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Part-Timer Raises a Half-Elf RAW novel - Chapter (62)
알바생이 하프 엘프를 키우는 법-62화(62/245)
62
벌써 새 집에 이사한지도 일주일. 일곱 번 째가 다 된 늦은 저녁을 맞이한 것과 동시에, 이한성은 퀘스트 창을 열어 지난 일주일간 착실히 수행했던 퀘스트 진행도를 확인했다.
[밥은 먹여야지: 클리어 완료] [클리어 랭크: B+] [노는 게 제일 좋아: 클리어 완료] [클리어 랭크: A] [분노 조절 트레이닝: 클리어 완료] [클리어 랭크: C+] [일일 퀘스트를 클리어 하셨습니다] [종합 랭크: B] [+6 육아 포인트가 보상으로 지급됩니다.]“휴….”
드디어 저 귀찮은 일일 퀘스트를 다 클리어했네. 속이 다 시원하다.
지난 일주일 동안 저 별 게 아닌 것 같으면서도 성가시고 골치가 아픈 퀘스트를 진행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가.
클리어 랭크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미튜브를 보며 요리 하는 법을 배우고, 하루 3시간을 애랑 놀아주려다가 5시간 가까이 이 추운 날씨에 눈사람이 되어가면서 체력을 소진하고, 거기에다가 툭 하면 사고를 치거나 엉뚱한 짓을 하는 수정이 덕분에 뚜껑이 확 열릴 뻔 하던 걸 아주 아슬아슬하게 일주일 내내 참아왔다.
“이렇게 까지 힘들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일일 퀘스트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어리석었다. 고생이란 고생은 수정이가 갓난아기였을 때 다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밥하고, 청소하고, 애랑 놀아주고, 그리고 다시 밥하고, 이게 하루종일 반복되는 삶이란 여간 쉬운 게 아니다. 이한성 본인이 팔팔한 20대 초반이기에 그나마 이정도인 것이지, 만약 그가 30대나 40대였다면 바로 과로로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아빠~ 소파에 늘어져서 뭐해??”
언제 다가왔는지 모를 수정이가 소파 위에 죽은 듯이 누워있던 이한성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자 이한성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은 채 조용히 대답했다.
“충전 중이야. 나 건드리지 마.”
“충전? 아빠가 로보트야??”
“비슷한거야.”
충전이라는 게 무슨 안드로이드 마냥 충전기를 꽂는다는 소리가 아니었지만, 이한성은 굳이 그걸 똑바로 설명할 기운도 없었다. 덕분에 정말로 이한성이 로봇이라고 생각한 수정이는 엊그제 산 스마트 TV의 리모컨을 집어들고는 이한성을 향해 겨눈 채 전원 버튼을 눌렀다.
“얍! 켜져라 아빠봇 1호!”
“….뭐하냐?”
“아빠를 조종하고 있써!”
“…..그래. 수고해라.”
난 그동안 스킬창이나 살펴볼란다.
항상 봐도 엉뚱하기 그지 없는 수정이의 장난에 이한성은 알아서 잘 놀라는 듯이 그렇게 말하고는, 조용히 스킬 창을 열어 아직 해금하지 못한 스킬들이 뭐가 있는지 조용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어디보자, 지금 해금 가능한 스킬들이…. 두 개 뿐이네?
[통찰자의 시야] [루시드 드리머]이전까지의 스킬들과는 달리 뭔가가 되게 있어보이는 스킬명들이다. [리커버리]도 그렇고 이름이 그럴싸 하면 성능이 좋다는 걸 직접 경험 해 본 이한성은 신중하게 각각의 스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통찰자의 시야: 깨달음을 얻은 의심병자만이 터득할 수 있는 시야. 무조건 의심하고 보는 성향이 진화하여 확인하고자 하는 대상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었다.] [필요 포인트: 4] [루시드 드리머: 수면마법의 상위 마법. 시전하는 대상에게 원하는 꿈을 꾸게 만들 수 있으며, 상대방의 꿈 속에 개입할 수 있다.] [필요 포인트: 5]….응? 뭐야, 새로운 스킬인 줄 알았는데 확인해 보니까 둘 다 기존에 있던 스킬들의 상위호환이잖아.
