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210)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210화(210/302)
210화. 좀 많이 늦으셨네요?(2)
지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도현은 밀려오는 현실에 공문서부터 살폈다.
「각 기관에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환수 밀렵꾼과 정화자의 관리를 위한 비효율이 발생해 각 기관, 환수 관리국과 초능력 관리국의 업무 부분을 조정했습니다.」
공문서에 적힌 내용증명서를 읽어가면서 도현의 눈동자가 요동쳤다.
「모든 초능력자는 초능력 관리국 관리하에 둔다는 해당 조항에 ‘환수 밀렵꾼’과 ‘정화자’는 해당 날짜를 시작으로 예외적으로 제외로 처리했습니다.」
‘……예외로 처리했다고?’
도현이 편지에서 눈길을 떼 지혜를 보았다.
그녀의 미소를 보자 눈빛이 가라앉았다.
“오늘 왔습니다. 저도 방금 받았고요.”
“…….”
“이제 답이 됐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우겨도.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환수 밀렵꾼과 정화자들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걸 지혜는 똑똑히 알렸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이걸 받았으면 이렇게 찾아오지 않았을 텐데요.”
“이도현 국장이 예의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내가 초능력 관리국의 부국장이었잖습니까.”
“그랬죠.”
도현은 말을 아꼈다.
밀려드는 감정이 목구멍을 찌를 것만 같았다.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갑자기 찾아온 점 사과드리겠습니다.”
도현은 지혜에게 사과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업무를 누군가 가로채면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는 건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요.”
너 말이야.
지혜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럼, 다음에 다시 정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도현은 편지를 넘기고는 지혜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
“이도현 국장.”
지혜의 말에 도현은 잠깐 걸음을 멈췄다.
“오신 김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초능력 관리국이 손에 넣은 모든 환수 밀렵꾼과 정화자를 이제 이쪽으로 넘겨주셔야겠습니다.”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럼.”
문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며 지혜는 입술을 꽉 다물었다.
이렇게 찾아올 걸 알고 있었다.
초능력 관리국의 부국장으로 있지 않았는가.
겉으로 예의 바른 척하지만, 상대를 힘과 권력으로 짓누르는 놈이라는 걸.
태호에게 부탁했고, 그는 이 무거운 부탁을 기꺼이 들어주었다.
이게 그 결과였다.
환수 밀렵꾼과 정화자를 한정해 환수 관리국이 관리할 수 있게 해주었으니까.
“국장님.”
서율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가 뒤를 밟을까요?”
“…아니야. 네가 위험해.”
지혜가 말리자 서율이 놀랐다.
지금까지 늘 가라고 등을 떠미는 쪽은 지혜였다.
이럴 줄 알고 자진해서 말을 꺼내 봤는데.
“초능력 관리국의 자리는…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야. 오직, 괴물만이 될 수 있는 자리야.”
초능력자를 짓눌러야 하는 자만이 될 수 있었다.
어쨌든, 초능력자와 비소속 초능력자들이 모두 싫어하는 곳이었으니까.
지혜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서율아.”
“네.”
“주변 경계를 올려.”
“여기서 더요?”
“그래. 우리가 초능력 관리국을 건드렸으니까. 보복이 올 거야.”
지금까지 간접적으로 부딪치기만 했다.
직접 부딪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미친 거 아닙니까?”
“미친놈들 맞아.”
지혜는 가볍게 대꾸했다.
하나율을 잡고 나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초능력 관리국에서는 애초에 환수 밀렵꾼과 정화자를 잡을 생각이 없다는걸.
그게 아니고서는 이렇게 방치를 할 리가 없었다.
지혜는 휴대전화를 가져와 연락했다.
“네, 소장님.”
<놈이 왔습니까?>
“일단, 감사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때마침 좋은 건수가 있어서 이야기도 잘 흘러갔습니다.>
좋은 건수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지혜는 연락한 이유를 말해주었다.
“주변 경계 철저히 하셔야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십시오.”
<아, 그렇지 않아도 은호 씨가 한 마리 잡아 놨습니다. 이쪽에서 털어볼지, 넘길지 고민이었습니다.>
“그럼, 이쪽으로 넘겨주십시오. 권한을 얻었으니 사용해야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환수 관리국에 있어야 빼앗기지 않을 수 있었다.
<아주 탁월한 생각입니다.>
태호 역시 동의했다.
