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153)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153화(153/302)
153화. 신경 쓰인다
“…밥도 잘 먹고, 대단하네.”
은호가 쓰다듬자 너쿤은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걸 왜 칭찬하냐는 시선이었다.
“밥을 잘 먹는 게 얼마나 큰데.”
은호는 실실거리며 너쿤 옆에 딱 놓인 보석을 힐끔 바라보았다.
저렇게도 좋을까.
“나도 밥은 먹을 줄 알아.”
너쿤은 한쪽 귀를 내린 채로 투덜거렸다.
“당연히 알지. 네가 밥을 거부하지 않고 잘 먹으니까 기쁜 거야.”
할 수 있으면 통통해진 너쿤의 배를 만지고 싶을 정도였다.
“여기에 입원해 있는 친구 중에 밥을 거부했던 친구가 있어. 물론, 지금은 잘 먹어.”
‘레딩’이라는 종족인 환수가 있었다.
인간에게 감금이 되어 머리에 달린 날개가 잘리고 귀가 망가진 환수였다.
처음에 밥을 거부해서 얼마나 혼이 났던가.
레딩은 그 후유증으로 아직도 병실 밖을 혼자 나서지 못했다.
귀에 남아있는 신경을 되살리는 장치를 현재 이식했고, 이에 적응할 수 있게 훈련도 받고 있었다.
아직 드문드문 들리는 정도라도 굉장한 발전이었다.
레딩의 상징인 날개는 귀가 어느 정도 적응된 뒤에 치료하기로 결정이 났다.
“……나도 원래 배가 고픈지도 몰랐는데.”
너쿤은 비어버린 그릇을 바라보았다.
이어 몸 여기저기 감긴 붕대를 눈에 담았다.
“갑자기 입맛이 돈 거야?”
은호가 웃는 얼굴로 묻자 너쿤은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다행이다.”
“내가 먹는 건데, 네가 왜 좋아해?”
“내가 이곳으로 오자고 했으니까. 잘 먹는 게 당연히 좋지. 네가 내 말을 믿어줘서 얼마나 기쁜데.”
“솔직히… 의심했어.”
“그럴 수 있지. 나 같아도 의심하겠는데? 원래 모르는 사람 따라가면 안 되는 거야. 물론, 나 빼고.”
너스레를 떨며 머리를 쓰다듬자 너쿤은 팔랑팔랑 귀를 움직이며 천천히 웃었다.
애초에 이렇게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면 인간을 따라갈 일이 어디 있을까.
“…미안해.”
너쿤은 꼬리를 살짝 움직이며 사과했다.
이곳은 정말 따뜻한 곳이었다. 어제 하루 동안 포근한 침대에 기대어 생각했다.
생각이 깊어질수록 슬픔이 밀려왔다.
“내가 너무 큰 피해를 줬어.”
“에이, 그런 말 하지 마. 금방 해결되는 문제니까.”
은호는 너쿤을 다독거렸다.
솔직히 해결은 금방 났다.
너쿤이 모았던 망가진 물건들은 전부 다 쓰레기처리장으로 보내졌다고 했다.
많은 사람을 괴롭혔던 사건이었기에 이렇게 빨리 해결이 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물건들은… 다 버려졌어?”
너쿤은 은호를 보며 고민하다가 말을 꺼냈다.
“다 처리가 됐대. 뭔가 아쉽지?”
“…이상하게도 허전해.”
너쿤은 본인의 앞 발바닥을 보며 꼼지락거렸다.
“허전한 게 당연하지. 네가 그렇게 고생을 하면서 모았으니까.”
“뭔가 우습긴 한데, 그 물건들이 꼭, 나 같았어.”
쓸모도 없어 보이는 모습이 너무도 닮아 있었다.
자신이 무리의 배신을 당한 이유가 쓸모가 없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무리가 널 버린 게 아니라 인간이 너희와 보물을 가지고 간 게 아닐까 싶어. 모았던 보물이 엄청 많았을 텐데, 그걸 하루아침에 가져갈 수 있는 게 솔직히 어렵다고 봐.”
은호가 흘린 말에 너쿤은 눈을 크게 뜨며 꼬리를 내렸다.
“…그러니까.”
목소리가 갈라졌다.
“네 말은.”
잠깐 말을 멈추며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파르르 떨려왔다.
“내가 배신당한 게… 아닐 수 있다는 말이지?”
