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85)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85화(85/302)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 085화
85화. 별을 품은 친구(2)
다리가 떨리는 정도만 본다면 제대로 서 있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이렇게 무서워하는데, 저 환수의 눈빛만은 굳셌다.
웃음이 날만 한 상황이었지만, 은호는 야위고, 지친 환수의 모습에 조금도 웃지 못했다.
“친구야.”
은호는 손바닥을 내보인 채로 두 손을 올리며 다가갔다.
“다가오지 말거라!”
환수는 다시금 소리쳤다.
목에 기묘한 연기가 목도리처럼 휘감겨 있었는데, 꼭 은하의 형태를 닮아 있었다.
화가 날수록 빛깔이 더 짙어지는 것 같았다.
은호는 다가가지 않았다.
“친구야. 나는 서은호라고 해.”
“너는 인간이다!”
환수는 힘차게 외치다 이내 녹색 눈동자를 굴렸다.
잠깐 뭘 생각하는 눈치였다.
“……아니, 인간은 말을 못 한다.”
눈썹은 없었지만, 그쪽 부위가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너는 인간이 아니니라!”
뭘 하는지 몰라도 은호는 다시금 꺼내는 환수의 말에 입꼬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당장 저 작은 발과 젖살이 오른 통통한 볼을 누르고 싶었다.
진짜 새끼인 건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채 1M도 되지 않은 듯 보였다.
“…너, 너는 정체가 무엇이냐.”
생각하는 걸 포기한 건지, 아니면 생각하는 게 어려운지 몰라도 환수는 은호를 경계하며 물었다.
“은호야.”
폭시가 주저 없이 다가갔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발걸음과 폭시 주변에 휘날리는 나비에 환수는 잠깐 눈동자를 반짝거렸다.
금세 호기심으로 가득 찬 저 모습만 본다면 말썽꾸러기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너는 여기서 뭐 하고 있어? 이리 와. 우리랑 같이 가자.”
폭시가 실실 웃으며 앞발을 내밀자 환수는 귀를 내렸다.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모양이었다.
만약에 저 이상한 존재가 인간이라면 왜 같이 있는 걸까.
“너는… 조종당하는 것이냐?”
“은호한테?”
“그래.”
확고함을 담은 그 대답에 폭시는 꺄르르 웃었다.
“은호는 그런 거 안 해. 음, 설령 할 수 있어도 못 해.”
“어째서인가?”
“나는 그런 쪽으로 힘이 있으니까.”
폭시 주변의 나비가 날갯짓을 하자 환수는 눈을 크게 떴다.
서 있는 것만으로도 벅찼던 그 떨림마저 사라졌다.
“이제 안 무섭지? 제대로 말할 수 있겠지?”
폭시가 물었다.
“…네가 한 것이냐?”
두려움이 지워졌기에 환수는 조금 전보다 더 당당히 목소리를 꺼냈다.
“맞아. 내가 했어. 너의 무서움이 내 귀에 선명히 들릴 정도로 무척 컸어. 너는 지쳤고, 그래서 날이 섰으니까.”
“신기한 힘이다.”
“싫으면 말해줘. 다시 지워줄게.”
폭시는 환수에게 웃어준 뒤, 은호를 바라보았다.
사랑스러움과 애정이 언제나 부드럽게 귀를 녹였다.
그저 따뜻함을 담은 은호에게 배시시 웃어주었다.
“고마워, 폭시.”
저 말에 폭시는 폭신폭신한 구름 위에 녹아든 기분을 느꼈다.
감정을 보고 느낄 수 있기에 더 행복할지도 몰랐다.
이런 애정은 살면서 처음 볼 정도로 은호는 늘 진심이었으니까.
‘이래서 은호가 좋아!’
폭시는 당장 안기고 싶은 마음을 꾹 눌렀다.
“친구야.”
은호는 다시금 환수를 향해 다가갔다.
폭시가 두려움을 억눌렀기 때문인지 몰라도 오만함과 높이 올린 콧대가 보였다.
“다가오지 마라. 나는 허락하지 않았다.”
“다른 인간이 쫓아올 거야. 잠깐 자리를 옮기자.”
“나는 그런 말에 넘어갈 정도로 어리숙하지 않구나. 내 힘을 맛봐야…….”
저 말에 흑견이 조용히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허세 부리지 마라.”
아직 새끼라는 걸 알아서인지 몰라도 흑견은 평소보다 말을 더 부드럽게 꺼냈다.
하지만 환수는 달랐다.
