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17
31. 시작되는 변화!
알렉시안이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말라고 지시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좀 심할 정도로 공격하는 제국군.
마도사가 전력으로 사용해야 하는 대마법이 추가로 떨어지고, 신성마법이 그를 보조한다.
거기에 더해 반쯤 허물어진 지형으로 수많은 포탄들이 떨어진다.
말 그대로 시체조차 남기지 않을 기세.
“결계 규모 줄여!”
“빛의 영역 해제하고 저곳에 다중 결계를 생성해.”
알렉시안이 굳이 명령하지 않아도 알아서 첫 번째 멸망을 중심으로 유리한 전장을 다시금 만드는 제국군.
이 정도 상황쯤 됐으면 첫 번째 멸망은 뒤졌다고 봐야 했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점은 멸망의 남은 힘을 종말세력이 챙겨가는 것인데 상황을 보니 그것도 힘들 것 같았다. 산맥을 중심으로 몬스터를 학살하면서 첫 번째 멸망의 주변을 철통같이 지켰기 때문이다.
“종말세력이다! 쫓아!”
“결계 유지해! 유인책일 수도 있다.”
“요새포에 지원 요청해! 게이트 파괴를 시작한다!”
알렉시안이 올 것을 알기에 깔끔하게 치워놓으려는 제국군.
그런 그들의 노력 덕분에 불과 몇 시간 만에 첫 번째 멸망 주변의 몬스터들이 깔끔하게 청소되었다. 물론 워낙 많은 게이트들이 열려 있었기에 여전히 비처럼 몬스터들이 쏟아지고 있긴 했지만 적어도 알렉시안이 타고 있는 비공선 주위에는 개미 새끼 하나 없었다.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군.”
알렉시안이 지상에 착지하자 보이는 세 명의 인물.
황궁에 있다고 알려진 ‘절대자’란 별명을 가진 제국 최강의 병기들이 알렉시안을 맞이했다.
혹시라도 첫 번째 멸망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인지 알렉시안의 양쪽으로 검성과 근위대장이 서고, 뒤쪽에 마탑주가 마법력을 끌어올린 채 움직였다.
“비켜보거라.”
결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제들에게 비켜보라 명령한 알렉시안이 전력으로 코어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코어에 새겨진 마법진이 과부하 될 것처럼 빛나면서 결계를 강화했다.
“폐···폐하.”
“영역을 더 넓혀도 된다.”
다중 결계라도 좁은 영역에 알렉시안의 힘은 과했다.
그렇기에 영역을 넓혀도 된다는 허락을 했고, 그 즉시 마법을 수정해 전투를 벌일 때처럼 넓은 영역으로 확대했다.
우우웅!
“이 정도면 얼마나 버티지?”
“30분은 버틸 것이옵니다.”
“충분하군.”
사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알렉시안이 지반이 무너진 지점으로 향했다.
“위험하옵니다.”
근위대장이 알렉시안을 향해 걱정스레 말했다.
전술적 이해도는 높더라도 대단위 전략에 관해선 전문가 수준은 아닌 근위대장.
그런 그가 보더라도 이번 작전은 완벽에 가까웠다. 이 전략의 기초를 알렉시안이 만들었다는 것에서 놀라울 수준.
그가 애먹었던 해룡조차 이 작전의 절반도 버티지 못할 정도였을 것으로 생각될 정도였다.
그러나···
쿠구궁!
들썩이는 돌무더기.
그곳에서 나오는 힘은 근위대장이 느끼기에도 위험할 정도였다.
검성은 자연스레 손이 검의 손잡이로 향했으며 마탑주는 마법을 발동시킬 준비를 했다.
-그아아아!-
위험함을 감지하고 몇 번의 마법이 더 펼쳐졌음에도 기어코 돌무더기를 박살 내며 튀어나온 존재.
그러나 그 모습은 굉장히 흉측했다.
검은 로브를 쓰고 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형태가 뭉개진 체 괴상한 음성만 내뱉고 있었다.
“쯧! 결국, 형태가 무너졌나?”
알렉시안이 혀를 차면서 첫 번째 멸망을 바라보았다.
저 상태는 살아있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그가 가지고 있던 지식과 경험은 전부 사라지고 오직 ‘개념’만이 남아 막대한 힘으로 유지되고 있는 생명체에 불과했다.
