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129)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129화(129/302)
129화. 봐, 오해는 금방 풀렸지?
“…아, 마침 잘 왔어, 은호 씨.”
태호는 슬그머니 방으로 들어온 은호를 반겼다.
그렇지 않아도 해줄 말이 많았다.
“형도 할 말이 많아 보이네요? 나도 그렇거든요. 형이 무슨 말을 할지 너무 기대되는데요?”
“그래? 나는 솔직히 좀 무섭거든.”
에취.
은호는 가다 말고 재채기를 내뱉었다.
태호의 눈썹이 올라갔다.
“뭐야, 감기야? …보니까 어제 누가 비 맞으면 뛰던데, 그거 은호 씨였어?”
그 물음에 은호의 입꼬리가 아주 살짝 떨렸다.
“아뇨. 그냥 재채기에요. 코가 간지러웠거든요. 이상하네, 먼지가 많나.”
은호가 구시렁거리며 허공에 손짓하자 태호는 무언가 찔리는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분 환기를 못 했네.”
“오늘만 그런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내가 이번 일 때문에 집을 못 갔어.”
“이번 일 때문만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불이 꽤 자주 켜져 있던데요?”
“알았어, 알았어! 환기 잘할게. 됐지?”
“그렇죠. 내 건강을 위해 환기 좀 잘해주세요.”
은호가 장난기를 가득 담아 말하자 태호는 숨을 깊게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당했다는 느낌이 너무도 강하게 들었다.
애초에 건강이라는 말은 은호하고 어울리지도 않았다.
창문을 연 뒤, 태호는 은호가 앉고 있는 소파로 궁둥이를 붙였다.
“구출된 환수들이 치료를 잘 받고 있는지 가장 궁금하겠지?”
“그렇죠. 왜 한곳에 모아뒀는지도 알고 싶긴 해요.”
“무섭고 괴로운 일로 서로 아주 끈끈한 연대감이 생겨버렸어. 따로 두면 지금 되게 불안해할 거야. 그래서 한곳에 모았는데, 치료가 예상보다 늦어질 줄이야. 큰일이네.”
태호는 숨을 잠깐 돌린 뒤, 머리카락을 살짝살짝 만졌다.
얼굴에 깊은 고민이 어렸다.
태호는 괜히 손바닥을 마주친 뒤, 두 손을 마주 잡은 채로 다른 말을 내뱉었다.
“일단, 환수 관리국에서 정화자 놈들을 싹 체포했어.”
“그렇죠. 내가 그놈들을 쫘악 땅에 심어뒀거든요.”
“안 그래도 그 말 들었어. 실제로 봤으면 좋았을 텐데.”
태호는 은호의 대답에 키득거리며 휴대전화를 내밀었다.
“그럴 줄 알고 찍어뒀죠.”
“오, 보자.”
태호는 은호가 내민 휴대전화에 띄워진 사진을 보더니 배를 잡고 웃었다.
“이야, 이 새끼들 진짜 사진 잘 받네.”
“아무 곳에 뿌려달라고 가을 씨한테 부탁하려고요.”
“가을 씨가 그런 거 되게 좋아하거든. 진짜 좋아할 거야.”
사진을 가지고 태호하고 시시덕거리던 차, 은호는 목구멍까지 올라온 장난기를 막지 못했다.
“다음번에 올래요?”
“아차, 어디까지 말했더라?”
태호는 슬그머니 말을 돌리더니 미간을 꾹 눌렀다.
“아, 그… 특히 이번에 중심이 된 노준원. 그래, 그 사람도 체포했고, 신원 조회를 해보니까, 봉사단체를 하나 운영 중이더라고. 털 게 좀 많아 보였어.”
“그냥 대놓고 많아 보이긴 하네요.”
“그리고 레드독에서 동영상을 올린 그곳 말이야. 가을 씨가 그때 말하던 것처럼 진짜 가정집이더라고.”
“정말요…?”
“중요한 건 이거야. 기억을 못 해. 분명히 올린 흔적은 있는데, 기억이 안 난다고 하더라고. 꼭 뭐에 홀린 사람 같았대. 그래서 혹시 초능력에 당했는지 검사하러 이쪽으로 올 거야.”
“…그. 있잖아요, 형.”
은호가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말을 천천히 내뱉었다.
“그래, 말해봐.”
사실 여기에서 놀랄 건 더 없었다.
태호는 여유롭게 대꾸하며 등받이에 기댔다.
“레드독 말이에요.”
“뭐 발견했어?”
“그거 아무래도 하이프가 저지른 일 같아요.”
