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252)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252화(252/302)
251화. 서율은 서럽다
은호는 턱을 괸 채 노트북을 보고 있었다.
HWM.
검색어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HWM. HWM.”
은호는 입으로 그 이름을 언급하며 턱을 괸 손가락으로 목을 건드렸다.
펜을 잡고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생각했다.
‘거의 다 도달한 것 같은데, 이 이후가 좀 어렵네.’
은호는 노트를 보았다.
여러 가지를 끄적였다.
▸하나율
▸이도현
둘을 잡았다.
그 결과로 환수 밀렵꾼들은 기둥을 잃고 무너지고 있었다.
초능력 관리국이 관리하던 환수 밀렵꾼과 정화자들도 환수 관리국으로 옮겨져 앞으로 더 무너질 일만 남았다.
또 가장 중요한, 사실 역시 알아냈다.
―정화자와 환수 밀렵꾼의 보스는 같은 놈이었습니다. 우린 그동안 속은 겁니다.
두 세력의 보스가 같았다.
즉, 한 놈이 두 세력을 움직였다는 뜻이었다.
‘어쩐지, 형이 날이 서 있더라니.’
지혜 말대로 속은 게 맞았다.
아예 다른 세력처럼 보이던 건 그저 눈속임이었으니까.
대체 뭘 위해서 이렇게 두 세력으로 쪼개서 운영했는지 의문이 맴돌지만, 아직 그 이상의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하나율이 HWM을 건드린 일도 알고 싶긴 한데, 환수 관리국에서 저 둘만 감당하고 있는 게 아니니 조금 더 기다려야 할 듯했다.
▸HWM과 마나석의 관계는?
‘여기서 막힌단 말이지.’
은호는 그 뒤로 이미 가득한 물음표 뒤로 또 물음표를 그렸다.
사실 겉으로 본다면 그냥 HWM이 우연히 발견한 보석밖에 되지 않았다.
▸정체 모를 환수와 초능력 관리국의 관계는?
이건 유감스럽게도 이도현도 모르는 사실이었다.
―…저 역시 이 부분을 알아보려고 했는데, 애초에 이도현은 ‘마나석’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혜가 알려준 정보를 바탕으로 보자면 초능력 관리국과 정체 모를 환수는 접점이 없어 보였다.
정체 모를 환수가 힘을 사용하면서까지 숨긴 건 마나석이었으니까.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HWM과 정체 모를 환수와의 관계는?
오히려 정체 모를 환수와 HWM 사이에 접점이 더 있어 보이지 않은가.
마나석이라는 공통점도 있고.
▸그럼, 정화자의 우두머리는 누구?
둥글게 표시했다.
‘위에서 막혀서 여기까지 도달할 수 없단 말이지.’
사실 여기를 뚫고 싶었다.
이걸 뚫어야 정체 모를 환수의 정체도 알 수 있을지도 몰랐다.
자신을 보러 왔지만, 경고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인지 무엇이 되었든 당분간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냥 느낌이었다.
우다다다.
뛰어다니는 소리가 조금 전부터 더 거세지자 은호는 펜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오는 꼬맹이를 향해 그대로 손을 뻗었다.
라비일 줄 알았는데, 레비아탐의 얼굴이 손아귀에 들어왔다.
“아침부터 활기차네, 레비아탐?”
“응. 난 활기참!”
레비아탐이 방긋 웃으며 앞발을 뻗어 은호의 손가락을 잡았다.
“하하하! 레비아탐이 잡혔느니라! 나는 잡히지 않았느니라!”
라비가 크게 웃으며 다다다 뛰었다.
“나도 안 잡혔어! 은호가 날 잡기에는 내가 너무 빨라!”
폭시가 꼬리를 흔들며 지그재그로 뛰어다녔다.
레비아탐이 잡히니 더 신나게 뛰는 모습이 참 우습다 싶었다.
“레비아탐이 잡혔는데, 둘은 왜 더 신이 났어?”“나는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도 안 잡혔지!”
라비에 이어 폭시까지 꺼낸 말에 레비아탐은 더듬이를 바짝 올렸다.
“너무햄.”
레비아탐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은호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
레비비처럼 앞발을 위로 돌렸다.
“내가 잡을 거얌! 두고 봠! 우아아암!”
레비아탐이 달려가자 폭시와 라비가 비명을 지르며 달렸다.
은호는 꼬맹이들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다 말고 눈동자를 굴렸다.
