손해지며 존댓말로 변모했다. 그러자 기사단을 이끄는 단장이라는 인간 치고는 꽤나 반응이 신선했던 그의 모습을 본 엘레인은 하얀 수염을 쓰다듬으며 그저 웃었고, 최고위 장로의 신분으로 직접 조사단의 인원들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자, 그럼 우선은 먼 길을 오게되어 지쳤을테니 숙소로 먼저 안내해 드리겠네.”
“아, 예…”
처음의 기고만장한 태도는 어디가고 완전히 윗어른 대하듯이 공손하게 변해버린 녹스터의 태도.
“뭐하는거냐 녹스터. 보는 내가 다 한심하군.”
단장이라는 놈이 그런 식으로 어리버리하게 구는 한심한 모습에 한숨이 절로나왔던 파울루스는 부단장으로서 녹스터를 한가득 째려보며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아니;; 난 최고위 장로가 마중 나올 줄은 몰랐지…”
파울루스의 꾸중에 녹스터는 당황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는 듯이 그렇게 변명을 늘어놓았다. 애초에 검술 실력으로 단장 자리에 있는 것이지, 혀가 길어서 기사단 단장인 것이 아니었던 녹스터는 이런 것에 정말로 잼병이었다.
“정말이지… 단장이라는 자각을 좀 하도록. 검만 휘두를 줄 안다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니.”
“그럼 니가 나 대신 단장 하던가. 내가 부단장 할게.”
“….”
단장직이라고 해도 그저 귀찮기만 할 뿐이라는 녹스터의 말에 파울루스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를 무시하곤 먼저 숙소로 향했다.
“짜식, 무시하기는…”
아무리 친구라곤 하지만 참 붙임성이 없는 녀석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녹스터는 다시 말 위에 올라 타 조사단을 이끌고 파울루스의 뒤를 따라 숙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어찌됐든 간에 이왕 엘븐가르드 까지 오게 된 것, 임무가 끝날 때 까지 즐기다가 돌아가야 겠다고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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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니스 왕국의 조사단이 엘븐가르드에 도착한 그날 당일의 저녁에, 녹스터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사들은 엘프들의 술집을 찾아갔다.
“이야~ 이드가일 술이 그렇게 백미라던데, 오늘 한번 마셔보겠구만?”
“단장! 단장이 쏘시는 거 맞죠?”
“이렇게 파병 한번 나왔으면 상관이 사주는 술도 한번 좀 얻어마시고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
“맞소! 부하들 고생 좀 하는데 돈 좀 써야지!”
기사들 중 술 싫어하는 기사가 없다고, 술집 좀 가겠다니 징글징글하게 들러붙어 따라온 부하들은 한마음 한 뜻으로 녹스터를 살살 구슬렸다.
“이것들이 진짜…”
혼자 술집에 가서 엘프 미녀들 좀 꼬실 계획이었는데 눈치없는 부하 놈들 때문에 다 망치게 생긴 녹스터는 잔뜩 이를 갈며 시끄럽기 그지 없는 부하들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술에 미친 그들은 상관이 노려본다고 해서 물러날 인간들이 전혀 아니었다.
“알겠으니까 다들 좀 닥치고 얌전하게 좀 있어라! 제기랄, 미녀들 다 도망가겠네!”
“오우, 그럼 술 사주시는 거 맞죠??”
“그래 이 웬수같은 놈들아!”
“우와아아아!!!”
마지못해 술을 사주겠다고 수락한 녹스터의 말에 기사들이 일제히 환호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아놔 이것들이 방금 막 닥치라고 했더니만 진짜…’
사실 부하들 모두에게 술을 사주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몰래 쌤쳐온 파울루스의 지갑으로 술을 마실 생각이었으니.
진짜 문제는 바로 이 머슴네 같은 백정들 때문에 엘프 미녀 꼬시기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는 것 뿐.
