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282)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282화(282/302)
281화. 숨 한 번
태호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침대가 비어 있었다.
‘……또 도망쳤어.’
서은호.
또 자리에 없었다.
태호는 주먹을 쥐고 가슴을 쾅쾅 두드렸다.
정말이지 도망의 귀재라고 할 수 있었다.
‘그 힘이 원수네.’
공간 이동.
태호는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은호의 상처가 빨리 낫는다는 건 알고 있었다.
피도 엄청 빨리 찼고, 새벽에 봤을 때 상태가 안정권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고도 받았다.
알고 있어도 기분이 달랐다.
하지만 도망간 은호를 어떻게 쫓을까.
‘할 수 없지.’
이대로 태호는 주머니에 있는 쪽지를 꺼내 찢은 뒤 적었다.
「없더라? ^―^」
활짝 웃는 이모티콘도 써줬다.
지금 아직도 이걸 쓰나 모르겠지만, 태호는 병실 밖을 나갔다.
‘…와.’
태호가 숨을 길게 내쉬었다.
계속 가슴이 뛰었다.
‘어떻게 왕이, 왕이 내 앞에 올 수가 있지?’
왕은 지금까지 자리를 이탈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 이유가 사람과 한 약속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움직일 수 없다고 했다.
‘은호가 분명 그렇게 말했는데….’
한 걸음 걸었을까, 갑자기 묘한 시선이 느껴졌다.
환수가 빼꼼히 보고 있었다.
크라카들이었다.
태호가 손을 흔들자 활짝 웃으며 앞발을 흔들었다.
언제 얼굴을 찌푸렸냐는 듯 입꼬리가 광대까지 치밀어 올랐다.
‘진짜, 이 맛에 산다.’
* * *
“…봤더냐?”
라비가 세티아를 보며 물었다.
세티아는 초롱초롱한 그 눈동자에 의문을 느꼈다.
뭘 봤다는 건지 몰랐다.
세티아의 시선이 슬그머니 움직여 은호를 보려고 했다.
“잔다.”
흑견이 꼬리로 은호의 몸을 덮어주었다. 웅크린 채 혼자 속 편한 채 자고 있었다.
“…잔다고?”
“그래.”
피는 상처랑 별개로 작동하는지, 잠을 무척 오래 잤다.
깨워도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불과 몇십 분 전에 모두를 걱정시킨 뒤, 일어나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입을 열었다.
―호수를 볼래?
활짝 웃었다.
그대로 호수에 갈 애들을 모으더니 정말로 이곳으로 와버렸다.
그게 전부였다.
‘기도 안 찬다.’
흑견은 은호를 보며 얼굴을 아주 꾸욱 눌러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세티아는 난감함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앞발로 은호를 토닥거렸다.
“봤더냐?”
라비가 다시금 물었다.
뭘 봤는지 몰랐다.
눈길을 돌렸다.
“봐봐. 왕이 여기 있대. 그러면 가장 주변부터 노려야 해. 왕 주변에 있는 존재들의 붙잡힌 정신부터 풀어줘야 해.”
폭시가 앞발로 그림을 그렸다.
동그라미 안에 더 큰 동그라미가 있었다.
“아니야, 폭시야. 그렇게 하면 들켜. 하나씩 오도록 유도를 해야 해.”
하이프가 작은 동그라미로 화살표를 그었다.
세티아는 왕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자 더더욱 무슨 상황인지 알지 못했다.
고개를 올리자 호수로 뛰어든 아이들이 보였다.
“레비아탐이 마지막이야! 잡아야지!”“안 됌! 잡으면 안 됌!”
꺄르르 웃는 소리가 들렸다.
호수를 그냥 빙글빙글 도는 아이들마저 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자신처럼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존재가 있었다.
윈디드였다.
은호 옆에 붙어 있었지만, 고개가 수없이 많이 돌아갔다.
이런 상황을 어쩔 줄 몰라했다.
“…혼란스럽구나.”
저들을 데리고 온 은호가 자버리니, 곤란했다.
은호의 부제가 이렇게 크다니.
사방에서 각자 다른 걸 하고 있는 걸 보니 난감했다.
“왜 말이 없더냐?”
라비가 여전히 초롱초롱하게 바라보았다.
“네가 뭘 말하는지 모르겠다. 천천히 이야기해주겠는가?”“여기서는 안 보였더냐? 하늘에 별이 진짜, 진짜 많이 떨어졌다!”