‘…잡히지 않았다?’
자신이 적은 노트로 시선을 옮겼다.
여러 가지를 적어보았다.
▸HWM.
▸마나석.
▸정체 모를 환수.
▸정화자의 우두머리.
지금 핵심은 딱 저 네 개였다.
은호는 저기서 알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나율이 HWM을 공격했다.
우선, 이게 첫 번째 의문이었다.
정화자가 위장한 봉사 단체에 기부했음에도 차후, 조사를 받을 시, HWM이 의심받도록 조작해둔 상태였다.
그 조작으로 HWM을 용의자에서 빼냈지 않은가.
―하나율이 조작한 이유는 위에서 시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혜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들켰을 시, 모든 관심이 HWM으로 쏠리게 두었다.
의도적인 계략이었다.
즉, HWM은 이번 일과 관련이 없었다.
▸HWM
은호는 줄을 그었다.
애초에 본인이 속한 단체에 타격을 줄 이유 역시 전혀 없었으니까.
▸마나석
중요했지만, 이미 윈디드와 세티아에게도 듣지 않았는가.
어차피 사용하지 못한다는 걸.
‘그러니까, 이건 용도를 생각하지 말자고. 오히려 마나석을 숨겼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은호는 남은 두 핵심을 바라보았다.
▸정체 모를 환수.
▸정화자의 우두머리.
정화자들이 가진 환수의 목소리와 식물을 지배한 사건을 통해 이 둘이 손을 잡았다는 걸 알아내지 않았는가.
저들은 마나석이 있는 그 땅에 초능력 관리국을 세웠고, 이 사실을 들키지 않게 힘 역시 사용했다.
왜 이렇게 집요하게 숨겼겠는가.
‘…저 마나석이 범인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소리잖아?’
마나석을 파헤친 건 어디까지나 사람 쪽이었다.
고로, 정화자의 우두머리이자 환수 밀렵꾼의 우두머리 쪽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는 게 맞았다.
▸마나석 -> 정화자와 환수 밀렵꾼의 우두머리 정체를 밝혀줄 단서.
‘여기서 하나가 더 추가되어야겠지?’
▸흑견.
마나석 외에도 저 둘 사이에는 흑견 종족이 끼어 있었다.
이도현이 죽였지만, 시킨 건 정화자의 우두머리였다.
그럼, 왜 하필 흑견일까.
수많은 종족
중 왜 흑견이란 말일까.
왜 다 몰살시켜야만 했을까.
은호는 볼펜을 물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흑견은… 그림자로 스며들 수 있어. 몰래 뭘 볼 수도 있지.’
은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정체 모를 환수하고, 우두머리가 손을 잡는 장면을 만약에 흑견이 봤다면…….’
가정 하나가 밀려왔다.
흑견이기에 가능한 가정이.
‘…봤다면, 죽여야지. 그 사실을 누구도 알지 못하게, 죽여야지.’
은호의 어깨가 천천히 내려갔다.
만약에 이게 정말이라면.
왜 흑견인가.
이 의문의 답이 될 수 있었다.
▸흑견 -> 둘이서 손을 잡는 장면을 목격한 게 아닐까?
정말 저 이유로 마나석을 숨겼고, 흑견은 지워버렸다면, 해야 하는 가정이 하나 더 있었다.
흑견은 십여 년 전에 몰살되었다.
즉, 둘이 손을 잡은 시기는 십여 년 전이라는 소리였다.
마나석을 캔 건, HWM.
HWM은 현재 회장으로부터 인수된 기업이었다.
고로, 현재가 아니라, 과거 HWM의 회장을 봐야 하는 게 맞았다.
은호는 눈을 살며시 감았다.
분명히 HWM 건으로 태호하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때도 의심스러웠으니까.
자동 운전 관련해서 이야기하다가 태호가 이렇게 말한 적 있었다.
―그래서 내가 바꿔준다고 해도 싫대. 완전 고집불통이야.
태호가 자동 운전과 관련된 기술을 봐준다고 해도 거절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이상했다.
‘그래, 이제야 알겠네.’
인수 과정에 현 HWM과 전 HWM 회장 사이에 환수와 관련된 계약 조항을 따로 체결한 게 분명했다.
즉, 현 HWM 회장으로부터 그 계약서를 확인한다면, 거의 확실해지는 셈이었다.
‘…그놈이 정화자의 우두머리라는 걸.’
은호는 당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 은호?”