“…….”
태호는 그대로 굳어져 눈을 깜박거렸다.
“주택촌에서 하이프를 봤거든요. 몇 번을 생각해봤지만, 하이프가… 레드독이라는 단체를 만든 것 같아요.”
“…….”
“혹시 그 검사를 하면 초능력뿐만 아니라 환수에게 당한 것도 나오…….”
은호의 말이 끝나기 전에 태호는 다급히 손바닥을 내보였다.
숨이 빠르게 거칠어졌다.
“…하, 하이프가. 하이프가 뭘 만들어?”
“레드독이요.”
은호가 숨을 한 번 돌린 뒤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게 얼마나 큰일인지 알고 있었기에 새하얗게 질린 태호의 표정에 심각함이 더 와닿았다.
“형.”
“……어.”
태호는 긴 숨과 함께 대답했다.
“이런 경우는 없었죠?”
“만약에… 있었다고 해도 몰랐을 거야. 정말로. 정말로 몰랐을 거야.”
태호는 온몸이 흔들리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이미 환수의 지능이 상당히 높다는 걸 알았는데도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문제였다.
그렇게 지키고 싶어 했던 환수가 도리어 사람의 목에 발톱을 들이민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다.
“형.”
“…그게 정말이라면. 정말 그렇다면.”
태호는 절망을 담아 다음 말을 꺼내려 했다.
하지만 은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저번에 가을 씨가 동영상이 편집됐다고 했던 말 기억나요?”
태호는 말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밝혀진 게 없어요. 지금 나온 건, 하이프가 환수들을 구해줬다는 사실이에요.”
환수들을 구해주려는 하이프가 환수를 죽일 리가 없다고 믿는 게 맞았다.
“그리고 하이프가 향하는 칼날의 방향은 그냥 일반 사람이 아니에요.”
“…환수 밀렵꾼과 정화자였지.”
“맞아요. 그러니까, 형. 낙담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언제가 되었든 겪을 일이지 않을까 싶어요.”
환수가 왕과 한 약속이 깨지고 있었다.
―…약속이 깨진 존재 같아서, 쫓았어. 쫓길지 알았는지, 다른 존재를 조종해 우리를 막아서더라. 그래서 일단 그만뒀어. 다른 존재는 이번 일과 관련이 없잖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어.
윈디드가 흑견과 함께 하이프를 쫓은 이유를 어제 말하지 않았는가.
“하긴 그렇지. 사람들한테 불만이 쌓인 환수가 왜 없겠어.”
태호는 괜히 끊었던 담배가 생각이 나 손가락이 다 근질거렸다.
“…잠은 못 잤겠네.”
태호는 시선을 올려 은호를 보았다.
“그렇긴 했죠. 그런데 잠 좀 못 잤다고 무슨 일이 터지는 것도 아닌데요.”
“은호 씨. 이 이야기, 환수 관리국 쪽에 전달해도 되겠지?”
“해야죠. 피해가 형하고 이지혜 국장님한테 너무도 크게 올 테니까요.”
은호는 고개를 살짝 올렸다.
열어둔 창문 너머로 비 냄새가 올라왔다.
어제보다 옅은 비가 내렸다.
퐁.
색다른 소리와 함께 허공에 스케이트를 타듯 뭔가가 스으으윽 지나갔다.
은호는 잠깐 눈을 감았다가 이내 다시 눈을 떴다.
창문 너머에는 그저 비만 내릴 뿐이었다.
‘…내가 잘못 봤나?’
“왜 그래?”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은호는 지쳐보이는 태호를 향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 * *
“안 됨!”
레비아탐이 목소리를 내며 고개를 좌우로 가로저었다.
이내 다급히 앞발로 입을 가렸지만, 그래도 해야 할 말을 꺼냈다.
“은호한테 화내지 말엄!”
레비아탐은 은호를 노려보며 경계하는 환수들을 향해 아주아주 무섭게 눈을 뜨려고 노력했다.
“괜찮아, 레비아탐.”
은호는 잠깐 무릎을 꿇어 레비아탐을 쓰다듬었다.
주택촌에 구출한 여러 친구가 자신을 무서워하리라는 건 알고 있었다.
‘…알고 있지만, 그래도 시선이 좀 아프긴 하네.’
쓰디쓴 미소가 입가에 맴돌았다.
―무섭고 괴로운 일로 서로 아주 끈끈한 연대감이 생겨버렸어. 따로 두면 지금 되게 불안해할 거야. 그래서 한곳에 모았는데, 치료가 예상보다 늦어질 줄이야. 큰일이네.
