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226)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226화(226/302)
226화. 날 기억해(4)
하나율을 잡은 뒤, 환수 관리국에서는 털어낸 정보를 토대로 환수들을 찾고 있었다.
모든 환수가 그곳에 있었기에 우선 구출한 환수들이 환수 연구소로 옮겨졌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 뒤는 지지부진했다.
정보와 달리 사라진 환수들이 많다고 했다.
‘…아니. 마치 누군가 빼돌릴 것 같다고 했지?’
그 환수들이 이곳에 있을 줄이야.
위치가 초능력 관리국과 가까웠다.
차로 15분 정도 간 것 같았으니까.
‘…하.’
은호는 참았다.
속이 비틀어지고, 부글부글 끓어도 참았다.
놈한테서 얻어야 할 게 많았다.
“겁먹지 마. 내가 뭘 한다고 그럴까.”
도현은 환수들을 아주 탐스럽게 바라보았다.
환수들은 도현의 걸음걸이를 따라 우리 뒤로 물러섰다.
도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에 겁을 먹었다.
위험한 인간이라는 건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너흰 내 전부야. 알고 있어?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까, 편안하게 있어.”
도현은 겁에 질린 환수들을 보며 웃었다.
저것들만 있으면 뭐가 걱정일까.
가만히 있어도 돈이 줄줄 흘러나왔다.
‘…국내 유통망만 막히지 않았어도.’
그 한 가지가 딱 아쉬웠다.
하나율이 잡히면서 모든 유통망을 환수 관리국에서 막아버렸다.
도현은 숨을 삼켰다.
‘국내가 막히면 국외로 트면 되긴 하지.’
그게 참 말처럼 쉽진 않았다.
‘남은 잔당들을 긁어모아야 하나.’
지이이잉.
그때, 전화가 울렸다.
누구인지 보자마자 도현은 짜증이 일어났다.
“여보세요.”
은호는 도현이 전화를 받자마자 카메라를 켜 그림자 위로 살짝 내밀었다.
환수를 밀렵했다는 증거를 담았다.
“…하. 알았다고. 재촉 좀 그만해. 가져다준다고. 가져다준다고 했잖아?”
은호는 그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이도현이 누군가에게 협박당하고 있는 건가?’
대화가 딱 그랬다.
“…돈은 줬잖아. 이미 줬다고!”
언성이 올라가자 우리에 있던 환수들이 다급히 뛰기 시작했다.
하.
주변 환수들의 반응에 도현은 화를 삼킨 채 숨을 짧게 내쉬었다.
“재촉하지 않아도 넘길 테니까, 그 주둥아리나 잘 닦고…….”
입을 멈췄다.
이윽고 눈동자가 움직였다.
순식간에 은호가 있던 곳으로 이동한 도현은 시선을 내렸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손을 뻗자, 문이 닫혔다.
두두두두.
도현의 주변이 흔들렸다.
한쪽 눈에 어린 눈동자의 색이 바뀌며 세상이 열 감지 카메라로 보는 것처럼 달라졌다.
벌레가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이상하네.”
도현의 말에 살기가 가득 어렸다.
“분명히 뭔가 있었는데 말이야.”
고개가 살짝 기울어지던 그때, 도현의 등 뒤에 수많은 칼이 나타났다.
그대로 땅으로 칼을 내리꽂았다.
콰아아악.
‘……이게 뭐야.’
은호는 그림자까지 내려온 칼날을 마주하며 숨도 내쉬지 않았다.
지금 몇 개의 초능력을 사용했는가.
‘무슨 능력인 거야?’
은호는 도현을 달리 보았다.
강했다.
초능력 관리국의 국장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았다.
도현은 흑견이 있는 그림자 주변을 맴돌다 초능력을 지웠다.
‘…기분 탓이었나. 뭔가가 있었는데.’
요새 상황상, 예민해질 만했다.
무엇 하나 마음대로 되질 않았으니까.
하나율이 제일 걸렸고, 그 이외에도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존재했다.
‘잘 있는 걸 봤으니 됐어.’
도현은 문을 살며시 열었다.
금세 움츠러드는 환수들을 보며 입꼬리를 높이 올렸다.
“다시 또 올게.”
길게 머물러봤자 좋은 건 없었다.
도현은 다시 문을 닫은 뒤, 사라졌다.
그 자리에 돌멩이 하나가 남았다.
잠시 뒤, 그림자에서 은호가 빠져나와 도현이 사라진 곳을 살폈다.
