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16
30. 멸망 사냥!
알렉시안의 장담과 함께 맹렬히 공격을 퍼붓기 시작하는 제국군.
그럼 대수림 군대의 역할은?
도시를 방어하는 것뿐이다. 알렉시안이 숲에 머무는 동안 그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제 할 일을 다 한 것이다.
물론, 대수림 역시 그들의 영역이기에 대주술사와 유일한 마스터인 대수림의 수장이 오고 있지만···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상황은 끝날 것이다.
“감 좋네.”
하늘을 올려다보던 알렉시안이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첫 번째 멸망이 처박힌 산맥 주위의 공간이 일렁이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단기전을 준비한 제국군이 그걸 놓칠 리 없었다.
오래 끌어봐야 좋을 것 없었기에 최대한 빨리 조지기 위해서 준비한 대마법을 발동했다.
“광역 결계 발동!”
수 없이 게이트를 박살 낸 경험을 살려 공간마법이 급격히 발전을 이뤘고, 그를 통해 만들어진 마법.
이 마법에 한해선 마도왕국이나 제국이나 숨기는 것 없이 연구결과를 공유했기에 초기 마법치고 나쁘지 않은 완성도를 보일 수 있었다.
그 마법을 광역으로 전개하려면 막대한 자원이 필요했지만 알렉시안은 돈은 상관없다는 듯 비밀리에 황실 돈을 때려 박아서 재원을 마련했다.
이미 열린 게이트야 어쩔 수 없더라도 추가적으로 게이트는 열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공간을 비틀어 다른 곳을 연결할 수도 없다.
-끄아아아아!-
공간이동을 시도했으나 될 리가 없다.
그에 분노했는지 결계 안에서 공간을 비틀어대는 첫 번째 멸망.
그러나 첫 번째 멸망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결계는 흔들림이 없었다. 물론 이 결계에도 허점은 있었다.
‘이미 열린 게이트에는 효과가 없다.’
눈치 빠른 첫 번째 멸망이 그걸 알아채고 게이트를 빠르게 확장하는 것에 온 힘을 집중했다.
산맥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결계들을 통해서 오염된 몬스터들이 말 그대로 비처럼 쏟아졌다. 그렇게 자신을 보호할 몬스터가 게이트에서 쏟아져나오자 그다음엔 다음 멸망을 소환하는 데 집중했다.
“두 번째 멸망은···.”
“놔둬.”
알렉시안의 명령에 고개를 숙인 장교.
덫에 걸린 쥐새끼가 발버둥 치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알렉시안.
“예정대로 진행해.”
“예! 폐하.”
알렉시안의 명령에 고개를 숙이고 흩어지는 장교들을 멀리서 지켜보는 대수림의 사람들.
다들 그가 알렉시안인 줄은 예상조차 못 했다는 듯 경악하는 모습이었다. 그저 다른 이들보다 조금 유능한 사제라고만 생각했다.
그런 것치고 묘하게 남들보다 일을 빨리 끝내는 것 같았으나 신분을 숨긴 고위 성직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알렉시안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그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인사를 해주고는 이곳에 온 본래의 목적을 위해 지하시설로 연결된 건물로 이동했다.
때마침 산맥 쪽에서 무언가가 하늘을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동안 이날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어떤 멸망이 나올지 모르니 모든 수에 대비해야 했다.
바람계열 멸망이 나올 경우 공중에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기에 조금은 이르지만, 공군 역시 만들어두어야 했다.
그 결과가 바로 하늘을 날아오른 수백의 비공정이다.
거기에 유난히 큰 대형 비공정이 있었는데 거기에 달린 거대한 무기는 멀리서도 그 형태가 보일 정도였다.
키이잉!
멀리서도 마력파장이 느껴질 정도의 강대한 힘.
거기에 도시까지 환하게 보일 정도의 빛이 응집하는 순간 첫 번째 멸망을 향해 일직선으로 뻗어나갔다.
아직 기술력이 대마법급 위력을 낼 수 있는 마도포를 만들 정도는 안 됐다.
그렇기에 차선책으로 요새포급 마도포 다수를 엮어서 한곳에 응집시켰다. 그로 인한 파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중에서 시도했고, 그 응집된 힘을 목표지점을 뻗어나가게끔 했다.
명중률?
그딴 건 필요 없었다. 어차피 그 일대를 통째로 날려버릴 파괴력이니까.
첫 번째 멸망도 그걸 알기에 전력을 다해 공간마법을 사용해 거대한 빛줄기를 막아냈다. 그러나 제국이 준비한 건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공간계열이 극에 다다른 존재답게 공간마법을 사용하면 일반적인 물리력은 통하지 않는다.