“까다롭긴 해도 의식이 남아있어야 뭘 알아볼 수 있을 텐데.”
수시로 도망갈 궁리를 하겠지만 관리만 잘 한다면 여러 가지를 물어볼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그 기회는 나중으로 미뤄지게 되었다.
“위험하옵니다. 확실히 마무리하고 움직이심이···.”
검성이 걱정스레 말했지만 알렉시안이 고개를 저었다.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지막 불꽃을 피어올리는 것에 불과했다. 그것을 증명하듯 괴상한 울음소리를 내뱉으며 자신의 형체조차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던 존재가 폭발하듯 터져나갔다.
다급히 마탑주가 방어막을 만들었지만, 파장은 어떠한 피해도 입히지 않고 그저 대륙 전체로 퍼져나갈 뿐이다.
그 순간 떠오르는 글자들.
[메인 퀘스트 멸망을 막아라! 1. 첫 번째 멸망을 막으세요!가 클리어되었습니다.] [이제 대륙과 ???가 바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일정 시간 내에 게이트 클리어 시 통로가 사라집니다.] [오염된 기운은 시간이 지나 자연적으로 정화될 수 있습니다.] [※’특별한 게이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별한 게이트’의 경우 지금처럼 바로 대륙과 연결됩니다.]‘이건 게임과 똑같네.’
알렉시안이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다 첫 번째 멸망이 죽은 곳을 바라보았다.
첫 번째 멸망의 클리어가 중요한 이유.
그것은 인류가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에서 ‘헌터’들이 등장하기 위한 장치.
첫 번째 멸망이 죽으면서 대륙과 바로 연결되지 않으니 미리 만들어놓은 중간거점을 통해 대륙을 침공할 수밖에 없었고, 게이트의 에너지가 충분히 차오르기 전까진 대륙으로 완전히 나올 수도 없다.
거기에 더해 외부로 드러난 힘의 파장에 의해 위험도까지 파악할 수 있으니 인류 입장에서 굉장히 유리한 상황.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전처럼 공간의 뒤틀림이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니고 소멸한다. 그렇기에 헌터의 중요도가 높아진다.
‘의도적으로 게이트를 유지하면서 자원을 캐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게이트를 닫는다.’
이 과정을 통해서 이전보다는 덜해도 막대한 자원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
물론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존재한다.
바로 첫 번째 멸망이 존재했을 때 열어둔 게이트들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
첫 번째 멸망이 처음 나타났을 때 파괴한 공간의 뒤틀림조차 앞으로 몇 년 이상은 유지될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공간의 뒤틀림’이 남아있는 지역은 마나석 광산처럼 가치가 뛴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제국은 엄청난 가치를 지닌 땅이 될 것이다. 왜? 종말세력이나 첫 번째 멸망이 제국을 괴롭히기 위해 미친 듯이 게이트를 열었으니까.
‘이제 제국은 부자다!’
그런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짓던 알렉시안이 첫 번째 멸망이 죽은 자리를 바라보았다.
크기는 줄었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검은 힘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 힘들이 마치 자신을 만져 달라는 듯 알렉시안을 향해 검은 힘들이 촉수처럼 뻗어 나왔다. 그것을 검성과 근위대장이 베어내려 했으나 알렉시안이 막아섰다.
메인 퀘스트의 클리어 보상은 받았지만, 아직 한 가지 더 보상을 받을 것이 남아있었다.
“폐하!”
근위대장의 부름에 괜찮다는 손짓과 함께 이지를 상실한 힘의 응집체를 향해 다가갔다.
그런 그를 향해 스르륵 다가오는 검은 힘들.
혹시나 위험할 수 있기에 신성력을 한껏 휘감은 손을 뻗자 그것을 향해 다가오는 힘들.
오염된 힘이었으면 그 즉시 정화될 정도로 한껏 압축된 힘이었으나 조금도 소멸되지 않고 알렉시안의 손에 모여들었다.
[특별퀘스트 ‘첫 번째 멸망을 죽이세요!’가 완료되었습니다.] [보상: xxxx(?)] [※보상은 비밀을 풀 때까지 미뤄집니다.] [힌트: 첫 번째 멸망과 관련이 있습니다.]수수께끼 같은 보상에 미간을 찌푸릴 때였다.