난생처음 본 덩치와 처음 맞본 서늘한 눈빛에 그대로 주저앉아 ‘히끅’거리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아빠아아!”
그러다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왜, 왜 우는 것인가?”
흑견은 뒤로 물러섰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에 더 당황했다.
“멍멍이 형님이 울렸네.”
은호가 슬쩍 입을 열자 흑견의 귀가 쫑긋거렸다.
“맞암. 울렸엄.”
이어 레비아탐마저 꺼내는 저 말에 주춤거렸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알지. 농담이었으니까.”
은호가 낄낄 웃자 흑견은 몸을 낮추며 털을 바짝 세웠다.
저 인간이.
“친구야.”
은호는 웃는 얼굴 그대로 환수에게 가까이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콱.
환수가 손을 물었다.
제법 날카로운 이빨에 피가 흘러내렸다.
‘…성격이 제법 세네?’
은호는 물끄러미 환수를 바라보았다.
“얘들아, 나는 괜찮아. 정말이야. 이걸로 화내지 마.”
은호는 더욱더 이를 악무는 환수의 모습에 먼저 말을 꺼냈다.
일부러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당장 밀려오는 통증에 많이 아팠지만, 은호는 오히려 환수를 따뜻하게 바라보았다.
아주 날이 선 호랑이 새끼 같았으니까.
“내가 무섭다는 거 알아. 네 눈에 나는 이상한 존재로 보일 테니까.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의심스러운 것도 알아.”
일그러진 환수의 표정이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피가 떨어지면서 식물이 자라나고, 꽃이 피어나자 환수의 입이 벌어지며 손을 파고든 이빨이 떼어졌다.
“아, 지금 너무 무섭기도 하겠다. 그렇지?”
은호는 다른 손을 들어 환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몸에 별이 박혀 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살짝 서늘한 편이었고, 조금만 힘을 준다면 얼굴이 무너질 것처럼 물렁물렁했다.
환수는 뒤로 살짝 물러났지만, 손을 내치진 않았다.
그저 동그랗게 눈을 뜬 채 복잡한 감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뭐라고 말하면 네가 나를 믿어줄 수 있을까? 내가 지금 너한테 할 수 있는 건 웃어주는 것뿐인데. 이렇게.”
은호가 활짝 웃자 아주 잠깐 환수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러나 밀려오는 현실에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억지로 날을 세웠다.
“너도 나를…….”
말하다 말고 환수는 갑자기 입맛을 다셨다.
“……피에서 왜 고구마 맛이 나?”
“……?”
은호는 갑자기 초롱초롱하게 변한 그 눈동자를 보자 당황스러웠다.
애초에 피에 고구마 맛이 날 리가 없으니까.
은호는 혹여 자신이 모르는 정보 때문인가 싶어 태블릿을 보았다.
《환수를 인식하셨습니다.》
《흑묘성.》
《.》
《별이 가득 빛나는 밤하늘을 몸에 그대로 담은 것 같은 외형이 특징입니다. 가족 단위로 살아가며 어느 쪽이 죽으면 같이 따라 죽을 만큼 서로를 향한 애정이 끈끈합니다. 콧대가 높고, 오만하며 자존심이 강한 편입니다.》
《외형에 걸맞게 하늘에서 운석 같은 힘을 불러옵니다. 힘으로 만들어낸 것뿐 실제 운석은 아니지만, 그와 맞먹을 정도의 위력을 가졌습니다. 자주 사용할 수는 없다고 해도 자극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몸이 굉장히 유연해 아주 작은 틈조차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현재 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거짓된 정보가 퍼지고 있습니다.》
‘……없는데?’
피를 좋아한다. 혹은 피를 먹는다.
그런 내용은 아무리 봐도,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다면 방금 그 말은 왜 꺼냈던 걸까.
“…음. 친구야. 혹시 피를… 좋아해?”
“아니야!”
바락 소리치던 흑묘성은 다급히 고개를 가로젓고는 다시 말문을 열었다.
“…아니니라. 대체 무슨 말을 하는가! 나는 피를 좋아하지 않는다. 피를 먹는 것도 하지 않는다. 정말 고구마 맛이 났느니라!”
‘아. 고구마를 엄청 좋아하는구나.’
경계심이 조금 전보다 누그러졌기에 은호는 방금 들었던 말을 머릿속으로 지우며 따뜻하게 바라보았다.
“나도 고구마 좋아해.”