태호가 무심코 꺼낸 말에 고민하다가 이렇게 오게 됐다.
우선, 치료를 받게 하는 게 먼저일 테니까.
“친구들아.”
은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걸어갔다.
이미 잘린 힘줄로 구석까지 기어간 환수들은 그를 경계하다 말고 매서운 이빨을 드러냈다.
마지막 발악 같은 모습이었다.
은호는 더는 다가가지 않겠다고 알리려 그 자리에 앉아 최대한 눈높이를 낮췄다.
“괜찮아. 더는 무서워할 필요 없어. 이렇게 도망가지 않아도 돼.”
유예림을 붙잡고, 구출해낸 환수들이 짓던 표정도, 지금 앞에 있는 환수들이 짓는 표정도 다 마음이 아릴 만큼 겁에 질려 있었다.
은호는 그 표정을 짓게 만든 현실이 그렇게 화가 날 수가 없었다.
대체 왜 저들의 소중한 걸 아무렇지도 않게 빼앗아버리는 건지.
“너희는 이제 괜찮으니까, 아픈 몸으로 그렇게 날을 세우지 않아도 돼. 나는 너희를 해치지 않아.”
은호는 천천히 말을 걸었다.
당장 쏟아지는 저 눈길로 자신이 뭐 어떻게 되는 건 없었다.
하지만 환수들은 아니었다. 치료 시기가 늦을수록 회복도 재활도 더딜 수밖에 없었다.
“…다시 걷고 싶잖아?”
“지금 그걸… 네가 말하는 거야?”
은호의 말에 환수 중 누군가 발끈했다.
이렇게 만든 게 누구인데.
“네가 무슨 말을 하든 속지 않아! …절대로 속지 않아. 우리가 걷지 못하게 된 건 전부다. 다 너희 탓이잖아!”
“…맞아. 속지 말라고 그랬어.”
은호는 누가 그랬냐는 물음을 차마 꺼내지 못했다.
범인은 하이프였으니까.
그대로 시선을 살짝 내린 채 미소를 지었다.
“너희가 옳아. 이렇게 된 건 인간 탓이니까. 그런데 모두를 미워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고개를 올린 은호는 좀 더 굳건해진 채 바라보았다.
“나를 원망해도 괜찮은데, 너희를 도와주기 위해서 지금도 움직이고 있을 수많은 인간을 부정하지 말아줘.”
그 사람들이 나서지 않았다면 환수들은 지금 차디찬 바닥에 내린 비를 맞고 있을지도 몰랐다.
“지금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믿기지 않고, 이상하게 들린다는 걸 알아. 하지만 나는 그래도 너희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
은호의 미소가 환하게 지어졌다.
따스한 시선과 부드러움이 담긴 표정에 날을 세우고 있던 환수 중 일부는 잠깐 멍하니 바라보았다.
의문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진짜 나쁜 인간이 맞을까.
그곳에 있던 인간들이 짓는 표정과 너무도 달랐으니까.
“그러니까 친구들아, 치료받자. 이건 날 위해서가 아니야. 너희를 위해서야. 어서 원래 보금자리로 돌아가야지?”
“…거짓말.”
환수는 은호의 말에 차갑게 냉대했다.
무슨 힘이 있는지 몰라도 귀가 홀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더 날을 세웠다.
“지금 너 힘을 쓰고 있지? 우리를 괴롭히려고!”
“아니얌. 은호는 거짓말하지 않암! 정말이얌. 여기는 애초부터 아픈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걸.”
레비아탐이 말을 꺼낸 뒤에 혀를 내밀었다.
잘린 혀 부분 사이로 교정기가 보였다.
“나는 혀가 잘렸엄. 지금도 훈련 중인뎀, 나는, 나는 이걸로 더는 누군가를 공격하지 않게 됐엄!”
레비아탐은 은호의 품으로 들어와 그를 안았다.
“너희가 화난 건 알암. 알지만, 그래도 분풀이는 안 됨. 어제 계속 말해줬잖암. 다 들었으면서 이러면 안 됨. 그건 비겁햄!”
레비아탐은 은호의 옷자락을 쥐며 환수를 향해 할 수 있는 가장 냉혹한 말을 내뱉었다.
저들은 비겁했다.
다 알고도 모르는 척, 은호에게 차가운 말만 내뱉고 있었다.
레비아탐의 더듬이가 올라갔다.
갑자기 복도에서 울리는 발소리가 들렸다.
폭시가 헐레벌떡 뛰어오며 은호의 품에 안겼다.
“은호!”
“폭시얌!”