촉수처럼 알렉시안의 팔을 휘감았던 힘들이 알렉시안의 온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경악한 주변 사람들이 마법을 사용하려 했지만 알렉시안은 손을 들어 막고선 힘의 응집체가 하는 것을 가만히 놔두었다.
마침내 얼굴을 제외한 모든 신체를 감싼 순간 새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저곳으로 가고 싶은 거냐?”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머릿속으로 때려 박는 것처럼 ‘개념’의 의지가 알렉시안에게 들려왔다.
이곳이 아닌 저 너머 ‘신’이란 존재가 있던 곳으로.
갖고 있던 힘은 사라지고, 개념마저 대륙으로 퍼져나갔다.
이지를 상실했고 영혼은 소멸했다.
그러나 힘에 남아있던 본능이나마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 전해온다.
“알아서 하시오.”
하늘을 바라보며 말하는 알렉시안.
그 순간 알렉시안의 손등에 있는 문양이 새하얗게 빛나며 결계를 유지하던 막대한 힘이 그를 중심으로 응축하기 시작했다.
북서부에서 막대한 영혼의 힘으로 열린 하늘길.
그것이 이번엔 수없이 죽인 몬스터의 힘과 막대한 신성력의 힘으로 잠깐이나마 열리게 되었다.
“가라.”
그 말에 그를 감싸고 있던 힘의 응집체가 빛기둥을 따라 서서히 하늘로 올라갔다.
가진바 힘을 전부 잃고 본능만이 남은 힘의 응집체가 얼마나 살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잠깐이라도 본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 생을 마감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인배 같은 선택을 했지만 솔직한 마음은···
‘아깝다!’
저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았을까?
마탑주에게 맡겼으면 공간에 관한 마법이 훨씬 빠르게 발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저것으로 무구를 만들었으면 역사에 길이 남을 무구가 완성되었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특별한 보구를 만들어 유사시에 사용해도 좋았을 것이다.
어찌 사용하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확실했다.
그러나 자신의 행동에 감탄하는 신하들의 눈빛을 보며 애써 표정 관리를 한 알렉시안.
바로 그때, 그런 그의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손등에 작은 문양이 생겨났다.
“응?”
[특별퀘스트: 문양의 비밀을 풀어보세요?]‘아니 이 새끼가?’
특별퀘스트 보상도 수수께끼같이 주더니 이번엔 수수께끼 같은 퀘스트를 냈다.
그래도 화를 낼 수만은 없는 게 공짜로 주는 것 아닌가?
애써 헛기침을 하면서 ‘한 번만 봐준다!’라는 생각과 함께 잠시 하늘을 바라본 알렉시안.
“이만 가야겠군.”
그렇게 말하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비공정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였다.
근위대장과 검성, 마탑주가 어딘가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알아서 첫 번째 멸망을 박살 내는 제국군을 보고 있을 때와 같은 표정.
“뭔가 아쉬운 얼굴들이군.”
알렉시안의 말에 다들 헛기침을 하면서 고개를 돌렸다.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내기 시작한 이들. 그렇기에 이참에 첫 번째 멸망을 상대로 자신들의 힘을 시험해보고 싶었는데 조금도 시험해볼 기회가 없었다.
“아쉬우면 저것들이라도 처리하며 몸이라도 푸는 게 어떤가?”
그렇게 말하며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게이트들을 가리키는 알렉시안.
그 말에 세 명의 눈이 동시에 빛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소신은 폐하의 곁을···.”
“되었으니 날뛰다 오게. 그대 아니라도 짐을 지킬 이들은 넘쳐나니.”
괜한 말 하지 말고 날뛰고 오라는 말에 크게 한번 헛기침을 한 근위대장이 가장 먼저 검을 뽑아 들고 움직였다.
그러자 검성과 마탑주가 근위대장이 다 뺏어 먹기라도 하듯 재빠르게 힘을 끌어올리며 뒤따랐다.
콰과광!
“···여긴 위험할 것 같사옵니다.”
그동안 꾹 참고 있던 것을 풀기라도 하는 것처럼 마구잡이로 힘을 사용하는 마스터들을 보면서 황급히 알렉시안을 비공정으로 모시는 마법사과 사제들.
그들과 함께 공중으로 비공정에 오른 알렉시안은 싸움에 굶주린 마스터들 때문에 도망치는 몬스터들의 모습을 두 눈으로 보는 진귀한 경험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