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128)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128화(128/302)
128화. 비가 내리는 날(2)
은호는 정말 놀란 채 하늘을 바라보았다.
일렉트가 전기 나무를 벗어난 것도 놀라운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
입을 삐죽거리면 거렸지, 웬만해서는 잘 웃지 않는 일렉트가 지금 웃음을 아주 크게 터트리고 있었다.
직접 들었음에도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은호는 자신의 옷자락을 붙잡은 라비의 손길을 느꼈다.
이 상황이 얼마나 낯설고, 어색하면 그러겠는가.
“일렉트가… 이상하니라.”
“확실히 다르긴 하네.”
은호가 일렉트에게 다가가자 라비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삐죽이가 아무리 그래도 번개를 함부로 쏘진 않아.”
말이 끝나자마자 번개가 떨어졌다.
콰아앙!
선명한 빛깔이 밀려오자 은호는 눈을 꽉 감았다.
귀가 다 먹먹했고, 주변에 누군가 도망가는 소리가 들렸다.
“번개! 번개 쐈느니라! 은호는 거짓말쟁였다!”
라비가 울먹이며 소리쳤다. 귀가 어느새 머리에 바짝 붙었다.
번개가 내려오지 않는다고 했는데, 내려왔다.
번개가.
“삐…….”
은호의 입가가 덜덜 떨렸다.
“삐죽아!”
바로 소리치며 달려갔다.
이게 무슨 짓인지 몰라도 일단 말려야 했다.
“으헝헝!”
라비가 기어코 울음을 터트렸다.
번개는 무서웠다.
은호는 그 소리에 멈췄다. 라비가 너무 몸을 떨고 있었다.
“미안해, 사고뭉치야.”
은호는 사과한 뒤, 다시 돌아가 안전하게 있을 수 있게 나무 밑에 라비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라비를 우산으로 덮어주었다.
“사고뭉치는 여기 있어. 갔다 올게.”
“으, 은호는?”
“삐죽이가 저러면 안 되니까, 말려야지.”
은호는 라비를 쓰다듬었다.
비가 은호의 머리를 적셨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라비는 몸을 덜덜 떨었다.
가야 하지만, 번개는 무서웠다.
은호는 라비가 진정될 때까지 쓰다듬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은호!”
“괜찮아, 사고뭉치야. 거기 있어.”
은호가 뛰어가자 라비는 앞발을 동동거렸다.
“…그게 아니라 은호가 젖고 있지 않더냐.”
“아, 이거? 어차피 마르면 돼. 사고뭉치가 감기 걸리면 안 되잖아.”
은호는 바로 등을 돌리며 뛰었다.
라비는 그 모습을 보며 눈물을 뚝뚝 흘리다가 앞발로 눈가를 비볐다.
‘용기 내, 라비! 용기 내!’
* * *
은호는 떨어지는 빗방울에 얼굴을 닦으며 뛰어갔다.
“태블릿 씨.”
태블릿이 가방에서 나왔다.
《말씀하십시오.》
“혹시 일렉트와 관련해서 비가 오면 번개를 내뿜는, 그런 행동을 한다는 정보가 있을까요?”
《해당 정보를 검색 중입니다.》
《비가 오는 날을 좋아한다는 정보만 있습니다.》
그 글자에 은호는 달리다 말고 속도가 차차 느려졌다.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고요?”
《그렇습니다. 비가 오는 날을 아주 좋아합니다.》
“고마워요.”
은호는 천천히 걸음을 멈추다 말고 코를 훌쩍거렸다.
‘…그러니까, 번개를 쏜 것도, 크게 웃은 것도 다 즐거워서 그런 거야?’
생각을 잠깐 하던 은호는 허공에 떠 있는 일렉트를 바라보았다.
비가 떨어져 제대로 눈을 뜰 수 없었다.
바람 소리가 나더니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은호가 눈을 뜨자 단춧구멍 같은 눈동자와 시선을 마주했다.
“왜 비 맞고 있어? 비 맞는 거 좋아해?”
일렉트는 아주 정상이었다.
“…비 맞는 거 되게 싫어하는데, 아까 삐쭉이가 갑자기 웃길래 놀라서 왔어.”
은호는 어색하게 웃었다.
머리카락 끝에 빗물이 뚝뚝 떨어졌다.
“진짜?”
갑자기 일렉트의 두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이 났다.
