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208)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208화(208/302)
208화. 눈싸움
* * *
라비는 지금 숨이 막힐 것 같은 긴장감에 몸을 떨었다.
눈을 꼭 감은 채 가만히 몸을 낮췄다.
‘꼬리야. 움직이지 마!’
라비는 멋대로 움직이는 꼬리를 붙잡고는 눈을 떴다.
하얀 세상이 펼쳐졌다.
앞발로 조심스럽게 눈을 파며 이동했다.
얼마나 이동했을까.
라비는 눈동자를 굴렸다.
‘…지금 나갈까? 나가야 할까?’
망설임 역시 가득 들었다.
코로 주변을 킁킁거려도 밑에서 올라오는 풀 냄새밖에 나지 않았다.
가장 큰 무기인 코를 잃어버렸다.
라비는 귀를 쫑긋 세워서는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두껍게 쌓인 눈에 파묻혀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무기를 다 잃어버렸어.’
라비는 코를 훌쩍이며 절망했다.
태어나서 두 번째 봄을 맞이하고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이었다.
이 긴장.
이 막막함.
‘이게… 성체가 되어가는 중인가?’
그런 생각이 라비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자 꼬리가 흔들렸다.
잠깐 라비의 귀가 꿈틀거렸다.
위를 바라보며 앞발을 움직였다.
방금 뭔가 움직인 소리가 희미하게나마 귀에 닿았다.
조심스럽게 눈을 파헤쳤다.
뚫린 구멍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다.
냄새가 감돌았다.
‘이 냄새는…….’
라비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대로 밖으로 나와서는 앞발로 눈을 뭉쳤다.
아주 꾹꾹.
퍽!
그때, 갑자기 라비의 뒤통수를 향해 무언가 맹렬하게 다가와 때렸다.
라비는 그대로 눈 위를 몇 바퀴나 굴렀다.
“사고뭉치 아웃! 땡!”
나무 뒤에서 튀어나온 은호는 라비를 보며 크게 웃었다.
그의 장갑에 눈이 가득 묻어 있었다.
그제야 라비가 몸을 일으키며 울먹거렸다.
어떻게 은호가 자신을 때린 걸까.
“이건… 이건, 아니니라!”
라비는 나라를 잃은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에이, 사고뭉치. 승부가 났으면 받아들여야지.”
“은호 냄새가 저기 앞에 났다! 소리도 저기서 들렸다!”
라비는 억울했다.
숨어다니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는데.
계속 콩닥콩닥 뛰는 심장을 잡고 있었다.
“정말?”
“정말이다!”
“그래도 사고뭉치는 탈락이야.”
“…히잉.”
라비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은호는 멈칫거리다 라비에게 걸어가 안아주었다.
얼마나 억울하면 그럴까.
하지만 눈 속에 숨어 꿈틀거리는 게 다 보였다.
특히 꼬리 끝이 눈 밖으로 나와 흔들리는데 이걸 보고도 지나칠 수가 없었다.
‘…되게 고민했는데, 못 참았어.’
딱 한 번만 참을걸.
은호는 조금 전 행동이 슬금슬금 부끄러워졌다.
너무 즐거워했으니까.
‘애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인지.’
은호는 라비에게 고개를 파묻었다.
라비의 귀가 꿈틀거렸다.
놀라 은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누가 온다.”
은호는 훌쩍거리며 꺼낸 말에 고개를 돌렸다.
“탈락이다.”
눈사자가 다가와 심드렁하게 말했다.
저 인간이 심판을 맡으라고 했는데, 이게 이런 일일 줄이야.
눈사자는 라비를 보았다.
탈락이라는 소리에 다시금 은호의 품에 매달려 눈물을 펑펑 흘렸다.
꼬리를 몇 번 흔들던 눈사자는 제안을 꺼냈다.
“넌 탈락이니까, 인간 편에 서라.”
“……응?”
라비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개를 내밀었다.
“너도 알다시피 인간은 불리하다.”
“…맞느니라. 은호는 냄새도 잘 못 맡고, 말도 잘 듣지 못하니라.”
훌쩍.
라비가 꺼낸 말에 은호는 묘한 기분을 느꼈다.
환수들에 비해 자신이 냄새도 못 맡고, 말도 잘 못 알아듣는 건 맞지만, 마음이 좀 아팠다.
“그리고 저 인간, 본인 상태를 모르는 것 같다.”
눈사자가 꺼낸 말에 은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 이상할 정도로 기운이 넘치지 않은가.”
“그렇긴 한데, 어떻게 알았어?”