휴대전화에 있는 손전등으로 주변을 비치자 돌멩이가 보였다.
“멍멍이 형님. 이거…….”
은호는 고개를 돌리다 말고 바로 다가갔다.
흑견의 앞발에서 피가 흘렀다.
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도현은 분명 본체가 아니라 그림자를 찔렀는데.
은호는 뭘 더 생각하지 않았다.
“잠깐만, 잠깐만…….”
두 손이 떨렸다.
갑자기 머릿속이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가방에서 약을 꺼냈다.
“인간. 가벼운 상처일 뿐이다.”
“멍멍이 형님이 지금까지 다친 적은 없잖아!”
금세 언성이 높아졌다.
다친 적이 없었다. 이번이 처음이었다.
은호는 약을 발랐다.
자신의 마음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멍멍이 형님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찢어지는 마음속에서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흑견을 이렇게 만든 건 도현이었다.
빠드득.
이를 악무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인간.”
“…….”
“인간.”
흑견은 미간을 찌푸렸다.
다른 앞발로 은호의 얼굴을 눌렀다.
은호는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시선 안으로 흑견의 얼굴이 들어왔다.
“핥으면 낫는 정도다. 요란 떨지 마라.”
“뭐가 요란인데…?”
“인간을 생각해봐라. 병원을 몇 번이나 갔는가. 겨우 이만한 상처에 요란을 떨면 되겠는가?”
“미안해. …정말로.”
은호의 사과에 흑견은 한숨이 나왔다.
이게 뭐라고.
왜 본인이 아픈 것처럼 반응하는지.
다른 걸 이상하게 생각할 때가 아닌가.
왜 그림자를 찔렀는데 자신이 다친 건지 그것부터 봐야 할 텐데, 멍청했다.
흑견은 은호를 일으켰다.
“아까 하려는 말이 뭔가?”
은호의 시선은 다친 흑견의 발로 향했다.
“인간. 핥으면 낫는다고 했다. 또 말해야 하는가.”
은호는 그 말에 숨을 길게 내쉬며 붕대를 꺼내 감았다.
“저번에 눈사자 사건 때, 마지막에 정화자들의 위치가 바뀐 적이 있었어. 기억해?”
그 힘을 사용한 정화자가 있었다.
분명히 흑견이 가뒀음에도 그 힘이 사용됐다.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당시에는 이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나도 똑같다고 느꼈다.”
흑견의 대답에 은호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 이도현이 온 거야. 멀리서 힘을 사용한 거지.”
은호는 돌멩이를 내밀었다.
이것과 이도현은 위치를 교체했다.
“그럼, 왜 우리를 공격하지 않았는가.”
흑견의 물음에 은호는 생각했다.
하나씩.
하나씩.
머릿속으로 정리가 되었다.
눈사자들을 공격한 일은 누가 보아도 정화자 짓이었다.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다.
누구 하나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곳에 이도현이 있었다.
왜.
방금 들은 그 대화를 주목하면 이도현은 누군가에게 협박받고 있었다.
―…돈은 줬잖아. 이미 줬다고!
심지어 돈마저 줬다고 했다.
최근에 이도현이 돈을 넘긴 곳은 정화자뿐이었다.
‘정화자한테… 협박받고 있었던 거야?’
이도현이 꼼짝 못 할 증거를 정화자들이 쥐고 있었다.
놈이 가만히 있었을까.
아니.
“……그 일은, 정화자가 한 게 되어야 했으니까.”
은호는 이도현이 하고자 하는 일을 파악했다.
어떻게 이렇게 이어질 수가 있을까.
“이도현은 정화자에게 악감정이 있었어. 놈들을 직접 치고 싶었는데, 현실적으로 그게 안 됐던 거야.”
“협박받고 있었다는 건가?”
“맞아. 그래서 정당히 쳐부술 일을 만들었던 거야. 없는 죄를 만들어 수사권을 얻으면 이걸로 정화자들과 거래를 해도 되는 거잖아?”
정화자들의 행동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걸로 태호와 가을이 얼마나 고민했는가.
그 이유가 바로 이도현 때문이었다.
놈은 정화자가 아니었다.
아니, 정화자일 수도 있지만, 기존의 정화자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본의 아니게 형이 방해해버린 거야. 정화자와 관련된 모든 권한이 이지혜 국장님한테 넘어갔잖아?”
그래서 환수 관리국에 그 난리를 쳤던 거였다.
