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54)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54화(54/302)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 054화
54화. 꽃을 피울래
“은호!”
폭시가 은호를 힘껏 부르며 해맑게 웃자 그는 멋쩍은 표정으로 손을 내렸다.
“안녕, 폭시야.”
“이제 잠 다 잤어? 은호는 볼 때마다 계속 잠만 잤어. 레비아탐이 실망하니까, 나도 마음이 안 좋았어.”
“다음부터는 짧게 자야겠는데?”
확실히 산책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몸이 찌뿌둥했다. 창문 쪽에 건전지 하나가 올려진 걸 보고 웃기기도 했고.
“안녕, 멍멍이 형님.”
폭시의 인사에 흑견은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밤에도 보지 않았는가.”
“그래도 아침이 되었으니까 인사해야지. 안녕, 안녕!”
폭시가 흔드는 앞발을 흑견은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것만으로 만족했는지, 폭시는 은호에게 더 가까이 다가왔다.
“은호는 지금 어디 가던 중이야?”
“산책하려고 했지. 혹시 지금 레비아탐을 만나러 가던 길이었어?”
“맞아! 오늘 같이 놀기로 했어. 가는 길에…….”
폭시는 말을 멈추고 귀를 쫑긋 세웠다.
다시 나무로 걸어가 고개를 내밀었다. 조금 전에 보았던 환수가 보이지 않았다.
“사라졌어!”
“뭐가 사라졌어?”
“친구가 사라졌어!”
폭시는 놀란 눈을 하며 그 환수가 있었던 곳으로 달렸다.
몇 번 발을 움직이다 말고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누가 꽃잎을 이렇게…….”
폭시를 쫓아가던 은호는 땅에 흩어진 꽃잎을 보고 기겁하다 말고 덩달아 입을 다물었다.
폭시와 마찬가지로 천천히 고개를 올렸다.
“검은 꽃이다…….”
폭시와 은호가 동시에 입을 열었다.
살면서 검은 꽃은 처음 봤기에 은호는 놀랐다.
‘막 불길할 줄 알았는데, 아닌데?’
다른 색에서 볼 수 없는 고고함이 존재하는 건 물론, 혼자만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였다. 이렇게 예쁜 꽃을 무참히 뜯어버리다니.
연구소에 있는 나무를 심은 건 태호였지만, 튼튼하고 잘 자라라고 주기적으로 피를 뿌렸다.
어느 정도의 지분이 있기에 만나면 혼낼 생각이었다.
“폭시야. 이 꽃, 누가 뜯었는지 알아?”
“응. 꽃을 입고 있는 환수가 막 화를 내면서 꽃을 뜯었어. 검은색을 싫어하나 봐. 그런데 좀 슬퍼 보였는데.”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 해도 함부로 꽃을 뜯으면 안 되는 거지. 내가 피와 땀으로 가꾼 곳인데.”
은호는 나무에 일부 피어 있는 검은 꽃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폭시야. 이 꽃 뭔가 멍멍이 형님하고 닮지 않았어?”
“닮지 않았다.”
흑견이 딱 잘라 말했다.
“금빛이 없는 걸 빼면 닮았어. 그래도 멍멍이 형님의 검은색이 더 예쁘긴 해. 은호도 그렇게 생각해?”
“당연하지. 멍멍이 형님의 이 색은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오니까.”
“전혀 닮지 않았다.”
은호와 폭시가 속닥거리자 흑견은 눈살을 찌푸리며 더 그 사실을 부정했다.
밟으면 찢길 꽃과 자신이 닮았다는 것 자체가 불쾌했다.
“알아. 멍멍이 형님이 더 멋지다니까?”
은호는 흑견을 토닥거렸다. 그 손길조차 기가 찼지만, 피하진 않았다.
“은호, 은호. 혹시 쫓을 거야?”
폭시가 흥미를 드러내며 물었다.
“쫓아야지. 어떤 환수인지 몰라도 여긴 내 피가 들어간 곳이라고 따끔하게 말해줘야지.”
구출한 환수가 아니라 외부에서 자발적으로 연구소로 왔다는 것 자체는 좋지만, 이렇게 말썽을 부린다면 곤란했다.
“아, 레비아탐 하고 만나기로 한 거 아니야? 약속이 먼저지.”
“그럼 물어보고 올게! 금방 올 테니까, 여기서 기다려줘!”
폭시가 가볍게 성큼성큼 뛰었다.
바닥에 착지할 때마다 푸른 빛이 감돌았다.
“인간.”
“응?”