“빨리 끝내라. 그래서 널 붙여주는 거다.”
눈사자는 라비를 보며 말했다.
이게 무슨 짓인지.
조용하던 산이 떠들썩했다.
온종일 내리는 눈이 뭐라고 저렇게 좋아하는지.
라비는 앞발로 눈물을 닦았다.
“그런데 내가 은호 편에 서도 되더냐?”
“내가 심판이니, 내 마음대로다.”
“에이, 친구야. 심판은 공평해야지.”
은호의 말에 눈사자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이것도 공평하다. 뭐 하나 뛰어난 게 없는 네가 저 아이를 잡은 것만으로도 행운일 테니까.”
“…그렇긴 한데.”
은호는 맞는 말에 또 할 말을 잃었다.
라비가 눈 속으로 숨지 않았으면 절대로 찾지 못했을 테니까.
그래서 더 기뻐했을지도 몰랐다.
눈사자는 입술을 꾹 다문 은호를 보다 말고 바로 뒤를 보았다.
레비아탐이 보였다.
당장이라도 눈을 던질 기세였다.
“지금은 안 돼.”
눈사자는 레비아탐이 꽉 쥔 눈뭉치를 가져왔다.
“아아앗!”
레비아탐이 기겁하다 다급히 도망쳤다.
“그래서 할 텐가?”
눈사자는 라비에게 물었다.
“좋다.”
라비는 굳건히 대답했다.
“대신, 인간이 탈락하면 너도 완전히 탈락이다.”
“알겠느니라!”
라비가 눈을 반짝거렸다.
지금 탈락하지 않은 사실에 무척이나 기뻐하는 것 같았다.
“좋다. 다 알리고 오지. 여기서 잠깐 기다려라. 지금 맞아도 탈락은 아니다.”
눈사자는 앞으로 걸어가다 사라졌다.
분명 상처가 아플 법도 한데, 왜인지 기뻐 보였다.
‘하긴 처음부터 즐거워 보였지.’
은호는 조용히 웃었다.
조금 전에 눈사자에게 ‘같이 놀래’라고 물어보았다.
잠깐 당황한 표정을 짓다 꽤 깊게 고민했다.
거절하는 줄 알았는데, 잠깐 사라졌다.
눈사자 작은 버전으로 생긴 동생 눈사자를 물고 왔다.
두툼한 꼬리를 입에 문 채 앞발로 얼굴을 가릴 정도로 부끄러움이 많았다.
눈사자는 바로 동생에게 물었다.
―네 또래가 있다고 한다. 같이 놀 테냐?
그 말에 동생 눈사자는 바로 눈을 반짝거렸다.
―진짜?
또래가 없었는지 몰라도 부끄러움은 온데간데없고 정말 신나 보였다.
설렘으로 가득한 눈동자를 보자 당장 집으로 돌아가 애들을 불렀다.
당연히 일렉트 역시 데리고 왔다.
라비는 눈사자가 사라진 뒤, 은호를 보았다.
“은호는 날 어떻게 알았더냐?”
“딱 보면 알지.”
은호는 사실을 숨겼다.
분명히 안다면 슬퍼할지도 몰랐으니까.
라비의 귀가 꿈틀거렸다.
다급히 은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퍽!
눈이 정확히 은호의 얼굴을 강타했다.
떨어지는 눈을 보던 라비가 꺄르륵 웃었다.
“맞췄다! 은호 탈락이야!”
일렉트가 나무 뒤에서 고개를 내밀어 씩 웃었다.
“은호가 나를 삐죽이라고 부른 벌이다!”
일렉트는 앞발을 붕붕 휘둘렀다.
은호는 얼굴에 묻은 눈을 털어내며 일렉트를 보았다.
의기양양함이 얼굴에 가득 묻어났다.
은호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눈을 뭉쳤다.
꾹꾹 누른 뒤에 바로 일렉트를 향해 던졌다.
팍!
도망쳤지만, 일렉트의 긴 몸뚱어리에 눈이 맞고 말았다.
“이래도 탈락은 아니야!”
일렉트가 크게 웃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나도 탈락은 아니야, 삐죽아.”
은호의 입꼬리가 올라가자 일렉트는 미간을 꿈틀거렸다.
그게 무슨 말이냐며 은호에게 빠르게 다가갔다.
“은호는 눈 맞았어. 눈 맞으면 탈락이야.”
“우리 심판이 바뀐 규칙을 적용하느라, 지금 눈을 맞아도 탈락이 아니라고 했어.”
“…뭐?”
일렉트는 단춧구멍같이 작은 눈을 크게 떴다.
눈동자가 요동쳤다.