의심병자의 눈이 업그레이드 된 듯한 [통찰자의 시야]와 수면마법이 진화한 [루시드 드림]. 각각 스킬의 상위호환 답게 효과도 더 굉장하다.
“어느게 더 좋으려나….”
현재 이한성이 보유하고 있는 육아 포인트는 총 6 포인트. 어느 한쪽 만을 고를 수 밖에 없다.
….역시 [통찰자의 시야]가 더 낫겠지?
[루시드 드림]도 꽤 괜찮아 보이기는 하지만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이한성에게는 [통찰자의 시야] 가 더욱 쓸모가 많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루시드 드림]은 스킬명과 효과가 꽤 간지나 보이기는 해도 쓸만한 데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었다.기껏해야 불면증에 걸렸을 때나 요긴하게 쓰지 않을까. 좋은 꿈 꾸고 푹 잘 수 있게 자기 자신한테 걸면 그만이니. 물론 그마저도 집에 불면증 걸린 사람이 없으니까 무용지물이지만.
“좋아. [통찰자의 시야]로 하자.”
별 고민 없이 선택을 정한 이한성은 곧바로 4 육아 포인트를 지불해 [통찰자의 시야]를 해금….
“아빠!!”
“앜-”
갑자기 수정이가 난데없이 드러누워 있던 이한성의 허리 위에 올라탔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허리건강이 그렇게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이한성은 그대로 단마디 비명을 내지르며 고통에 움찔거렸다.
“….아빠가 죽었써?!”
“나 안죽었어 이것아…”
얘가 왜 멋대로 멀쩡한 사람을 죽이려들고 난리야.
뻐근해진 허리를 손으로 문지르며, 이한성은 혹시나 허리를 삐끗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천천히 몸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하필이면 그 순간 수정이가 갑자기 일어서서는 이한성의 허리 위에 올라섰고, 덕분에 이한성은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근데 수정아. 나 지금 허리 끊어질 것 같은데, 내려오면 안될까?”
“거짓말! 할머니가 그랬는데 이렇게 허리를 발로 꾹꾹 밟아주면 되게 시원하다고 했써!”
“아니, 그건 나이든 사람들 한테나 그런거고…”
넌 대체 할머니한테서 쓸데없는 지식을 얼마나 배운거니?
허리가 좋진 못하다고는 해도 아직 중년마냥 밟로 꾹꾹 밟히는 걸로 시원함을 느낄 나이는 아닌 이한성은 그렇게 어이없는 눈빛으로 수정이를 바라보더니, 이내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고는 누르려다 만 스킬창을 향해 다시 고개를 돌렸다.
[스킬: 루시드 드리머가 해금되었습니다.] [남은 육아 포인트: 1]“아.”
이게 아닌데.
잘못 눌러버렸다. 6이나 남아있던 육아 포인트가 순식간에 1로 줄어든 것을 바라보며, 이한성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후우…”
심호흡 하자 심호흡. 고작 스킬 하나 잘못 찍은 거 뿐이잖아.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 이런 일이 한두번 일어난 것도 아니고, 어른답지 못하게 이런 거 가지고 애한테 화내면 안되지.
일주일간의 고생으로 얻은 포인트가 고작 쓸데도 없는 꿈 마법으로 변했다는 사실에 한순간 멘탈에 금이 갈 뻔 했던 이한성이었지만, 그는 간신히 흔들리던 멘탈을 붙잡으며 목구멍 바로 위 까지 올라온 욱 하는 감정을 애써 억눌렀다.
“왜 그래 아빠?”
“아냐… 아무것도 아냐…”
“?”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폭삭 늙어버린 표정을 짓는 이한성의 얼굴을 본 수정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이한성은 수정이가 갸웃거리든 말든 상관 없다는 듯이 그래도 수정이를 등에 업은 채 몸을 일으켰고, 피곤에 찌든 목소리로 수정이에게 말했다.
“수정아. 이제 좀 내려오면 안될까.”
“응.”
이한성이 일어서는 바람에 자세가 영 불편해진 수정이는 미련없이 그대로 이한성의 등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하여간에 얘가 꼭 질린다 싶을 때만 말을 잘 듣는다니까…
아이들이란 원래 다 그런 존재들이다. 관심 있는 건 온갖 고집을 피우며 가지려 들지만, 질려서 관심이 떨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로 딴 거로 갈아탄다. 어쩌면 어른들보다도 더 박쥐같은 존재가 바로 아이들일지도 모른다.