“맞아. 이편이 확률이 더 높아 보여. 네가 이렇게 마음이 아픈 건, 무리에 있던 친구들과 행복하게 지냈기 때문이잖아?”
지금 상황에서 너쿤이 왜 배신을 당했는지도 모르고, 애초에 진짜 배신이 맞는지도 몰랐다.
그러니 은호는 자신의 말로 너쿤의 마음이 더 가벼워졌으면 했다.
“행복… 했어.”
너쿤의 눈꼬리가 내려갔다.
“진짜 행복해서 나한테 닥쳐온 일을 믿을 수가 없었어.”
귀가 꿈틀거리다 머리에 착 붙었다.
너쿤은 앞발로 머리를 쥐며 울먹거렸다.
그런데 아닐 수 있다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
“……너는 왜 이렇게 나한테 잘해주는 거야?”
너쿤은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은호에게 다시금 물었다.
“그렇게 느꼈다면 기쁜데?”
“정말이야. 진심으로 하는 소리라고.”
너쿤은 손을 뻗어 은호의 옷자락을 쥐었다.
상당히 앙증맞은 손길에 은호는 눈웃음을 지었다.
“다른 존재들은 내가 그렇게 행동하면 다가오지 않았어. 날 피했어. 그런데 너는 다가와 줬잖아. 그게 마치… 날,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
묘한 기분이었다.
마치 구름 위에 둥둥 뜬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그래서 너무 싫었지?”
“아니, 아니야. 정말 아니야.”
은호의 물음에 너쿤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의 옷자락을 더 쥐었다.
날을 세웠고, 어서 가라고 말을 하긴 했어도 그 감정은 거짓이었다.
또 상처받을까 봐 사납게 대한 것뿐이었으니까.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며 방긋 웃는 그 미소에 수많은 감정이 휩쓸었지만, 이 감정은 분명했다.
“…기뻤어.”
은호가 웃으며 다가오자 더는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너는… 신기해.”
저 인간은 정말로 보석을 다시 가져가지 않았고, 바꿔치기도 하지 않았다.
눈을 뜨니 잘 보이는 곳에 보석이 있었다.
보물이라고 해도 충분할 정도로 아름다운 물건이었다.
“그래? 나는 네가 더 신기한데.”
“…내가 왜?”
“몸이 부서져라 무언가에 집중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야. 너는 그걸 했잖아?”
“그래봤자 그건… 보물이 아니었어.”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너한테는 잠시나마 보물이었잖아?”
너쿤은 그 말에 꼬리로 얼굴을 가렸다.
배신당했다는 그 사실로 모든 사고가 흐려졌다.
원래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물건을 매일 모으러 다녔다.
적어도 그때만큼은 호수에 비치는 햇살만큼이나 반짝거렸으니까.
“……맞아.”
너쿤은 고개를 끄덕였다.
망가졌어도 분명 자신에게는 보물이었다.
“지금도 사실은 무언가를 모으고 싶어. 마음이 너무 허전해.”
“괜찮아. 서두르지 않아도 돼. 여기는 널 돕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니까. 천천히 나아가면 돼.”
“…고마워. 진심이야.”
너쿤은 여전히 꼬리로 얼굴을 가렸지만, 슬쩍 은호에게 기대어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혼자 아등바등하고 있던 그때가 생각이 나지 않을 만큼 마음이 편해졌다.
“나도 고마워.”
쓰다듬는 이 손길이 영원하길 바랄 정도로 따스했다.
너쿤은 이상하게도 스르르 감기는 눈을 막지 못했다.
* * *
“…너쿤의 상태는 어때?”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는지, 태호가 물었다.
“괜찮아요. 지금 잠이 들었고요.”
“아마 한동안 계속 잘지도 몰라.”
“괜찮은 거죠?”
“그럼. 체력 회복 모드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돼. 어쨌든, 너쿤이 저지른 일은 다 마무리했으니까 걱정하지 마.”
“걱정 안 했어요. 형이라면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어줄 거라 생각했어요.”
“표정이 그렇진 않은데?”
태호는 어쩐지 어두워 보이는 은호의 표정을 가리켰다.
“그냥, 저 친구를 보는데 너무 씁쓸했어요.”
“왜?”
“너쿤은 우연히 만났지만, 다른 환수들은 아니잖아요. 이런 일이 얼마나 빈번할까요?”
“많겠지. 그걸 다 파악하기가 참 어렵긴 해.”