“그, 그게 정말이야?”
“정말이니라.”
라비는 꼬리를 세우며 일렉트를 향해 우쭐한 표정을 드러냈다.
“나는 이제부터 은호 편이다!”
“사고뭉치. 내가 눈을 맞을 때, 내 뒤에 숨었잖아.”
라비의 꼬리 끝이 힘없이 내려갔다.
“사고뭉치. 솔직히 말해 봐. 삐죽이가 오는 거 알고 있었지?”
라비는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눈동자가 위를 향하고 있었다.
“…몰랐느니라.”
‘이 거짓말쟁이.’
은호는 얄미워 라비의 코를 콕콕 만졌다.
고개를 크게 가로젓다 앞발로 코를 가렸다.
“나도 은호 편 할래.”
일렉트가 다가와 은호의 얼굴을 만졌다.
당장 은호의 눈이 가늘어졌다.
“얼굴 맞췄을 때, 되게 신이…….”
퍼억!
은호의 얼굴로 눈이 덮쳤다.
일렉트는 피했고, 라비는 꼬리로 얼굴을 가렸다.
눈뭉치가 상당히 무게도 있어 은호의 얼굴이 뒤로 휘청거렸다.
“이히힛! 내가 은호 맞췄다아!”
폭시가 웃었다.
아주 신이 나 보였다.
눈이 무척 깊으나, 폭시는 제자리에서 몇 번을 뛰어도 눈으로 파고들지 않았다.
“폭시. 지금은 위대한 눈싸움을 잠깐 멈춘 상태니라.”
라비가 놀라 말하자 폭시는 웃음을 멈췄다.
“…정말이야?”
폭시는 머뭇거리다 은호에게 다가갔다.
“……애들아.”
은호는 얼굴에 묻은 눈을 털며 조용히 물었다.
“혹시 나한테 뭐 화난 거 있어?”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망설임 없이 얼굴을 노릴 리가 없었다.
“그게 아니라…….”
퍼억!
폭시가 말을 잇기도 전에 은호의 얼굴에 또 다른 눈뭉치가 떨어졌다.
소리는 하나가 아니었다.
폭시와 일렉트를 향해 쏟아졌고, 라비는 얼른 은호의 품에 숨었다.
그가 라비를 대신해 본의 아니게 두 발이나 맞아버렸다.
“방심은 금물이다.”
흑견이 모습을 드러내며 우쭐거렸다.
여기 이렇게 몰려들 줄 알았다.
은호를 보고도 어떻게 참겠는가.
은호는 휘청거리다 그대로 쓰러졌다.
“…인간?”
흑견이 깜짝 놀라 다가갔다.
눈 위로 쓰러진 은호는 웃고 있었다.
뭘 보고 웃나 싶던 차, 흑견은 위를 보았다.
퍼억!
흑견의 머리가 휘청거릴 정도로 거대한 눈을 맞았다.
“방심은 금물이야, 친구.”
윈디드의 우쭐거림에 은호는 크게 웃었다.
윈디드가 그대로 내려왔다.
“내가 이긴 건가?”
윈디드는 눈으로 숫자를 셌다.
“…이 자식.”
흑견이 으르렁거리는 사이 윈디드는 미간을 꿈틀거렸다.
아직 하나가 비었다.
탁.
윈디드의 몸을 향해 눈뭉치가 힘없이 닿았다.
윈디드는 그제야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방심은 금물이야!”
동생 눈사자가 당당하게 말했다.
방긋방긋 웃는 모습에 윈디드는 덩달아 웃었다.
“…으음.”
모두를 찾아 헤매던 눈사자가 다가왔다.
인간 근처에 있을 줄이야.
상황이 왜 이렇게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건 분명했다.
특히 우승을 확신한 동생의 눈동자를 보자 단단히 꼬인 걸 확신했다.
퍽.
눈사자는 눈을 맞으며 고개를 돌렸다.
꼬리를 이용해 나무에 매달린 레비아탐이 실실 웃고 있었다.
“맞췄엄! 내가 맞췄엄! 심판이 가장 셈! 내가 무찔렀엄!”
레비아탐이 즐겁게 주먹을 휘두르자 눈사자는 한숨이 나왔다.
애초에 규칙 같은 건 다 내던진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어쩐지 마음이 편해졌다.
* * *
“…에취!”
은호가 덜덜 떨며 재채기했다.
그의 앞에 장작이 놓여있었다.
“멍청한 인간!”
은호는 흑견의 말에 눈을 질끈 감았다.
머리가 웅웅 울리니 말도 울리는 것 같았다.