“정말인가? 고구마가……. 그, 그게 아니니라! 정말 났단 말이다.”
“……음, 잠시만.”
은호는 섣부른 판단은 그만두기로 했다.
상처 부위에 흐른 피를 살짝 찍어 맛을 보았다.
은호는 눈을 크게 떴다.
기대를 벗어나지 않은, 비릿한 피 맛 그대로였다.
“우리 친구가… 배가 고픈가 본데?”
“정말이니라. 왜 내 말을 믿지 못하는가?”
억울함이 한껏 담겨 있기에 은호는 거짓말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왜 그런 거지?’
은호는 진지하게 생각했다.
자신의 피가 식물에게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사실 환수들에게도 어떤 효과를 불러올까 궁금하긴 했다.
하지만 고구마 맛이라니.
“멍멍이 형님. 혹시 내 피에 고구마 맛이 나?”
저 물음에 흑견은 인상을 팍 썼다.
저게 왜 중요할까.
그걸 왜 저렇게 진지하게 고민할까.
지금 은호의 손을 물어버린 저 존재가 아주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은호가 화내지 말라고 했지만, 화가 치밀어 오르는 중이었다.
“…인간. 그것보다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게 있다.”
“맞암! 상처부터 확인해야 햄!”
레비아탐이 소리쳤다.
조금 전부터 당장이라도 흑묘성을 때릴 기세로 바라보았다.
할짝.
그때, 손바닥으로 까끌까끌함이 밀려오자 은호는 놀라며 아래를 바라보았다.
폭시가 상처를 핥아주다가 눈을 크게 떴다.
“…어?”
폭시가 깜짝 놀라며 뒤로 살짝 물러났다.
맛있었다.
눈동자를 위로 올리며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
은호의 피가 냄새부터 다르다는 건 알았지만, 이건 정말이지 신기했다.
“진짜, 고구마 맛이 나?”
은호의 물음에 폭시가 주저하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거 보거라. 내가 거짓말을 할 리가…….”
콧대를 세우던 흑묘성이 저 고갯짓에 꼬리를 추욱 늘어트렸다. 아니라니.
“꿀맛이 나.”
“진짬?”
폭시가 꺼낸 말에 레비아탐이 놀랐다.
더듬이를 올린 채 호기심 반, 걱정 반이 담긴 눈을 하고 있었다.
은호가 손을 내밀자 레비아탐은 아주 살짝 혀를 내밀었다.
태호가 해준 장치가 보였다. 혀끝에 닿은 그 맛을 의미하다가 눈을 크게 떴다.
“나무껍질 맛이 나는뎀?”
“이제는 나무껍질이야……?”
은호는 레비아탐이 꺼낸 말이 그대로 굳어졌다.
“아니야. 꿀맛이 나.”
“아니니라. 고구마다.”
폭시에 이어 흑묘성까지 슬쩍 끼어들자 복작복작해졌다. 이 틈에 태블릿마저 글을 띄웠다.
《서은호 님의 피는 환수들에게 각자 ‘맛있는’ 맛을 떠올리게 합니다.》
“…….”
은호는 이 황당한 사실을 바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이게 대체 뭔지.
“그래도 막 먹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어. 걱정하지 마, 은호.”
폭시가 웃자 그제야 은호는 안도했다.
“다행이야. 진짜 그랬으면 다른 의미로 슬플 뻔 했…….”
스스스스.
발을 타고 자연이 흘려보내 주는 그 느낌에 은호는 말을 멈췄다.
흑견을 보자 이미 고개가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누가 오고 있나 봐. 그렇지, 멍멍이 형님?”
은호는 입꼬리를 올렸다.
“맞다.”
그 말에 왜 ‘고구마 맛’이 나는지를 설명하던 흑묘성은 그대로 몸이 굳어졌다.
“괜찮아, 친구야. 너를 쫓던 그 진상 손님은 이제부터 내가 맞이해줄 테니까.”
“그, 그게 무슨 소리더냐? 나는 너를 물… 었다.”
“방금 놀라서 그런 거잖아?”
디어네 사건 때도 환수 밀렵꾼이 엮여있었다. 이대로 또 볼 줄은 몰랐지만, 우선 잡는 게 맞았다.
“하지만 나는…….”
“나는 널 보러 왔어.”
지금도 은호는 활짝 웃는 흑묘성의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목마르지?”
은호는 가방에서 물을 꺼냈고, 그릇을 꺼냈다.