“이런 일까지 왜 신경 쓰는가?”
“일단 내 피로 키웠으니까. 뭐, 여전히 식물들은 날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은호는 콧잔등을 살짝 건드렸다. 식물 대부분은 자신을 경계했다.
왜 그런지 몰라도 이 정도면 한 번쯤 기뻐해 줄 법한데.
“자연은 원래 느리다. 기준점도 높고. 아주 천천히 달라질 테니, 기다려라.”
흑견이 꺼내는 저 말이 위로라는 걸 알기에 은호는 웃음이 나왔다.
“어쨌든, 나무가 이 꽃을 키우기까지 얼마나 걸렸겠어? 그 노력이 누군가에게 짓밟히는 게 싫은 거야. 그러니 혼내줘야지.”
머리에 딱밤을 두 대는 때릴 생각이었다.
* * *
“…….”
은호는 눈을 깜박거렸다.
덩달아 환수 둘이 눈을 깜박거렸다.
연구소에 있는 나무에 본 적도 없는 꽃이 피어 있었다.
그 밑에 나무를 만지고 있는, 손바닥을 크게 펼친 정도로 작은 환수가 보였다.
토끼를 닮은 얼굴을 한 환수는 꽃을 옷처럼 입고 있었다. 꽃잎이 아래로 향해 있어 마치 원피스를 입고 있는 듯했다.
머리 위에 얹어진 끝이 넙데데한 꽃의 꼭지는 뭔가에 잘 붙을 것처럼 생겨 있었고, 두 발로 선 채 동글동글한 손과 발을 꼬물거리니 혼내줄 마음이 싹 사라졌다.
누가 봐도 저들이 꽃을 피운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은호는 안경을 쓰고 맹금류의 눈을 발동시킨 뒤, 저들을 바라보았다.
《환수를 인식했습니다.》
태블릿이 당당하게 등장했다.
《플라빗.》
《.》
《꽃을 너무 좋아해 몸에서 꽃이 자랍니다. 몸을 덮고 있는 꽃은 생화이며 플라빗의 힘으로 오래오래 유지가 됩니다. 식물에 꽃을 피우는 걸 좋아해서 한곳에 머물거나 떠돌아다닙니다. 계절과 맞지 않게 꽃이 핀다면 플라빗의 힘일지도 모릅니다.》
《상당히 엉뚱합니다.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플라빗이 좋아하는 꽃은 저마다 다릅니다. 때론 위험한 꽃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꽃에 반점이 보이면 독이 깃들었으니 조심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설명을 읽던 은호는 당장 나무에 핀 수많은 꽃부터 바라보았다.
반점이 없었다.
‘…독은 없네.’
포이키에게 독을 당한 적이 있어 아직도 생각하면 아찔했다.
후유증이 없어서 다행이지, 두 번은 당하고 싶지 않았다.
‘그나저나 연구소가 살기 좋다고 소문이라도 난 건가?’
묘한 기쁨을 억누르며 그들을 향해 웃었다.
“예쁘지?”
하얀 꽃을 입은 플라빗이 먼저 말을 걸었다.
은호는 인사를 하기 전에 잠깐 당황했다.
‘나한테… 말을 걸어?’
섣불리 말이 나오지 않아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폭시와 흑견을 바라보았다.
다른 환수가 있기 때문일까.
‘아니, 멍멍이 형님이 있는데도 그냥 말을 걸어오잖아?’
이제껏 흑견의 등장만으로 도망갔던 다른 환수들과 달랐다.
그 사실이 몹시 낯설었다.
“예뻐! 봄이 다시금 찾아온 줄 알았어!”
폭시가 주저 없이 대답했다.
“정말? 이거 우리가 피운 꽃이야. 얼마든지 구경해도 돼! 설명이 필요하면 내가 다 말해줄게!”
하얀 꽃을 입은 플라빗이 신난다며 붕붕 뛰었다.
“그런데 저기는 왜 비워둔 거야?”
폭시는 딱 한 나무만 꽃이 없는 걸 보며 물었다.
다른 나무에는 다 꽃이 자랐는데, 한 그루의 나무에만 없으니 너무도 이상했다.
“여기는 가장 예쁜 꽃이 피어날 자리야.”
하얀 꽃을 입은 플라빗이 웃는 사이, 검은 꽃을 입은 플라빗은 다른 이들을 경계하며 입을 열었다.
특히 흑견을 향한 눈초리가 달랐다.
“형은 바보야? 꽃을 피운 건 내가 아니라 형이잖아.”
“아니야, 우리야.”