만약 그걸 마법을 막는 데 사용하게끔 한다면?
그때부턴 일반적인 물리력도 통한다.
아쉽게도 핵폭탄 같은 것은 만들지 못한다. 하지만 대형폭탄 정도는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톤 단위의 폭탄을 공중에서 투하하는 것 정도라면 마법기술을 일부 섞는다면 충분히 가능했고, 그것을 위해 폭격기를 중심으로 다수의 비공정이 편대 비행을 하며 첫 번째 멸망을 향해 날아갔다.
후방에 있는 비공정들에서 순차적으로 현시점 최강의 마도포가 발사되어 첫 번째 멸망의 힘을 깎는다.
그 사이 폭격기를 보호하는 비공정들이 공중괴물을 견제하면서 움직인다.
지상 역시 그냥 있지 않았다.
1티어급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첫 번째 멸망을 죽이기 위해 움직인다. 이를 보조할 주술사와 정령사들이 함께 한다.
거기에 이를 보조하기 위해 최정예로 구성된 포대와 군단급 병력들이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견제한다.
첫 번째 작전의 핵심은 폭격기 임무를 맡은 비공정을 첫 번째 멸망 위까지 데려가는 것.
“화력이 조금 부족할 것 같은데?”
“지정된 시간까지 뚫지 못하면 곧바로 수도원이 움직일 겁니다.”
엘릭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작전이 시작되었으니 지금부터는 그의 영역이 아니었다. 이제부턴 그 역시 하나의 체스 말이 되어 준비한 작전대로 움직일 차례였다.
“가지.”
“예.”
알렉시안이 지하시설로 내려가 그를 위한 장치에서 조율을 시작할 때쯤, 지지부진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번째 부대가 투입되었다.
사실 이대로 차근차근 진행해도 결국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알렉시안은 피해가 클 것 같으면 과감하게 다음 부대를 투입하라 명했다.
이번 작전에 투입된 병력은 제국 최정예들이다. 앞으로 있을 전쟁에도 중히 쓰일 자원들인 만큼 최대한 아끼려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직 예정된 시간이 남았음에도 과감하게 두 번째 작전을 시작한 제국군.
“저희가 뚫겠습니다!”
방어만 하는 것이 자존심이 상했는지 대수림의 부대가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말 그대로 쓸어버리면서 수도원의 최정예부대를 위해 길을 뚫어주었다.
“감사합니다.”
세르핀이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작게 제작된 석상을 두 손으로 꽉 잡았다.
그 순간 그녀의 몸에 걸치고 있는 수많은 신성 마도구들이 환하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법구’라고 명명된 수도원 전용 마도구들이 그녀의 힘에 증폭하며 하나의 거대한 마법진을 허공에 생성했다.
마법사들의 대마법에 비견될 마법이 세르핀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새하얀 빛이 첫 번째 멸망이 있는 곳을 향해 일직선으로 나아갔고, 허공에서 나온 몬스터 중 그 무엇도 그것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마법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마광석의 도움을 받은 사제들이 두 번째 대마법을 발현했다.
이번엔 새하얀 낙뢰가 그대로 내리꽂혔다.
-막아라! 막아아아아아아!-
절규에 가까운 첫 번째 멸망의 외침에 몬스터들이 홀린 듯 나섰지만, 이번엔 성기사들이 나섰다.
기사들의 돌진기처럼 거대한 빛이 검의 형상을 만들어내며 그대로 적들을 뚫고 길을 만들어냈다.
그 모습에 모두가 놀랐다.
사제들이나 성기사들이나 구성원 다수가 아직은 어린아이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는 것은 이들의 본래 실력은 아직 미숙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럼에도 이런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그들이 걸치고 있는 수많은 무구들이 부족한 실력을 보완해주었기에 가능했던 것.
오직 신을 찾으며 스스로의 힘을 키우는데 집중했던 기존의 신전.
제한된 성물 이외의 법구는 철저히 제한된 법칙하에 만들어졌다.
그러나 알렉시안 시대의 사제들이나 성기사들은 달랐다.
법구라 명명된 신성마도구들을 사용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강해질 수 있다면, 뭐든 사용한다.
왜? 알렉시안 역시 그러하니까.
이 시대의 사제들은 신보다 알렉시안에 더 큰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불경하다 할 수 있지만, 자신들의 삶에 구원을 내려준 이는 오래도록 침묵한 신이 아닌 알렉시안이다. 그렇기에 알렉시안을 따라 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고, 그것이 기존의 법칙과 상반되는 것이라도 상관없어했다.
바로 이러한 점에 신의 사도 출신들이 수도에 와서 당황했으나 이제는 받아들였다. 왜? 이렇게 해도 성역은 유지되는 것을 넘어 오히려 늘어났고, 신도 수는 더 증가했으니까.