<아, 방금 가을 씨가 알아낸 정보가 있는데 잠깐 이야기 괜찮으십니까?>
“괜찮습니다.”
이건 무슨 일이 있어도 들어야 하는 정보였다.
<하나율 뒷배는 HWM이 아니라 초능력 관리국입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지혜의 눈이 가늘어졌다.
* * *
“…이지혜 국장님입니까?”
가을이 휴대전화를 내려놓은 태호를 향해 물었다.
“맞아. 그 사이에 이도현 국장이 왔나 봐.”
“상당히 급한 모양입니다.”
“급하지. 가을 씨가 알아낸 정보랑 이지혜 국장이 알아낸 정보를 맞춰보면 초능력 관리국이 나오니까.”
“이젠 하나율을 빼 올 수도 없으니, 남은 방법은 하나뿐이겠네요?”
입막음을 위해 죽이는 일.
“…살벌하네, 진짜.”
태호는 미간을 꾹 눌렀다.
“그냥 다 떠나서 환수가 잘 지내게 두면 안 되는 건가?”
태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으로 향했다.
자신의 자리에서는 환수들이 뛰어노는 게 아주 잘 보였다.
원래부터 이렇게 배치된 곳이기도 했다.
환수라는 이유 모를 생물로 일어난 불안감은 알지만, 정말 미련할 정도로 착해빠진 생물이었다.
태호는 지느러미를 흔들던 웨핀을 떠올렸다.
“환수가 행복해지는 게 배알이 뒤틀리는 모양입니다.”
“무슨 이해관계가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네.”
환수를 두고 얽힌 게 참 많다 싶었다.
사람도, 환수도 다양한 감정을 지닌 생물인데.
“그런데 아윤 씨에게 받은 건 뭡니까?”
가을이 묻자 태호는 잠깐 숨을 멈췄다.
“은호 씨의 피를 연구했잖아?”
“그 연구는 이제 폐기된 거 아닙니까?”
“맞아. 폐기됐지. 그 마지막 결과야.”
“그런데 왜 그렇게 고민하십니까?”
“은호 씨가 비정상적으로 상처가 빨리 낫잖아?”
“…그렇습니다. 초능력자도 아니고, 이해할 수 없는 게 참 많긴 합니다.”
그냥 보고 있으면 전혀 다른 유형의 사람이 아닌가 싶긴 했다.
지금은 그냥 ‘서은호’라고 인지해서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피에 섞인 힘 때문이었어.”
“힘이요? 초능력과 다른 힘입니까?”
“맞아. 다른 힘이야. 생명을… 일으키는, 그런 종류의 힘 같다고 하네.”
“그래도 서은호 씨입니다.”
“맞아. 은호 씨는 은호 씨지. 다만, 어쩌면 다른 세계에서 왔을지도 모르겠네.”
“환수처럼 말입니까?”
“그렇지.”
태호는 마지막 결과를 보며 피식 웃었다.
“폐기하길 잘했네.”
이 비밀은 새어 나가면 안 될 비밀이었으니까.
* * *
“…이건 커피야.”
은호는 문장 중 한 단어를 가리키며 말했다.
“은호가 좋아하는 거 말이야? 고스덕도 자주 인간에게 주는 그거 말이지?”
헤인이 은호의 배 위에 앉아 고개를 올렸다.
“그렇지. 내가 좋아하는 거랑 고스덕이 연구소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거랑 같은 거야.”
“은호가 인간한테 커피 때문에 혼나는 거 봤는데.”
“…봤어?”
은호는 이내 어색하게 웃었다.
대체 어디에서 다들 자신을 지켜보기에 그렇게 잘 알고 있을까.
“…아윤?”
헤인이 말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맞아. 아윤 씨야!”
“은호가 병실에 올 때마다 매일 혼나잖아.”
“…….”
은호는 가슴을 붙잡았다.
아윤에게 혼이 날 때보다 더 아팠다.
저렇게 순진한 눈을 하니, 나올 말도 다 들어가 버렸다.
‘모르는 채로 때리는 게 제일 아프다더니. 진짜였네.’
은호는 고개를 돌린 채 몸을 흔드는 흑견을 보았다.
분명히 자고 있었는데.
“은호. 그럼, 이 문장 다 읽어줘.”
헤인이 앞발을 내밀었다.