안전하다는 걸 알려줄 겸 먼저 물을 담아 마셨다. 그 물 그대로 그릇에 담아 흑묘성 앞에 두고 뒤로 물러났다.
그제야 주춤거리던 흑묘성이 걸어와 천천히 혀를 뻗어 물을 마셨다.
시원한 물이 목구멍 너머로 넘어가자 몸이 아래로 축 늘어지듯 표정마저 일그러졌다.
진짜 물이었다.
얼마 만에 먹는지 몰랐다.
얼굴을 그릇에 파묻었다.
다급히 울리는 꿀꺽 소리를 들으며 은호는 조용히 주먹을 쥐었다.
‘그 새끼들…….’
흑묘성이 얼마나 쫓겨 다녔는지 몰라도 물을 보고 저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 * *
팍! 팍! 팍! 팍!
뭔가가 하늘에서 날아와 나무에 수없이 꽂혔다.
중지만큼 작고, 화살촉을 닮아 있었다.
어떤 경고 없이 터져버리자 살벌한 소리가 뒤를 이었다.
콰아아앙.
자욱해진 연기와 터지면서 일어난 탄 냄새를 맡던 여자는 크게 웃었다.
“푸하하하핫!”
붉은 머리카락이 달빛에 비춰 찬란하게 빛이 났다.
“너, 미쳤어?”
남자는 입을 가린 채 달려와 소리쳤다.
“흑묘성을 다치지 않게, 조심히 데리고 와야 하는 거 몰라? 누님이 발작할지도 모르는데, 그거 어떻게 감당하려고?”
“저딴 괴물을 어떻게 다치지도 않게 데려올 건데? 하늘에서 운석을 떨어트린다고. 운석을. 그 괴물 때문에 내 머리카락 끝이 잘렸잖아.”
여자는 언짢음을 드러낸 채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얼마나 오래 길렀는데.
“그깟 머리카락이 중요해? 지금 몇 주간을 공들인 작업이 무너졌어!”
“하! 상황이 이렇게 꼬인 건 너 때문이잖아!”
여자는 머리카락을 내팽개친 채로 남자에게 다가와 어깨를 꾸욱 눌렀다.
“저쪽에 있다며. 덫에 걸렸다며?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입만 나불거리는 주제에! 이런 머저리 같은 놈이 어떻게 팀장이 됐는지 모르겠네.”
“애초에 네가 협조만 제대로 했어도 잡았어. 내가 분명히 그 힘 쓰지 말라고 했지? 애초에 내 힘으로 덫을 써 잡았는데, 그걸 부서트린 건 너잖아! 몇 주 치를 날렸는지 알아? 쟤가 죽었으면? 그러면 책임질 거야?”
“신호가 왔다고. 신호가! 참 나, 멍청하면 그 입 좀 그만 지껄일래?”
“…신호라고?”
“그래. 제발, 언니한테 부끄럽지 않게 잘하자. 팀장 짓 못 할 거라면 나한테 넘기던지. 이제 곧 환수 관리국이 올 거라고. 가서 빨리 그 괴물이나 주워 와.”
여자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고, 그런 그녀를 남자는 사납게 노려보았다.
“네가 저지른 거니까, 네가 주워 와.”
“뭐라고?”
“자자, 싸우질 말아요.”
그때,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두 사람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날이 선 그 눈으로 서로를 물어뜯은 채 으르렁거릴 뿐이었다.
팀장인 자. 팀장이 되고 싶은 자.
그 사이에 생긴 갈등에 불이 붙으려던 차, 미묘하게 바뀐 바람 소리에 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낯선 자가 서 있었다.
둘은 숨을 참았다.
“말을 들어보니까, 이번 일은 계획적이었고, 일이 제대로 안 풀렸고, 두 사람은 사이가 좋지 않고. 무엇보다 이미 흑묘성을 사갈 거라 점까지 찍은 사람까지 있네요?”
줄줄 나오는 말에 남자가 입을 살짝 벌린 채 물었다.
“…너, 뭐야?”
이런 사람은 자신의 팀에 없었다.
“알면 뭐 할 건데?”
은호는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
남자는 저 말에 눈동자를 굴려 여자를 보았다. 같은 생각을 했는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어차피 너희들은 입만 잘 나불거리면 되는데.”
갑자기 나타나 휘몰아치는 나비를 따라 두 사람은 의지와 상관없이 웃었다.
그 웃음이 숲속에 넓게 퍼졌다.
상당히 소름 끼치는 장면임에도 은호는 뒷말을 이으며 덩달아 웃었다.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