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109)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109화(109/302)
109화. 시간은 모든 걸 해결한다
“…일어나거라!”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함께 말랑한 촉감이 볼 쪽에 느껴지자 은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일어나거라, 은호! 가야 할 때가 있다!”
“…사고뭉치야. 나 아직 꿈나라야.”
은호는 눈도 다 뜨지 못했다.
뭔가 데자뷰가 느껴졌다.
“아니니라. 아침이다. 나도 마트가 궁금하니라!”
역시나.
‘전에는… 폭시였는데.’
은호는 고개를 돌렸고, 반대편 볼에 말랑한 촉감이 뒤따랐다.
“나도 폭시가 간 마트가 궁금하다.”
“…마트 가려면 옷 입어야 하는데, 입을래?”
옷이라는 말에 라비가 호다닥 침대를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옷이 싫다!”
라비는 빼액 소리치며 문틀에 매달려 불만을 표출했다.
털이 바짝 섰다.
“왜에? 옷 입어도 하나도 안 답답해.”
폭시의 목소리에 라비는 깜짝 놀라며 튕기듯 안으로 들어와서는 꼬리를 바짝 세웠다.
“난 옷도 잘 입지? 그렇지?”
폭시는 성큼 뛰어 가볍게 은호의 옆으로 안착했다. 눈을 뜬 은호는 나른한 시선으로 폭시를 담았다.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보자 은호도 덩달아 말을 꺼냈다.
“그럼, 우리 폭시는 옷을 제일 잘 입지.”
은호가 폭시를 안으며 얼굴을 비비적거렸다.
“그런데 나도 옷이 싫엄.”
레비아탐이 문틀에서 빼꼼히 내밀며 인상을 살짝 썼다.
“레비아탐이 옳다!”
라비가 위풍당당하게 말을 꺼내자 은호는 길게 하품했다.
“오늘은 아주아주 큰 호수에 갈 건데?”
“…호수?”
폭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텔레비전을 보는데 너희가 가고 싶다고 했잖아? 삐죽이도 거기 보고 아주 좋아했고.”
여기에 일렉트는 없었지만, 한 번씩 바람도 쐴 겸 집에 데려왔다.
붙임성이 없어서 그런지, 주변에 있는 이들이 전기 나무를 노린다고 생각한 건지, 도통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아 전기가 담긴 토템으로 유인해 데려오긴 했다.
텔레비전보다 텔레비전이 돌아가게끔 만드는 전기에 관심이 많던 일렉트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은호. 저기 얼마나 넓어?
그때, 꼭 거기에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오늘이었다.
“그런데 사고뭉치는 옷을 입지 않아서 못 가겠어. 연구소에…….”
“갈 것이다! 옷, 입을 수 있다!”
라비가 호다닥 달려와 이불 끝에 대롱대롱 매달리며 올라오자 그 간절함이 보였다.
은호는 웃음을 참고 레비아탐으로 시선을 돌렸다. 문틀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민 레비아탐은 불안함을 눈동자에 담았다.
“그럼, 레비아탐만 못 가겠네?”
“아, 아니얌! 나도 갈램!”
레비아탐이 다급히 뛰어와 성큼 위로 왔다.
간절함이 섞인 그 눈에 은호는 레비아탐이 유독 약한 옆구리를 간지럽혔다.
‘꺄르륵’ 거리는 웃음이 번졌다.
환수 친구들한테 옷을 입히는 행동에 사심이 강하게 들어가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환수 관리국 소속 이외에는 환수들을 데리고 있을 수 없었다.
어느 정도 위장을 해둬야만 했다.
‘일단 씻을까.’
은호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화장실로 향했다.
크게 하품하던 차, 그림자에서 흑견이 나타났다.
“멍멍이 형님한테도 안 물어서 섭섭했어?”
은호가 낄낄 웃으며 화장실 문을 열자마자 그대로 굳어졌다.
탁!
당장 문을 닫았다.
은호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흑견을 바라보았다.
그제야 흑견이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나는 당연히 가니 묻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럴까 봐, 나타났다.”
이 모습을 바로 옆에서 구경해야 제맛이 아닌가.
흑견의 꼬리가 신이 난 듯 크게 움직였다.
“저, 저기, 저기에 까만 게 가득한데. 내가 잘못 본거지?”
은호는 잠이 다 깨어서는 두 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벌레였다.
다리가 많았다.
