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4)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4화(4/302)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 004화
4화. 짜잔, 대화가 통하네요
“당연히 농담이죠. 그런데 기억을 잃은 건 맞지 않나 싶은데요?”
은호는 유쾌하게 말했다.
태호와 가을은 또 서로를 바라보았다.
어쩐지.
머리에 문제가 생긴 걸까.
서로 다른 생각이 충돌하자, 가을은 대충 마무리했다.
“그럼, 신분은 적당한 걸로 할게요. 괜찮나요?”
“그러시죠. 흠 잡히지 않을 정도로만 해주시면 됩니다.”
“그럼, 쉬어요. 저녁쯤에 찾아올 테니까요.”
태호 역시 급히 떠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은호는 손을 흔들었다.
“꼭 와주셔야 해요. 이 넓은 병실에 혼자 두지 말아 주세요.”
“서은호 씨는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람이니, 당연히 와야죠.”
태호가 밝게 웃으며 문 쪽을 향해 뒤돌았다. 덩달아 등을 돌린 가을을 향해 넌지시 목소리를 냈다.
“……저 친구 머리가 좀 아파 보이는데?”
“목소리가 너무 큽니다, 박사님.”
가을이 슬쩍 꺼내는 말에 태호는 헛기침했다.
어색한 미소를 얼굴에 붙이고는 뒤를 돌았다.
“그게 말이지…….”
“지금 머리가 아프긴 해요. 붕대가 많이 조이나?”
“그, 그럼, 간호사를 불러와야겠네요. 편히 쉬어요.”
태호는 도망치듯 밖으로 나갔고, 가을은 고개를 깍듯이 숙였다.
“이해해주세요.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워낙 연구에만 몰두하다 보니 사회성이 다소 떨어져서 그래요.”
가을의 표정에 변화가 전혀 보이지 않았기에 은호는 가볍게 웃었다.
“이해할게요.”
“빠른 쾌차 바랍니다.”
가을까지 밖으로 나간 뒤에 은호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적막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은호는 눈을 감은 채 깊게 숨을 내쉬었다.
‘이세계에서 환수는 천덕꾸러기 같은 신세라는 거지?’
그렇게 아름다운 짐승은 처음 보았다.
아직도 눈앞에 그려지는 듯 훤했다.
어릴 적 꿈이 동물원을 운영이었지만, 현실적, 금전적 문제를 제외하고서라도 체질상 문제로 가까이할 수도 없었다.
‘기회가 온 건가?’
드루이드의 힘.
자신은 그걸 가지고 있었다.
‘내 꿈을 이룰 수 있는 순간이 오는 건가?’
그 대상이 환수로 바뀌었을 뿐, 가능성이 보였다.
은호는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여기저기 둘린 붕대 말고는 딱히 뭐가 변했나 알 수 없었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렸다.
창문 쪽에 작은 선인장이 존재했다.
은호의 눈이 살짝 가늘어지더니,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커져라.”
잠잠했다.
은호는 손가락으로 입가를 쓱 건드려서는 손을 뻗는 흉내를 내며 다시 시도했다.
그때는 분명 분노했다.
머릿속에 이 부장을 떠올리자 어떤 준비도 없이 바로 마음이 들끓었다.
“드루이드가 명하는데, 네가 자라길 바란다!”
또 잠잠하자, 은호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눈썹을 긁었다.
“……저기, 태블릿 씨?”
은호는 슬쩍 목소리를 냈다.
문득 태블릿이 허공에 둥둥 떠 있던 상황이 생각났다.
“아까 분명히 나한테 날아왔잖…….”
말이 끝나기 전에 가방 속에 있던 태블릿이 날아오자 은호는 헛웃음을 내뱉지 않을 수 없었다.
《네.》
화면에 글자가 떠올랐다.
“음성인식이 가능하네요?”
《현재 ‘태블릿―231258’으로 입력되어 있습니다.》
“그럼, 태블릿 씨. 물어볼 게 있는데요. 드루이드가 뭐예요? 게임에 나오는 드루이드라면 아는데, 그런 거랑 비슷한가요?”
《드루이드는 자연과 가장 가까운 자를 말합니다. 자연과 교감할 수 있으며 그들의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저는 기록을 위한 장치일 뿐, 이와 관련된 추가 정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하. 게임 속 드루이드랑 비슷한 느낌이네요.”
은호는 태블릿의 설명에 강한 흥미를 느꼈다.
