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225)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225화(225/302)
225화. 날 기억해(3)
‘신나지? 막 즐겁지? 지금 되게 큰 건수를 알아버렸잖아?’
은호는 속마음과 달리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도현이 이하민을 이용할 수 있게 많은 걸 던져주었으니까.
이하민은 환수 관리국을 좋아하지 않는다.
환수 연구소의 직원으로서 환수에 열정적이다.
이 얼마나 군침이 도는 좋은 정보일까.
“저와 나눌 말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은호가 거절하자 도현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보통은 말이에요, 내 제안을 한 번은 들어본단 말이죠.”
“그건 그쪽 사람이겠죠.”
“봐봐. 이하민 씨는 너무 칼 같다는 거 아십니까? 마치 누군가에게 다른 소리를 들은 것처럼 말이에요.”
“이유 없는 접근은 없습니다.”
“그대로 돌려주고 싶긴 해요. 사실 그쪽이 너무나도 수상하니까요.”
마치 제 발로 굴러온 것만 같았다.
환수 연구소는 수작질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가을이 초능력으로 구축해둔 방호 시스템은 개미 한 마리의 접근도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그걸 뚫고 들어갈 수도 없었다.
시도하면 무조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사람을 심을 수조차 없어.’
그렇다고 환수 관리국에 수작질하기에는 시기가 맞지 않았다.
권석현 일로 환수 관리국에 이미 피바람이 불었다.
누가 이런 일에 개입하려고 할까.
하나율이 잡혔다.
그녀가 잡힐 줄은 예상도 하지 못했다.
자신과 관련된 게 너무 많았다.
초능력 관리국을 무너트리기 위한 정보 역시 많았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 짜증이 치솟던 참이었다.
“하고 싶은 말씀이 뭡니까?”
은호가 똑바로 쳐다보자 도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지혜 국장은 날 너무 싫어하고, 설태호 소장님은 날 의심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라 도와달라는 거죠.”
“제가 왜 그래야 합니까? 당신을 어떻게 믿고요?”
“날 도와줄 사람이 없으니까요. 조금 전 대화를 통해 이지혜 국장하고 설태호 소장님하고 아주 끈끈한 관계라는 걸 느꼈잖습니까.”
도현이 꺼낸 말에 은호는 눈동자를 굴렸다.
어리숙했다.
방금 그 표정으로 느껴졌다.
“믿기지 않겠지만, 정화자나 환수 밀렵꾼으로부터 습격을 받은 건 우연입니다.”
도현은 말을 던졌다.
“…우연이요?”
“그런 생각 안 해봤습니까? 데이터가 말해줄 텐데요? 봤을 거잖습니까.”
은호는 대답 대신 도현을 빤히 보았다.
안경이 살짝 흘러내렸지만, 올리지 않았다.
“…무슨 생각입니까?”
“습격은 이상하게도 환수 밀렵꾼과 정화자와 얽힌 사건에만 자주 발생했습니다. 이 사실을 아는 건 환수 관리국뿐일 텐데 말입니다.”
도현은 은호의 물음에도 대수롭지도 않게 말을 이어나갔다.
이 이야기가 다른 사람 귀에 닿으면 어떻게 되는 줄은 알면서 잘도 늘어놓았다.
마치 이 말이 사실인 것처럼 꼼짝도 못 하게 마음을 붙잡았다.
“다들 왜 나를 견제할까요? 보자, 환수가… 얽혀 있긴 하네요.”
도현은 그럴듯하게 말을 꾸몄다.
이하민이 군침이 돌 수 있게.
“여기서 더 궁금한 게 생기면 찾아와요.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을게요. 이하민 씨.”
은호는 혼란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복도를 거닐었다.
도현의 얼굴이 비웃음이 어렸다.
‘너같이 어리숙한 사람은 그 표정이 맞지. 아무한테도 말을 못 하고 속앓이나 하다가 날 찾아오면 되는 거야.’
도현은 콧노래가 저절로 나올 것만 같았다.
이하민은 환수 관리국에 악감정이 있었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나, 눈동자에 깃든 궁금증마저 속일 수 없는 법이었다.
‘그래, 찾아와야지. 정보를 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니까?’
도현은 은호의 뒷모습을 보며 즐겼다.
은호는 복도를 거닐며 천천히 표정을 달리했다.
‘남을 속이는 게 숨 쉬듯이 자연스럽네. 습격이 환수 밀렵꾼과 정화자에게만 일어난다고?’
기가 찼다.
