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1
5. 본격적인 시작
[메인 퀘스트: 제국의 위기] [1. 수도에 암약하는 존재들을 찾아내세요.]게임이 시작되기 전 스토리라는 것을 증명하듯 아직 제국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존재들.
그들을 찾아내 수면 위로 끌어내는 것이 퀘스트였다.
“후··· 이제 시작인가?”
이 세계를 멸망으로 이끄는 주요 스토리.
그걸 막기 위한 퀘스트가 시작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시점에서 놈들이 어떤 곳에 숨어있을지 모른다는 것.
게임의 스토리를 알고 있는 일정 부분은 공통점이 있겠지만 섣불리 건드렸다간 더 깊숙한 곳으로 숨어버리면 답이 없어진다.
그렇기에 섬세한 접근이 필요했다.
그러나 시기 자체는 나쁘지 않다.
‘숙청의 여파가 남아있다.’
아쉬운 점은 귀족파를 압박하느라 당장 쓸 수 있는 패는 거의 썼다는 점.
그렇기에 메인 퀘스트를 곧바로 진행하기는 어려웠다.
“어렵네.”
의심 가는 지역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여기 수사해봐!’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빙 둘러가야만 했다.
거기다 한가지 확인하고 싶은 것도 있었다.
이 시기부터 수도에 암약하고 있다면 귀족파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면 그들의 수장인 칸벨리는 과연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일까?
제한된 정보를 기반으로 추론해야 하기에 답이 없었다. 그 때문인지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한숨을 쉬는 알렉시안.
‘당장은 진행하기 어렵다.’
결국 메인 퀘스트의 진행을 미뤄두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알렉시안.
일단 본격적인 수색을 하기에 앞서 바탕을 그려놓을 겸 수도 내 범죄조직에 대한 소탕을 하는 쪽으로 밑그림을 그리는 알렉시안.
종말세력이라 불리는 세계의 배신자들이 대륙을 타락시키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였다.
전부 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수작질이었다.
악마의 힘을 빌리는 주술은 고대신의 은총으로,
강제 각성을 일으키는 마약은 고대에 사라졌던 각성 방법으로,
악마 소환은 고대신의 전사나 신수로 둔갑시켰다.
딱 봐도 괴상하게 생긴 놈들에 수상한 힘이었지만 귀족 가문들이 독식하다시피 하는 마력이라는 힘을 일반인도 가질 수 있다?
당연히 흥분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생명력을 대가로 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말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눈 돌아간 사람들에게 위험성을 강조한다 한들 기득권이 조작질 한 정보를 가지고 자신들의 기회를 막으려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시작되기 전에 조질 수 있으면 최고긴 한데···.”
거기에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저들의 수작질 이후 종말세력이 사용하는 기술과 마약을 분석하여 과거에 사라졌던 기술들을 실제로 부활시키고는 했다.
고수와 중수를 가로지르는 스테이지.
여기까지 오면 ‘그래도 꽤 하네?’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스테이지였다.
실제로 대륙 곳곳에 묻혀 있는 고대신들이나 신의 파편을 바탕으로 정령과는 다른 존재들을 깨우기도, 그들의 힘을 빌리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악마들에게 상대가 될 수 있을 리 없었다.
“희망은 개뿔. 개같이 멸망인데···.”
그렇게 중얼거린 알렉시안.
사실 제국이 온전하다고 하더라도 멸망을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긴 하다.
기술력을 극한까지 뽑아내 요새를 중심으로 무한방어를 했음에도 뚫렸다. 심지어 그 때는 검성을 생존시키고, 마도왕의 지원까지 끌어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같이 박살 났던 기억을 떠올리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할 수 있다. 아니, 해내야지.”
그렇게 중얼거린 알렉시안이 기분전환도 할 겸, 본래의 영혼이 떠나면서 남긴 선물을 확인했다.
태양의 축복.
이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른다.
3황자 역시 태양의 축복을 받지는 못했다. 그저 혈계능력으로 이어진 빛의 힘을 사용하는 것이 전부였으니까.
그렇기에 궁금했다.
이 빌어먹을 몸뚱아리조차 극복할 만큼 강력한 힘인지를.
