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288)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288화(288/302)
287화. 외롭지 않아
아주 살짝만 열었던 그 공간에서는 아무것도 없었다.
빛도 보이지 않았다.
‘왜… 보이지 않지?’
은호가 안을 다시금 살펴보며 두리번거리던 사이, 문이 열렸다.
그 사이로 빛이 새어 나왔다.
이제 라이엔이 안으로 들어오는 모양이었다.
그대로 공간을 닫으려던 순간, 이름이 들려왔다.
“은호!”
반가움이 담긴 라이엔의 목소리에 은호는 그대로 멈췄다.
“라이엔. 괜찮아?”
은호는 목소리를 낮췄다.
공간도 일부러 키우지 않았다.
“괜찮습니다. 다 해결됐습니다.”
“……정말?”
은호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애들이 해냈다는 말이 아닌가.
“그런데 목소리가 왜 그렇습니까?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힘이 없게 들려왔다.
은호의 얼굴을 보고 싶었기에 라이엔은 작은 구멍 사이로 빛을 더 집어넣었다.
눈을 잃은 대신 빛을 통해 주변을 보기에 이리저리 움직였지만, 은호의 머리카락밖에 보이지 않았다.
은호는 그제야 안도하며 공간을 열었다.
“…은호. 뭘 한 겁니까?”
라이엔은 은호를 보자마자 바로 다가가 그를 살폈다.
“혹시, 이거 기억해?”
은호는 옆에 피어난 푸른 소라를 가리켰다.
식물을 보자마자 라이엔은 입을 다물었다.
고개를 천천히 은호를 향해 돌렸다.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저 식물을 다시 볼 줄이야.
“…은호가, 불렀습니까?”
이걸 할 수 있는 건 은호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물었다.
“내가 했지만, 이곳에 뿌리를 내려준 건 저 친구들이야. 대견하지 않아?”
은호가 웃자 라이엔은 다가와 그를 안았다.
“인간을 놓거라. 지금 상태가 좋지 않다.”
바로 흑견이 발끈했다.
그 말에 놀라 라이엔은 뒤로 물러섰다.
“…미안합니다. 괜찮습니까, 은호?”
“으음.”
은호는 눈썹을 만지작거렸다.
“너희와 비교하면 내가 상대적으로 덜 튼튼한 건 맞는데, 막 바로 부러지진 않아.”“그건 아니지, 말썽꾸러기.”
윈디드가 자연스럽게 끼어들자 은호는 동그란 눈으로 윈디드를 바라보았다.
“말썽꾸러기는 부러져.”
확신을 담아 꺼내는 저 말에 흑견이 고개를 끄덕였다.
은호는 간지러운 입을 더 참지 못했다.
“삐약아. 너, 멍멍이 형님이랑 닮아가고 있는 거 알아?”
“정말?”
“무슨 말인가, 인간!”
윈디드는 기뻐했고, 흑견은 발끈했다.
이내 다가가 윈디드를 앞발로 밀었다.
윈디드가 밀려나지 않은 채 은호를 향해 활짝 웃었다.
“진짜 닮아가고 있어?”“그걸 왜 좋아하는가! 그걸 왜!”
진짜 싫은지 흑견의 털 같은 어둠이 파르르 일어났다.
“친구는 원래 닮은 거라고 했어.”
윈디드의 미소가 길어지자 은호는 고개를 몇 번이나 끄덕거렸다.
“멍멍이 형님. 이건 진짜 부정할 수 없어. 정말 닮아가고 있다니까?”“시끄럽다! 저 병아리와 나를 같은 취급하지 마라!”“같은 취급이 아니라, 멍멍이 형님의…….”“조용히 해라, 인간!”
흑견이 어둠으로 은호의 입을 막았다.
이빨마저 날카로워졌기에 은호는 크게 웃었다.
이 맛이었다.
그렇지만, 진짜 사실이기도 했다.
푸흡.
웃음이 터지자 시선이 라이엔에게 쏠렸다.
“……아, 죄송합니다.”
라이엔은 자신의 무례를 사과했다.
너무 사이가 좋아 보여 참을 수가 없었다.
이게 자신이 바라던 모습이었다.
인간과 자신들이 함께 어울리는 세계.
“라이엔.”
“네, 은호.”
라이엔은 천천히 미소를 지웠다.