“나는 커피를 좋아합니다. 커피를 매일매일 먹고 싶어요. 이대로 커피 요정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은호. 요정은 실제로 존재하는 게 아닌데, 대체 왜 계속 나오는 거야?”
헤인은 불만을 터트렸다.
처음에 요정이 나올 때, 진짜 있는 생물인 줄 알았다.
작은 인간의 등에 날개가 달린 모습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무척 신기했다.
“요정은 헤인이 마음속에 있으니까.”
은호가 웃자 헤인은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은호. 나는 요정이 없다는 걸 알아. 이와 비슷하게 이빨 요정도 없다는 것도 알아.”
헤인은 꼭 사회를 일찍 깨달은 인생 2회차 아이 같았다.
하지만 저 모든 걸 안다는 모습마저 매력이 있었다.
“헤인아. 사고뭉치가 있을 때, 그런 말을 꺼내면 절대 안 돼.”
“그?孤?알고 있어. 까망이는… 밝아.”
헤인이는 무언가를 말하려다 그냥 생략했다.
은호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사고뭉치가 잘 속아서 그래. 그래도 요새 이빨 요정 믿으면서 양치 잘하고 있어. 다른 애들도 사고뭉치 영향으로 양치를 더 잘한다고.”
“은호.”
“왜?”
“육아가 힘들긴 해. 나는 안 해봤는데, 은호 보니까 잘 알겠어.”
“그게 무슨…….”
갑자기 병실 문이 열렸다.
“은호오.”
단아의 목소리가 들리자 은호는 교감의 힘을 일으켰다.
그제야 단아가 기쁜 얼굴로 달려왔다.
“안녕, 단아.”
“안녕, 헤인아. 안녕, 은호.”
헤인이와 마찬가지로 단아 역시 앞발을 흔들었다.
거리낌 없이 은호 침대로 다가와 꼬리를 흔들었다.
은호가 쓰다듬자 단아는 고개를 살짝 웃으며 얼굴을 더 기댔다.
“레딩을 보고 오는 길이야?”
“맞아. 티토도 재우고 왔어.”
“단아가 고생이 많은데?”
“아니야. 계속 꿈속에 들어가야 할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너무, 행복해.”
단아는 말을 하다 말고 눈물이 핑 도는지, 또 눈동자가 촉촉해졌다.
매일매일 자신이 기억되고 있었다.
“단아. 혹시 인간의 꿈에서 요정을 봤어?”
헤인의 질문에 단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봤어. 엄청 예뻤어.”
단아가 눈웃음을 지었다.
“정말 인간 모습인데, 작고, 날개가 달렸어?”
헤인은 호기심을 두 눈에 담아 다시금 물었다.
‘…뭐야. 엄청 궁금한 거였잖아.’
은호는 속으로 웃었다.
어쩌면 그 누구보다 요정을 기다린 건 헤인일지도 몰랐다.
“응. 다 그렇게 생겼어. 인간이 요정이 되는 꿈도 있었어.”
“…나도 꿀 수 있어?”
헤인이 물어봤다가 이내 멈칫거렸다.
“아니야. 말실수했어. 못 들은 걸로 해줘.”
헤인은 커다란 눈을 살짝 감아서는 고개를 흔들었다.
단아가 꿈을 꾸게 해줄 수 있지만, 기억을 잃는다고 했다.
그건 너무 가혹한 일이었다.
“꿈의 열매를 가져가지 않으면 통째로 지워지지 않아. 난 꿈의 열매가 자라는 나무가 있으니까, 괜찮아.”
단아가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말을 꺼냈다.
“그럼, 기억은 안 지워지는 거야?”
헤인의 물음에 단아는 당황했다.
“꾸, 꿈을 꾸기 전에 기억은 지워질지도 몰라. 그게… 어디까지 지워지는지 몰라. 하루인지, 꿈을 꾸기 바로 전인지. ……사실, 시도해 본 적이 없어. 나한테 꿈의 열매는 아주, 아주 소중했으니까. …미안해.”
단아는 이야기하면 할수록 점점 고개가 내려갔다.
“아니야, 단아. 내 궁금증을 해결하자고, 널 잊을 순 없어. 나는 널 잊고 싶지 않아.”
헤인은 단호하게 말했다.
궁금증은 궁금증이고, 친구의 기억은 더 소중했다.
다급히 해명하던 단아는 헤인의 말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넌 울보야.”
헤인은 단아에게 다가가 눈물을 닦았다.