“하이프 사건이랑 얽힌 정화자 쪽에서 무슨 실험을 했다는데, 이번에도 정화자가 나타나기도 했고요.”
“그렇지? 은호 씨가 그렇게 빨리 처리할 줄은 몰라서 되게 놀라긴 했거든.”
“레비아탐이 다 했어요. 나도 당해봐서 아는데, 한 번 당하면 꼼짝도 못 할 정도로 강해요.”
“그게 도로롱의 무서움이니까.”
태호가 웃음을 터트렸다.
생긴 건 귀여우나, 가지고 있는 힘은 매우 컸다.
“환수들을 보고 있으면 형이 왜 그렇게 매달리는지 더 알겠더라고요. 종마다 가진 본능이 너무 커요.”
너쿤도 그랬다.
값비싼 무언가를 모으는 게 너쿤이라는 종의 본능이었다.
너쿤은 그 행위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라면 그만두면 될 텐데, 너쿤은 이걸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래. 그게 사람하고 큰 차이야. 기본 본능 말고도 각 종마다 가진 본능이 존재하니까. 더 쉽게 상처받고, 더 쉽게 무너져. 한 번, 두 번 그렇게 시선이 가니까 이제는 다른 곳에 눈길을 돌리지도 못하겠더라.”
이걸 애정이라고 불러야 할지, 동정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환수 옆을 떠날 수 없게 됐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형이 이곳 연구소의 소장이 된 거예요?”
은호는 자연스럽게 물었고, 태호는 그 물음에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놀라요? 형이라면 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잖아요.”
“…네가 나한테 이런 걸 물어볼 줄은 몰랐어.”
은호에게 늘 보이지 않는 선이 존재했다.
묘하게 날을 세워 마치 환수 같기도 했다.
경계하는 환수는 멀리서 지켜봐야 했고, 은호 역시 그저 멀리서 지켜봤다.
그런데 이렇게 벽 하나가 허물어졌다.
“내가 너무… 그랬나요?”
은호가 어색하게 웃자 태호는 손을 뻗어 은호의 목덜미를 꽈악 눌렀다.
“그래. 맨날 실실거리면 뭐 해! 벽이 높아서 아주 성을 짓는 줄 알았다!”
“아악! 아파요.”
“평소 큰 상처는 잘도 참으면서 엄살은.”
태호는 그대로 은호의 머리카락을 헝클어트리더니 아주 기분 좋게 웃었다.
“나는 진짜, 그냥 별거 없어. 뭘 해도 잘해서, 아예 다른 경로로 가보자고 생각했고, 그게 여기였어.”
“…형. 진짜 재수 없는 거 알아요?”
은호의 눈이 가늘어졌고, 태호는 태연하게 말을 꺼냈다.
“알지. 내가 원래 좀 재수가 없어. 진짜 잘났으니까. 그런데 너는 흑견을 닮아가는 거 알아?”
“농담하지 말아요.”
이상하게 기분이 나빴다.
은호는 말을 끝내고 힐끔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어쨌든, 방금 말은 반쯤 진짜고, 반은 우연히 본 환수에게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야.”
“…아. 그 마음 알아요.”
은호는 싱글벙글거렸다.
처음 흑견을 봤을 때, 정말 홀렸다는 느낌을 받았으니까.
물론 지금도 그랬다.
“아주, 잘했어.”
태호는 은호의 등을 몇 번 두드렸다.
“진짜 잘한 걸까요? 도와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요.”
“너쿤을 위해 은호 씨가 내어준 건 정말 큰데? 그게 정말 어려운 거야.”
은호는 잠깐 복도 창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환수들이 웃으며 뛰어노는 게 보였다.
“가끔 보면 은호 씨가 어떻게 저토록 본인 일처럼 뛰어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
태호도 덩달아 창문 너머를 보았다.
다양한 울음이 들려왔고, 자유롭게 달리는 환수들의 모습에 마음이 평온해졌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어요.”
대수롭지도 않게 던진 은호의 말에 태호는 그대로 멈칫거렸다.
분명 가볍게 꺼낸 말일 텐데, 이상하게 무거웠다.
“그래서 그래요.”
은호는 웃으며 말을 흘린 뒤, 복도를 거닐었다.
발소리가 들렸지만, 태호는 살짝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니.’
거짓말이 아닌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졌다.
신경 쓰였다.
* * *
“…왜 아무 말이 없어?”
은호는 뒤를 졸졸 따라오는 흑견을 향해 물었다.