그런 실없는 생각을 속으로 해보며, 이한성은 뻐근해진 허리를 한번 반대쪽으로 펴보고는 다시 소파 위에 앉아 리모컨으로 TV를 켰다.
[편안함은 가라앉고, 통증은 오래~ 갈거야!]TV를 틀기 무섭게 익숙한 광고 대사가 흘러나왔다. 그러자 이한성은 곧바로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에 옆에 앉아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수정이가 두 다리를 흔들며 이한성에게 말을 걸었다.
“아빠.”
“왜.”
“나 할머니 보고 시퍼.”
“…갑자기 왜?”
“그냥. 한동안 못 봤단 말야.”
수정이가 시무룩해진 표정과 함께 투덜거리듯 말했다.
“….”
이한성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들었는데도 못 들은 척, 그저 계속해서 리모컨을 만지작 거릴 뿐이었다.
“아빠는 할머니 보고 싶지 않아?”
“…아니. 별로.”
“왜?”
“…..서로 불편해 질 것 같아서.”
수정이가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대답이었다. 이한성은 수정이에게 복잡하고도 어두운 자신의 가정사를 말해 줄 마음이 없었다.
“그치만 할머니는 아빠의 엄마자나.”
“그래서 더 불편한거야.”
그 사람이 그저 까칠하면서도 친절할 뿐인 집주인 아주머니였다면 불편할 일도 없다. 오히려 가족이라는 사실 때문에, 대가없는 호의가 아니라 과거의 죄책감 때문에 잘 대해줬다는 사실 때문에 더 불편한 것이다.
“…아빠는 이상해.”
“내가 뭐가 이상해 임마.”
네가 아직 어려서 모르는 것 뿐이야. 세상에 가족이라고 해서 다 하하호호 오순도순 잘 지내는 건 아니라는 걸.
자신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수정이를 바라보며, 이한성은 조용히 쓴웃음을 띄웠다. 그러자 그 순간, TV의 잡음 사이로 수정이의 슬픈 혼잣말이 뚜렷하게 거실에 울려퍼졌다.
“나는 엄마가 누군지 모르는데도 보고시픈데…”
“….”
정적이 거실에 흐르기 시작했다. 오로지 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만이 주변을 메웠다.
여태껏 수정이는 엄마의 이야기를 꺼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이한성은 지금까지 그게 그저 수정이가 아직 어려서 자신의 친엄마가 누구인지 관심이 별로 없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오히려, 수정이는 나이에 비해 무척이나 어른스러웠던 것이었다.
엄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여태껏 꾹 참아왔을 정도로.
사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가족이라 해봤자 피가 이어지지 않은 아빠 한명 뿐. 제아무리 아이가 어른스럽다 한들, 자신의 친부모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을 수가 없는 법이다.
….나도 그랬었으니까.
잠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이한성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주 어렸던 시절,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가 그리워 술병으로 맞을 걸 각오하고도 아버지라는 인간에게 어머니에 대해 물어봤던 그날의 기억이, 이한성의 시야 한켠에서 잠시 아른거렸다.
-…세상 어딘가에서 알아서 잘 살고 있겠지.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대기 바빴던 평소와는 달리, 허탈하면서도 잔잔했던 목소리였다. 술병으로 머리가 깨지는 것 까지 각오했던 다짐이 허무하게, 그날의 아버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었다.
왜 그런 반응을 내비쳤던 걸까. 실수로 태어난 아이를 떠맡기고 집을 나가버린 여자에 대해 물어봤는데도, 왜 그 인간은 그날 술병을 휘두르지 않았던 걸까.
15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이한성은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잠깐의 기억이 지나가고 풀이 죽은 수정이의 얼굴이 이한성의 눈가에 들어왔다. 조용히 흐르기 시작한 정적 속에서, 이한성은 잠시 TV를 끈 채 속상해 하는 수정이에게 부드러우면서도 머뭇거리는 말투로 나지막히 말을 걸었다.
“수정아. 엄마…. 많이 보고 싶어?”
“응.”