“맞아아. 난 울보야. 하지만 너무 기쁜걸.”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자신을 생각해주는 말은 언제 들어도 행복한 소리였다.
은호는 두 환수를 쓰다듬으며 실실 웃었다.
둘 다 만족할 방법은 없을지, 잠깐 고민했다.
“아. 영화라면 괜찮지 않을까?”
“인간들이 재미로 보는 가짜로 만들어진 거 말이야?”
“맞아. 가짜라고 해도 보고 있으면 진짜 같이 느껴져. 잠깐이라도 그 세계에 빠져보면 색다른 느낌이 들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헤인아. 내가 있잖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려줄게. 나랑 같이 보자.”
“…정말?”
헤인의 꼬리가 파르르 움직였다.
얼마나 기대가 되면 이렇게 좋아할까.
‘역시 요정은 어디든 통한다니까.’
은호는 바로 단아를 보았다.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단아도 같이 볼래?”
“그래도… 돼?”
단아는 은호가 펼친 빛으로 시선을 뒀다.
힘들지 않을까.
수없이 고민하는 눈치였다.
“괜찮아, 단아야. 오늘 밤을 새워도 끄떡없어.”
“잠깐만, 은호! 나, 공책 들고 올게.”
헤인은 뭔가 생각이 났는지, 다급히 침대 아래로 내려갔다.
찹찹.
소리가 들렸다.
“갔다 와.”
은호는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어떤 영화가 좋을지 먼저 골라보았다.
은호는 옆에서 노골적인 시선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흑견이 시선을 주고 있었다.
나는?
“멍멍이 형님도 볼래?”
평소 집에서 영화를 봐도 전혀, 일절 관심 없어 했기에 갑자기 바뀐 태도가 웃겼다.
“당연하다.”
옆에서 은호와 흑견을 지켜보던 단아가 작게 키득거렸다.
역시 사이가 좋았다.
“…아, 은호!”
단아는 곧 은호를 찾아온 이유를 생각했다.
그만 깜박하고 말았다.
“나 오늘 신기한 꿈을 꿨어!”
“신기한 꿈?”
“응! 꿈에서 엄청, 엄청, 빛나는 존재가 나왔어.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아름다웠어.”
“와……. 나도 보고 싶은데?”
진심이었다.
얼마나 아름답기에 단아가 저렇게 눈을 반짝거릴까.
“그 존재가 은호를 불렀어.”
“나를? 꿈인데?”
“응! 그래서 달려왔어. 너무 생생해서 은호한테 알려주고 싶었어.”
단아는 털에 얼굴을 파묻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진짜 신기하네.”
“은호한테 고맙다고 전해 달라고 했어. 뭐가 고마운 걸까?”
“……?”
은호는 그 말에 멈칫거렸다.
문득 한 환수가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다.
‘왕…?’
“네가 늘 은호에게 고맙다고 말해서겠지.”
흑견이 심드렁하며 말했고, 단아가 뭐라고 말을 하려던 차 갑자기 문이 열렸다.
밖에서 놀던 꼬맹이들이었다.
“나도 볼래!”
“나돔!”
“나도니라!”
“…어떻게 알았어?”
은호의 물음에 꼬맹이들은 당당하게 위를 가리켰다.
고스덕이 고개를 내밀며 한쪽 눈을 찡긋거렸다.
‘그새 소문이 났다고?’
탁탁탁.
창문을 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일렉트와 다른 환수들이 보였다.
발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윈디드와 다른 환수들이 병실 안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잠시만.”
갑자기 많아졌다.
이러면 노트북으로 볼 수가 없었다.
바로 휴대전화를 꺼냈다.
“형. 도와줘요.”
X라에몽을 떠올렸다.
* * *
“…하.”
태호는 기가 찼다.
하지만 방긋 웃고 있었다.
환수들의 영화관람을 위해서 영상실 장비를 통째로 밖으로 꺼낼 줄이야.
별이 떠오른 밤에 빔프로젝터가 영상실에서 가져온 화면에 쏘아지고 있었다.
영화가 시작됐고, 환수들은 저마다 설렘을 담아 바라보았다.
은호가 설명하고, 환수들은 요정이 나오는 환상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태호마저 어느덧 영화에 푹 빠져 바라보았다.
조용한 와중에 울려 퍼지는 영화 속 노래는 무척 따뜻했다.
헤인은 그 노래를 따라 부르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요정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