“상태가 이상하면 그만둬야지! 뭐가 좋다고 눈밭을 뛰어다녔는가!”
분명 조금 전까지는 멀쩡했는데.
눈에 정신이 팔린 건 자신도 마찬가지라 더 언성이 올라갔다.
“하지만 멍멍이 형님도 즐거워했잖아. 나 맞추고 크게 웃었으면서.”
“알았으면 내가 맞췄겠는가? 멍청한 인간은 말도 못 하는가?”
흑견이 계속 뭐라고 하자 윈디드는 흑견을 말리려다 그만뒀다.
“그렇지, 말썽꾸러기는 혼나야지.”
“…삐약아. 이러면 안 돼. 같이 신났잖아.”
윈디드는 은호의 간절한 눈을 보다 살짝 외면했다.
이내 눈을 질끈 감았다.
“나도 말리고 싶지만, 이번에는 저 친구 말이 옳아! 상태가 이상하면 미리 말했어야지.”
“…그렇지만, 날 신경 쓸 거잖아. 놀러 왔는데, 그러면 되겠어?”
“힘을 쓴 뒤로 쭉 이상했다.”
눈사자는 웅크린 채 꼬리를 흔들었다.
그래서 눈싸움인지 뭔지를 빨리 끝내려고 했다.
“내 동생도 자주 그래서 알아.”
“정말?”
은호가 웃자 눈사자는 그 웃음에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
“…넌 참, 이상해.”
말을 던진 뒤, 눈사자는 고개를 돌려 동굴 밖을 바라보았다.
조용하던 이곳에 웃음이 들려왔다.
동생이 기뻐했다.
얼마 만에 보는 환한 웃음인지 몰랐다.
또래를 만났다는 것 자체에 늘 뛰어놀던 눈이 특별해지는 걸까.
“그래도 좋지?”
은호가 웃자 흑견은 어둠으로 그의 볼을 꾸욱 눌렀다.
“웃지 마라, 인간.”
흑견의 몸에 기댄 은호는 살려달라며 윈디드를 쳐다보았다.
윈디드는 부리를 꽉 다문 채 외면하려다 앞발로 어둠을 쥐었다.
“이건 아프잖아, 친구.”
“내가 인간을 아프게 하겠는가?”
“말썽꾸러기. 그냥 병원 갈까?”
“조금만 더 있다가. 지금 다들 너무 신났잖아?”
눈을 감으면 들려오는 소리가 너무 좋았다.
“…아아. 눈사람도 만들어야 하는데.”
해열제는 이미 먹었다.
그래도 이 열이 가라앉지 않았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되게 기대했단 말이야.”
“말썽꾸러기. 내가 대신 만들어줄까?”
윈디드가 웃으며 묻자 흑견은 코웃음을 쳤다.
네가?
딱 그런 눈빛이기에 윈디드는 입이 간지러웠다.
“아직도 그 그림 일로 토라진 거야? 나중에 말썽꾸러기가 보여줬잖아.”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랬는가?”
흑견이 살짝 당황했다.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었지만, 은호 때문에 일어나지도 못했다.
“그럴 수 있지, 친구.”
윈디드가 길게 미소를 짓자 흑견은 이빨을 드러냈다.
“착각하지 마라.”
“착각 아니잖아.”
흑견과 윈디드의 말다툼에 눈사자는 피곤함을 드러냈다.
“아, 친구야.”
은호는 눈사자를 불렀다.
눈사자는 고개를 돌렸다.
“앞으로 자주 온다는 말은 못 하겠어.”
“안다.”
여기는 산꼭대기였다.
와봤자 볼 것도 없는 곳이었다.
오늘은 그저 우연이었다.
다시는 없을 그런 우연.
“그래도 오늘 못 만든 눈사람 만들러 올게. 내가 지금 한, 300가지를 생각했거든.”
“300가지나…?”
“나, 눈 좋아한다니까?”
은호가 빙그레 웃자 눈사자는 아주 작게 웃었다.
자주 온다는 소리였다.
왜 이렇게 빙글빙글 돌려서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자신을 배려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더 늘려라. 나머지 300가지는 내가 알려줄 테니까.”
눈사자는 말도 안 되는 그 소리에 어울려줬다.
“정말로?”
“…그래.”
눈사자는 고개를 돌렸다.
“동생이 좋아해서 그래.”
그래.
그런 것이었다.
동생이 웃으니까.
눈사자는 늘 보았던 눈을 시선 안에 담았다.
어쩐지 오늘따라 아름다워 보였다.
짧게 그려졌던 미소가 이내 길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