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03
27. 슬슬 완료되는 퀘스트들?
동부에서 운 좋게 신의 사자들과 접촉한 것.
과도한 신성력 흡수로 인해 불가피하게 북부로 향한 것.
서부를 거치면서 남부까지 내려오며 지속적으로 신성력을 방출하기 위해 고심하던 시간.
이 모든 것들이 전부 알렉시안을 수련시키기 위한 과정처럼 되어버렸다.
그리고 지금, 남부의 항구에 도착한 이후에도 알렉시안의 신성 마법의 발전은 멈추지 않았다.
신의 사자들조차 몇명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고위 마법은 불가능하기에 막대한 힘을 이용해 수 없이 중첩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기초 마법이기에 힘의 낭비가 많지만 뭔 상관인가?
지금도 주변의 마나 들이 소용돌이치듯 알렉시안의 몸으로 흡수되어 변환되어 가고 있었다.
거기에 석상을 통해 퍼지는 신성력의 상당수가 알렉시안의 몸으로 스며드는 중이었다.
“후···.”
“폐하! 괜찮으시옵니까?”
한눈에 봐도 무리한 것이 보였기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보는 근위대장.
“괜찮네.”
“하오나···.”
“오히려 좋아. 그러니 걱정하지 말게.”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근위대장을 바라보면서 알렉시안이 빙그레 미소를 지어보였다.
온몸이 탈진상태에 걸린 것처럼 축 늘어진다.
걷기도 힘들 정도로 몸이 무거운 느낌이었지만 알렉시안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그보다 남부쪽 항구들이 전부 이러한 상태인가?”
알렉시안이 심각한 표정으로 묻자 남부군의 장교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송구하오나 그렇사옵니다. 그래도 열차가 운행하기 시작했으니 차차 나아지리라 보고 있습니다.”
마광석만 제때 와준다면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장교의 말에 알렉시안이 턱을 문지르면서 정보부 요원을 바라보았다.
“그대가 보기엔?”
“좋지 않습니다. 유령군도쪽에서 언제 움직일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해양몬스터들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숫자가 모여들 것이옵니다.”
“그럼 그대는 열차가 운행된다 해서 지금보다 나아지기란 어렵다고 보는 것이군.”
“예.”
솔직한 대답에 이번엔 남부군의 장교들을 바라보았다.
“그렇다는데?”
알렉시안의 물음에 조용히 고개만 숙이는 남부군 장교들.
“탓하려는 게 아니니 솔직하게 말하라.”
그 말에 머뭇거리는 장교들.
그도 그럴 것이 지금도 북부군과 비교당하며 남부군이 썩었다는 욕을 먹고 있는 상황이다.
대륙 최강의 해군을 갖고 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현실은 해양몬스터 하나 관리 못 하고 있다고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있는 상황.
북부군처럼 견고하게 몬스터들을 막고 있는 것이 아닌 군데군데 방어선이 뚫리며 무역로조차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있었기에 다들 위축되어 있었다.
모두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을 때였다.
뒤늦게 도착한 남부군의 한 제독이 알렉시안에게 다가왔다.
“폐하를 뵙습니다.”
조금 전까지 전투를 치르다 온 듯 여기저기 몬스터 피가 묻은 채 들어온 한 제독.
“그대가 이 항구의 책임자인가?”
“그렇사옵니다. 트레이 항구 방어군 책임자 팔가르라 하옵니다.”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이는 남자.
“팔가르라···.’남부군의 전략변화’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던 제독이었나?”
그 말에 팔가르가 놀란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신을 기억하고 있을지는 몰랐기 때문이다. 반면에 알렉시안은 의외의 곳에서 만났다는 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스터나 기사를 제외한 병법만을 따졌을 때 사령관에 어울릴만한 후보들을 찾고 있던 알렉시안.
동부는 아드리안을, 서부엔 몇몇 장교들이 추천으로 들어왔으나 마음에 차는 인물은 없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곳은 북부와 남부였다.
본래 북부는 르센을 추천했으나 그는 정보부를 담당해야할 인물, 그렇기에 새로운 인물을 찾았고, 중앙으로 올라온 보고서 중 하나에 눈길이 갔다.