“예정된 지역에 위치했습니다.”
비공정을 통해 공중에서 낙하한 사제들과 성기사들이 예정된 위치에 장치를 만들었다는 소식들이 속속 들어왔다.
그러자 사제들을 위해 선두에 서서 길을 뚫은 로웰이 전력으로 힘을 개방했다.
전설상에 등장한 어린 용사가 이러할까?
온갖 성물로 증폭시킨 백색의 오러가 아주 잠깐이나마 거대한 형태를 이뤄 적들을 베어내며 시간을 벌었다. 그러자 뒤따라온 사제들이 거대한 코어를 산 중턱에 내려놨다. 그 순간 세르핀을 통해 발동된 코어.
쿠구구구궁!
첫 번째 멸망을 가둔 결계를 감쌀 만큼 거대한 빛의 파장이 퍼져나가며 일대를 빛의 영역으로 만든다.
거기에 더해 빛의 결계를 만들어 게이트에서 튀어나온 몬스터들을 약화시켰다.
이 모습을 대수림에서 떠오른 비공정을 통해 모두 지켜본 알렉시안이 혀를 찼다.
“이젠 좀 불쌍하네.”
대마법에 의해 산맥에 처박힐 때부터 지금까지 첫 번째 멸망이 한 것이라고는 제국군이 준비한 무기들에 의해 열심히 처맞는 것 말고는 없었다.
공간결계로 도망도 못 치고, 마도포에 계속해서 견제당하며 힘이 깎일 대로 깎인 상황.
거기에 더해 빛의 영역과 신성 마법으로 약화되기까지.
이런 상황에서 첫 번째 멸망을 마무리시킬 폭격기가 그를 위한 폭탄을 투하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도 폭격기에서 떨어질 무기가 위험하다는 것을 아는지 모든 힘을 끌어모아 거신이 나올 공간을 크게 벌렸다.
“이대로 끝나는 건 아쉬우니 저건 내가 처리할까?”
이대로 놔둬도 마무리될 각이긴 하지만 기껏 만들어놓고 사용도 안 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기에 미래를 위해 어느 정도 되는 힘을 가졌는지 시험할 겸 비공정 밖으로 나선 알렉시안.
우우우웅!
알렉시안의 몸에 연결된 장치들이 비공정에 실린 장치들과 공명하게끔 돕는다.
그 힘을 느끼면서 조용히 신상 마법을 발동시키는 알렉시안.
그동안 놀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기에 단 하나에 불과하지만 고위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
대마법급은 아니라도 어디 가서 고위마법사라고 명함 정도는 내밀어도 될만한 마법.
거기에···
” ···.”
그가 가장 잘하는 중첩을 했다.
마침내 현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를 시키는 순간 반쯤 몸을 드러낸 산만 한 덩치의 거신 위로 거대한 백색 마법진이 그려졌다.
“”
나지막이 울려 퍼지는 알렉시안의 마법.
그 순간 하늘에서 거대한 빛의 기둥이 떨어졌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첫 번째 멸망이 믿었던 거신의 형체는 그대로 사라져 ‘개념’만이 대륙 전체로 퍼졌다. 언젠가 힘을 회복한 멸망이 다시금 대륙에 등장할 테지만 지금은 아닐 터.
이제 남은 것은 이번 전쟁의 주인공이 될 폭탄뿐이었다.
알렉시안이 이번 전쟁을 이길 주요주제로 삼은 것은 신성력이 아니다.
고인물 플레이어가 예정에 없던 신성력이 아닌 기술력을 통해 멸망을 막아냈을 무기들.
콰아아앙!
과열된 마도포에서 마지막 빛줄기가 첫 번째 멸망을 강타하며 방어마법을 박살 냈다.
그리고 마침내, 산맥 위에 있는 거대한 비공정에서 하나의 거대한 폭탄이 떨어졌다.
지구에서 전술 핵폭탄급 위력을 가진 재래식 폭탄을 만든 것처럼 그와 유사한 폭탄을 만들었고, 그것이 그대로 첫 번째 멸망을 향해 떨어졌다.
“잘 가.”
멀리서 괴성을 질러대는 거대 몬스터 크기의 검은 마법사를 향해 작별 인사를 하는 알렉시안.
얼마 후, 거대한 폭탄이 산맥과 충돌하면서 첫 번째 멸망이 있던 자리가 완전히 붕괴되었다. 그러나 잔인하게도 확인사살을 위해 추가로 대마법과 신성마법을 떨구는 제국군.
그 모습을 보면서 알렉시안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형체는 남아있으려나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