라비가 꼬리를 흔들며 말하자 흑견은 앞발로 귀를 잡았다.
도대체 몇 번째 말을 꺼내는지 몰랐다.
귀에 피가 날 정도로 들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지금 벌써 앞발가락과 뒷발가락 개수를 넘어섰다.
하이프를 비롯한 다른 환수들과 토론을 하던 폭시마저 깜짝 놀라 쳐다볼 정도였다.
“별이?”
세티아가 곰곰이 생각했다.
하늘에 수없이 별이 많았고, 별이 떨어졌을 때가 있었을까.
“……아.”
세티아의 입에서 뭔가 알 것 같다는 말이 나오자 라비는 눈을 반짝거렸다.
얼른 다음 이야기를 하라며 재촉했다.
“그 별이 아가의 힘이었는가?”“맞느니라! 내 힘이었다! 아주, 아주 멋지지 않더냐?”
“아름다웠다.”
세티아가 호응하자 라비는 그제야 만족했다는 듯 꼬리를 붕붕 흔들며 제자리에서 껑충껑충 뛰었다.
“이히힛.”
즐거운 웃음을 내뱉은 라비는 다른 표적을 바라보고는 그대로 뛰어갔다.
“봤더냐?”
똑같은 물음에 세티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통과됐다는 의미였다.
“은호는 왜 갑자기 자는 것인가?”“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
“피를…?”
“계약을 알고 있나?”
“아…….”
세티아는 바로 알아들었다.
왕을 위해서 계약을 맺다니.
“말도 안 듣는 이 아이가 고생이 많았겠구나.”
“그렇지.”
“꼬맹이는 왕에게 덤볐는가?”“…그것도 보이는가?”
흑견은 세티아를 쳐다보았다.
빛이 보였다.
“왕께서 참 강하지 않은가.”“기가 막힌다. 그 힘을 가졌으면서 왜 가만히 있는 건가?”“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 거지.”“어떤 상황인지 아는가?”“내가 어찌 알겠나.”“다 알고 있는 것같이 이야기하지 않았는가.”“모르는 게 더 많으니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법이지.”
다 늙은이처럼 말한다고 하려다 흑견은 그만뒀다.
늙은이가 맞았으니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은가?”“알려준다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지.”
흑견은 세티아를 힐끔 보다 곧 귀찮다는 얼굴을 하며 윈디드를 불렀다.
“병아리.”
“…왜 그래, 친구?”
“바보처럼 주변을 살피지 말고, 이 늙은이한테 말하거라.”“바보가 아니라, 혼란스러워서 그렇지.”“뭐가 혼란스러운가?”“저쪽을 봐봐. 뛰어놀고 있잖아. 그런데 이쪽은 토론하고 있다니까? 그리고 저쪽에서는 물장구치고 있어.”
“그래서?”
흑견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게 뭐라고.
“그래서라니?”
“본인이 하고 싶다는데 뭐가 잘못됐는가?”
흑견은 말을 꺼내고는 크게 하품했다.
“…노는 와중에도 최근에 일어난 이야기가 들리잖아. 아이들이 이런 일에 끼어드는 게 기분이 이상해서.”
윈디드는 이내 차분히 말을 꺼내며 은호를 보았다.
은호가 봤으면 분명히 하지 말라고 말리지 않았을까.
“인간이 보면 하지 말라고 했을 거다. 그러니 인간이 없을 때 하는 거겠지.”“이건, 좋은 광경이 아니야, 친구.”“누가 좋다고 했는가? 어떤 병신 같은 놈이 상황을 이렇게 꼬았기 때문이 아닌가. 네가 무어라 말해도 지금은 힘을 모을 때다. 다른 존재들의 정신이 괜찮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너의 정신은?”
“……하.”
윈디드와 흑견의 대화를 듣던 세티아가 숨을 길게 내쉬었다.
지금 당장 은호를 꽉 안아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곳으로 왔구나.”“그게 무슨 말이지?”
흑견이 눈가를 좁혔다.
그래서 왔다니.
“나는 너희가 보지 못하는 걸 볼 수 있다. 누군가 세뇌되거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판단이 가능하다는 소리지.”
세티아는 저들을 모두 보았다.
누군가의 그림자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이 아이가, 불안했던 모양이다.”
세티아는 은호를 바라보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우르르 데려올 정도였으니.
“멍청한… 인간이.”
흑견의 목소리에 힘이 빠져 있었다.