“이런 감각인가?”
처음 느껴보는 감각.
지구에서 평생을 일반인으로 살았기에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감각.
그러나 게임으로는 수없이 플레이하면서 써왔던 힘.
분명 신체가 박살 난 상황 속에서도 꾸준하게 느껴지기는 했다. 하지만 마치 무언가 막혀있었던 것처럼 ‘선명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무언가가 가로막은 것처럼 뿌연 안개 속에서 희미한 빛을 쫓는 느낌.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링크가 완벽히 되었다는 설명대로 육체 곳곳에서 느껴지는 힘이 느껴졌다. 과거 알렉시안이 그나마 멀쩡했던 시절에 이룩한 오러.
그러나 그보다 더 강력한 힘이 잠들어 있었다.
“태양인가?”
마나를 받아들이는 족족 빛의 속성력으로 변환시키는 괴물 같은 힘.
그 핵이 오러홀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남들은 빛의 마력이나 오러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변환시켜야 하건만 이 몸뚱이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냥 마나를 끌어모으기만 해도 알아서 변환시켜주니까.
게임 내에서 이 정도 능력을 가진 이는 얼마 없다.
‘차기 마탑주 아니면 검성의 숨겨진 제자, 투신의 후계자 정도?’
당장 떠올린 사람이 게임 내에서 최상급 재능을 지닌 이들뿐.
그 정도로 사기적인 능력이었다.
물론 본격적으로 수련하는 시기가 늦기도 했고, 육체도 정상이 아니라는 점이 있긴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충분히 사기적인 셈.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멸망을 막아내기 위해서 무조건 본인이 강해져야 할 필요성은 없지만 적어도 암습에서 살아남을 최소한의 무력은 필요했다.
게임으로야 검성에 준하는 존재로 키워봤겠지만 실제로 거기까지 도달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
그렇기에 큰 기대 없이 적당히 만약의 사태에서 살아남을 정도로만 무력을 키워볼 생각이었다.
‘황제인 점이 이런 부분에선 좋네.’
자신의 무력을 상승시켜 줄 스승이야 가장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근위대장이 있었고, 급하지도 않으니 여유가 있었다. 이제 겨우 1성에 불과한 오러를 가지고 이리저리 실험해보던 알렉시안이 근위대장을 불렀다.
“폐···하?”
“어떤가?”
환하게 빛을 내뿜는 알렉시안의 오러.
아직 외부로 발현하지도 못하기에 오러를 체내에서 한계 이상으로 내뿜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기에 본래라면 미약한 빛을 품은 아지랑이 정도가 피어오르는 게 전부여야만 했다. 그러나 알렉시안은 온몸에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잘못 본 것이 아니었군요.”
이제서야 알렉시안의 힘의 정체를 확실히 알 수 있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레슬러.
“태양의 힘.”
선황조차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 그 힘을 눈앞에 있는 새로운 황제가 보여주고 있었다. 아직은 보잘것없는 미약한 힘이지만 태양의 힘을 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재능은 증명된 것이나 다름없다.
“늦었지만 검술을 다시 익혀볼까 하는데···. 조용한 곳이었으면 좋겠네.”
“비밀리에 수련하시려는 것입니까?”
레슬러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황궁의 지하시설을 이용하심이 어떨까 싶습니다. 선황폐하께서 자리에 누우시고 난 후 폐쇄되었으나 조금만 정리하면 사용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옵니다.”
그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알렉시안.
즉시 시종장을 불러 폐쇄된 지하시설을 개방하고 믿을만한 자들로 하여금 정리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곁가지일 뿐.
“황궁 내부의 정리는 어디까지 진행되었지?”
“6할입니다.”
숙청을 진행하면서 겉으로 드러난 것은 죄다 정리했다.
하지만 여전히 발견되지 않은 것들이 많았기에 내부적으로 조사해야할 것이 많았다.
“시종장.”
“예. 폐하.”
“내부 인원은?”
“아직 모집 중입니다. 믿을만한 자들로만 꾸리려다 보니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급하다고 막 데려왔다가는 또다시 첩자들로 넘쳐날지 모른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히 해 나가는 것이 맞았다.