저런 부류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강직하고, 정직하고, 불의를 못 참는 쪽을 아주 좋아했다.
‘잘 골랐네.’
은호의 입꼬리가 아주 살짝 미소가 어렸다.
어리숙한 연기라면 자신 있었다.
‘속앓이를 한 뒤에 찾아왔다고 하면 얼마나 좋아 죽으려나.’
* * *
“…속은 괜찮아?”
“아뇨. 체할 뻔했어요.”
태호의 물음에 은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뒤 식사 자리에서는 더 끔찍했다.
마치 자신에게 도장을 찍은 것처럼 도현은 음식도 권하고, 궁금한 것도 이것저것 물었지만, 그냥 묵묵히 자료나 정리했다.
“나는 진짜 짜증나더라. 입에 기름칠을 한 줄 알았는데, 저 정도일 줄이야. 물에 던져놓으면 입만 둥둥 뜨겠더라.”
태호는 핸들을 꽉 쥐었다.
“중간에 감정이 들어간 거 다 느꼈어요.”
은호가 키득거렸다.
웃음을 참느라 힘들 정도였다.
“두 분 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 그 집 요리가 참 맛있었습니다.”
“부럽다, 가을 씨. 나도 체한 느낌이었는데.”
태호는 진심을 섞었다.
도현과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역해서 물밖에 들어가지 않았다.
“아차, 아까 밖에서 은호 씨하고 뭐라고 말을 나눈 건데?”
“아아. 그게 엄청 궁금했죠? 그냥 별거 없었어요. 환수 밀렵꾼과 정화자에게 일어난 습격의 원인을 환수 관리국에 떠넘기더라고요. 날 호구로 알고 엄청 좋아하던데요? 초대도 받았어요.”
“지금쯤 이하민의 정보도 뒤져보면서 행복해하겠네.”
“본인의 의심하고 싸우겠죠. 어차피 그쪽에서 털 수 있는 정보도 없을 테니 고민도 많이 될 거예요.”
은호는 앞 의자 양쪽에 팔을 대고는 씩 웃었다.
“그것보다 아까 좀 괜찮았나요? 사실 말하고 싶은 게 가득 있었는데, 참느라 진짜 힘들었어요.”
도현은 초능력 관리국의 국장으로서 어울리지 않았다.
본인 합리화를 하거나, 지혜에게 뺏긴 권한을 들먹거리며 상대를 공격했다.
그러나 목소리나 어투는 굉장히 부드러워 공격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전형적으로 세 치 혀를 아주 잘 놀리는 사람이었다.
“굉장히 자연스러웠습니다.”
“맞아. 자연스러웠어.”
가을에 이어 태호까지 긍정했다.
그냥 그 자리에 이하민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은호가 웃지 않아서 더 그런 걸지도 모르는데, 정말 다른 사람 같았다.
“그럼, 다행이죠. 이지혜 국장님도 여기 탔어야 했는데요. 입이 가려워서 지금쯤 무척 괴로울 거란 말이죠.”
“이지혜 국장이…?”
태호는 의문을 가졌다.
지혜가 과연 그럴까 싶었다.
하지만 상상해보니, 또 참 잘 어울린다 싶었고.
“초대에 응하실 겁니까?”
가을이 물었다.
“가야죠. 초대를 받았는데요.”
“그럼, 은호 씨.”
“네?”
“가게 되는 날, 부탁 하나만 해도 되겠습니까?”
“하세요.”
은호는 싱긋 웃었다.
가을의 부탁이니 왜 거절할까.
“만약에 노트북이나 태블릿이 있다면 해킹하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초능력으로요? 원격이 되는 건가요?”
“보안이 가장 약한 곳이거든요. 그 좋은 기회를 날릴 수 없지 않겠습니까?”
가을은 물음에 답하며 등받이에 기댔다.
“그건 그래요. 미리 하나 주실래요?”
가을은 그 물음에 미심쩍음을 담아 바라보았다.
“그런데 참 어려운 상대이긴 하네요.”
은호는 손을 뻗으며 자연스럽게 말을 돌렸다.
가을은 여전히 미심쩍어하며 물건을 내밀었다.
“환수에 관해 호의적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건 의외였습니다.”
“맞아요. 본심을 잘 드러내지 않아요. 방금도 초능력 관리국의 국장이 꺼낼 이야기 이외에는 하지 않았어요.”
“맞장구도 되게 잘 쳤지. 재수 없었다는 사실 이외에 나무랄 곳이 없었어.”
“그래도 수확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은호는 받은 물건을 챙기며 웃었다.