“여기에 디올린이 왔어.”“디올린은, 멈추질 않을 겁니다.”“그렇더라.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어. 오히려 날, 가지려고 했으니까.”“…디올린의 힘에 당했습니까?”“아니. 저항했어. 형이 준 기계랑 이 빛으로 저항할 수 있더라.”
은호는 교감의 힘을 퍼트렸다.
그 힘을 보며 은호는 말문을 열었다.
“물론, 아주 적은 힘이라서 가능했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저항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게 됐어.”
고개를 든 은호는 라이엔을 바라보았다.
불안함이 천천히 꿈틀거리는 게 보였다.
“내가 저 식물 친구들을 부른 이유는 하나야.”“디올린이 퍼트린 힘을 지워버리려고 하는 겁니까?”“맞아. 디올린이 퍼트린 그 힘을, 지워버릴 거야. 물론, 모든 힘을 다 지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디올린은 훨씬 더, 더 오래 이 계획을 시행했을 테니까.”
HWM의 원래 주인이었던 허태인과 손을 잡은 지, 이미 십 년이 넘었다.
그 세월을 어떻게 단숨에 따라잡을까.
“어쩌면 중간에 들킬 수도 있어. 하지만 괜찮아. 이제는 네가 있잖아?”
왕인 라이엔의 안전을 확보했고, 라이엔이 움직일 수 있었다.
가지고 있는 힘은 라이엔이 훨씬 더 강했다.
“디올린은 아주 많이, 저항할 거야. 그리고 나에게 올 거야.”“또… 인간을 미끼로 사용할 셈인가?”
흑견이 말을 쏘아붙이자 은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게 아니야, 멍멍이 형님. 좋든 싫든 그 결과로 이어진다는 말이야.”“은호의 말이 맞습니다. 디올린이 할 선택은 하나입니다.”
라이엔은 은호의 말에 동의했다.
이래서 자신도 이런 상황을 원하지 않았다.
디올린이 도중에 마음을 변하길 수없이 기도했다.
하지만 그 기도는 닿지 않았다.
“구석에 내몰릴수록 시야는 좁아지고, 극단적으로 변해. 이 모든 사태를 한 방에 뒤엎을 수 있는 복권 같은 존재를 찾게 되는데, 그게 나야. 날 잡으면 라이엔은 아무것도 못 할 테니까.”
은호는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무척 간단한 상황을 언급했다.
디올린이 라이엔을 손에 넣은 것처럼 자신을 손에 넣으려고 할 테지.
자신만 손에 넣으면 라이엔까지, 아니, 더 나아가 환수들까지 완전히 손아귀에 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믿고 있을지도 몰랐다.
원하는 걸 다 이룰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디올린을 더 구석으로 내몰 테니까.
지금 더더욱 주변을 돌아볼 수 없는 상태라고 봤다.
“여기서 확실히 말하지만, 나는 디올린에게 당해줄 생각은 없어. 절대.”
은호는 단호히 말했다.
이제 딱 하나만 남았을 뿐이었다.
딱 하나만.
디올린도 간절하겠지만, 자신 역시 아주 깊이 간절했다.
“당연하다. 왜 당해줘야 하는가.”
흑견은 코웃음을 내뱉었다.
“라이엔. 디올린이 바라는 건, 역시 인간의 멸망이겠지?”―인간이 우리를 공격하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당신은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는지 묻고 싶습니다.
떠보려고 했든 뭘 했든, 그 말에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럴 겁니다. 그것 이외에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디올린이 품은 인간을 향한 증오는 너무도 크니까요. 내가 안일했던 겁니다.”
라이엔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원래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태어난 존재였다.
그 세상을 지키지 못한 깊은 죄책감에 더 많이 아꼈다.
“너무도 아꼈기에 눈이 멀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디올린이 여기까지 왔음에도 내가, 현실을 외면한 게 아닐까요?”“그렇다. 가장 옆에 있었음에도 너는 몰랐다. 네 잘못이 크다.”
흑견이 주저 없이 대답하자 라이엔은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면목이 없습니다.”“왕이시여. 저도 몰랐습니다. 저도 디올린이 그런 존재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왕께서는 오죽하겠습니까?”
윈디드는 조심스럽게 왕을 위로했다.
가까이 있다고 해서 모든 걸 다 아는 건 아니었다.
하물며 지금 라이엔의 심정은 얼마나 타들어 갈까.
그렇다고 흑견의 말이 잘못됐다는 건 아니었다.
왕이라는 그 무게가 가진 책임이 있었으니까.