“그런데 왜 여태껏 말 안했어?”
“….그야 말하면 아빠가 곤란해 할거니까.”
“….!”
수정이의 대답에 이한성은 순간 날카롭게 숨을 들이켰다. 아직 5살 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마치 과거의 자신과 비춰보였기 때문에.
“그래도 난 괜차나. 아빠도 있고, 연이도 있고, 해영이 언니도 있고, 또… 할무니도 있으니까. 엄마가 없어도 상관없서.”
손가락으로 주변 사람들을 하나 씩 세어가며, 수정이는 그렇게 밝은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그러자 이한성은 꼬마 주제에 어른인 자신을 안심시키려 드는 수정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지막히 말했다.
“….대견하네.”
“대견? 그게 모야?”
“너 잘났다는 소리야.”
“칭찬이야??”
“그래.”
칭찬이라는 말 한마디에 수정이는 배시시 웃으며 콧대를 세웠다. 이한성은 그런 귀엽기 그지 없는 딸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장난으로 수정이의 코를 살짝 꼬집어 흔들었다.
“아잇, 하지마아!”
“싫은데?”
“에잇!!”
“앜?!”
수정이가 코맹맹이 소리와 함께 이한성의 손을 뿌리치고는 마법으로 작은 얼음 덩어리를 만들어 이한성의 옷 안쪽에 넣었다. 그러자 갑작스럽게 느껴진 차가운 감촉에 이한성은 재빠르게 일어나 옷을 털어 얼음을 빼냈고, 수정이는 그런 이한성의 모습을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하하! 방금 아빠 표정 엄청 이상했써!”
“그야 얼음을 냅다 넣으면 당연히 그러지.”
“난 안그러는데?”
“그건 니가 얼음 타입이라 그런거고.”
얼음에 내성이 있는 걸 뭐 대단하다고 자랑하는 수정이를 바라보며, 이한성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하여튼, 역시 애들은 애들답게 장난치고 웃으면서 노는 게 제일이라니까.
철이 일찍 드는 것도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5살 짜리가 벌써부터 복잡한 가족사정을 가지고 눈치를 보면서 끙끙 거리는 건 사양이다.
수정이가 자신과 똑같은 전철을 밟는 것은 죽어도 싫었던 이한성은 해맑은 수정이의 미소를 바라보며 수정이가 또래 나이의 아이들과 다를 게 없어서 참 다행이라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웬만하면 앞으로도 평생 그렇게 웃으면서 살아라. 웃음이 많은 인생이 성공한 인생이니까.
지금 이 순간 속에서 이한성이 수정이에게 바라는 건 오로지 그것 하나였다. 별 것 아니면서도 동시에 거창한 바램을 그렇게 마음 속으로 빌어본 이한성은 이내 다시 TV를 틀기 위해 리모컨을 집었다.
[위이이이잉-]“?”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무언가가 예고도 없이 막 울리기 시작했다. 2초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전화가 왔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한성은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발신인을 확인했다.
…모르는 번호인데. 이 시간에 대체 누구지?
적어도 발신인이 연락처에 저장되어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 사실과 함께 이한성은 의아해 하며 전화를 받아보았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강북대학병원의 강수철 교수입니다. 혹시 지금 전화 받으신 분이 이한성 씨 본인이신가요?]“네. 제가 이한성입니다만…”
대학병원? 뭐야, 거기서 이 시간에 날 왜 찾는건데?
뜬금없이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는 사실에 이한성은 어리둥절한 목소리로 말끝을 늘어뜨렸다. 그러자 자신을 강수철이라고 소개한 핸드폰 너머의 남성은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차분하게 이한성의 의문에 대답해주었다.
[부친 분 일로 급히 전화 드렸습니다. 아버님 성함이 이지훈 씨 맞죠?]“…..”
순간 이한성의 표정이 굳어졌다. 다시는 들을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던 인간의 이름이 귓가에 스친 것과 동시에, 그의 얼굴은 별 하나 보이지 않는 서울의 밤하늘 보다도 더 어두워졌다.
….역시, 악연은 끊어낸다고 해서 쉽게 끊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이 피로 이어진 악연이라고 한다면 더더욱, 끊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상대가 부모라는 허울을 쓴 타인에 불과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