《현재 당신의 상황을 입력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흥미를 강하게 느낍니다.》
“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진짜 신기한데요?”
《당신을 돕기 위한 보조 장치입니다.》
“고마워요.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저는 오늘을 기록합니다.》
《첫 감사를 받은 날♡》
은호는 수줍게 붙인 저 하트에 웃음을 터트렸다.
“재미있는 태블릿인데요? 그럼 혹시 메모 기능은 자동일까요?”
《그렇습니다. 원하신다면 해당 기록 역시 삭제가 가능합니다.》
“좋아요. 그러면 혹시 뭘 가져올 수도 있나요?”
은호는 자신의 다리가 부러져 고정된 모습을 가리켰다.
“보다시피 다리가 이 모양이라서요.”
《가능합니다.》
《요구사항을 말씀해주십시오.》
“태블릿 씨가 담겼던, 가방 좀 부탁합니다.”
태블릿이 날아가 가방을 둘러매고는 내려놓았다.
“고마워요.”
은호는 싱긋 웃은 뒤, 가방을 뒤졌다.
지금 확인할 거라고는 이것밖에 없었다.
분명히 식물을 움직였는데, 지금은 되지 않는다니.
조건이 부족한 걸까.
‘제발, 설명서 하나만 주세요.’
그때, 손아귀에서 무언가 닿았다.
「드루이드가 어려운 당신을 위한 설명서.」
제목을 보자 은호는 환호했다.
두 장 정도로 얇았지만, 펼친 순간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게 무슨 글이야?’
은호가 설명서를 태블릿에게 내밀자 ‘찰칵’ 소리가 났다.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입력 중입니다.》
《……하나씩 체험해보세요, 다양한 존재와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하세요. 가장 중요한 건 낯선 존재와의 교감입니다.》
“그럼, 환수와 대화하는 방법도 있을까요?”
《존재합니다. 해당 설명 내용을 띄우겠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존재의 말이 들리지 않기에 훈련법을 시도할 거예요.》
“빠르고 쉬운 방법은 없나요? 그게 최고던데요.”
《발견한 존재의 이미지를 터치하며 종의 이름을 부르세요.》
“오, 좋아요.”
은호는 두 개로 분리된 화면을 보았다.
흑견을 찍은 사진을 건드리자 버튼 두 개가 나타났다.
밑에 작게 아이콘으로 표시됐는데, 꾹 눌러보자 왼쪽은 이미 만났던 환수 소환 버튼이었고, 오른쪽은 아직 만나지 못한 환수 소환 버튼이었다.
‘……기왕이면 만났던 흑견이 낫겠지?’
무슨 훈련을 하려고 이러나 싶었지만, 은호는 지시를 따랐다.
“흑견.”
은호의 말이 끝난 뒤, 화면에서 글자가 떠올랐다.
《가장 위치가 가까운 환수부터 찾습니다.》
《탐색 중.》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
《.》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바라보던 은호는 같은 글자만 떠오르자 지루함에 하품을 내뱉었다.
체감상 10분은 됐을까,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지자 고개를 돌렸다.
날이 선 노란 눈동자 두 개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흑견이다.’
흑견이 왜 여기에 온 걸까.
천천히 눈동자를 움직여 태블릿을 바라보았다.
《드루이드가 가진 힘으로 해당 존재를 부르는 방법입니다. 아직 덜 친해졌다면 절대로 사용하지 마세요(웃음).》
“……아니, 아니, 이러려고 한 게 아닌데요, 태블릿 씨.”
크르르릉.
낮게 우는 소리가 들리자 은호는 화들짝 놀랐다.
“쉬잇, 쉿! 잠깐만, 멍멍아. 지금 짖으면 안 돼. 아래에 나쁜 아저씨들이 있대.”
은호는 할 수 있는 만큼 손을 크게 휘둘렀지만, 말이 닿지 않았다.
“크르르릉.”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은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흑견을 부른 게 다름 아닌 자신이었기에 마음이 좀 급했다.
“태블릿 씨. 되도록 빨리 알려주세요.”
《자, 이제 가방에서 헤드셋을 꺼내세요.》
은호는 가방을 뒤졌다.
분명 크기는 크로스백 정도였는데, 안은 생각보다 깊은지 조금 전에 보이지 않던 헤드셋이 잡혔다.
‘이게 여기에 어떻게 들어가 있는 거지? …아니다, 생각하지 마. 지금은 그냥 써.’
은호는 선도 없는 헤드셋을 한쪽만 겨우 썼다.