뭔지 자세히 보진 않았다.
“잘 봤다, 인간.”
“어…?”
“저 꼬맹이가 밖에서 가지고 왔다.”
“오늘?”
“그래, 오늘이다.”
“…하하하하.”
은호는 허탈하게 웃다가 흑견을 간절히 바라보았다.
“……살려주라, 멍멍이 형님.”
“이미 없다.”
흑견은 자랑스럽게 콧대를 치켜올렸고, 은호는 그대로 안도해서는 문틀을 붙잡았다.
“…저, 저 사고뭉치.”
은호는 계단을 위를 다시 호다닥 올라가는 소리를 들었다.
* * *
똑똑똑.
노크 소리가 이어 은호가 가볍게 들어오다 말고 그대로 멈췄다.
“……와아. 형, 몰골이 왜 이래요?”
은호는 족히 삼일은 못 잔 것 같은 태호의 모습에 기겁했다.
“누구 때문에 그렇지?”
“누구요?”
“그러게 누구 때문일까?”
이상하게 태호의 시선이 따가웠다.
은호는 눈동자를 굴렸다.
“안녕, 은호!”
위에서 갑자기 얼굴이 튀어나오자 은호는 기겁했지만, 이내 고스덕이라는 걸 알자 손을 흔들었다.
“안녕, 친구야.”
은호의 인사를 받은 뒤 고스덕은 만족했다는 듯 그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다.
“여기 지낼 만해?”
“으으응! 너무 좋아아!”
고스덕은 기쁨이 가득 보이는 표정을 하다 다시 위로 올라갔다.
얼마 전에 고스덕의 오해를 풀어주고자 동영상 하나를 그냥 풀어버렸다.
집주인이 나간 사이에 고스덕이 등장해 불을 꺼주고 자랑스러워하는 장면이었다.
솔직히 그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
“혹시 그 영상 말하는 거예요?”
인생 첫 동영상이었는데.
어쩌면 재능이 있을지도.
태호가 말을 하지 않고 그저 빤히 바라보자 은호는 대수롭지도 않게 대답했다.
“국장님 허락도 맡았고, 가을 씨 허락도 받았는데요?”
“…나는?”
“형이요? 가을 씨 허락을 맡으면 자동 아니에요?”
“일부러 그렇게 말하는 거지?”
“당연하죠.”
은호는 실실 웃으며 소파로 걸어가 앉았다.
“형.”
꽤 묵직한 말에 태호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말고 옆에 있는 에너지 음료수를 마셨다.
“은호 씨. 난 은호 씨가 그렇게 부를 때마다 불안해지기 시작했어. 일부러 그러는 거야?”
“결과가 어떻든 한 번은 필요했던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내가 뭐라고 말할 자격이 없다는 건 알아요. 그렇지만 너무 비밀스럽게 움직이는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은호 씨가 어떤 의미로 말하는지 알아. 하지만 그렇게밖에 할 수가 없었어.”
“이해해요. 자신감을 내비칠 수 있는 무언가가 없으니까요. 환수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큰 두려움을 가져올지 알아요.”
가령 ‘환수는 착하다’라고 말해놨지만, 아니면 어떡할 텐가.
모든 사람이 착한 게 아니듯 모든 환수가 착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그렇게 가정을 했기에 여기서 일어나는 모순에 사람들은 크게 반응할 테지.
그렇다고 ‘대부분의 환수는 착하다’라고 가정할 순 없었다.
그 대부분을 어떻게 봐야 할지 어떤 기준으로 정할 수 있을까.
어떤 설명 없이 해결할 방법이라고는 환수가 직접 움직이는 일뿐이었다.
그게 불가능하기에 태호는 물론, 지혜 역시 더 비밀스럽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겠지.
적어도 지금까지는.
“하지만 이제 내가 있으니까, 그렇게 어렵게 가지 말아요.”
은호는 손가락으로 본인을 몇 번이나 가리켰다.
“환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봐요.”
“원래 은호 씨가 환수와 관련된 일에 적극적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좀 더 힘을 주는 느낌이 없지 않은데? 무슨 소식 들었어?”
“아직 가을 씨한테 부탁하기 전인데, 심서율 씨를 찔러보니까 유예림 사건으로 큰 게 걸렸다는 결과를 들었어요. 이게 어떤 말처럼 보이나요?”