「북부군 전략변화 필요성」
북부군을 열차 혹은 현재 개발 중인 비공정을 통한 보급을 통해 요새전에 특화된 군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토벌 혹은 원점 타격은 기사나 마법사같은 특수부대에 맡기고 오직 방어에만 전념하자는 인물.
그 근거로 점점 늘어나는 몬스터, 그리고 앞으로 더 늘어날지 모르는 몬스터 군단을 지금과 같은 체제에선 막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걸 보자마자 알렉시안은 차기 사령관을 낙점했다.
「차기 북부 사령관 피레스 에페이」
현재 북부군은 사룡을 무너뜨리고 사기가 충천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냉정하게 파악한 유일한 인물.
다들 북부군을 새로이 만들어질 기사들을 어떻게 보좌할지 그리고 신성력을 통한 전술방법에 대해 심도 싶이 연구하고 있을 때 가장 근본적인 개혁방법을 꺼낸 유일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남부군 역시 그러한 인물이 있었다.
이 역시 많은 사람들이 차기 남부 사령관에 이름있는 제독들을 추천했으나 대부분 마도무기 활용 그리고 신성력을 통한 항구 방어에 대해 기술한 보고서만 올라왔다.
솔직히 알렉시안이 전술이나 전략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라 누가 더 나은지 판별하긴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 팔가르 헤이렌이란 제독이 눈에 띄었다.
「주요 무역로를 제외한 모든 해역을 포기해야 한다.」
극단적일 정도의 방법을 내놓은 팔가르.
심지어 그는 해군에 한정해선 기사들이 필요없다는 말까지 했다. 이유는 해양 몬스터를 상대하는데 너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것.
그 대신 마도무기를 더 적극적으로 도입해야함을 어필했다.
방어전 역시 굉장히 극단적이었다. 여차하면 항구를 포기할 생각으로 곳곳에 마법폭탄을 매설하고 지상에서 싸울 준비를 해야한다는 것.
해양몬스터들이 지상으로 오면 약화된다는 것을 노리는 것이지만 다들 알면서도 이것을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오랜 시간 상권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남부군에게 이 선택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던 것.
그러나 팔가르 역시 피레스처럼 앞으로 있을 재앙을 최대한 심각하게 가정하고 준비해야 된다고 보고 있었다.
“그대가 보기엔 현 상황이 어떻지?”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하게.”
“남부의 철도가 완성되기 전에 문제가 터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가 직접 전투를 치르면서 느끼는 바로는 정보부가 파악한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것.
현재 항구를 침공하는 해양몬스터들은 미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과 예상보다 일찍 적들이 대대적인 공격을 가할 수도 있음을 말해주었다.
“정보부의 보고와 비슷하군.”
그렇게 말하면서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현재 상부에 올라온 보고서들은 전부 항구를 최대한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네. 하지만 그대는 다르더군.”
“기본적으로 해군은 해양몬스터를 상대로 불리한 싸움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 유리한 환경에서 싸우는 것. 그것을 위해선···.”
“피해가 불가피하다라···. 좀 더 말해 보아라.”
알렉시안의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팔가르가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말했다.
오늘 보인 결계를 주요 항구에만 만들어놔도 지금보다 훨씬 나은 방어전을 펼칠 수 있다는 것.
거기에 더해 할수만 있다면 주요 기함에라도 빛의 영역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해전에서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배는 늘어날 것이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항구 곳곳에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것.
‘지뢰를 매설하고 후방에서 포격을 가한다. 세계대전을 떠올리게 하네.’
지구의 세계대전을 떠오르게 하는 방법.
하지만 상대방의 진격을 저지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었다. 무엇보다 상륙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수비하는 쪽보다 몇배는 위험을 안고 임해야 한다. 항구에 피해는 있겠지만 압도적으로 유리한 싸움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감수할 만 했다.
“이곳처럼 대비가 덜된 곳들이 얼마나 되지?”
“가장 심각한 곳은···.”
“지도에 찍게.”
“설마 전부 방문하실 생각이십니까?”