일단 얼굴도장은 확실히 찍었다.
이도현 역시 환수 관리국과 환수 연구소를 뚫을 무언가가 필요하던 참일 테니까.
“내일이나 모레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긴 해야죠.”
그때가 딱 제격이었다.
하지만 궁금증이 밀려오긴 했다.
지금쯤 뭘 하고 있는지.
은호의 눈동자가 천천히 움직였다.
‘궁금하니까, 만나러 가야지.’
* * *
“…이하민.”
도현이 부하를 보며 눈꼬리를 올렸다.
부하는 고개를 숙였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와.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죄다 말이야.”
이용해먹을 패를 찾았다.
이걸 놓을 수 있을까.
하지만 미심쩍은 부분도 많았다.
하필 그 자리에 태호가 데려왔다는 사실도, 당연하게도 지혜가 알고 있다는 사실도.
마치 자신을 위해 준비된 만찬 같았다.
하지만 오늘 잠깐 지켜봤을 때, 이하민은 그런 낌새는 없긴 했다.
너무도 상황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게 수상할 뿐, 특별히 환심을 사거나, 특별히 자신을 주목하거나, 특별히 옹호해주는 것도 없었다.
‘…뭐, 신중해져서 나쁠 건 없어.’
이용하려면 확실히 하는 편이 좋았다.
―이지혜라고? 이지혜? …아쉽네. 방향이 완전히 틀렸으니까.
권석현이 이전에 꺼냈던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본인을 잡은 사람은 이지혜가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누굴까.
지금으로서는 누구인지 알아낼 수가 없었다.
모든 정보는 환수 관리국에 이관이 되었고, 권석현은 무기징역을 받았기에 사건도 종료되었다.
그것보다 시급한 게 있었다.
‘…하나율. 하나율을 죽여야 하는데.’
입을 연다면 걷잡을 수 없는 비밀이 터져 나오는 건 뻔했다.
“잠깐 외출하니, 내 방에 아무도 들이지 마.”
도현은 인터폰으로 연락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숨을 길게 내쉬었다.
‘오늘은 그걸 처리해야 하는데.’
도현이 밖으로 나가자 책상 밑에서 어둠이 꿈틀거리더니 주변으로 퍼졌다.
그사이 책상 밑에서 누군가 나왔다.
가면을 쓴 은호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
‘이걸 어떻게 참아.’
오늘 식사 자리에 초능력 관리국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초능력 관리국의 위치는 뻔했다. 인터넷만 검색해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였다.
흑견은 초능력을 삼킬 수 있기에 잠입도 할 수 있는데, 가만히 있는 건 오만이었다.
책상을 보자 위에 노트북이 있었다.
‘좋았어.’
은호는 속으로 환호했다.
그대로 하체를 일으키기 전에 묘한 느낌이 들었다.
두근.
멋대로 심장이 뛰었다.
‘……?’
은호는 잠깐 멍하니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뭐지?’
마치 무언가와 공명하는 듯한 느낌에 눈가가 다 파르르 떨렸다.
어둠이 은호를 찔러서야 그는 정신을 차렸다.
“…아아, 미안.”
은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묘한 느낌이 몸을 감싸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이 느낌에 휩쓸릴 때가 아니었다.
혹시 몰라 아까 가을에게 받은 USB같이 생긴 물건을 꽂았다.
[가을 씨. 꽂았어요.]혼날 걸 알았지만, 기회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오가을 씨 : ㅁ ㅣ쳤습니까? 지금 거기가 어디라고 갑니까?]얼마나 다급했으면 오타가 날까.
[빨리해주세요. 심장 떨려요.] [오가을 씨 : 2분만 기다려주십시오.]은호는 그사이 책상 밑에 웅크려 흑견에게 물었다.
“…멍멍이 형님. 쫓을 수 있겠지?”
속닥였다.
어둠이 나와 은호의 머리를 짓눌렀다.
하지 말라고 했는데, 기어코 고집을 부렸다.
―잘 들어, 멍멍이 형님. 지금이 제일 방심할 때란 말이야. 설마 이렇게 만난 뒤에 무슨 일이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어? 그때를 노려야 하는 거야.
그놈의 입이 문제라고 흑견은 생각했다.
“인간은…….”
“쉿. 쉿.”
은호가 입가를 가리던 그때, 그림자가 잠잠해졌다.
도현을 따라가는 게 분명했다.
은호는 쪼그린 채 얌전히 기다렸다.
‘가을 씨한테 많이 혼나려나?’