하얀 꽃을 입은 플라빗, 형 플라빗이 방긋 웃었다.
“네가 없으면 나는 이렇게 멋진 곳도 몰랐을 테고, 이렇게 마음껏 꽃도 피우지 못했겠지?”
동생 플라빗은 그 말을 듣자마자 몸에서 자라난 꽃잎을 꽉 쥐었다.
“…형은 바보야.”
동생 플라빗은 고개를 들어 흑견을 째려보다 나무 뒤로 움직였다.
한 입 거리도 안 되는 주제에 언짢음을 담아 바라보기에 흑견은 기가 찼다.
은호는 눈치껏 흑견을 붙잡으며 놀람을 섞어 말했다.
“그러니까, 너희가 이 꽃을 다 피운 거야?”
“맞아! 우린 지금 여행 중이거든.”
“여행?”
“응. 목적지는 정하지 않고, 그냥 발길이 닿는 곳으로 걸어가 꽃을 피우는 그런 여행을 하고 있어!”
형 플라빗은 고개를 끄덕이며 앞발을 꽃 속에 집어넣더니 뭘 주섬주섬 꺼냈다.
검은 구슬, 검은 돌조각, 검정에 가까운 여러 꽃잎 등등 뭐가 많았다.
“이게 뭐야?”
은호는 쪼그려 앉아 물어보았다.
“여행을 가면서 가장 예쁜 것들을 모아온 거야. 어때?”
“왜 다 검정이야?”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아름다운 검정을 모았으니까. 이러면 동생이 힘을 내지 않을까 했어. 동생은 정말 예쁜 검은 꽃을 피울 수 있거든!”
형 플라빗은 모아왔던 것들을 아련하게 바라보다 이내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그럼, 아까 검은 꽃을 피운 것도 너희네?”
은호가 던진 물음에 나무 뒤에 있던 동생 플라빗이 헐레벌떡 뛰어나왔다.
얼굴이 붉게 물들고 동글동글한 앞발을 뻗었다.
“봐, 봤어?”
뭐가 문제인지 몰라도 동생 플라빗은 밀려드는 부끄러움을 좀처럼 숨기지 못했다.
“봤냐고? 봤…….”
“너, 꽃을 피웠어……?”
형 플라빗이 동생 플라빗을 바라보며 물었다. 목소리에 담긴 조심스러움이 상당했다.
“…….”
동생 플라빗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하면 안 되는 행동을 한 것처럼 빠르게 굳은 표정을 드러냈다.
뭐가 문제인지 몰라도 은호는 검은 꽃의 꽃잎을 떼어낸 범인이 동생 플라빗이라는 걸 알았다.
―응. 꽃을 입고 있는 환수가 막 화를 내면서 꽃을 뜯었어. 검은색을 싫어하나 봐. 그런데 좀 슬퍼 보였는데.
폭시가 꺼냈던 말을 되짚어보다 은호는 그냥 검은 꽃을 봤을 때 느꼈던 첫인상을 말했다.
“봤지. 참 예쁘더라.”
은호가 꺼낸 말에 동생 플라빗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맑은 눈망울과 마주하자 앞발을 뻗었다.
무언가를 강하게 바라는 모습이 가득했기에 은호는 동생 플라빗과 시선을 마주했다.
“그렇게 아름다운 검은 꽃을 피워낸 친구가 바로 너구나.”
은호의 눈이 살포시 감겼다.
따뜻함이 가득했지만, 동생 플라빗은 오히려 인상을 가득 구겼다.
“…예쁘다고?”
“응.”
“그건… 그건 불길한 색이라고! 아무 짝에 쓸모없는 색이야!”
동생 플라빗은 눈을 꽉 감으며 소리쳤다.
그 발언에 상처받은 건 다름 아닌 형 플라빗이었다.
당장 울 것처럼 눈동자를 일렁거리던 형 플라빗은 애써 웃었다.
“아니야. 봐, 네 꽃이 얼마나 예쁜지 아는 존재가 생겨났잖아?”
“…형이 시켰지? 형이 그런 거지?”
“뭐?”
“이런다고 내 힘이 바뀌는 게 아니야. 나는, 나는… 더러운 검은 꽃밖에 만들어내지…….”
따악!
은호가 손가락으로 동생 플라빗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
동생 플라빗이 놀란 눈을 했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거야, 친구야. 아무리 화가 나도 그건 안 돼.”
“네, 네가 뭔데?”
“네가 피워낸 꽃을 보고 예쁘다고 한 사람.”
은호는 미소를 짓다 다시금 동생 플라빗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
“아파!”