“관료쪽은 그쪽 사람들로 채우게끔 하고, 일단은 이쪽 황제의 궁 쪽과 비밀시설들 위주로만 믿을만한 자들로 꾸리도록. 그리고···그대의 후임 역시 준비하고.”
알렉시안의 말에 살짝 놀란 표정을 짓는 시종장.
솔직히 선황의 시종장을 더 데리고 있고 싶긴 하다. 선황이 어렸을 시절부터 황궁에서 생활해왔기에 누구보다 황궁에 해박한 이였다.
그렇기에 선황 역시 은퇴한다는 것을 만류하며 죽을 때까지 데리고 있었던 것.
그러나 너무 늙었다.
유능하지만 이제는 쉬어야 하는 사람을 억지로 데리고 있는 것이 맞을까?
“후임이라 하오 시면 어릴 적부터 데리고 있는 아이가 몇 있습니다.”
시종장의 말에 레슬러 역시 익히 알고 있는 아이들인지 알렉시안을 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선황폐하의 배려로 쓸만한 아이들을 키우고 있사온데···.”
“이 역시 선황폐하께서 내게 남기신 것인가?”
“아니옵니다. 폐하께서 남기신 것은···.”
“제 쪽입니다.”
레슬러의 말에 알렉시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만약의 사태가 일어날 경우 근위부대 다수가 이탈할 수도 있으시다면서 비밀리에 저에게 키우라고 한 조직이 있습니다. 비어버린 근위대를 채울 용도이온데···.”
“수준은?”
“대부분 3성에 머물고 있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아직 젊으니 시간이 지난다면 정예기사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말에 생각에 잠기는 알렉시안.
근위대의 구성은 근위병과 근위기사로 나뉘어진다.
독특하게 병사의 신분이지만 기사에 필적하는 무력을 지닌 평민들로 구성된 부대.
그리고 대부분 귀족들로 채워진 근위기사.
이 중 근위기사의 경우 귀족 출신답게 비밀리에 귀족파와 연줄이 닿아있는 경우가 꽤 되었다. 숙청 기간에 걸렀어야 했으나 이들까지 처리한다면 답이 없기에 애써 묵인해왔다.
그러나 레슬러는 이참에 근위대도 한번 갈아엎을 생각인 것 같았다.
“근위대는 일단 놔두지.”
“···예? 하오나 그럴 경우 이쪽의 정보가 새어나갈 위험성이 커집니다.”
“그건 경이 믿을만한 자들만 황제궁에 배치하는 것으로 버텨봐.”
“그럼 비밀리에 유지한 조직은···.”
레슬러의 물음에 시종을 바라보는 알렉시안.
“그대가 키운 아이들. 얼마나 믿음직하지?”
“적어도 폐하를 배신할 놈들은 없을 것이옵니다. 전부 선황폐하의 은혜를 입은 아이들입니다.”
“좋아. 그럼 이렇게 하지. 레슬러 경이 키운 기사들과 그대가 키운 아이들을 합쳐 비밀리에 조직을 만들지.”
믿을만한 조직이 필요하던 찰나에 잘되었다.
이참에 이 녀석들을 이용해 종말세력을 잡아낼 밑그림을 그릴 생각이었다.
“황실친위대.”
알렉시안의 말에 흠칫하는 시종장과 레슬러.
과거 황실에서 만들었던 비밀조직.
이들이 사라진 이유는 그들이 갖고 있는 수많은 정보들을 이용해 되려 황권을 위협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과한 힘이 몰렸기에 일어난 일.
그렇기에 황실은 꾸준히 한 세력에게 힘이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해 왔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사라진 조직이었다.
그것을 현 황제는 다시 부활시키려는 것이다.
“준비되는 대로 불러모으도록. 친위대의 거점은··· 선황폐하의 훈련실. 그곳이 좋겠군.”
자신이 훈련한다는 명목으로 지하시설을 이용할 것이기에 큰 의심을 받진 않을 터.
거점까지 정해주자 곧바로 움직이는 시종장과 레슬러.
그런 둘을 보면서 빙그레 미소를 짓는 알렉시안.
‘어쩌면 메인퀘스트를 바로 진행할수도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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