어떻게든 부하놈들에게 술을 들이부어 싹 다 전멸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지 여자를 꼬실 기회가 조금이나마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 녹스터는 그런 생각과 함께 엘븐가르드에서 유일하게 문과 창문이 붙어있는 건물에 발을 들였다.
술집 겸 여관. 엘프들의 양식으로 지어져 문도 울타리도 없는 그들의 건물들과는 달리 엘븐가르드에 방문하는 타 종족들의 숙박을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
“뭐야, 안쪽은 좀 다를 줄 알았더니만.”
그래도 엘븐가르드에 위치한 술집이니 내부는 좀 다른 구석이 있을거라 기대했던 녹스터였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술집 안은 인간 마을의 여타 술집들과 다른 구석이 전혀 없었다.
아주 조용하단 것만 제외하면.
“…단장, 여기 술집 맞습니까?”
술집답지 않게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는 사실을 눈치 챈 부하 중 한명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듯이 녹스터에게 말을 걸어왔다.
“글쎄… 술 냄새가 나니까 일단 술집은 맞는 것 같다만…”
…그래도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군.
술집 안에 손님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비록 많지도 않고, 엘프들 뿐이기는 했으나 손님들은 확실하게 자리에 앉아있었다.
하지만 자리에 앉아 있던 엘프들은 술을 무슨 차 마시는 듯 마냥 조용조용하게 홀짝이고 있을 뿐이었고, 그런 광경을 본 녹스터와 기사들은 본인들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조용해질 수 밖에 없었다.
‘뭐… 나야 여자들 꼬시기 좋게 됐으니까 다행인가?’
어찌됐든 간에 술이 목적인 부하들과는 달리 녹스터의 목적은 여자를 꼬시는 것이었기에 그는 술집의 조용한 분위기를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
“그럼 니들은 알아서 각자 마셔라.”
술보다는 여자가 우선이다.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녹스터는 파울루스의 지갑을 부하들에게 던져주고는 엘프들- 아니, 정확하게는 엘프 여자들이 앉아있던 테이블 쪽으로 향했다.
“ㅎㅎㅎ… 이거 완전 미녀들 뿐이구만.”
여길봐도 미녀, 저길봐도 미녀, 사방이 온통 미녀들 뿐이다. 인간들의 술집에서는 미녀를 만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이 없을 정도로 힘들지만, 이곳에는 사방에 미녀들이 널려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엘프들은 기본적으로 우월한 외모를 타고나는 종족. 그런 엘프들의 마을에 위치한 술집이니 사방에 미녀들이 널린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누구부터 꼬셔볼까나~”
아주 신바람이 난 녹스터는 휘파람을 부르며 주변 미녀들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탐색하기 시작했다. 가장 꼬시기 쉬워보이는 여자를 찾기 위해서였다.
‘저쪽도 괜찮고, 이쪽도 괜찮고, 그냥 다-’
괜찮아보인다. 그렇게 말하려던 그 순간, 녹스터는 그만 말을 다 끝내지 못하고 입을 떡하니 벌리고 말았다.
왜냐하면 그의 눈에 살아 숨쉬는 생명이라고 하기에는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을 정도로 눈부신 외모를 자랑하는 미녀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은을 녹인 것만 같은 은발과 회색 다이아몬드를 세공했다고 믿어도 과언이 아닌 보석같은 눈동자. 역사에 이름을 떨친 조각가가 일평생을 걸쳐 다듬어야 나올 법한 라인.
그렇다. 녹스터는 살면서 이보다 더 아름다운 여성을 본 적이 지금껏 단 한번도 없었다.
“큼큼…”
고민할 것도 없이 타겟을 정한 녹스터는 이윽고 목을 미리 가다듬으며 자신의 얼굴에 뭐 묻은 것은 없나 한참동안이나 확인하였다.
‘좋아. 완벽해.’
준비는 완벽하다. 옷차림도 깔끔하고 외모에도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던 녹스터는 그렇게 자신감을 내비치며 아주 자연스럽게 은발의 여성 옆에 자리를 잡아 앉았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레이디.”
