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ids Live with the Beast RAW novel - Chapter (92)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92화(92/302)
드루이드가 환수와 살아가는 법 092화
92화.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행복했다(3)
* * *
“…나 또 못 만났어.”
단쥐는 피어난 하얀 꽃을 보며 아쉬움을 담은 미소를 지었다.
“넌 못됐고.”
단쥐는 그 말을 내뱉으며 잠깐 입을 다물었다.
입가가 파르르 떨렸지만, 꾹 참았다.
“이번에도 만나지 못하면 진짜 떠날 거야. 정말이야.”
그 말을 꺼낸 뒤 괜히 머쓱해 웃었다.
벌써 같은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몰랐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이야. 여기에 있으면 네가 너무 생각나. 그러니까 더는 못 견디겠어.”
시간이 지나가면 아픔이 낫는다고 하는데, 자신은 아니었다.
더 마음이 아팠다.
단쥐는 숨을 들이마시고.
“네가… 너무 보고 싶어.”
말을 꺼낸 뒤, 눈을 깜박거렸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이미 너무도 많이 흘렸으니까.
단쥐는 만들어 놓은 나무집으로 머리부터 들이밀고, 뒷발을 흔들며 안으로 들어갔다.
쏙.
안으로 들어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렇게 멍하니 꽃을 바라보는 그 모습에 은호는 그림자 속에서 눈으로 얼굴을 가렸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은 거였어.’
그 아이한테.
그저 지나치기에는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
“…멍멍이 형님.”
은호가 겨우 목소리를 꺼냈다.
“멍멍이 형님.”
폭시 역시 흑견을 바라보았다.
이미 눈동자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나, 인간 아이를 찾아줄래. 우리 그렇게 하자. 마지막 인사라고 하잖아?”
저 존재의 슬픔이 너무도 커 폭시는 그 감정에 잡아먹힐 것만 같았다.
흑견은 은호와 폭시의 말에 기가 막혔다.
자신을 대체 어떻게 보고 있는지.
끼어들어야 할 일이라는 걸 알았다. 다만, 한 가지가 걸렸다.
“그 인간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이미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얼마나 더 오래됐는지 몰랐다.
그 인간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던 저 존재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게 가능했다면 공원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을까.
“멍멍이 형님 말이 맞아. 찾기 어렵지. 이미 예상했어.”
은호는 손을 내렸다. 말과 달리 웃고 있었다.
“그런데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혼자라면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물어볼 곳이 존재했다.
“일단 연구소로 갈까?”
“그냥 가는 거야? 단쥐한테 말이라도 걸어보면 좋지 않을까?”
폭시는 우물쭈물했다.
도와준다고 말하면 조금 전과 달리 기뻐하지 않을까.
폭시는 모든 걸 다 포기한 단쥐의 저 표정이 마음에 걸렸다.
“우리는 저 친구한테 허락을 받지 않았어. 사실 이러는 것도 안 된다는 거 알잖아?”
“……응.”
“떳떳하지 않은데 어떻게 앞에 나설 수 있겠어?”
은호는 단쥐를 바라보았다.
하얀 꽃에 눈길을 떼지 못한 그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졌다.
‘꼭 만나게 해줄게.’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단쥐는 아이를 기다렸다.
그만큼 하고 싶은 마지막 인사였다.
그 정도는 나눠야 하지 않을까.
* * *
똑똑.
노크 소리가 꽤 익숙했기에 태호는 수없이 쌓인 서류를 처리하다 말고 어깨를 흠칫거렸다.
‘……은호인가?’
태호는 은호를 떠올리자마자 몸이 굳는 걸 느꼈다.
흑묘성 사건 때, 너무 화를 내고 말았다.
은호가 좋아서 그렇게 했겠는가.
나중에 아빠 흑묘성에게 심정지가 왔다는 말을 듣자마자 미안함이 휘몰아쳤다.
그러나 사고는 이미 쳐버렸고, 그때부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뭐라고 해야 할까.
서로 비즈니스 관점에서 협조하기로 했기에 당연히 사과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사과하고 싶지 않았다.
환수를 소중히 여기기 전에 본인부터 돌아봤으면 했으니까.
지금 벌써 몇 번째 입원하는 건가.
“형.”
