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134)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134화(134/302)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 134화
134화. 비는 친구를 부른다(4)
우앙은 간절히, 더 간절하게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때 그 무, 무리는 무서운데, 싫은데, 가, 같이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부, 부러웠어. 나도 같이… 다, 다니고 싶어!”
하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았다.
하지만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고, 나온 말은 너무도 단순했다.
무슨 소리인지 이해해줄까.
“나도 그래. 나도 같이 있는 게 더 좋아.”
‘…날, 이해해줬어.’
우앙은 감동하며 조금 전보다 더 천천히 말을 꺼냈다.
“그런데 내, 내가 말을 더듬어. 그래서 무, 무서워.”
“친구야.”
“으, 응?”
“만약에 그 친구들이 너한테 말을 더듬는다고 뭐라 한다면 내가 절대 같이 가지 말라고 말릴 거야.”
같이 가주겠다는 말과 다른 반응이 나오자 우앙의 뿔이 축 늘어졌다.
“비는 언제가 되었든 내리니까, 기다리면 동족이 또 이곳에 올 수도 있지만, 너의 마음은 하나야. 너를 존중해줄 수 있는 친구를 만나야지.”
“그렇지만, 나, 나는 말을 더듬는데?”
“그 이유로 네가 머리를 숙이고 갈 필요가 없어. 그건 너의 약점이 아니니까.”
“…나, 나는 잘 모르겠어.”
이게 다 자신이 말을 더듬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닌가.
그런데 약점이 아니라니.
“그저 다를 뿐이야. 그 다름으로 네가 존중받지 못하는 건 안 돼. 반드시 널 이해해줄 수 있는 존재가 꼭 있을 거야.”
“……너, 너처럼?”
우앙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은호는 진짜 놀랐다.
“날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마워.”
이내 쏟아지는 고마움에 우앙의 머리끝이 부글부글 끓었다.
참 신기한 인간이었다.
고마운 건 자신인데.
용기도 나눠주지 않았는가.
“…나, 나 말할래. 정말 같이 가, 가주는 거 맞지?”
“손 내밀었는데, 언제 잡아줄래?”
“그, 그게 같이 가준다는 뜻이야?”
“맞아. 비슷해.”
그제야 우앙은 손을 덥석 잡았다.
얼마나 세게 쥐었는지, 은호의 손이 새하얗게 변했지만, 그는 우앙을 따뜻하게 바라보았다.
* * *
동족에게 향하면 향할수록 우앙의 몸집이 커지자 옆에 나란히 걷던 은호마저 우앙의 다리를 톡톡 건드렸다.
“친구야. 진정해.”
은호가 토닥거리자 우앙은 고개를 완전히 숙여 그에게 속삭였다.
“…떠, 떨려.”
얼마나 떨리는지 이해는 했지만, 이러다가 동족에게 도착하기도 전에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잠시만 진정하고 있어봐. 내가 먼저 말하고 올게.”
은호가 먼저 나서 나무 뒤에 숨은 우앙들에게 걸어갔다.
그들 주위에 윈디드가 있었지만, 일렉트는 없었다.
“삐약아. 혹시 삐죽이는 집에 갔어?”
“말썽꾸러기가 나가고 바로 집으로 갔어.”
‘참, 빠르기도 해라.’
지금 전기 나무만큼 일렉트에게 안도감을 찾아줄 수 있는 건 없어도 그렇지.
약간의 섭섭함은 뒤로한 채 은호는 나무 뒤로 숨은 우앙들을 불렀다.
“친구들아. 너희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친구가 있어.”
은호는 뒤를 돌아 우앙에게 손짓했다.
천천히 다가온 우앙의 덩치는 더 커져 있었다. 이러다 하늘까지 찍을 기세였다.
숨으려던 우앙들은 익숙한 형체에 지그시 바라보았다.
크기가 클 뿐, 동족이었다.
“왜 그렇게 크게 오는 거야?”
“맞아. 왜 그렇게 크게 오는 거야?”
아무렇지도 않은 물음이었음에도 우앙은 걸어오다 말고 멈췄다.
동족하고 대화를 나눴던 건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여전히 그 시간에 멈춰있던 우앙은 불쑥 떠오른 그 비웃음과 차디찬 손길에 불안함이 커졌다.
‘…덩치를 키워야 해. 내가 강하다는 걸 보여줘야 해.’
오직 그 생각밖에 들지 않던 차, 손으로 온기가 스며들었다.
“괜찮아, 친구야. 차분히, 천천히 이야기하면 돼. 저 친구들은 네 기억 속에 있는 애들이 아니니까.”