“솔직히 이렇게 알아내지 않아도 큰 곳하고 연결됐다는 건 아마 다 알걸? 하지만 이번에도 또 빠져나갈 거야.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
태호는 말을 꺼내다 말고 눈을 크게 떴다.
머릿속으로 뭔가가 계산됐다.
“……일부러 동영상을 올린 거야?”
“그렇게 말해버리면 내가 너무 이상해 보이잖아요. 꼭 목적성을 위해 환수를 도운 것처럼요.”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야. 은호 씨가 고스덕이 받은 오해를 풀려고 올린 건 알겠는데, 다른 한 가지를 더 노린 것 같단 말이지.”
태호가 조심히 꺼낸 저 말에 은호는 웃었다.
평소보다 더 날카롭고 싸늘했다.
“형이 말해줬죠? 환수를 여러 나라에서 인정한 건 친구들 주변에 흘러나오는 어떤 힘이 환경 오염으로 발생하는 여러 현상을 억누르기 때문이라고요.”
“맞아. 발전의 대가를 뒤로 미룰 수 있으니 보호종이라고 지정해둔 거지. 별로 마음엔 들지 않지만.”
“이 나라에서 환수를 위해 뭔가 열심히 한다는 건 이제 알겠어요. 그런데 점점 사람과 고립시키는 방향 같아요.”
환수를 알면 알수록 명백한 선이 보였다.
그게 제일 나은 방법이었겠지만, 은호는 안타까웠다.
“이건 보호라는 이름의 배척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게 최선이었어.”
태호는 말을 꺼내고는 뭔가 변명같이 들려 괜히 마음이 무거웠다.
“알아요. 그런데 무엇이든 보호하려면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해요. 이 세상에 관심 없이 이뤄지는 보호는 없어요.”
은호가 꺼내는 말이 다 맞는 소리였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다는 걸 알기에 태호는 점차 자신이 작아지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저 새끼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거예요. 알잖아요, 형?”
못을 박는 저 말에 태호는 눈이라도 감고 싶었다.
저 이유를 왜 모를까.
애초에 증거도 없고, 여론전도 불리했다. 무엇하나 이길 수 있는 게 없었다.
“형. 나는 부당한 게 싫어요. 억압받는 것도 싫고요. 그런데 여기 환수 친구들은 대부분 당하고 있어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얼 감내해야 하는지 알잖아요?”
웃음기가 지워지자 은호의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처음 마주했을 때처럼 짙게 퍼진 나른함이 꽤나 날카로웠다.
“그 새끼들.”
은호의 목소리가 무거워졌다.
“우리를 보고 웃고 있는 꼴이 아니꼬워요. 왜 우리가 피해야 하죠? 왜 우리가 도망가야 하는 거예요?”
살짝 숙인 은호의 얼굴에 그림자가 깔렸다.
아래를 가리키는 그 손가락이 유독 매서워졌다.
“난 그런 꼴을 더는 못 보겠는데요?”
이세계든 원래 세계든 피해를 입는 사람만 바보가 되어가는 꼴은 진짜 다 똑같았다.
자신은 멍청한 선택을 했고, 또 멍청하게 선택하려고 했다.
대체 뭐가 그렇게 무서워서 그 더러운 회사를 박차고 나가지 못했을까.
“지레 겁에 질려 도망가고, 숨고, 또 숨는 건 우리가 아니어야 해요. 이 동영상이 대중에게 환수를 알리는 첫걸음인 거예요.”
은호가 말을 끝낸 뒤에도 태호는 입을 살짝 벌렸다.
무슨 말을 꺼낼 때마다 저렇게 가려운 곳을 긁어주니 귀에 쏙쏙 들어왔다.
“그러니까 형.”
“…그래.”
이 뒤에 또 무슨 말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태호는 긴장했다.
“애들 좀 데리고 호수에 갔다 올게요.”
언제 무거워졌냐는 듯 은호가 싱긋 웃자 다시 주변이 따뜻해졌다.
“……어?”
“마트를 데려갈까 호수를 데려갈까 고민했는데, 역시 호수가 좋겠죠?”
“호…수?”
태호는 머리가 멈추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지금 은호가 터트린 일로 수많은 연락이 쏟아졌다.
특히 언론사에서 불이 났다.
저게 합성인지 아닌지부터 시작해서 해당 환수가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이건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연락을 얼마나 받았는지 몰라도 벨 소리에 경기가 일어날 정도였다.
환수 관리국도 지금 마찬가지가 아닐까.