천천히 문이 열리고, 은호의 목소리가 퍼져 나왔다.
잘못을 시인하는 듯한 음성에 태호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저번에…….”
“사과 안 해도 돼요.”
은호는 태호의 표정을 살펴본 뒤에야 안도하듯 웃었다.
평소 태호였다.
“정말이에요. 그렇게 기분 나쁘지도 않았고요.”
“…정말 그래?”
태호가 놀라며 물었다.
“네. 그리고 여기 폭시 봐요.”
은호가 꿀벌 옷을 입은 폭시를 들었다.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있던 태호는 당장 휴대전화를 들고 왔다.
찰칵.
어떤 동선도 낭비하지 않고 바로 사진을 찍었다.
의식을 거치지 않은 채 그냥 손이 먼저 움직였다.
“…이, 이거 은호 씨가 입힌 거야? 이걸 은호 씨가 입혔어?”
태호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폭시의 말도 안 되는 모습에 심장이 너무 아픈 것도 모자라 정말로 기절할 것만 같았다.
“……형? 괜찮아요?”
“으, 은호 씨. 나 잠깐만.”
태호는 등을 돌려 숨을 가다듬었다.
환수가 인간이 입힌 옷을 입다니.
은호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몰라도 이건 역사 그 자체였다.
어쩌면 최초가 될 자료에 가까웠다.
미쳤다는 말 이외에는 무슨 생각이 맴돌까.
“아, 형. 혹시 옷을 이렇게 입히면 안 되는 그런 거 있어요?”
“당연히 없지! 그따위 법이 있다면 내가 깨부술지도 몰라!”
그 말에 은호는 웃음을 터트렸다.
진심이 묻어났기에 더 웃겼다.
웃음을 듣던 태호는 그제야 본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버렸다.
“……그, 은호 씨? 방금 말은 못 들은 걸로 해줄래?”
태호는 얼굴을 가린 채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흥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긴 한데, 그걸 이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니.
“왜요? 나도 공감하는데요.”
은호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좀 더 부드럽자 태호는 잠깐 그를 바라보았다.
뭔가 달라진 게 느껴졌다.
“왜 그래요, 형? 아직도 민망해요?”
“아니, 무슨… 일로 왔어?”
“부탁이 있어요.”
“부탁?”
“아니다, 다시 말을 할게요. 단쥐라는 종인 친구가 있어요. 알죠?”
“아, 알지. 조그마한 친구잖아?”
“이 친구가 사람 아이를 찾고 있어요. 혹시 단쥐와 관련된 소식 찾을 수 있나요?”
좀 더 뻔뻔해진 건지, 아니면 은호가 한 걸음 자신들에게 다가와 준 건지 몰라도 태호는 올라가는 입꼬리를 막지 못했다.
“당연히 찾을 수 있지. 아마 우리 쪽 아니면 환수 관리국 쪽에 신고된 게 있을 거야.”
“그럼 만약에 신고된 게 없으면 단쥐와 얽힌 사람을 어떻게 추적하면 좋을까요?”
“걱정하지 마. 근처 CCTV를 다 뒤지면 되니까.”
“CCTV도 보관 시간이 있지 않나요? 보관 시간 지나면 못 보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CCTV를 본다고 해도 단쥐인 걸 어떻게 확인해요?”
은호가 꽤 진지하게 묻자 태호는 걱정을 담아 바라보았다.
“기억이라는 게 한 번에 확 찾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제법 과거에 머물러 있는데? 얼른 찾으면 좋겠는데.”
“그 모든 게 가능해요……?”
“가능하게 한 건 나야. 물론, 타인의 손에 들어가면 무시무시하게 바뀔 수 있으니까 환수를 추적하는 용도로만 쓰여. 우리가 어떻게 환수를 구출하거나 하겠어? …음, 사람은 어렵지만.”
가령 눈과 모자만 가려도 인식이 좀 어려워졌다.
그래서 아예 방향을 틀어 완전히 환수용으로 만들었으니까.
“아차. 그럼, 이것도 몰랐겠네. 은호 씨가 주로 하는 복장 있잖아? 그거 누가 보면 범죄자로 오해받기에 딱 좋으니까 하지 않는 게…….”
“진작 말해주지요. 이미 오해를 꽤 많이 받은 모양이에요.”