팔가르의 물음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짐의 힘으로 남부의 방어를 두껍게 할수록 적들은 다급해질 수 밖에 없겠지.”
“하오나 위험하옵니다. 적어도 후방에 계셔야···”
좀 더 설득하려던 그의 어깨를 잡고 근위대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미 결정을 내렸으니 설득한다고 물릴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지난 경험으로 터득한 근위대장.
알렉시안이 결정을 내렸으니 자신들은 최선을 다해 보좌할 뿐이었다.
그 날, 알렉시안은 팔가르가 찍어준 곳들을 중심으로 일정을 새로이 짰고, 이에 관한 보고는 남부와 중앙에 곧바로 전해졌다.
「피오라, 특수부대 이끌고 남부행 준비 중.」
「중앙군 남부 지원 준비완료」
「근위대 추가 파견 검토 중.」
알렉시안이 또 위험한 짓을 하려 한다는 보고가 올라가자 발작하듯 움직이는 중앙.
그러는 사이 남부의 주요 항구를 비롯한 미흡한 항구들에 결계가 하나 둘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위험하던 해군이 조금씩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이대로 내버려 두면 더 방어가 두터워질 것이 자명할 터.
적들도 그걸 알고 있기에 먼저 칼을 뽑아들었다.
“유령 군도에서 해룡이 깨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위치는?”
“파악되었습니다.”
정보부 요원이 조용히 영상구를 건넸다.
그리고 그 안에는 멀리서 보아도 선명한 회오리가 영상구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역시 철길이 완성되게 두지는 않나?”
남부의 모든 철도공사가 완료되면 막대한 물자들이 남부에 몰려들 터. 그럼 지금보다 훨씬 방어가 두터워질 가능성이 높기에 종말세력이 좀 더 이른 시점에서 칼을 뽑아들었다.
그렇다는 건 북부의 사룡이 그러했듯 완벽하지는 않은 상태로 깨어났을 확률이 높다는 것.
“슬슬 움직일 때가 되었군.”
유령군도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
제국에서 가장 많은 함대가 모여있는 곳.
일찍이 철도가 완성되어 본래라면 훨씬 더 일찍 방문해야 했던 베르무디 항구에 갈 때가 온 것이다.
“그대는 도착하는대로 토벌군에 합류하게.”
“예. 폐하.”
약속대로 근위대장은 해룡을 토벌하는 작전에 투입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남부 사령관과 멀리서 합류한 서부사령관까지 모조리 해룡을 죽이기 위해 움직일 것이다.
알렉시안의 보호는 중앙에서 내려올 피오라나 마탑주가 책임질 터.
‘부디 그때까지 별일이 없기를···’
근위대장이 알렉시안에게 별 탈이 없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안타깝게도 알렉시안은 종말세력이 반드시 자신을 노릴 것임을 알았다.
자신이었어도 멸망이 시작된 후 가장 거슬릴 것 같은 존재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여버리고 싶었을 테니까.
알렉시안의 예상대로, 종말세력이 정예군을 끌어내기 위해 수를 쓰기 시작했다.
“마치 저희들보고 오라는 것 같군요.”
“그래. 해룡을 미끼로 짐을 죽일 각을 보고자 하는 것이지.”
근위대장의 말에 알렉시안이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정예로 구성된 토벌군을 알렉시안 곁에서 떨어뜨려 놓겠다는 듯 유령군을 외부로 뺐다.
알렉시안이 미끼를 던진 것처럼 적들 역시 미끼를 던진 것.
그러나 시간은 많지 않았다. 겹겹이 쌓인 유령군들이 외부로 빠져나갔다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유령군은 계속 생성되고 있었다.
“가게.”
알렉시안의 명령에 세명의 마스터가 머뭇거렸다.
더 유령군이 쌓이기 전에 떠나라는 명령. 그들이 떠난 후 곧바로 합류할 이들을 믿기에 조용히 고개를 숙인 세명의 마스터가 최정예로 구성된 토벌군을 이끌고 유령군도로 떠났다.
그리고 며칠 후, 기다렸다는 듯 수를 헤아릴 수 없는 해양몬스터들이 베르무디로 몰려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