“뭐라고 말해야 하는가?”
“아니, 뭔가 말하고 싶을 수도 있잖아.”
“없다.”
“그럼, 말고.”
은호는 씩 웃으며 천천히 발을 움직였다.
발바닥에 닿는 수풀의 느낌이 좋았고,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꽃이 아름다웠다.
열심히 피를 준 보람을 느끼며 은호는 느긋하게 전기 나무로 걸어갔다.
너쿤을 보니 왠지 일렉트가 보고 싶었다.
“도와달라고 말하거라.”
흑견이 꺼낸 말에 은호는 뒤를 돌아보았다.
“어?”
“그러면 나는 인간을 도와줄 테니 걱정하지 마라.”
“진짜로 도와줄 거야?”
은호가 장난기를 담아 물었다.
“당연하다.”
“뭐든?”
“인간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도와주겠다.”
담백하게 울리는 저 말에 은호는 몇 걸음 나아가 흑견에게 고개를 파묻었다.
목구멍으로 뜨거운 게 올라올 것만 같았지만, 은호는 꾹 참았다.
‘……10살짜리가. 말은 참 잘해요.’
“그러니 언제든 말하거라.”
“…더 빨리 멍멍이 형님을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그 말에 흑견이 시선이 잠깐 흔들렸다.
“나도…….”
“말썽꾸러기! 친구!”
윈디드가 내려오자 흑견은 바로 으르렁거렸다.
그 소리에 놀라며 뒤로 물러난 윈디드는 그대로 굳어서는 은호를 바라보았다.
평소랑 달리 너무도 날카로웠다.
왜 갑자기 저렇게 하냐는 물음에 은호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가자, 멍멍이 형님.”
“너는 꺼져라!”
흑견이 이빨을 드러내자 윈디드는 뒤로 물러서서는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은호가 윈디드에게 손을 흔들었고, 그제야 윈디드는 신이 난 강아지처럼 뒤를 따랐다.
* * *
“…아이고.”
은호는 앓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누웠다.
“어디 아파?”
전기 나무에서 고개를 내민 일렉트는 은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품에 안은 건전지를 보자 은호는 웃음이 터졌다.
얼마나 소중하게 안고 있는 걸까.
마음에 들었다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아니. 그냥 누우니까 반사적으로 소리가 나오네.”
“은호는 신기해. 나는 몸을 움직여도 소리가 안 나는데.”
“그때가 좋은 거야. 즐겨야지.”
“그런데 왜 왔어?”
“삐죽이가 보고 싶어서.”
은호가 활짝 웃자 일렉트는 고개를 쏙 집어넣었다.
꼬리 끝이 파르르 떨리며 기쁨을 표현하자 은호는 크게 웃었다.
반응이 너무 좋았다.
할 수 있으면 정말 매일매일 놀리고 싶을 정도였다.
“…나도, 은호가 보고 싶던 참이야.”
하지만 수줍게 꺼낸 일렉트의 말에 은호는 웃음을 멈췄다.
그대로 마음이 먹먹해지며 은호의 눈동자마저 일렁거렸다.
일렉트가 이런 말을 꺼내다니.
“…정말?”
은호의 목소리가 떨리자 일렉트는 빼꼼히 내려보다 말고 놀라서는 다가갔다.
“왜, 왜 그래?”
일렉트는 평소와 달라진 은호의 표정에 안절부절못했다.
어디 아픈 걸까.
“……기뻐서.”
일렉트가 그런 말을 할 줄이야.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일렉트가 전기 이외에 더 많은 걸 품을 수 있게 된 사실이 너무도 기뻤다.
은호는 너쿤을 보며 일렉트를 떠올렸다.
너쿤의 미래가 어쩌면 지금 일렉트일지도 모르니까.
빠르지 않아도 일렉트는 달라지고 있었다.
“…정말 기뻐서.”
은호는 두 손으로 눈을 가렸다.
이 친구들은 진짜 왜 이렇게 다정할까.
꺼내는 말 한마디가 마음을 다독이는 것만 같았다.
저들은 알고 있을까.
사실은 자신이 더 많이 고마워하고 있다는걸.
은호는 자신의 손등을 토닥거리는 그 작은 손길에 다시금 미소가 감돌았다.
태호가 그랬던 것처럼 아마 자신도 죽을 때까지 환수들의 손을 놓지 못하겠지.
서툴지만, 저 다정한 친구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