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04
28. 멸망 시작.
새까맣게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가만히 바라보던 알렉시안.
“오래도 걸리는군.”
그렇게 중얼거린 알렉시안이 피식 웃었다.
마스터들이 빠져나갔음에도 확실히 하기 위해 시간을 끌더니 그만한 규모의 군대를 보내왔다.
북부의 사룡과 함께 나타난 몬스터 웨이브보다 더 많아 보이는 규모.
해양몬스터 특징답게 크기도 무지막지하게 컸다. 그런 녀석들이 떼거리로 몰려드니 천하의 남부 해군조차 잠시 머뭇거릴 정도.
그런 상황에서 알렉시안에게 또 다른 급보가 날아들었다.
“폐하! 급보입니다!”
에르헨 베버가 다급히 달려와 알렉시안에게 검은 봉투를 건넸다.
「북부에서 대규모 몬스터 웨이브 시작됨!」
이것으로 검성과 동부 사령관이 묶였다.
거기에 대수림을 비롯해 중앙군 일부 세력 역시 북부를 지원하기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을 터.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마치 짜기라도 한 듯 대륙 전역의 몬스터들이 다시 광폭화가 되어 날뛰기 시작했다.
“일단 여기에 집중하지.”
알렉시안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종말세력이 미끼까지 던지며 대대적인 공격을 가해왔지만, 이쪽 역시 준비는 해뒀다.
물론 상대방 역시 이쪽이 함정을 파놓은 것을 안다. 그 함정들을 박살 낼 자신이 있으니 공격해온 것이다. 그리고 그 자신감엔 충분히 근거가 있었다.
해군들이 발악을 하며 적들의 공격을 막고 있었지만, 역부족일 정도로 몰려오는 몬스터들.
기함에 설치된 석상을 통해 발현된 빛의 영역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많은 해양몬스터들이 일제히 항구를 향해 돌진했다.
“흩어져라!”
“최대한 몬스터들을 끌고 가!”
기함을 중심으로 각 함대가 해양몬스터들을 함정이 준비된 섬들 쪽으로 유인했다.
본래 몬스터들이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함선들을 가장 먼저 박살 내야 했지만 뭔가에 홀린 듯 그들을 무시하고 무작정 항구로 돌진했다.
“폐하께서 돕고 계신다! 최대한 도와야 한다!”
항구의 중앙 부분에서 높게 솟아오른 중앙 첨탑에서 환하게 빛나는 신성력.
그 신성력에서 나온 파장이 해양몬스터들을 도발이라도 하듯 무작정 항구로 돌진하게끔 하는 것이다.
덕분에 본래라면 궤멸해도 이상하지 않을 해군이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었고, 그들 다수가 홀리듯 돌진하던 몬스터 일부를 여러개의 암초와 섬으로 끌고갔다.
하지만 대군 중 고작 일부에 불과할 뿐이었다.
“폐하! 이제 그만하심이···.”
곁에 있던 에르헨이 걱정스레 물었지만 알렉시안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자신이 신성력을 거둔다면 해양몬스터들은 가장 앞에 있는 이들을 공격하기 시작할 것이다.
“짐은 이대로 있을 것이다.”
그 말과 함께 알렉시안이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 날을 대비하며 준비한 남부군을 믿겠다는 듯한 모습에 장교들이 이를 악물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느새 항구의 해안가에 닿은 몬스터들.
만약을 대비해 지어놓은 바리케이드가 해양몬스터에게 뚫리는 순간 폭발이 일어났다.
콰과과광!
“포격준비!”
바리케이드가 뚫렸으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잠시 멈칫하는 순간 일제히 발사된 포탄들이 해양몬스터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떨어졌다.
굳이 조준할 필요도 없을 만큼 떼거지로 몰려왔기에 그냥 발사면 맞는 수준이었다.
간혹가다 항구 일부를 붕괴시킬 정도로 거대한 몬스터들이 몰려왔지만, 그들을 막을 무기 역시 준비되어 있었다.
“마도포 준비!”
“3! 2! 1! 발사!”
고출력의 마도포가 빛줄기를 뿜어내면서 거대한 해양몬스터의 몸 일부를 꿰뚫고 뒤쪽에서 몰려드는 몬스터들까지 불태워버렸다.
마도포는 마광석을 사용하여 신성력이 압축된 힘이었고, 재래식 대포의 포탄들은 마광석 가루를 코팅한 후 신성력을 듬뿍 불어넣은 포탄들이었다.