레비아탐이 은호를 안은 폭시에게 살짝 기댔다.
“왜 뛰어왔어? 천천히 오지 그랬어.”
“이럴까 봐, 얼른 왔어. 은호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은호만 원망받을까 봐.”
폭시는 속상함을 드러내며 은호의 품에 머리를 비비적거렸다.
전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어제 몇 번이나 말했지만, 저들은 그때도 들어주지 않았으니까.
꼭 누군가 저들의 귀를 막아버리게 한 것 같았다.
그때 그 존재일까.
“폭시가 와준 걸로 충분하지.”
은호는 실실 웃었다.
레비아탐이 자신을 옹호해주고, 폭시가 와주었으니 정말 든든했다.
지금 흑견도 기다려주고 있었다.
얼마나 화를 참고 있을까.
“폭시 너도 알잖아. 마음이라는 건 한 번 다치면 빨리 회복할 수 없다는 거.”
“알아. 알지만 그래도 나는 속상해.”
감정을 볼 수 있기에 폭시는 꼬리가 자꾸만 바짝 서는 걸 느꼈다.
저렇게 날을 세울 건 없는데.
“나도 조금 더 기다리려고 했는데, 저 친구들의 다리에 끊어진 힘줄은 기다려주지 않아. 치료받아야 해. 뭐가 되었든 이 시기를 놓칠 순 없어.”
은호는 폭시와 레비아탐을 쓰다듬어준 뒤, 다시 환수들을 바라보았다.
물러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친구들아, 지금을 놓치면 안 돼. 정말 안 돼. 이건 고집을 부릴 일이 아니야.”
은호가 설득하려고 하지만, 꼼짝도 하지 않는 모습에 폭시는 은호의 품에서 불만을 담아 환수들을 바라보았다.
화가 점점 차올랐다.
“아. 혹시 같이 있던 까만 친구들이 사라져서 더 무서운 거야?”
은호가 저들의 반응에 곰곰이 생각하다 물었지만, 대답은 없었다.
정답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공간을 열었다.
“그 친구들은 이미 치료받고 있어.”
은호가 가리킨 공간 너머로 검은 털을 지닌 디어네가 모습을 드러냈다.
놀라 물러섰던 환수들이 디어네들의 모습에 날을 살짝 꺾었다.
“어!”
디어네들은 환수들을 보며 반겼다.
“너희, 살아 있었어? 그런데 왜 그러고 있어?”
“…죽은 거 아니었어?”
“왜 이상한 말 하는 거야? 죽긴 누가 죽어? 우린 다 무사해!”
디어네의 말을 따라 다른 환수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챘다.
하지만 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인간이 우리를 죽이려고 했어! 너희도 그렇지?”
“너희 설마 은호한테 화를 낸 거 아니지? 너흰 은호한테 그러면 안 돼! 은호가 우리를 구해줬다고!”
“무슨 소리가 우리를 구해준 건, 그 존재야.”
“그것도 맞긴 한데, 붙잡혔잖아. 다시 우리를 구한 건 은호야. 아니, 은호하고 저기 있는 애들이라고.”
“맞아. 대장한테 다 들었어. 은호하고 다른 인간들이 우리를 죽이려는 인간들을 다 잡아줬다고. 그리고 다른 인간들이 우리 터전에 와서 덫도 제거해줬고.”
“덫만 제거해준 것도 아니야. 집도 다시 만들어 주고 있어!”
이어지는 디어네들의 말에 환수들은 놀란 눈으로 은호를 보았다.
인간을 옹호하고 있었고, 저 인간은 디어네들을 보며 사랑스럽다는 듯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환수들은 밀려드는 충격에 혼란스러웠다.
눈으로 보고, 겪었고, 들었던 그 모든 사실과 달랐으니까.
그럴 리가 없었다.
“괜찮아.”
은호는 환수들을 토닥이듯 부드럽게 말을 꺼냈다.
오해는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풀릴 테니까.
“오해할 수 있고, 그럴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도 충분히 알아. 내가 미울 수 있어. 원망스럽기도 하겠지. 그런데 친구들아.”
은호는 저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주었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뭘 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오해로 가장 중요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것만은 하지 말아줘. 약속할게. 내가…….”
“그만해도 돼, 은호.”
폭시가 격앙된 듯 목소리를 내뱉었다.
저들의 감정이 보이기에 더 목소리가 커졌다.
현실을 봤음에도 도망가고 있었다.
그건 치사했다.
“너희는 비겁해!”
폭시가 화를 내자 은호와 레비아탐이 깜짝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