“어떻게 나를 부른 거지?”
“……?”
묵직한 음성에 은호는 헤드셋을 잡은 손을 내렸다.
‘목소리가…….’
주르륵 내려오다 떨어졌다.
‘들린다.’
“크르르릉.”
또 짐승 소리처럼 말이 들려오자 은호는 헛소리를 들은 게 아니라는 생각에 다급히 헤드셋을 바로잡았다.
“갑자기 불러서 미안하지만, 얼른 도망쳐야 해.”
“……?”
원래도 커다란 흑견의 눈동자가 커졌다.
은호를 빤히 보다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갑자기 검은 연기가 몰아닥치는 것처럼 은호를 스쳐 지나갔다.
“지금, 뭐라고 했나? 도망이라고?”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천장에 목이 닿은 채 살짝 꺾여 있는 흑견의 모습에 은호는 입술을 다물었다.
지금은 웃을 때가 아니었다.
“아주 잘 들었네. 여기서 우물쭈물할 때가 아니라 도망쳐야 해.”
“나는 도망치지 않는다.”
“저번에는 잘만 도망치더니.”
“…인간의 말은 어렵군.”
어물쩍 넘어가려는 모습에 은호는 겨우 웃음을 참았다.
“자, 멍멍아. 착하지?”
은호가 흑견을 향해 손을 내밀자 당장 으르렁거렸다.
“무례하다, 인간. 한 번 더 그 손을 내밀면 물어버리겠다!”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따라 뾰족한 이빨이 드러났다.
이빨 하나가 은호의 머리보다 훨씬 컸다.
“멍멍이에서 화내야 하는 거 아니야?”
“그것도 포함이다. 인간한테 버려진 게 딱해서 도와줬는데 기본이 되어 있지 않군.”
“대체 손 내미는 게 무슨 뜻이길래, 그래?”
은호가 한 번 더 손을 내밀자 흑견의 얼굴이 가득 일그러졌다.
“욕이다. 개같이 생긴 놈이라는 뜻이지. 나는 개가 아니니까.”
“개… 아니었어? 종의 이름에서 이미 개가 붙는데?”
“인간이 멋대로 붙인 이름이겠지.”
“늑대…….”
“늑대도 아니다. 나를 그 생물과 비교하지 마라.”
“솔직히 그쪽이 좀 비슷해 보이는데.”
“무례한 인간아.”
“내 이름은 서은호야. 서은호.”
“시력이 좋지 않은 인간.”
“그래, 멍멍아.”
그 말에 흑견은 콧바람을 세게 불었다.
한심하게 은호를 바라보았다.
“인간. 너의 그 방정맞은 입이 내 신경을 건드리지만, 나는 도망치지 않는다. 너 역시 마찬가지다.”
“나……? 갑자기 나는 왜?”
“눈앞의 불의를 두고 떠나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할 수 없다.”
흑견은 도도하게 콧대를 세우려고 하나 천장이 이를 방해했다.
억지로 머리를 들자 ‘으드득’하는 소리와 함께 천장이 갈렸다.
“……으음.”
은호는 떨어지는 잔해를 보며 눈썹을 만지작거렸다.
뭘 말리기도 전에 벌어진 일에 눈앞이 캄캄했다.
“너는 처음부터 손이 많이 가는 인간이었고, 입이 방정맞지만, 괴상한 장치에 다리를 묶였으니 특별히 또 구해주마.”
“자, 잠시만!”
흑견은 대답 대신 입을 벌렸다.
은호를 입안에 안착시키고는 다리를 고정했던 장치를 뜯었다.
“걱정하지 마라. 나는 네가 방정맞은 입을 가져도 버리지 않는다.”
《올곧은 성격을 가졌습니다. 자아가 강해 융통성이 없습니다.》
태블릿이 화면을 띄우며 은호의 시야 안에 나타났다.
‘그건 안 보여줘도 알겠네, 태블릿 씨.’
문제는 다른 거였다.
이제 간호사가 올 시간이었다.
“잠시만, 멍멍아. 이건 남들이 보면…….”
똑똑.
누군가의 노크 소리에 은호는 입을 다물었다.
“서은호 환자…….”
챙!
간호사는 들고 왔던 의료용품을 떨어트리며 은호를 문 흑견을 두려움으로 바라보았다.
“오해에요! 오해!”
“맞다. 도와주려는 거다. 오해하지 말거라.”