그렇기에 변이 몬스터같은 경우 맞는 순간 신체 일부가 녹아내렸다.
“수가 너무 많군.”
높은 첨탑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알렉시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포탄 세례조차 뚫고 나오는 해양몬스터를 보면 당장이라도 저지선이 뚫릴 것 같았다. 그러나 알렉시안은 남부군을 믿었다.
그들이 준비한 것은 이게 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벌써 그걸 쓰기엔 이르지.”
아직 적의 본대는 나타나지도 않았을 것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가만히 해안가를 바라보았다.
결국, 포탄세례를 뚫고 2차 저지선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부수는 해양몬스터들.
그러나 그들이 곧장 항구도시로 돌진할 수는 없었다.
쾅!
선두에서 기어가던 거대한 뱀장어 하나가 갑작스런 폭발에 몸 일부를 잃은 채 바둥거렸다. 그리고 그건 뒤이어 오던 해양몬스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갑작스럽게 모래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거대한 물고기 몸을 녀석이 다리 한쪽을 잃고 파닥거렸다.
지뢰 폭발로 잠깐 멈칫하는 몬스터들.
그사이 장전을 마친 포탄들이 다시금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콰과과광!
포탄을 피해 더 전진하면 땅에 묻은 지뢰가 터진다.
그렇다고 뒤로 가기엔 몰려드는 해양몬스터들 때문에 불가능하다. 결국, 그들이 할 일은 포탄에 죽거나 지뢰에 터져 신체 일부를 잃는 것밖에 없었다.
몇 개를 묻어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쉼 없이 터져나가는 지뢰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몰려드는 해양몬스터들로 인해 결국 지뢰지대로 뚫려버렸다. 결국 수 많은 몬스터들의 육탄돌격으로 뚫린 길을 따라 도시로 진입하기 위한 마지막 저지선에 도달하는 몬스터들.
“발사!”
수백개의 빛줄기들이 일제히 해양몬스터들의 몸을 뚫고 지나갔다.
척 보기에도 심상치 않은 위력을 가진 빛줄기들.
이 무기를 계속 사용하기만 해도 해양몬스터들을 무난하게 막을 것 같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마탄 재장전!”
한번 사용하면 과열되는 총열.
그리고 특수한 용기에 보관된 마탄을 꺼내 재장전하는 작업엔 시간이 걸린다는 것.
이걸 보조하기 위해 소총을 사용했다. 빛의 영역에서 영향을 받은 탄환들을 발사했다.
나름 강선도 파고 일반 소총을 부무장으로 했다. 그 사이 뒤의 병사들이 마탄을 재장전 했다. 그러나 일반 소총 역시 아직은 기술이 딸려 연발이 불가능했다.
“적들이 접근하게 두지마!”
“선별해서 공격해!”
“굳이 뒤에 있는 애들을 노리지마! 가장 선두에 선 녀석들만 먼저 공격해!”
“뒤는 포탄이 처리할 거다! 앞에만 노려!”
악을 쓰는 장교들.
부족한 장전 능력을 커버하기 위해 선별해서 적들을 사격하라고 명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밀릴 수밖에 없었다.
쾅! 쾅!
그래도 사력을 다해 시간을 벌었기 때문인지 포탄이 발사되며 일순간 해양몬스터들을 쓸어버렸다. 하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는 없었다.
“변종 거대 크랩들이 지뢰밭을 뚫고 방어선에 도달했습니다!”
결국 강력한 맷집을 자랑하는 해양몬스터가 화망을 뚫었다.
병사들이 다급함이 느껴지는 음성으로 보고했다. 그러나 누구하나 물러나는 이는 없었다.
뒤에 있는 이들이 처리해줄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발검!”
병사들의 믿음에 응하기 위함일까?
베르무디의 항구에 대기 중인 기사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들면서 전면에 나섰다.
오러를 머금은 검, 그리고 일반인을 아득히 뛰어넘는 신체능력으로 기어코 지뢰밭을 뚫고 들어온 몬스터들을 베어냈다.
“물러나지마라! 다시 전열을 정비해!”
기사들이 접근하는 몬스터들을 상대하는 동아 병력들은 차분하게 다음 스텝을 밟아나갔다.
그 모습을 저 멀리 중앙 첨탑에서 바라보는 알렉시안.
끝도 없이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상대로 버텨내는 남부군. 어느새 해안가는 몬스터들에게 점령당해지만 곳곳에 만들어놓은 저지선을 기반으로 버텨내고 있었다.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유령군이다!”