그렇게 불안해하지 말라고 했는데, 좀처럼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불안할 거야. 말썽꾸러기가 제일 불안할지도 몰라.”
윈디드는 숨을 길게 내쉬며 은호에게 앞발을 뻗다 말고 날카로운 발톱을 보았다.
날개로 이마를 쓰다듬었다.
은호는 인간과 자신들, 이렇게 둘 다 봐야 했다.
인간이 끼어드는 게 처음에는 못마땅했지만, 결국, 인간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인간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고, 이를 조율을 해준 건 은호였으니까.
“말썽꾸러기는 말이야. 정말 특별하지 않아?”
“맞아. 특별해.”
폭시의 목소리가 들리자 윈디드는 깜짝 놀랐다.
언제 왔을까.
세티아가 가볍게 웃었다.
“토론은 다 했어, 작은 친구?”
윈디드의 말에 폭시는 귀를 내렸다.
은호 옆에서 앞으로 철퍼덕 쓰러졌다.
“…힘들어. 진짜 힘들어.”
폭시의 얼굴이 찌부러졌다.
꼬리를 흔들었다.
사실 이것저것 뭐가 좋은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은호처럼 확신으로 밀고 나갈 수가 없었다.
“은호는 어떻게 이걸 다 생각한 걸까? 머리가 너무, 너무우 아파.”
폭시는 괴로움을 호소하며 고개를 땅에 묻었다.
“…하이프도 엄청, 엄청 대단해.”
윈디드는 그 말에 하이프를 찔끔 바라보았다.
뭔가를 여전히 고민하는 것 같았다.
주변에 다른 존재들이 있었지만, 왠지 동떨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은호가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다.
묘한 거리감이 환수 사이에서 보였다.
“고생이 많아, 작은 친구.”
윈디드가 웃자 폭시는 고개를 잠깐 돌렸다.
윈디드를 보며 눈을 깜박거렸다.
이내 배시시 웃었다.
“이건 별거 아니야. 나는 은호한테 도움이 되고 싶어. 더 많이! 이번에 그런 일이 생겨서 너무 기쁜데?”“인간 상태는 어떤가?”
흑견이 묻자 폭시는 그대로 상체를 일으켰다.
놀란 눈을 했다.
“멍멍이 형님이 이런 것도 물어보다니. 놀랐어.”
“대답하거라.”
“불안해. 자면서도 생각이 많아. 아침에도 그랬어.”“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겠나?”
세티아는 이쯤 되니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윈디드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이야기를 천천히 시작한 순간부터 세티아의 낯빛이 차가워졌다.
그제야 왜 그런 이야기를 나눴는지를 알았다.
세티아는 은호를 보며 구슬픈 표정을 지었다.
겨우 인간 한 명이 얼마나 많은 존재를 끌어안으려는 건지 몰랐다.
왕마저 안고 있지 않은가.
“그러지 않아도 된다, 아이야.”
세티아는 은호의 팔을 토닥거리며 말을 꺼냈다.
“자연의 대리자라고 해도 그러지 않아도 된다.”
모든 피로가 몰린 걸까.
그래서 깨어나지 못하고 이렇게 깊게 자는 걸까.
세티아는 은호가 꿈을 꿀 동안은 편안한 여정이 되길 바랐다.
* * *
어느덧 해가 살짝 기울어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그런데 말이다.”
라비가 폭시를 보며 속삭였다.
물이 뚝뚝 흐르고 있었다.
“응?”
폭시가 푹 젖은 털을 고르다 말고 라비를 보았다.
“그건, 언제까지 비밀이더냐?”
라비의 물음에 꼬리의 물을 짜던 레비아탐이 깜짝 놀랐다.
“안 됌. 말하면 안 됌!”“맞아. 말하면 안 된다고.”
일렉트 역시 건전지를 안은 채 라비를 바라보았다.
물이 튈까, 멀리 있었다.
라비는 쏠리는 시선에 귀를 내렸다.
“나, 나는 그냥 물어본 것이니라.”“그것도 곤란하다는 거지.”
윈디드가 키득거리며 웃었다.
“뭘 말하는 것인가?”
은호가 춥지 않게 주변에 꽃을 피우던 세티아가 고개를 들었다.
“인간을 위해 해주고 싶은 게 있다고 했다. 그게 뭐냐면.”
“아아앗! 안 됌!”
레비아탐이 달려와 흑견의 입을 막았다.
흑견은 레비아탐을 보았지만, 레비아탐은 간절했다.
이게 뭐라고.