위험을 감수하고 한, 정화자를 치겠다는 계획이 어그러졌을 테니까.
“모든 건 연결되어 있었다는 건가.”
흑견은 눈살을 찌푸렸다.
인간이란 참 복잡하고, 어려웠다.
대체 무얼 얻으려고 하는 걸까.
그저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곳에 누워 낮잠이나 자면 안 되는 건가.
“그렇지.”
“어렵다.”
“어렵지. 그래도 발견했네?”
은호는 번지는 미소를 막지 못했다.
역시 움직여야 정보도 뒤따라왔다.
가만히 있으면 그 무엇도 떨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정보를 떠다 줬는데, 답례를 해야겠지?”
무릇 선물을 받으면 답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은호는 문으로 걸어갔다.
이도현은 환수들이 본인의 돈줄이라고 했다.
그 돈줄이 사라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주 열받겠네. 나는 아주 즐겁고.’
상상만으로 행복했다.
‘어디로 데려갈까.’
이게 문제였다.
모두를 데려갈 수는 있지만, 결국, 환수 관리국과 환수 연구소뿐이었다.
환수들의 상태를 생각한다면 환수 연구소가 맞았고, 안전을 생각한다면 환수 관리국이 맞았다.
은호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국장님.”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겁니까?>
“아까 이도현을 만난 뒤로 기분이 찝찝하지 않으신가 해서요.”
<역합니다.>
지혜는 간단하게 말을 꺼냈다.
사실 그 이상 무슨 소리를 할 수 있을까.
“그럼, 이도현의 뒤통수를 한 번 칠까 하는데, 어때요?”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이건 혹시 모르니, 가을 씨를 거쳐서 전달해드릴게요.”
휴대전화 해킹을 할 수 있는 건 가을로 한정되어 있지 않았다.
“국장님이 찾아 헤맨 그 환수들, 이도현이 데리고 있었어요.”
<……썩을 새끼.>
험악한 말이 지혜의 입에서 튀어나오고 말았다.
몇 번이고 숨을 가다듬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말씀인지 이해했습니다. 환수들은 이쪽으로 보내는 게 맞습니다. 환수들이 사라지면 이도현이 어떻게 나올지도 예상이 됩니다. 반드시 대응하겠습니다.>
“국장님. 그놈의 힘은 이상했어요.”
<이도현은 위험합니다. 놈이 가진 초능력은 상대의 초능력을 가져오고, 줄 수도 있는 힘입니다.>
“…그래서 여러 초능력을 쓸 수 있는 거예요?”
복사, 붙여넣기.
딱 그런 힘이 아닐까.
<맞습니다. 가져온 초능력의 힘을 온전히 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가져올 수 있는 조건도, 줄 수 있는 조건도 몸에 닿는 시간이 길어야 한다는 것 이외에는 알지 못합니다.>
“상대방을 쓰러트려서 힘을 흡수하는, 그런 느낌이긴 하네요?”
<비슷합니다.>
“어쨌든, 알려줘서 고마워요. 준비해주세요.”
<서은호 씨. 혼자서는 안 됩니다.>
“알고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은호는 당당하게 말하고는 휴대전화를 끊었다.
그저 눈도장만 찍으러 갈 뿐이었다.
은호는 문을 보았다.
“멍멍이 형님, 부탁해.”
은호는 그림자로 스며들었고, 문 안쪽으로 장소를 옮겼다.
“카메라는 다 가렸다.”
“고마워, 멍멍이 형님.”
은호는 가면을 벗었다.
이곳에 갇힌 환수들을 보았다.
생각한 것보다 장소가 넓고, 더러웠다.
지키는 사람조차 없었고, 아무렇게 나뒹군 음식이 바닥에 썩어 악취마저 났다.
환수 관리국을 피해 급히 옮긴 티가 났다.
“…안녕, 친구들아.”
겁에 질린 수많은 눈동자가 자신을 향했다.
어떻게 저 눈을 보고 우쭐해질 수 있을까.
자신은 이렇게 마음이 미어지는데.
은호는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너희를 구하러 왔어.”
은호는 교감의 힘을 퍼트렸다.
그 빛은 밝게 빛나며 주변으로 퍼졌다.
절망만이 가득하던 환수들은 그 빛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따사로운 햇살 같았다.
“나하고 같이 갈래?”
부탁에 가까운 말과 조심스러운 표정에 환수들은 무슨 일인지 알지 못했다.