은호에 이어 흑견은 차분히 말했지만, 그 소리는 은호의 말을 잡아먹음과 동시에 간호사에게 거대한 벼락처럼 들렸다.
크르릉. 크르르르릉.
그 소리에 급히 달려온 태호가 다급히 문을 닫았다.
‘……세상에.’
태호는 문 앞에 서서는 숨을 헐떡였다.
뭘 놔두고 와서 다시 왔을 뿐인데, 흑견이 병원에 출현할 줄이야.
“그러니까, 이건 말이에요.”
“방, 방금……. 방금 사람이…….”
“하… 하하. 환수에 사랑받는 체질 보셨나요?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쨍그랑!
창문이 부서지는 소리에 태호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지금, 환수랑 노는 중입니다. 제가 바로 환수 연구소의 소장이거든요.”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는 건 태호도 알고 있었다.
미쳤냐는 간호사의 눈빛을 받자 말문이 막혀 왔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도와주세요! 환수가 환자를 물어갔어요!”
간호사는 다급히 뛰어갔고, 태호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문을 슬쩍 열자, 다 부서진 벽면 사이로 바람이 몰아쳤다.
‘누가, 제발 꿈이라고 해줘!’
* * *
쏴아아아아.
거센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소리가 귀를 다 따갑게 했다.
“…너 이거 납치인 거 알아, 몰라?”
은호는 말과 달리 편안하게 누워 흑견을 바라보았다.
흑견이 자신을 데리고 간 곳은 폭포 속에 숨겨진 동굴이었다.
“그게 뭔지 모른다. 처음 듣는 단어다.”
“멋대로, 동의 없이 데려갔다는 소리야.”
“나는 너를 구했다. 내 행동에 후회는 없다.”
“……아. 그럴 수도 있겠네.”
이게 환수와 인간의 시선 차이가 아닐까.
은호는 그렇게 생각했다.
“인간은 머리를 잘 쓴다고 들었다.”
말과 함께 은호를 바라보는 흑견의 시선이 묘하게 달라졌다.
딱하게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안쓰러움을 담은 것 같기도 했다.
“그 눈빛은 뭐야?”
“아무것도 아니다.”
“아니, 생각 없이 건물을 부수고 나온 건 넌데. 내가 왜 그런 시선을 받아야 해?”
은호는 기가 찼다.
누가 봐도 똑똑한 건 자신이었다.
“분명히 나는 너를 구했다고 했다. 널 묶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좋은 것인가?”
“아니. 딱히… 그런 건 아니야. 처음 만났는데 뭐어. 하지만 넌 달라. 멍멍이 너는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았어. 아름다웠고.”
은호가 활짝 웃자 흑견은 콧바람을 내쉬며 고개를 휙 돌렸다.
“부끄러워하는 거지? 지금, 부끄러운 거 맞지? 멍……. 아니지. 계속 멍멍이라 부를 수는 없지. 이름이 뭐야?”
“그건 알려줄 수 없다. 너도 멍청하게 이름을 알려주지 말고 묻지도 마라.”
흑견은 갑자기 예민하다고 싶을 정도로 싸늘하게 반응했다.
“멍멍이가 싫다며. 그럼, 계속 멍멍이라고 불러도 되는 거지? 부른다?”
“너는 아는 게 없다. 손도 많이 가고.”
흑견이 한숨을 내쉬자 은호는 더 기뻐했다.
“싫으면 이유를 말해줘야지.”
“이름을 알려주는 건 복종을 의미한다. 네가 내게 이름을 알려준 건 복종했다는 거고. 넌 멍청한 선택을 한 거다.”
“…내가? 너한테?”
“그래.”
“이건 좀 자존심이 상하지만, 좋아. 멍멍이 형님이라고 불러 줄게.”
“…….”
흑견의 눈이 가늘어졌다.
“나 누구한테 형님 소리한 적이 거의 없어. 이건, 영광이라고.”
“좋다, 허락하지.”
흑견의 태도가 늠름해지자 은호는 웃었다.
“뭐야. 너 이런 거 좋아하는구나. 다른 환수들하고도 그래?”
“모른다.”
계속 밀려오는 질문에 흑견은 피곤하다고 생각했다.
질문이 왜 이렇게 많은지.
“그럼 같은 동족 중에 형, 동생 하는 존재가 있어?”
순간, 흑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저 호기심만 담은 물음이라는 걸 알지만, 흑견은 밀려드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너희가 죽였다.”
목소리에서 짙은 슬픔이 밀려오자 은호는 자신의 입을 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