은호의 눈이 가늘어지자 태호는 능청스럽게 휴대전화를 든 채 통화했다.
“…어어, 가을 씨.”
* * *
단쥐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늘도 변함없었다.
마지막 희망에 매달려보는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사람들이 오기 전에 단쥐는 작은 몸을 이끌고 재빨리 달려 분수대 밑으로 들어갔다.
바람 때문인지 몰라도 여기에는 늘 낙엽이 쌓여 있었다.
익숙했던 곳이었다.
여길 오기 위해 오늘 아침에도 열심히 씨앗을 가득 먹고 왔다.
많이 먹지 않으면 나중에 배가 고파서 견딜 수가 없을지도 몰랐으니까.
오늘도 달랐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우면서 무언가 허전해져 더 많은 씨앗을 먹어버렸다.
‘그리울 거야.’
단쥐는 분수대를 만지작거렸다.
바로 여기가 그 아이를 마지막으로 본 장소였다.
또 오지 않을까.
또 이곳을 들리지 않을까.
그렇게 기다렸다.
하지만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이었다.
이곳에는 너무도 많은 추억이 가득해 머무는 게 점점 괴로울 정도로 힘들게 됐으니까.
‘그래도 나는…….’
단쥐는 생각을 멈췄다.
발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작았고, 빨랐다.
마치 그때처럼.
‘……그 아이일까?’
단쥐는 몸을 감싼 꼬리를 섣불리 치우지 못했다.
실망하고, 또 기대하고, 다시 실망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이쯤 되면 놓을 뻔하지만, 그래도 단쥐는 마지막으로, 정말 마지막으로 기대했다.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단쥐는 날뛰는 심장 소리를 느끼며 천천히 꼬리를 내렸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어 반사적으로 눈을 찌푸렸다.
감았던 눈을 뜨자 단쥐의 입이 벌어졌다.
입고 있던 옷도, 머리카락 길이도, 키도 달라졌지만, 바람을 타고 코에 안착한 냄새가 똑같았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로 그 아이였다.
단쥐는 앞발을 든 채 한참이나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이 역시 자신을 보고 있었다.
햇살을 등지고 있어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단쥐는 앞발을 내밀며 아이에게 걸어갔다.
“보고…….”
이 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을까.
바로 눈물이 맺혔다.
“……싶었어.”
다시 꺼낸 말과 함께 눈물이 떨어졌다.
아이가 주저앉았다.
비로소 그 표정이 보였다.
그때와 달리 웃고 있었다. 말도 꺼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 미소에 단쥐는 안도했다.
“널, 보고… 싶었어.”
내내 그리던 그 말을 다시금 꺼냈다.
“내 친구가 죽었을 때.”
말을 꺼내다 말고 단쥐는 숨을 들이켰다.
친구는 인간이 타고 다니는, 동그란 게 두 개 달린 커다란 존재에 치여 죽어버렸다.
눈앞에서 벌어진 일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친구를 데려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거기에는 인간이 너무도 많았다.
친구를 데려가고자 했을 뿐인데, 커다란 인간의 발이 밀려왔다.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이 맵고, 끔찍한 소리가 퍼져나갔다.
인간 중 누군가 친구를 붙잡아 들자 자신은 매달렸다.
친구를 달라고. 친구를 돌려달라고.
그렇게 간절히 말했지만, 인간은 돌려주지 않았다. 너무 혼란스러워서 인간의 다리를 물어버렸다.
사나운 말이 쏟아지고, 커다란 발이 자신을 짓밟으려던 그때, 저 아이가 나타났다.
“그때, 네가 나타났잖아?”
뭐라고 했는지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저 저 아이가 친구를 데려와 줬다.
자신의 품에 친구를 안겨줬다.
“…너한테 이 말을 해야 했는데.”
하지 못했다.
그 사실이 내내 마음 속에 자리 잡았다.
“그래서 두 번째로 널 만난 이곳에서 계속, 계속 너를 기다렸어.”
아이가 손을 뻗었지만, 단쥐는 거부하지 않았다.
“그때 우리를 도와줘서.”
눈물을 닦아주려는 그 손길이 어설퍼서, 계속 다정하게 말을 걸어줘서.