“…?”
난데없이 다가와 옆자리에 앉으며 말을 걸어온 녹스터의 행동에 이름모를 엘프 여성은 어리둥절한 시선으로 그를 흘끔 쳐다보았다.
“아, 죄송합니다. 혼자 앉아계시길래 말동무나 조금 되어드려야겠다 싶어서.”
녹스터는 아주 익숙하게 그녀의 놀람을 진정시키며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살면서 여자를 한두번 꼬셔봤던 것이 아니었던 그는 애석하게도 이런 방면에서 매우 능숙한 남자였다.
“….”
하지만 어째 은발머리의 엘프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저 말없이 녹스터를 쳐다볼 뿐이었다.
“그…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습니까?”
보통 여자들에게서는 보지 못했던 색다른 반응에 조금 당혹스러웠던 녹스터가 애써 어색한 분위기를 환기시키려고 하며 물었다.
“…인간.”
“아, 예. 조사단의 일로 파견되어 당분간 이곳에서 머물게 되었습니다.”
“…조사?”
의문이 많아보이는 듯한 여자의 물음에 녹스터는 잠시 뜸을 들였다. 어째 대화의 흐름이 자신이 원했던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저도 잘은 모릅니다. 조사단의 호위 역으로 온거라서.”
“….”
“….”
“….”
다시 대화에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말을 몇마디 나눴다고 다시 어색하기 그지 없는 침묵이 흐르게 되자 이에 녹스터는 빠르게 침묵을 깨며 대화의 주제를 바꿨다.
“일단 제 소개 부터 하죠. 저는 이그니스 왕실 기사단의 단장, 녹스터 아스토니아 라고 합니다.”
“…루나.”
예를 갖춰 매너있게 자기소개를 한 녹스터와는 다르게, 이에 되돌아온 여성의 대답은 이번에도 딱 이름 한마디였다.
…이 여자, 말이 없다.
아까부터 눈치채긴 했지만 말이 없어도 너무 없는 여자다. 지금까지 들었던 대답 중 단어 하나 이상을 넘어간 대답이 단 하나도 없었다는 것을 깨달은 녹스터는 지금껏 꼬시려고 했던 여자 중 단언컨데 이 여자보다도 말이 없었던 자는 없었다고 확신하며 어떻게든 억지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하, 그것 참 아름다운 이름이시군요. 잘 어울리십니다.”
“….”
하지만 이에 되돌아 온것은 역시나 또 다른 침묵.
‘큭… 이렇게 된 이상 방법을 바꾸는 수 밖에.’
자연스럽게 서로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쌓을 생각이었지만 이대로 가다간 네/아니오만 반복하다 날이 샐 것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못 꼬셔봤던 여자가 없었던 녹스터는 그런 일 만큼은 있어선 안된다고 되뇌이며 술을 주문하였다.
“오너, 술 두잔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떻게든 술을 좀 먹이다 보면 그나마 대화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상대가 아무리 말이 없어도 일단 한번 취하면 없던 이야기까지 술술 꺼내서 부르지 않고 배기는 사람 따윈 세상에 없으니.
그렇게 생각한 녹스터는 친히 자신을 루나라고 말한 은발의 엘프 몫까지 술을 주문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드시죠 레이디. 옆자리 값이라 생각하고 받아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
녹스터가 술을 건네자 루나는 술잔을 잠시 바라보더니, 이내 말없이 단숨에 들이켰다.
‘좋아. 일단 술은 좋아하는 모양이로군. 이대로 계속 마시면서 취기가 돌 때 까지 버티면 되겠어.’
아무런 꺼리낌 없이 술을 들이킨 루나의 모습에 녹스터는 내심 안도하며 그녀를 따라 술잔을 들이켰다.
본인이 지금 상대하고 있는 것이 예쁘기만 한 여자가 아닌, 엘프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