“약속해. 내가 너희를 자유롭게 해줄게.”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그 인간과 다르다는 건 확실했다.
꼭 숲속에 온 것만 같은 포근함이 맴돌았으니까.
* * *
‘…찝찝하단 말이지.’
도현은 핸들을 쥐며 눈동자를 굴렸다.
뭐가 찝찝한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그냥 감이었다.
초능력자들을 때려잡다 보면 몸으로 체득하는 느낌에 가까웠다.
‘환수들을 관리할 사람도 구해야 하는데.’
오늘 보니 상태가 좀 심각하긴 했다.
병이라도 걸리면 큰일이었다.
‘이걸 대체 어디에서…….’
쿠웅!
큰소리와 함께 차 천장이 구겨졌다.
도현은 놀라며 핸들을 돌렸다.
콰앙!
그대로 가드레일로 들이박았다.
도현은 머리카락을 위로 쓸어올리며 숨을 가볍게 내쉬었다.
천장을 향해 손을 뻗었다.
끼리리릭.
그대로 뜯겨서는 천장이 드러났다.
도현이 밖으로 나오자 아무도 없었다.
방금 그 공격은 무엇인지 몰랐다.
“안녕.”
고개를 올리자 터널 입구 위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
도현은 은호를 보자마자 알아챘다.
저 가면.
눈이 덮인 산꼭대기에서 본 적 있었다.
분명히 흑견과 함께 있었다.
아니, 자신이 죽이려고 했던 그 환수와 같이 있었다.
“그때, 왜 갔어? 인사라도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무슨 짓일까?”
도현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터널로 가는 도중에 일어난 사고였기에 한쪽 도로가 막혀 차들이 밀리고 있었다.
“섭섭하네. 우리 구면이잖아. 눈이 내린 산에서 만났는데.”
은호는 섭섭함을 토로했다.
과연 시선이 쏠리는 이곳에서 도현이 자신을 공격할지 궁금했다.
저 차 안에서 이곳을 찍고 있는 사람이 왜 없을까.
“참, 재미있는 짓을 해더라, 이도현.”
“누구냐고 물었어.”
“네 돈줄.”
은호가 꺼낸 말에 도현의 눈빛이 바뀌었다.
도현이 은호가 있던 곳으로 뛰어올랐지만, 그는 이미 없었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자 반대편 터널 입구 앞에 서 있었다.
“환수들 내가 데려갔어, 이도현!”
힘껏 외치며 손을 흔들고 있는 그 꼴에 도현은 이성의 끈을 놓쳐버렸다.
“…죽어!”
도현이 손가락을 내밀자 레이저가 튀어나왔다.
비이이이잉!
콰아앙!
입구가 부서지며 도로 역시 파괴되어 파편이 다른 차량까지 튀었다.
흙먼지가 일어나는 그곳으로 파편과 자신을 맞바꿔 이동했다.
바로 주먹질했지만, 목소리는 또 다른 곳에서 들렸다.
“저 차 비싼 것 같은데, 수리 좀 두둑하게 챙겼어?”
은호는 원래 서 있던, 반대편 터널 입구 위에서 도현을 향해 비웃었다.
“…이 새끼가.”
도현은 주먹을 꽉 쥐었다.
어떻게 이동했을까.
“먼저 날 건드린 건 네놈이야, 이도현.”
도현은 다시 그곳에 있던 돌과 위치를 맞바꿨다.
두 발자국 앞에 은호가 보였다.
“날 기억해. 다음에도 잊으면 죽여버릴 테니까.”
은호가 손을 뻗는가 싶더니 갑자기 도로 쪽으로 쓰러졌다.
순식간에 차가 지나갔다.
도현의 눈이 커졌다.
몇 초 정도 우두커니 서 있다 정신을 차리며 아래로 뛰어내렸다.
차의 속도에 맞먹을 정도로 빠르게 달렸지만, 어디에서도 은호는 보이지 않았다.
도현은 그 자리에서 멈춰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환수들 내가 데려갔어, 이도현!
갑자기 떠오른 그 목소리에 도현은 입을 벌렸다.
설마, 설마.
그 생각 하나로 터널을 나와 달렸다.
* * *
삐익.
문을 열리는 소리가 나자 도현은 문을 밀었다.
“……하.”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하하하!”
웃음은 점점 커졌다.
‘…널, 기억하라고?’
정말로 텅 비어 있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기억해줄게.’
도현은 주먹을 꽈악 쥐었다.
“…반드시 죽여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