왜 이렇게 눈동자가 밝은가 싶던 차, 일렉트의 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아까 봤어? 봤어? 번개가 내려쳤다? 사라지기 전에 얼른 번개를 먹었어!”
일렉트는 환하게 웃었다.
번개가 입속으로 들어온 순간, 모든 걸 다 가진 기분이었다.
자연에서 치는 번개는 그 신선도가 남달랐다.
“삐죽이가 번개를 사용한 거… 아니야?”
“나는 번개 냄새가 나길래 이쪽으로 떨어지라고 유도했을 뿐이야. 비 오는 날에 전기 쓰면 큰일 나! 전기가 퍼져! 퍼진 전기를 맞으면 아파!”
“…그렇지, 큰일이 나지.”
은호는 뭔가 떠밀리듯 입을 열었다.
“어쨌든, 번개가 너무 커서 다 먹지 못했는데, 너무너무 맛있었어! 자연에서 나타난 번개는 맛이 다르다? 평소에 전기가 삐죽삐죽이라면……. 아!”
일렉트는 입맛을 다시며 말을 꺼내다 말고 갑자기 날개를 크게 흔들며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평소 일렉트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도 활기찬 모습에 은호는 좀처럼 적응이 되질 않았다.
이건 마치 흑견이 갑자기 폭시처럼 행동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멍멍이 형님이, 폭시가 된다고?’
푸흡.
은호는 잠깐 생각하다 말고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그, 그, 은호가 나한테 주는 전기 맛하고 비슷해!”
“토템에 담긴 전기 말이야?”
“맞아. 그거. 그 맛이랑 비슷해! 어쩐지, 어쩐지 달랐어.”
일렉트가 맛을 생각하며 황홀한 표정으로 배시시 웃었다.
꼭 찹쌀떡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멍하니 일렉트를 보던 은호는 뒤늦게 웃음을 터트렸다.
요컨대 정말 태블릿에 적힌 대로 비를 좋아할 뿐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진짜 싫던 비가 다르게 느껴졌다.
비가 내리는 날, 일렉트는 가장 밝고, 가장 말이 많아지며, 가장 활기찬 날이 될 테니까.
그런 일렉트를 바라보는 자신은 얼마나 더 행복할까.
“그런데 은호. 계속 비 맞아도 돼?”
힘이 없는 인간은 약하다고 헤인이가 말한 적이 있었다.
은호는 힘을 가지고 있지만, 힘이 있는 다른 인간과 달랐다.
힘이 있음에도 힘이 있는 인간처럼 튼튼하지 않았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는지 몰랐지만, 걱정됐다.
“고마워, 삐죽아.”
갑자기 내뱉은 은호의 고마움에 일렉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고맙다고 하는 건데? 난 번개를 먹은 것밖에 없어.”
“비가 오는 날은 네가 가장 활기찬 날이라는 걸 알았으니까.”
“그게 왜 고마운 건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날을 이렇게 좋은 기억으로 덮어줬잖아.”
일렉트는 그 말에 고개를 올려 하늘을 보았다.
흐렸다.
자신은 젖지 않았지만, 은호는 홀딱 젖었다.
물에 흠뻑 젖는 기분은 썩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비에 젖는 기분이 싫어서 그래?”
“맞아. 맞으면 춥고, 맞고 있는 동안은 찝찝하고, 맞은 뒤에는 서러우니까.”
일렉트는 은호에게 다가가 앞발을 뻗어 볼을 찔렀다.
잠깐 무언가를 떠올린 듯한 은호는 곧 일렉트를 보며 실실 웃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 이렇게 새로운 모습을 봤잖아? 진짜 즐겁네.”
“…나도 비는 싫은데, 번개는 좋아.”
“그럼, 행복한 게 아닐까?”
“그렇네. 나는 행복한 거야.”
일렉트는 은호의 손길에 두 앞발을 꼭 쥐더니 고개를 살짝 숙여서 슬쩍슬쩍 나오는 웃음을 수줍게 지었다.
입가가 벌어지려던 차 밀려드는 소리에 일렉트가 고개를 돌렸다.
찰팍거리는 소리가 났다.
은호 역시 얼굴을 움직였다.
라비가 뛰어오고 있었다.
“…이 몸은. 나는. 번개가, 무섭지 않느니라!”
뭔가 힘껏 말했지만, 말과 달리 라비는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사아아아.
은호는 뛰어오는 라비를 맞이하려다 말고 갑자기 싸늘한 느낌에 위를 바라보았다.