폭시가 물었다.
“형한테. 잠깐 갔다 올게.”
은호는 공간을 열었다.
* * *
‘…너무하다. 진짜 너무해.’
서율은 서러웠다.
이제 지혜가 위험한 곳에는 보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저번에 이도현을 조사하겠다는 걸 말리지 않았는가.
분명히 변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저 착각이었다.
오늘 아침, 갑자기 지혜가 일찍 출근하라는 엄포를 내렸다.
출근 시간이 당겨진다니.
그 어떤 날보다 최악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직장인이니 어쩌겠는가.
까라면 까야지.
서글픈 마음으로 출근하자 지혜는 굉장히 진지한 얼굴로 말을 꺼냈다.
―네가 가줘야 할 곳이 있어.
그때부터 싸늘한 느낌이 몰려왔다.
아침부터 가야 할 곳이라면 보통 아주 최악인 곳이 다분했다.
도망갈까 생각하다가 지혜를 보자마자 그만뒀다.
진짜 살벌했다.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묻자 지혜는 입을 열었다.
―전 HWM의 회장, 허태인. 이 자의 뒤를 캐야겠어.
왜 갑자기 그쪽으로 튀었는지 몰라도 직장인은 까라면 까야 했다.
서율은 하품이 나올 것만 같은 상황을 꾹 참아가며 허태인이 살고 있는 집에서 우두커니 기다렸다.
주택에 살고 있었고, 몇 시간 지켜보니 그냥 특별한 것 없는 생활을 했다.
밥 먹고, 산책하고, 책도 보고, 빨래도 하고.
전 회장이라는 말에 다른 사람을 시킬 줄 알았는데 그냥 본인 손으로 집안일을 다 했다.
50대 후반일까.
나이도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국장님이 허탕을 짚은 건가?’
기다려도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좋게 보면 그냥 부지런 사람이었고, 나쁘게 보자면 참 팔자가 늘어졌다 싶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독하게도 이어지던 독서를 끝내줄 소리가 집에서 들려왔다.
전화가 왔다.
“…어. 어. 그래. 거기서 보지.”
꽤 담담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디를 간다고 하니, 서율은 그제야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서율은 다급히 준비하고 나가는 허태인을 보았다.
‘자아, 볼까나.’
서율은 먼저 조용히 밖으로 나와 허태인이 밖으로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조금 전 산책 때와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좀 더 진중해졌다고 해야 할까.
서율은 그제야 나른하던 감각이 깨지는 기분을 느꼈다.
눈동자를 굴렸다.
허태인의 걸음에 맞춰 조금 전에 없던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나.
셋.
다섯.
주변에 살던 주택 이웃이 이상한 걸음을 하며 하나씩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헛다리를 짚은 게 아니었네.’
서율은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갈 것만 같았다.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를 건드렸다.
투명화의 범위는 몸에 밀착한 상태로 손마디 세 개 정도까지였다.
자신이 가진 이 힘은 어떤 무력도 없는 대신, 존재 자체를 희미하게 해 원한다면 소리도 죽이고, 초능력 감시 기계에도 걸리지 않게 할 수 있었다.
다만, 무적은 아니기에 소리를 죽이려면 머리가 다 아팠고, 초능력 감시 기계에 30초 이상 머문다면 걸릴 수도 있었다.
무력과 거리가 멀지만, 자신은 이 힘을 너무 사랑했다.
지금처럼 타인의 방심을 유발하기에 딱 제격이었으니까.
‘국장님, 목표 움직입니다.’
서율은 보고를 올리며 뒤를 밟았다.
이웃은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허태인을 보호하며 움직였다.
‘누구를 보러 가기에 이럴까. 좀 설레는데?’
서율은 손가락이 다 꿈틀거렸다.
허태인은 자동차를 타지 않았다.
그저 산책 가는 정도의 거리에서 한 가게로 들어갔다.
“아, 늘 시키던 걸로 주세요.”
단골인지, 익숙하게 주문하고는 창가 쪽에 앉았다.
잠시 뒤, 커피가 나올 때쯤에 훤칠한 키를 한 남자가 들어왔다.
주문한 뒤, 허태인과 한 자리 정도 떨어진 곳에 앉았다.
서율은 그 한 자리 쪽으로 걸어가 바라보았다.
“처음 보는 얼굴 같은데, 여기 어떻게 알았습니까? 커피 맛이 참 좋은 곳입니다.”