토닥거리듯 들려온 은호의 말에 우앙은 날뛰는 감정을 진정시키려 애를 썼다.
‘맞아. 아니야. 다른 애야. 그러니까 괜찮아.’
몇 번을 다독거렸지만,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눈을 감아 봐.”
은호가 작게 속삭였다.
우앙은 눈을 감았다.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어봐.”
그 목소리를 따라 우앙은 천천히 숨을 돌렸다.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이제 앞을 보면, 다를 거야.”
우앙은 지시를 따라 꽉 감았던 눈을 떴다.
다시 본 동족은 그저 호기심만 드러내고 있었다.
다른 얼굴에 다른 존재였다.
다르다는 걸 확인해서야 우앙은 조금 전보다 더 편안하게 말을 할 수 있었다.
“내, 내가 말을 더듬어. 많이.”
“나도 가끔 더듬는 편이야.”
“맞아. 얘는 가끔 더듬어.”
두 우앙은 줄지어 말을 꺼낸 뒤, 서로를 보며 키득거렸다.
동족이라는 걸 알자마자 편해졌는지 몰라도 그들은 조금 전보다 더 많이 나무 곁에서 떨어졌다.
“나, 나는 아니야. 그냥 계, 계속 더듬어.”
우앙은 혹여 동족이 오해할까, 다시 말을 꺼냈지만, 반응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럴 수 있지.”
“그럼, 그럼. 애는 코를 고는 소리가 아주아주 시끄러운데?”
나무에 매달린 우앙이 바로 옆 친구를 가리키며 말하자 발끈했다.
“내가 언제?”
“너 맞잖아.”
“그럼 너는?”
서로 갑자기 싸우는 모습을 보며 우앙은 묘한 감정을 느꼈다.
“나, 나 때문에 싸우면 안 돼.”
고개를 좌우로 움직인 우앙이 다급히 손을 뻗었다.
“싸우는 거 아니야. 우린 원래 이래.”
“그건 그래. 이러다가 진짜로 싸울 때도 있지만.”
“그런데 너 말이야. 진짜로 왜 그렇게 몸을 크게 하고 있어?”
“나도 궁금해.”
두 우앙은 호기심을 담아 물어보았다.
또 이어진 질문에 우앙은 식은땀을 흘렸다.
하지만 목소리가 나왔다.
“내, 내가…….”
우앙이 입을 열자 시선이 따라왔다.
그 시선이 생각보다 가까이 느껴지자 뒤늦게 깜짝 놀랐다.
나무에 매달려 있을 줄 알았던 동족들이 자신의 앞에 있었다.
“괜찮아? 어디 아파?”
“맞아. 식은땀을 너무 많이 흘려.”
동족의 걱정에 우앙은 그저 바라보았다.
진짜로 자신에게 한 소리인지 의심이 들었다.
“……나, 나는 말을 더듬어서, 그, 그래서, 다 나를 너무 싫어했어.”
너희도 나를 싫어해?
차마 그 물음이 나오지 않았다.
만약에 말해버린다면, 정말로 그렇게 되어버리면 너무 슬플지도 몰랐다.
“뭐? 지금 뭐라고 했어?”
“야. 그게 먼저가 아니지. 그거 누구야? 누가 그렇게 한 건데?”
동족은 화를 냈다.
자신이 아니라 자신을 가뒀던 그 무리에게.
우앙은 다시금 멍해졌다.
‘처음 봤는데…….’
우앙은 시선을 옮겨 은호를 보았다.
봐.
모두가 그런 건 아니잖아?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정말이네. 모두가 그런 게 아니었어.’
사실 그때, 자신을 가뒀던 투명하고 둥근 그 물건은 얼마든지 부서트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걸 부서트리면 진짜로 버려질까 봐, 무서웠다.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 지내면 얼마나 슬플지 몰라 차라리 견디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바보같이 모두가 떠나는지도 모른 채 그저 기다렸다.
내리는 비를 따라 바닥에 물이 가득 차고, 또 찬 뒤에 알았다.
이미 버려졌다는 걸.
“…이, 이래야 내가 말을 더듬는다는 걸 수, 숨길 수 있었어. 그래서…….”
한 방울.
두 방울.
비가 또 내렸다.
“덩치를 키, 키웠어. …바, 바보 같지?”
우앙은 정말로 바보처럼 웃었다.
하지만 웃음은 사라지고, 내리던 비도 금세 멈췄다.