단쥐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아이를 바라보았다.
“…고마워.”
참 오래 걸린 말이었지만, 단쥐는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 * *
단쥐가 물러간 걸 본 뒤에야 은호는 아이에게 다가갔다.
“…내 부탁 들어줘서 고마워요.”
“아니에요! 나도 보고 싶었어요!”
아이는 씩씩하게 말하며 이빨을 내보였다.
“그래도 진짜, 정말 고마워요.”
시선을 맞춰 은호는 무릎을 구부렸다.
저 아이가 환수 관리국에 연락을 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어쩌면 사소하고, 가벼운 일일 수도 있는데, 저 아이는 단쥐의 슬픔을 바라봐주었다.
―…쥐 같은데요, 쥐는 아닌데, 엄청 슬퍼했어요. 친구가 오토바이에 치였는데, 괜찮은지 확인해주세요.
아직도 아이가 신고할 때 꺼낸 말이 맴돌았다.
“…그 애, 많이 울었어요. 아직도 친구가 아파서 슬픈 걸까요?”
아이는 조심스럽게 은호에게 물었다.
“아뇨. 이제 괜찮을 거예요.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은 당신이거든요.”
“정말요?”
아이는 환하게 웃었다.
“아! 형은 그 애가 무슨 말 했는지, 알아요?”
“그때, 도와줘서 고맙다고 했어요.”
“히힛. 나는 그냥 나쁜 아저씨를 혼내줬을 뿐이에요! 친구는 소중히 해야죠.”
아이는 주머니에 있는 작은 로봇을 꺼내 힘차게 은호에게 내밀었다.
“얘처럼요!”
“고마워요. 정말요.”
은호가 손을 내밀자 아이는 그 손을 꼭 쥐었다.
“다음에 또 그 아이 볼래요.”
“그래요. 다음에도 그 친구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아이는 배꼽 인사를 한 뒤에 멀리 있던 부모를 향해 뛰어갔다.
은호는 아이가 갈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그제야 공원 의자에 앉아 긴 숨을 내쉬었다.
“다행이야. 그렇지, 멍멍이 형님?”
은호는 후련한 미소를 지었다.
비록 단쥐의 마지막을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드디어 만났으니까.
“더는 슬퍼하지 말고, 조심히 갔으면 좋겠네. 그래도 내가 잘한 거겠지?”
그림자가 꿈틀 거릴 뿐,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은호가 길게 기지개를 켜던 그때, 작게 들려오는 말에 그의 눈이 커졌다.
“…인간.”
잘못 들은 게 아닌지, 또 목소리가 들려오자 은호는 시선을 돌렸다.
의자 위로 단쥐가 올라오고 있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도 눈이 부어있었다.
‘……간 거 아니었어?’
은호는 모든 생각이 멈추는 기분에 휩싸였다.
흑견이 단쥐가 오는 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나, 그 아이를 기다리면서 행복했어. 정말이야.”
단쥐는 틱틱거리며 입을 열었다.
역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저 인간이 도와줬다.
자신은 밀어내기만 했는데.
여러 생각이 맴돌았지만, 단쥐가 꺼낸 말은 하나였다.
“봄이 될 때 만나.”
“……어?”
“내가 끼어들지 말라고 했는데, 끼어들었으니까 나도 내 맘대로 할 거야.”
단쥐는 은호를 바라보지 않았다.
하지만 은호의 입가에 미소가 드리웠다.
“널 다시 만날 때까지 난 멋대로 기대할 거고, 또 행복함도 가득 느낄 거야.”
단쥐는 아예 등을 돌렸다.
이제 안 울 거라고 했지만, 단쥐의 눈망울이 또 크게 일렁거렸다.
비어버린 마음이 가득 차는 기분이었으니까.
“……고마워, 인간.”
비록 인간 때문에 친구를 잃었어도 다시 인간 덕에 홀가분하게 모든 걸 털어낼 수 있었다.
단쥐는 말을 내뱉은 뒤, 의자를 내려가서는 어디론가 달려갔다.
그 뒷모습을 보며 은호는 웃음을 터트렸다.
부끄러움쟁이인 친구를 또 하나 알아버렸으니, 이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봄에 어떤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까.
은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웃음과 함께 걸어갔다.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볍고 경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