허태인이 사람 좋은 얼굴로 남자에게 물었다.
“…네?”
“아이고, 주책이야. 갑자기 말 걸어서 미안합니다.”“아닙니다. 그저 놀랐을 뿐입니다. 말씀 편안하게 하셔도 됩니다.”
남자는 어색하게 웃었다.
당황한 모양이었다.
“이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주책이 좀 심했네요. 여기 이 동네가 좀 조용합니다. 늘 보던 얼굴만 있던 차, 새로운 얼굴이 있어서 신기해서 말을 걸어봤습니다.”“SNS을 보니까, 아름다운 동네더라고요. 연차 내서 와봤습니다.”
“오, 어땠습니까?”
“정말로 조용하더라고요. 아, 그런데 두 분 정도는 시끄럽게 싸우고 있던데 괜찮나요?”
서율은 그 대화를 들으며 말속에 말을 가리는 전형적인 방법이라는 걸 알았다.
맡은 업무상, 꽤 자주 접하는 암호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동네’는 환수 관리국인 모양이고, ‘두 분’은 하나율과 이도현을 말하는 듯했다.
즉, 환수 관리국은 조용한데, 하나율과 이도현은 시끄럽게 군다는 소리였다.
하나율과 이도현이 실토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저런. 조용히 시켜야겠습니다.”
허태인이 안타깝다는 듯 말을 꺼냈다.
담긴 뜻은 ‘두 사람을 죽일 수 있나’로 해석하는 게 편했다.
“아닙니다. 그저 지나가는 길에 봤을 뿐이니까요. 너무 시끄러우면 다음번에 제가 말 좀 해보겠습니다.”
한번 시도해보겠다.
“허허. 젊은이가 참 용감합니다.”
허태인은 말을 끝낸 뒤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셨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뭘 하시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커피를 내려놓은 허태인이 물자 남자는 잠깐 고민하다가 손을 만지작거렸다.
“그냥 회사 다니고 있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조금 큰 곳이긴 합니다. …HWM이라고.”“오오. 저도 거기 다녔습니다. 옛날에 말이죠.”“정말이십니까? 이거 참 우연입니다, 어르신.”
둘 다 미소를 지었고, 서율 역시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야, 대박이다.’
HWM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나올 줄이야.
“거긴 옛날하고 변한 게 없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허태인의 물음에 서율은 ‘HWM’의 상황을 묻는 듯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꽤 많이 변했을 겁니다.”
변절의 조짐이 보인다.
“거기 공원이 그렇게 예쁜데, 벌레가 한 번씩 찾아오면 그렇게 불쾌할 수가 없더라고요. 다 죽여버리고 싶을 만큼요.”
허태인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건 여전히 그럴 겁니다. 아, 이것도 인연인데, 한 번 찾아오시겠습니까, 어르신?”“기회가 되면 찾아가겠습니다.”“그럼, 다음에 뵙죠. 먼저 일어나겠습니다.”“바쁜 분을 붙잡았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허태인은 남자를 향해 웃었고,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허태인을 향해 다가가며 무언가를 내려놓았다.
“…이 세계에 환수가 지워질 때까지.”
남자의 입에서 노골적인 말이 나오며 허태인과 눈을 마주했다.
커피를 든 채 남자가 나간 뒤, 허태인은 커피를 마시며 남자가 건넨 쪽지를 보았다.
위치가 적혀 있었다.
다음 접선 장소인 모양이었다.
눈으로 빠르게 읽으며 기억했다.
‘…발견했다.’
서율은 주먹을 꽉 쥐었다.
다음 손님이 올 때까지 기다린 그는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갔다.
골목까지 걸어가 힘을 풀고는 모자를 눌러써 자연스럽게 택시를 탔다.
휴대전화를 꺼내 연락했다.
<…어떻게 됐어?>
“발견했습니다.”
<그놈이, 정화자의 우두머리가 맞았어?>
“맞습니다. 자세한 건 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율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알겠어. 고생 많았어.>
그 대답과 함께 서율은 연락을 끊었다.
‘서럽네, 진짜.’
생각하니 억울했다.
정화자의 우두머리일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자신을 보냈다는 게 아닌가.
이래서 직장인들이 서럽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었다.
‘그럼 들어가기 전에 딴짓 좀…….’
지이이잉.
[무서운 국장님 : 딴짓하지 말고 와.]딱 잘라 말하자 서율은 창문을 바라보았다.
‘…하.’
서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