“라이엔, 삐약아. 뭘 했든, 본인을 탓하는 건 이제 그만하자. 선택은 디올린이 한 거야. 라이엔도, 삐약이도 모두 선택한 무언가에 책임을 지고 있는데, 디올린도 그래야 하지 않겠어? 혼자만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너희만 피해를 보고 있잖아.”
지금 잘못한 건 누가 봐도 디올린이었다.
디올린이 왜 그렇게 했는지 복잡하게 하나씩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피해를 당한 라이엔과 윈디드가 죄책감에 시달리는 건 아니라고 봤다.
“디올린은 선택했고, 이제 너희와 내 선택만 남았을 뿐이야. 그러니 지금은 뒤가 아니라, 앞을 보자.”
은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라이엔과 윈디드에 손을 뻗어 가볍게 두드렸다.
“무엇이 옳고, 괜찮은 선택인지 똑바로 보는 거야.”
불안함에 쫓겨, 삶에 찌들어, 잘못된 선택을 한 자신처럼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이제 애들을 보러 갈까?”
은호는 공간으로 들어갔다.
애들이 보고 싶었다.
얼마나 애를 썼는지 알기에 칭찬해주고 싶었다.
지금 또 얼마나 신났는지 보고 싶었고.
은호는 라이엔이 머무는 나무로 걸어가 밖으로 나가는 문을 열었다.
밖으로 한 걸음 내디디자 저번과 다른 분위기가 펼쳐졌다.
칼처럼 서 있던 수호자들이 흐트러진 채 환수들과 여러 말을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 은호와 눈이 마주쳤다.
수호자들은 바로 환수들을 보호하고자 날을 세웠다.
하지만 환수들은 그 사이로 튀어나왔다.
“은호!”
“은호다아!”
“은호오!”
기쁨 그 이상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해맑았다.
“은호!”
폭시가 나비처럼 튀어 오르며 가장 빨리 은호에게 안겼다.
“우리가 해냈다? 우리가 해냈어!”
폭시는 은호의 옷자락을 꽉 쥔 채 자랑스럽게 외쳤다.
“우리가, 저 존재들을 해방시켰다?”
“잘했어!”
은호가 덩달아 크게 외치자 폭시는 배시시 웃었다.
“우리도 할 수 있었어! 우리도 모이면 뭐든 할 수 있어!”
자신들은 서로에게 날을 세워야 하는 존재들이 아니었다.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이렇게 많은 걸 해냈는데.
뭉치면 강하다는 걸 은호가 알려줬다.
“폭시 말이 맞아. 나는 내가 보잘것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 하나보다 둘이 더 강하고, 둘보다 셋이 더 강해!”“엄청난 힘이야. 정말 엄청나!”“정말 잘했어, 애들아! 정말 고마워!”
은호는 환수들의 이야기에 덩달아 기뻐했다.
무거웠던 몸마저 가벼워지는 기분이었다.
이번 일이 저 애들한테 긍정적인 경험으로 돌아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있지, 나는 이번 일로 나한테 너무 실망했어.”
한 환수는 갑자기 울먹거렸다.
“…실망했다고?”
은호는 웃다 말고 당황했다.
예상하지도 못한 말이었다.
“우리가 왕을 도울 수 있었는데, 왕만 바라봤어. 이렇게 할 수 있었는데, 왕을 원망했어. 그게 너무 미안해.”
“…아닙니다.”
은호가 무어라 말을 하기도 전에 뒤쪽에서 라이엔의 목소리가 들렸다.
빛이 퍼져나갔다.
“정말 아닙니다. 내가, 그대들을 지켜야 하는 게 맞습니다. 나는, 그대들의 왕이니까요.”“제가 왕을 지켜도 되는 거였어요. 얼마든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는 걸 알았어요.”
환수는 여전히 울먹거렸다.
여기는 디올린의 힘에게 잡아 먹힌 곳이었다.
이곳이 편했을까.
아니.
수없이 차디찬 곳이었겠지.
왕이 이곳에서 얼마나 괴로웠을지 알아버려,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울지 마십시오. 울지 않아도 됩니다.”
라이엔은 그 환수에게 다가가 다정하게 미소를 지었다.
“나는 정말로 그대의 따스한 마음 하나면 됩니다.”“아니요! 저는 계속 왕을 도울 거예요! 앞으로 쭉!”“내가 그대들의…….”“힘들면 도와달라고 해야 해요! 왕이라도 그래야 해요! 은호가 그랬어요!”