뭐가 반짝거렸다.
‘…그거 아니지?’
그 무언가는 아주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내가 번개를 눌러줄 거다!”
라비가 힘차게 소리치자 은호는 확신했다.
힘을 썼다는 걸.
지금 라비가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라는 걸 보여주듯 힘은 하나가 아니라 두 개로 쪼개진 상태였다.
은호는 당장 가방에서 피를 뽑는 물건을 꺼낸 뒤, 손등을 있는 힘껏 찔러 피를 뽑았다.
그대로 바닥에 피를 뿌리며 일렉트를 안고, 라비 역시 안았다.
은호의 품에 안기자 라비는 감았던 눈을 뜨며 흠칫거렸다.
털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느낌에 라비는 본인이 힘을 사용했다는 걸 알아버렸다.
몸에 박힌 수많은 별이 혼란스럽게 움직였다.
“괜찮아. 괜찮아, 사고뭉치.”
은호는 반대편으로 죽어라 달렸다.
“내가 조금 전에 말했지? 실수할 수 있다고, 혼날 짓을 할 수 있다고.”
은호의 지시를 받은, 피를 흡수한 식물들과 위그드라실이 발을 구르기 전에 어디선가 맹렬한 빛이 쏘아졌다.
콰앙!
잘게 쪼개져 와르르 떨어지는 파편에 은호가 라비와 일렉트를 보호하며 몸을 감쌀 무렵, 어둠이 모든 파편을 잡아먹었다.
“이 병아리가, 지금 뭐 하는 짓인가?”
흑견이 불쑥 나타나 위를 바라보며 으르렁거렸다.
“친구. 성격이 너무 급해. 파편은 당연히 치우려고 했지.”
윈디드가 은호 옆으로 내려와 날개를 펼쳐 우산이 되어주었다.
은호는 흑견과 윈디드를 보며 진심으로 반겼다.
“아주 좋은 순간에 찾아와서 다행인데?”
“…미안하니라.”
주눅이 든 라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훌쩍.
눈물이 핑 돌았다.
너무 무서워서 은호하고 약속을 어기고 힘을 사용해버렸다.
“나는… 계속, 사고만 치느니라.”
라비가 울려던 차, 일렉트가 앞발을 올려 라비의 머리를 살짝 눌렀다. 용수철처럼 당장 튕겨갈 듯 깜짝 놀랐다.
“…미안해. 울지 마.”
일렉트의 사과에 라비는 더 동그래진 눈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그때, 전기 쏴서 계속 날 무서워하는 거 알아.”
일렉트는 라비의 눈길을 피하며 입을 열었다.
“전기만 관련되면 내가, 좀 많이 변해. 나도 알고 있어. 그래도 너한테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
라비는 아이였다.
새끼에 가까울 정도로 어렸다.
모든 게 새롭고, 신기할 나이라는 걸 알았어도 자신의 집으로 겁 없이 달려드는 모습에 참을 수가 없었다.
집을 빼앗을 것만 같았다.
소중한 집을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 두려움이 커서 자신도 모르게 번개를 쐈다.
도망가는 라비의 뒷모습을 보면서 후회했다.
“…내가, 사과하는 법을 잘 몰라서. 그래서 빨리 말하지 못했어.”
일렉트는 하고 싶은 말을 다 꺼내지 못했다.
자신의 세계는 아주아주 작았기에 뭐든 서툴렀다.
그래서 더 말하고 싶지 않았다.
서투른 이 말이 상대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몰랐다.
은호도 그렇고, 레비아탐과 폭시는 다 받아주니까, 무슨 말을 하든 다 알아주니까, 더 많이, 더 크게 말할 수 있었는데, 라비는 아니었다.
낯설었다.
단아한테도 사실 그때,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은호가 만들어준 나무가 너무 예쁘다고. 은호가 준 솜사탕을 닮았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일렉트의 떨림이 느껴졌기에 은호는 입술을 더 꽉 다물었다.
이 사태에 끼어드는 건 옳지 않았다.
라비는 ‘히끅’하고 소리를 내며 일렉트를 바라보았다.
사실 이렇게 가까이 일렉트를 본 건 처음이었다.
눈은 무척 작았고, 부드럽게 이어진 몸은 예뻤다.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앞발에 달린 깃털은 어떨까. 나뭇잎이 매달린 것처럼 참 신비로웠다.