동족이 손을 뻗어 왼쪽과 오른쪽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누가 뭐라고 하기 전에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나도 바보 같지 않아! 말을 더듬는 게 왜? 그게 뭐가 잘못됐는데?”
“맞아! 우리랑 같이 가자!”
“그게 좋겠네! 우리 말고도 또 있어. 곧 이쪽으로 올 거야.”
“그래. 우리랑 가자. 비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그 못된 애들을 만날 텐데, 우리가 혼내줄게!”
“진짜, 진짜 엄청 크게 혼내줄게!”
우앙들은 아주 활짝 웃었다.
의식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을 보며 우앙의 몸이 천천히 작아지고 있었다.
더는 위협해야 하는 대상이 없었다.
지금 우앙의 눈앞에 나타난 건, 이전과 달리 다정한 새로운 무리였으니까.
은호는 퍼져나가는 미소를 숨기지 않은 채 여전히 우앙의 손을 잡아주었다.
“……저, 정말로?”
우앙이 머뭇거리며 물었다.
“정말이지.”
“아, 혹시 무리가 있었어?”
우앙들은 은호네를 바라보았다.
은호는 굳이 해명하지 않았다.
이 말은 자신이 하는 게 아니었으니까.
우앙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한껏 일그러진 얼굴로 숨을 들이마셨고, 아주 크게, 정말 크게 말을 꺼냈다.
“나, 날! 날 무, 무리로 받아줘!”
말을 내뱉은 뒤, 우앙은 벅찬 숨을 내쉬었다.
몸에 힘이 풀려버릴 것만 같았다.
처음으로 낸 아주 큰 용기에 간절해졌다.
제발.
제발.
“아! 작아졌다.”
“정말이네?”
우앙들은 팔을 뻗으려다 말고 작아진 우앙을 보았다.
배시시 웃으며 우앙을 안아주었다.
“어서 와. 난, 밴이고, 쟤는 쿤이야.”
“왜 내 소개를 뺏는데?”
우앙은 밴과 쿤을 바라보았다.
여기라면.
이곳에 있으면 괜찮을 거란 생각에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우, 울지 마.”
“뭐래, 네가 울린 거잖아.”
투닥거리는 밴과 쿤을 보며 우앙은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던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티티야. 나, 나는 티티야.”
“환영해, 티티야.”
“진짜 예쁜 이름이잖아?”
그저 누군가 불러줌으로써 이름은 반짝반짝 빛나는 별처럼 예쁘게 느껴졌다.
티티는 밴과 쿤을 힘껏 안아주었다.
* * *
“…그런데 사고뭉치야.”
은호는 라비를 바라보며 이상하게 빵빵한 배를 보더니 만지작거렸다.
이제 곧 저녁을 먹을 시간이었다.
“왜, 왜 그러는가.”
라비는 살짝 숙인 얼굴로 위를 슬그머니 바라보았다.
옆에 있던 폭시와 레비아탐이 라비를 바라보았다.
“배가 이상하게 부르네? 아까 간식 먹고 시간이 좀 지났을 텐데?”
“사고… 안 쳤다. 정말 아무것도 안 했느니라.”
라비가 말과 달리 허둥지둥거렸다.
은호는 라비를 잡고 안았다. 입가를 문지르니 뭔가 가루가 나왔다.
가까이 냄새를 맡자 라비의 눈이 커지고, 익숙한 향이 은호의 코를 건드렸다.
‘아, 그거네.’
은호는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고는 저녁에 먹을 식자재를 바라보았다.
라비는 은호의 눈치를 살폈다.
그의 주변에 맴돌다가 눈을 질끈 감았다.
“……인간이 밥 먹는 곳에 가서 고구마 먹었느니라.”
라비가 은호에게 다가가 아주 작게 속삭였다.
은호의 입꼬리가 실룩거렸다.
솔직히 혼낼 생각은 없었다.
그저 고구마 향이 나길래 ‘아, 식당 가서 고구마를 얻어먹었네’라고 생각만 했다.
“…절대로 뺏지 않았다. 나는 당당히 달라고 말했다.”
“솔직하게 말한 건 잘했는데, 배가 이렇게 불러서 오늘 저녁에 호박고구마하고 꿀고구마하고 못 먹겠네?”
“그러게. 고구마는 하루에 먹을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는데, 까망이는 벌써 다 먹었겠다.”
은호의 장난을 알아챈 폭시가 신나게 합류했다.
“먹는 양이… 정해져 있더냐?”
“진짬?”
라비뿐만 아니라 레비아탐도 깜짝 놀라며 입가를 핥았다.