환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하자 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맞지. 친구 말이 옳다고 생각해.”“나도 맞다고 생각해.”
폭시 역시 동의했다.
눈치를 슬쩍 보던 다른 환수가 앞발을 올렸다.
“…나도. 도와달라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건 부끄러운 게 아니에요.”“나도 그래요. 힘들면 도와달라고 말하는 게 맞아요. 그게 왕이라도요.”
찬성하는 환수들이 늘어나자 당황한 건 라이엔이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왕이시여.”
수호자들 사이에도 저 의견에 동의하는 이들이 나왔다.
“이미 왕께서는 너무도 많은 걸 짊어지고 계십니다. 그러니 저희가 조금 짊어진다고 해서 티도 나지 않을 겁니다.”“힘에 조종되어 왕께서 혼자 싸우게 둔 아둔한 저이지만, 지금이라도 같이 싸우게 해주십시오.”
점점 머리를 조아렸다.
같이 싸우게 해달라는 말이 많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라이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깊은 고민에 휩싸였다.
“나도 고집이 좀 세다고 하던데, 라이엔 너도 상당하네.”
은호가 넌지시 말을 꺼냈다.
라이엔은 은호를 보았다.
“내가 왕을 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왕은 혼자 싸우는 게 아니라는 건 알아.”“저들은 제… 아이들입니다. 제가, 모든 걸 바쳐 지켰고, 지켜낼 아이들이요.”
왕으로서 쉽게 용납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라이엔, 그 아이들이 널 도와주는 건 이상한 게 아니야. 너는 이제 혼자가 아니니까.”
은호의 격려에 라이엔은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너 스스로 고립되지 않아도 돼. 다 떠안지 않아도 돼. 저 친구들은 네가 지켰고, 널 닮아 아주 강해.”
은호는 라이엔을 살짝 밀었다.
그 힘이 얼마나 강할까.
하지만 라이엔은 조심스럽게 한 발자국 나아갔다.
그 걸음걸이에 다들 입을 다물었다.
“아이들이여.”
라이엔은 이곳에 있는 모두를 바라보았다.
용맹한 전사처럼 강한 눈빛을 짓고 있었다.
적이 누구인지, 뭘 해야 하는지 똑바로 좌시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저런 눈빛을 짓고 있었을까.
라이엔의 입꼬리에 호선이 그려졌다.
은호 말대로 자신의 아이들은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강했다.
“나를 위해… 힘을 빌려주겠습니까?”
라이엔은 그들에게 말을 건넸다.
환수들에게서 들려오는 대답은 오직 하나였다.
“물론입니다.”
“빌려줄게요!”
“함께 가요!”
기꺼이 힘을 빌려주겠다고.
라이엔은 밀려드는 감정을 힘껏 눌렀다.
억지로 다 떠안고 있었던 건 자신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잔잔하게 밀려왔다.
* * *
“…아무 이상도 없다.”
“확실한가, 영감?”
흑견이 재촉하자 세티아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래. 몇 번이나 확인했다. 지배됐으면 내가 가만히 있었겠나?”“거봐. 아무 이상 없다니까?”
은호 역시 흑견에게 핀잔을 내뱉었다.
“확실한 게 좋다.”
“그건 그래.”
은호가 키득거렸다.
“기분이 좋아 보이는구나.”
세티아의 말에 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라이엔이 더는 혼자가 아니게 된 게 기분이 좋아서 그래. 아, 세티아도 왕을 만나볼래?”
“이미 알고 있다.”
“아, 세티아라면 알겠구나.”
세티아는 오래 살았다.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몰라도 그럴만했다.
“참 외로운 분이셨다.”“그런데 왜 만나러 가지 않아?”
은호가 궁금함을 드러낸 채 당근을 손에 쥐었다.
“…으음, 뭔가, 압박감이 있다.”“그건 잘 모르겠던데?”“인간만 느끼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
흑견이 말하자 은호는 도리어 놀랐다.
“멍멍이 형님도 그래?”
흑견은 그 말에 대답하기 싫은지 귀를 닫은 채 말했다.
“당근이나 먹거라.”
“그래.”
아사삭.
은호도, 세티아도 당근을 먹었다.
그 행동을 하던 은호도, 세티아도 서로를 보며 웃었다.
뭐가 됐든,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건 분명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