동생 플라빗은 눈물을 찔끔 흘렀다.
“지금 네가 아픈 것보다 형의 마음이 더 무너질 텐데?”
동생 플라빗은 형 플라빗을 차마 마주하지 못했다.
“…알아.”
그저 고개를 숙인 채로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도 알아. 하지만 나는 검은 꽃밖에 못 피우는 바보라고!”
동생 플라빗은 서러움을 담아 말을 토해냈다.
“형이, 형이 나를 데리고 여행하는 것도 나 때문이고. 이렇게 꽃을 피우는 것도 나 때문이고, 다 나 때문이라는 걸 알아!”
―우리, 여행 가자. 여행을 떠나서 예쁜 꽃을 마구마구 피워내는 거야.
활짝 웃던 형의 모습이 지금도 방금 일어난 것처럼 생생했다.
“…형이랑 여행을 다니면 나도 바뀔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어. 그런데 아무리, 아무리 해도 무서워.”
동생 플라빗은 웅크려 앉아 꽃잎 속에 발을 파묻고는 고개를 파묻었다.
“……내가 피울 수 있는 꽃은 죽음과 같이 새카만 꽃뿐인걸.”
모두가 싫어하는 그런 꽃이었다.
자신도 형처럼 하얀 꽃과 앙증맞은 샛노란 꽃과 봄의 향기가 가득 담긴 분홍 꽃 등 여러 색을 피워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친구한테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검은색은 죽음의 색이 아니야. 아주 환상적인 생이지.”
은호는 흑견을 바라보았다.
어딜 봐서 불길한가. 보고, 또 봐도 금빛과 뒤섞인 저 어둠은 달랐다.
“그럼, 나 역시 죽음인가?”
흑견이 코웃음을 쳤다.
“…너도 그런 말을 들었을 거잖아.”
“내가?”
돌아온 대답에 흑견은 동생 플라빗에게 향했다.
그림자가 지자 동생 플라빗은 몸을 살짝 움츠렸다.
“나를 똑바로 봐라.”
동생 플라빗은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연기처럼 일렁거리는 흑견의 털에 뿌려진 금빛은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했다.
동생 플라빗의 입이 살짝 벌어질 무렵, 이내 고개를 휙 돌렸다.
“너는… 나랑 달라.”
“무엇이?”
“금빛이 존재하잖아.”
“너도 저 존재가 있지 않은가.”
흑견은 고개로 형 플라빗을 가리켰다.
“그렇지, 멍멍이 형님.”
흑견이 내민 답에 은호 역시 반겼다.
“애초에 넌 혼자가 아닌데, 왜 혼자 해결하려고 해? 형이 저렇게 널 기다려주고 있잖아.”
은호는 형 플라빗을 가리켰다. 앞발을 꼬옥 쥔 채 굳세게 동생을 기다리고 있었다.
폭시가 가리킨, 아무 꽃도 피어나지 않은 나무가 더 눈에 띄었다.
분명 동생이 피워낼 꽃을 위한 자리겠지.
“혼자 바로 해결해버리려고 하니까, 더 무서운 거야. 천천히 시작하자. 처음에는 형하고 같이 꽃을 피워내는 거야. 어때?”
“……형하고 같이?”
동생 플라빗은 은호가 꺼낸 그 말에 흔들렸다.
“그래. 검은 꽃만 피워내는 게 무서운 거잖아? 형과 함께하면 분명히 다를 거야.”
“하지만 형이 내 꽃 때문에 나처럼 모두에게 미움을 받으면 어떡해?”
“그런 일은 없을 거야. 만약에 그런 일이 생겨도 내가 해결할게. 약속해.”
은호는 새끼손가락을 올리며 웃었다.
검정과 흰색. 이건 언제든, 어느 시대든 먹혀주는 조합이었다.
검은 꽃과 흰 꽃이 합쳐지면 얼마나 특별한 나무가 될지 벌써 기대가 될 정도였으니까.
“용기를 내, 친구야. 나도 네 꽃이 너무 예뻤으니까.”
폭시가 동생 플라빗에게 걸어가 속닥거리듯 말을 꺼냈다.
낯선 그 소리에 동생 플라빗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이래도 될까.
그런 생각이 맴돌았지만, 동생 플라빗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꽃이 예쁘다.
그렇게 듣고 싶은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도 어떻게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있을까.
“좋아. 이제 꽃을 피울 장소를 찾아야 하는데…….”
은호가 말을 다 끝내기 전에 형 플라빗이 앞발을 올렸다.
“내가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