가면 속에 눈을 빠르게 깜박거렸다.
‘하지만 알고도 기다리는 건 이제 하고 싶지 않아.’
얼마나 기다렸을까.
문자가 왔다.
[가을 씨 : 됐습니다. 다 털었습니다.]그 말에 은호는 그림자를 건드렸다.
“멍멍…….”
그림자가 은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멱살을 잡듯 데리고 갔다.
* * *
흑견은 자동차 밑에 달라붙었다.
은호는 그림자 속에서 위를 보았다.
“여긴 다 좋은데, 전파가 안 통해.”
은호는 잠깐 사이에 주르륵 온 가을의 문자를 보며 몸을 떨었다.
전화는 오지 않았다.
하지만 뭐라고 보낼 수도 없었다.
“조용히 해라, 인간.”
흑견은 가을만큼이나 짜증을 드러냈다.
오늘은 얌전히 있는 줄 알았다.
인간들하고 하루니, 이틀이니 말도 나누길래 저 쓰레기를 뒤쫓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조용히 하고 있어, 멍멍이 형님.”
“인간. 이건, 이건 진짜 아니다.”
“그냥 보는 것뿐이라니까? 약점 같은 걸 알아내는 거지. 할 수 있는데, 주저할 이유는 없잖아?”
“그 인간은 강하다. 그리고… 어디선가 본 듯하다.”
“그러니까 혼자서 뭘 하겠다는 건 아니야. 지금 되게 수상하잖아. 어디로 가는지, 뭘 하는지, 알고 싶었단 말이야.”
“아무것도 하지 마라. 약속할 수 있나?”
“너희와 얽힌 게 아니라면 약속할 수 있어.”
조건이 달린 약속이었다.
이러면 애초에 약속하는 이유가 없었다.
“저, 입, 입!”
흑견은 날을 세웠다.
“아주 잘 살아 있지? 내가 이걸로 먹고살았다는 거지. 기특하다, 내 입.”
은호는 가면을 올리며 호선을 그렸다.
“인간이 무어라 말해도 위험하다면 나는 데려갈 거다.”
“당연하지. 날 그냥 내버려 두려고 했어?”
은호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흑견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왜 저렇게 얄미운지 몰랐다.
은호는 키득거렸다.
“너희와 얽힌 일이 아니라면 위험한 짓 안 한다니까. 나 벌써 가을 씨한테 혼났고, 형한테도 혼날 거고, 국장님한테도 혼날지도 몰라. 주루룩 예약되어 있어.”
은호는 손가락을 접다 마지막으로 흑견을 가리켰다.
“마지막에 멍멍이 형님한테도 혼나겠지?”
묘하게 날뛰는 듯한 은호의 행동에 흑견은 긴 숨을 내쉬었다.
“초조해하지 마라, 인간.”
“초조해.”
“그러니 초조해하지 말라는 거다, 인간.”
“이놈을 잡지 못하면 다음은 없어. 너희를 괴롭히는 새끼들을 잡지 못해. 그러니까 초조한 거야.”
뒤엉킨 것들을 하나씩 풀려면 대가리를 잡아야 했다.
저것들을 다 치워야만 환수하고 사람은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
“불합리한 일이 벌어지도록 만든 건 저 새끼들이야.”
은호의 미소는 날카로워졌고, 차는 멈췄다.
흑견은 다른 그림자를 통해 눈앞에 보이는 건물로 이동했다.
먼지가 자욱하게 깔린 이곳은 어딜 봐도 버려진 건물이었다.
하지만 지하로 내려갈수록 시설은 점점 깔끔하게 변했다.
까맣기만 하던 지하 속에 불빛이 있었다.
거대한 문밖에서 새어 나오는 빛이었다.
“이 이상은 위험하다.”
흑견은 딱 잘라 말했다.
이 너머에는 그림자가 있긴 하지만, 좁았다.
들킬 가능성이 컸다.
은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다렸다.
발소리가 갑자기 들렸다.
은호는 위를 쳐다보았다.
이도현이 있었다.
마치 이동을 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묘하게 익숙했다.
‘…어디서 봤더라.’
은호가 생각할 때쯤, 이도현은 가지고 있는 키로 문을 열었다.
그 너머를 보자 은호는 숨을 멈췄다.
“내 돈줄, 잘 있었어?”
상냥한 도현의 말을 따라 그 너머에는 우리에 갇힌 환수들이 있었다.
은호는 목에 힘줄이 돋아났다.
‘…찾지 못한 환수들이 여기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