제국군을 낚기 위해 외부로 빠져나갔던 유령군대가 베르무디 항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죽었는지 눈알이 있어야 할 자리엔 푸른 화염이 대신하고 있었고, 곳곳에는 부패한 살점 안으로 뼈가 보이는 언데드들이 작은 배들을 타고 개떼처럼 모여오고 있었다.
“본격적인 싸움은 이제 시작인가?”
그렇게 중얼거린 알렉시안이 항구의 중앙 첨탑으로 올라갔다.
상대가 본대를 보냈으면 이쪽 역시 숨겨두었던 한 수를 쓸 때가 온 것이다.
아직도 밀려들어오는 해양몬스터의 뒤에서 유령함대가 밀고 들어오면서 항구를 점령하려 했다. 그걸 본 순간 알렉시안이 망설임 없이 광휘의 검을 뽑아 첨탑의 바닥에 박아넣었다.
“”
군사항구 베르무디에 들어선 이후 계속해서 준비했던 광역 마법.
결계 따위가 아니었다.
증폭된 신성력을 통해 최대한 많은 숫자의 석상들과 공명한다.
그 공명된 힘으로 파장을 만들어 항구 전체를 뒤덮은 빛의 영역을 만들어냈다. 거기에 마광석과 코어에 새겨진 신성마법을 통해 빛의 영역을 강화시켰다.
알렉시안의 부족한 실력은 수도에서 다급히 파견된 신의 사자들 출신의 사제들이 도왔다.
결계는 언젠가 깨진다.
짧은 시간 벌이용에 불과한 것.
그렇기에 알렉시안은 상대에게 광역 디버프를, 아군에겐 버프를 줄 수 있는 빛의 영역을 택했다.
-그어어어···.-
기세 좋게 들어오던 한 유령해적이 괴로운지 괴성을 질러댔다.
뼈만 남은 언데드 병사가 반쯤 부서진 배의 선수를 잡고 비틀거린다. 바로 그때 바다에서 독특한 노래가 울려 퍼졌다.
듣기만 해도 끔찍한 괴성이 독특한 음률을 만들어냈고, 그 소리를 들은 언데드들이 일제히 죽음의 기운을 강하게 내뿜었다.
“···주술?”
알렉시안이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바닷속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몸 곳곳이 썩어 문드러진 언데드 몬스터.
그러나 그 크기가 거대하다고 알려진 해양몬스터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을 정도였다.
“씨 서펜트다!”
기사의 외침과 함께 마도포의 강력한 빛줄기가 씨 서펜트의 머리 부분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 순간 터져 나오는 회색빛의 기운이 마도포를 직격으로 받아냈다.
쿠구구궁!
마도포의 빛줄기가 사라지고 멀쩡한 시 서펜트의 모습.
그제서야 서펜트의 머리 위에 누군가 있다는 게 보였다. 해적모를 눌러쓴 인영이 다시금 입에 피리를 물고 괴이한 소리를 내는 순간 바다의 안개를 뚫고 유령함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항구 앞을 꽉 채운 해양몬스터.
그들의 뒤에 빼곡히 채운 유령군대들이 일제히 항구를 향해 돌진해왔다.
그런데 씨 서펜트 위에 앉아있는 남자의 피리 소리에 더더욱 흉포해진 몬스터와 유령군대가 일제히 알렉시안을 노리고 돌진을 시작했다.
도저히 승산이 없을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
그러나 제국군 역시 아직 숨겨둔 비밀 병기들이 있었다.
알렉시안의 신성력은 이미 북서부에서 보였던 힘이기에 종말세력도 충분히 생각해뒀을 터.
그렇기에 광역 디버프를 먼저 발동했다.
끝내 숨겨둔 힘.
그것은 마법사들이었다. 본래라면 마탑에 있어야 할 마법사들. 그리고 아직은 배우고 있어야 할 수련 마법사들이 일제히 로브를 쓰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 전원이 달라붙어 마도사급만이 사용 가능한 대마법을 발동했다.
“”
중앙에 선 탑주급 마법사가 마법을 발동하는 순간 하늘에 가득낀 먹구름에서 바다를 향해 수천개의 번개를 내리꽂았다. 동시에 마지막까지 숨겨놓은 장치를 발동했다.
알렉시안이 본인의 힘을 먼저 드러낼 마음을 먹게끔 한 장치들이 괴이한 소리와 함깨 항구 전체를 울리게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