번개를 쏠 때는 몰랐는데, 무섭지 않았다.
라비는 앞발로 눈가를 닦은 뒤, 배시시 웃었다.
이제 번개는 안 무서울지도 몰랐다.
“사과해줘서 나는 괜찮느니라!”
라비가 당당히 말했다.
사과가 얼마나 힘든 건지, 사고를 많이 치는 자신이기에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정말?”
일렉트가 놀란 마음을 안고 물었다.
“사과는 아주 힘드니라. 나는 은호한테 아주 많이 사과한다. 매번 어떻게 사과해야 은호한테 혼나지 않을지 고민하느라 머리가 아프니라!”
라비는 앞발로 머리를 꽉 쥐었다.
매번 다르게 사과하는 건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나도 사과할 게 있다.”
라비는 일렉트를 바라보며 젖어버린 꼬리를 만지작거렸다.
“…나는 일렉트가 무섭다고 생각해버렸다. 일렉트가 아주아주 나쁘고, 다가가면 무조건 번개를 쏜다고 생각해버렸느니라. 하지만 아니었다.”
그건 얼추 맞다고 말해버리고 싶었지만, 은호는 차마 그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이 훈훈한 광경을 깨버리고 싶지 않았다.
“맞아. 내 집 근처로 빠르게 오면 나는 또 쏴버릴지도 몰라.”
일렉트가 솔직히 말하자 은호는 깜짝 놀라며 라비를 바라보았다.
휘둥그레진 눈을 하며 은호에게 더 기댔다.
“…저, 정말이더냐?”
“응.”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더냐?”
“천천히 와. 빠르게 오지 마.”
“그러면 되더냐?”
“응.”
“그럼, 은호는 달려도 되더냐?”
라비는 이것저것 질문하다가 문득 든 궁금증에 다르게 물어보았다.
일렉트는 은호를 바라보았다.
은호가 기대를 담고 있었지만, 일렉트는 칼같이 대답했다.
“아니. 아무리 은호라도 안 돼. 아직 조절이 안 돼서 그래. …내가 더 노력할게.”
“은호도 안 된다니…….”
라비는 그제야 일렉트가 꺼낸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전기 나무를 만들어 준 건 은호였는데.
만약에 실수로라도 은호를 공격하게 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앞발을 뻗어 냉큼 일렉트를 안아주었다.
“앞으로 천천히 가겠다.”
라비가 굳게 다짐하며 꺼낸 말이지만, 은호는 오히려 라비를 주시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일렉트와 라비를 있는 힘껏 안아주었다.
뭐가 됐든, 일렉트와 라비가 웃고 있으니 아주 좋았다.
“뭘 그렇게 웃는가. 바보같이 왜 비나 맞고 덜덜 떠는가.”
흑견이 코웃음을 치며 꼬리로 은호를 덮어주었다.
“그냥, 좋아서.”
윈디드와 흑견이 우산이 되어주고 있었으니까.
그게 참 좋았다.
“말썽꾸러기. 이제 안으로 들어갈까?”
윈디드가 제안하자 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우리 다 씻어야 하니까.”
씻는다는 말에 라비와 일렉트가 품에서 바둥거렸다.
“씻는 건 싫다!”
“나는 안 젖었어!”
거의 동시에 나온 말에 라비와 일렉트는 서로를 바라보다 누가 뭐라고 하기 전에 키득거렸다.
은호도 덩달아 입꼬리를 올렸다.
“그런 건 없어, 친구들아. 누구 하나 빠짐없이 다 씻어야지?”
“…나는 아니지, 말썽꾸러기?”
윈디드가 어색하게 웃자 은호는 눈웃음을 지었다.
말 없는 저 침묵이 너무도 무서웠다.
“다 같이 씻으러 가자!”
은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흑견이 귀신같이 사라졌다.
은호는 뒤를 돌아보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비를 맞는 게 그렇게 싫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은호는 일렉트와 라비를 잠깐 내려놓은 채 비를 향해 뛰었다.
저기 멀리 그림자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도망가지 마, 멍멍이 형님!”
“비나 맞지 마라, 인간!”
은호의 머리 위로 어둠이 드리웠다.
더는 비가 내려오지 않았지만, 이건 이거였고, 그건 그거였다.
“멍멍이 형님이 도망 안 가면 되잖아! 왜 씻는 걸 싫어하는데?”
은호는 키득거리며 흑견을 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