“같이 갈래요?”
하지만 은호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자 태호의 입꼬리가 풀렸다.
모든 걸 다 떠나 이건 천상의 속삭임이었으니까.
* * *
‘…살아 있길 잘했다. 지금 숨 쉬고 있는 사실이 너무도 행복해! 진짜, 진짜 은호와 만나길 잘했다!’
태호의 입은 운전 내내 다물어지지 않았다.
뒷자리 창문에 다다닥 붙어 있는 환수들을 후방 거울로 볼 때마다 온몸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다들 옷을 입고 있었다.
폭시는 저번과 다른 꿀벌 옷을.
레비아탐은 도토리 모양이 가득 박힌 옷을.
일렉트는 머리를 가릴 수 있게 회색 후드 차림의 옷을.
그리고 흑묘성은 토끼 귀 모자가 달린 분홍 옷이었다.
가장 신경 쓴 것처럼 보이는 건 흑묘성이었다. 동시에 이상하게 불만이 많아 보였다.
“아, 은호 씨. 흑묘성만 저렇게 꾸민 이유가 있어?”
태호가 묻자 은호는 기가 찼다.
“형. 지금 운전한 지 1시간이 넘은 거 알고 있어요?”
“1시간? 벌써? 애들을 눈에 담다 보니 몰랐지, 뭐야.”
“해방감에 몰랐던 건 아니고요?”
은호가 실실 웃자 태호는 무엇이든 다 수용하겠다는 듯 그저 인자함이 담긴 얼굴로 볼 뿐이었다.
“오늘은 어떤 말이든 다 괜찮아.”
“…뭔가 무서운데요?”
“그래서 무슨 일인데? 흑묘성이 뭘 잘못했어?”
“절대로 벌레는 안 된다고 말했는데, 같이 지내고 싶다고 저 몰래 화장실에 넣어뒀어요. 그래서 모자도 씌워봤어요. 물론, 좀 있다가 벗길 거예요.”
“그 모습을 보지 못한 게 진짜 억울할 정도인데?”
“그래요. 내가 형한테 말한 게 잘못한 거죠.”
은호는 뒤를 힐끔 바라보았다.
라비가 입이 오므라진 상태로 펴지질 않았다.
―왜 벌레를 데려오면 안 되는지 모르겠다. 벌레는 착하니라!
변명이라고 꺼낸 말은 지금 생각해도 참 웃겼다.
“멍멍이 형님도 옷을 입히고 싶은…….”
“싫다.”
딱 잘라 목소리가 나오자 은호는 크게 웃었다.
뭔가 즐거웠다.
다 같이 있어서 왁자지껄한 게 참 즐거웠다.
“은호.”
고개를 푹 숙인 채 일렉트가 날아와 은호의 목 주변에 배배 감겼다.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니. 너무 괴로워.”
“옷이 너무 답답해?”
은호가 모자 부분을 내려주자 일렉트의 입이 삐죽 나와 있었다.
뭔가 익숙한 기시감이 들었다.
“전기가 저렇게 많은데, 나는 바라만 봐야 해! 괴로워!”
은호가 웃음을 참는 얼굴을 하자 일렉트의 입꼬리가 더 바짝 뒤틀렸다.
“은호는 지금 이게 웃…….”
“은홈! 은홈!”
갑자기 레비아탐이 다가왔다.
“왜 그래?”
또 무슨 일일까.
“저기 누가 쓰러져 있엄!”
레비아탐이 가리키는 앞 발가락을 따라가자 은호는 눈을 깜박거렸다.
호수 주변에 길쭉하게 모습을 드러낸 나무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진짜다! 진짜야, 은호. 저기 인간이 쓰러져 있어.”
폭시의 말이 들리자 은호는 입을 열었다.
“형. 사람이 쓰러졌대요!”
“뭐? 어디? 어디에?”
태호는 바로 차를 갓길에 대고 멈췄다.
“애들아, 잠깐만 여기 있어봐.”
주저 없이 밖으로 나가는 태호를 따라가기 전에 은호는 환수들에게 당부하고는 차에서 내렸다.
재빨리 태호의 뒤를 쫓았다.
그가 가까워지는가 싶던 차, 은호는 필사적으로 태호의 옷자락을 붙잡아 멈췄다.
“왜, 왜 그래?”
“주변을 봐요, 형.”
은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사방에서 굵직한 줄기가 날을 세우듯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