“그럼. 하루에 먹을 수 있는 양은 2개였는데.”
은호가 손가락 두 개를 펼치자 라비는 깜짝 놀랐다.
“그것보다 더, 더 먹으면 어떻게 되더냐?”
“배에서 고구마가 자란다고 하던데. 그렇지, 폭시야?”
“맞아. 나도 그렇게 들었어.”
은호는 웃는 얼굴로 폭시를 보았고, 폭시는 솟아오르는 입꼬리를 억지로 내렸다.
허.
흑견이 기가 찬 소리를 내뱉었다.
그 소리를 듣지 못했는지, 라비 못지않게 심각해진 레비아탐은 본인의 배를 바라보며 물었다.
“나, 나무껍질도 그램?”
“아니. 고구마만 그래. 하지만 우리 사고뭉치는 딱 하나만 먹었겠지?”
은호의 대답에 그제야 라비가 고개를 급히 가로저었다.
“내 배에…….”
“괘, 괜찮아. 자라지 아, 않아.”
티티가 웃으며 말하자 그제야 은호와 폭시가 웃음을 터트렸다.
“정말이더냐?”
라비는 티티를 간절히 바라보았다.
툭.
얼굴을 때리는 비에 라비가 얼굴을 가로저었다.
이어 모두의 얼굴을 때리자 은호가 혀로 입가를 핥았다.
“비가 오면 안 되는데. 오늘 고기 구워 먹어야 하는데.”
저 소리에 흑견의 귀가 쫑긋거렸다.
자리에서 일어나 제법 심각하게 목소리를 냈다.
“그건 안 된다.”
“…자, 잠깐 비가 내리지 않을 거야.”
티티가 손가락을 위로 뻗었고, 급히 달려온 윈디드와 그의 날개에 매달린 밴과 쿤 역시 손가락을 위로 올렸다.
“맞아! 오늘 비 안 내리게 막아줄게.”
“다 같이 밥 먹는다며?”
“그럼, 그럼, 밥은 아주 중요하니까. 고마워, 작은 친구들.”
윈디드는 흐린 구름이 걷어가는 하늘을 보며 흐뭇해했다.
고기는 무조건 사수해야만 했다.
“아! 다들, 이거 봐라?”
밴은 위에 고인 물로 비행기를 만들었다.
“이거 인간이 타는 거다?”
“나도 알아.”
쿤은 이에 질세라 물로 배를 만들었다.
“이게 더 크거든.”
“아니야. 이게 더 커!”
밴과 쿤이 싸울 사이에 내리던 비가 뭉치더니 무언가 만들어졌다.
은호, 흑견, 윈디드, 폭시, 라비, 레비아탐, 그리고 우앙들.
물로 된 그림이 하늘에 수를 놓았다.
“우, 우리야.”
티티가 물로 된 형상을 가리키며 활짝 웃었다.
시선이 단번에 쏠렸고, 환호성마저 터지자 티티의 머리가 터져버렸다.
이내 사방에서 웃음이 터졌다.
“…고, 고마워, 은호.”
얼굴이 돌아온 티티가 수줍게 은호에게 말했다.
그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게 이게 전부였다. 선물이라고 받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은호에게 같이 가자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티티야. 혹시 다음번에, 여기에 비가 오면 날 찾아와 줄래?”
“와, 와도 돼?”
“당연하지. 안 오려고 했어?”
“아, 아니! 더 많은 애들하고 가, 같이 올게.”
은호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자 티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약속이야.”
“응. 야, 약속이야.”
은호와 티티는 서로를 보며 웃었다.
“단아야. 이쪽으로 와! 고스덕도 빨리 와.”
은호가 헐레벌떡 뛰어오는 단아와 신나게 춤을 추며 다가오는 고스덕에게 손짓했다.
티티는 은호의 온기가 닿았던 손을 바라보았다.
은호는 봄날의 비였다. 너무도 따뜻한 비.
혼자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툭.
고기를 들고 신나게 오던 태호가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죄다 떨어트리며 심장을 붙잡았다.
이게 다 무슨 일인지 몰랐다.
‘이게 아니지. 사, 사진! 사진!’
태호는 휴대전화로 최대한 확대해 찍었고, 그의 뒤로 가을이 한숨을 내쉬었다.
고기가 담긴 봉투를 들려다 앞을 보고는 그만뒀다.
정말로 사진 하나 정도는 남기고 싶을 만큼 행복해 보였으니까.
찰칵.
가을도 슬쩍 사진을 찍었다.
“가시죠, 박사님.”
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은 채 태호를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