“아주 재미있는 일을 하나 보구나. 장소가 필요하면 말하거라.”“그런데 우리는 여기까지 오는 길을 모른다.”
라비가 당당하게 말했다.
“으음……. 대충은 알 것 같은데.”
눈이 가늘어진 폭시는 앞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장소가 왜 필요해?”
일렉트는 세티아의 말이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장소라면 많았다.
“여기 말고 다른 곳은 전부 은호를 알잖아. 은호한테 미리 말해버리면 어떡해.”
폭시가 꺼낸 말에 일렉트가 깜짝 놀랐다.
“…맞네. 그렇네. 은호를 너무 많이 알아.”
일렉트는 그게 불만이었다.
자신의 작은 은호였는데.
“작은 친구들.”
윈디드가 그들을 불렀다.
꼬맹이들의 시선이 쏠렸다.
“내가 데려다줄게.”
윈디드가 날개를 펼쳤다.
여기라면 얼마든지 올 수 있었다.
“우와아아.”
꼬맹이들의 시선이 쏟아지자 흑견이 기가 막힌 듯 바라보았다.
“병아리가 태워다주겠는가?”“태워다 주지. 왜 못 태워주겠어?”“왕한테 가야 하지 않은가? 티토를 데려다줘야 할 테니까.”
“……아.”
윈디드가 아차 했다.
그걸 까먹을 줄이야.
“그러면 그 전에 말해줄래? 그때는…….”
“…뭘 말해?”
은호의 목소리가 들리자 다들 기겁했다.
은호는 졸음이 섞인 눈을 몇 번이나 깜박거리다가 이내 눈을 꼬옥 감았다가 떴다.
“아까, 뭐, 어디 간다고 그러던…….”
말을 잇다 말고 멈췄다.
왜 노을이 지고 있는지 몰랐다.
“…해 뜨는 거야?”
“지는 거다, 멍청한 인간.”
얼굴을 찌르는 듯한 흑견의 말에 은호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많이 잤다고? …내가?”
은호는 놀란 듯 일어나다 말고 현기증을 느끼며 비틀거렸다.
“괜찮은가…?”
세티아가 놀란 가슴을 부여잡듯 은호를 안았다.
“머리가 잠이 덜 깨서 그래. …그런데 내가 왜 여기 왔더라?”
은호는 멍한 표정을 했다.
“인간이 다 데리고 오지 않았는가.”
흑견이 말하자 은호는 눈을 깜박거렸다.
“…아.”
은호는 그제야 활짝 웃으며 고개를 올렸다.
“갑자기 세티아가 보고 싶더라. 그래서 왔어. 혼자 오는 것보다 다 같이 오는 걸 좋아하잖아? 그래서 우르르 데리고 왔나 보다.”
은호는 손을 뻗어 세티아를 안아주었다.
눈을 잠깐 감다가 고개를 돌려 꼬맹이들을 보았다.
깜짝 놀랐다.
“아니… 홀딱 젖은 채 있으면 어떡해. 감기 걸리면 쓴 약 먹어야 하는 거 몰라?”
은호의 말이 떨어지자 다들 라비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나는 왜 보더냐? 에취…!”
라비가 기침하자 은호는 가방을 들고 다급히 수건을 꺼내 라비부터 닦고 나머지도 죄다 닦아 바람이 담긴 토템을 사용했다.
“애들아! 거기 깊어! 그만 가.”
은호는 호수 쪽을 바라보았고, 이내 뭔가를 토론하는 환수들을 보았다.
거기에 하이프도 보였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가갔다.
대화가 멈췄다.
은호는 환수들을 토닥거렸다.
“여기까지 그러지 않아도 돼.”
밀려오는 일들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숨 한 번 돌릴 때였다.
“생각은 잠깐 미뤄. 숨 한 번 돌리자. 힘들지 않아?”
은호의 말에 환수들을 고개를 끄덕였다.
“힘든데, 은호가 너무 많이 하고 있잖아.”“맞아. 우리도 은호를 위해 하고 싶어.”“…머리가 아프긴 해.”“그럼, 조금 놀다가 다시 이야기해볼까?”
은호가 던진 제안에 서로를 바라보던 환수들은 이내 배시시 웃으며 호수로 달렸다.
이거였다.
고민보다는 즐거움이 가득한 날.
이걸 위해 지금 달리고 있지 않은가.
‘그래. 숨 한 번 돌릴 때지.’
은호는 덩달아 부드럽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