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18
31. 시작되는 변화!
「종말세력을 낚았다?」
신문 제목으로 적절한가? 라는 말이 나오는 문장이었지만 이보다 적절한 게 있을까?
제목 그대로 종말세력을 낚았으니까.
기밀 작전이었으나 알렉시안은 첫 번째 멸망을 잡은 후 솔직하게 작전 내용을 공개하라 명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1. 협조를 구한 국가들에 양해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자신들이 이용당했다 생각한 국가들 입장에선 기분이 나쁠 수가 있었다.
실컷 화산지대를 조사해달라 해놓고 주 전력이 대수림의 동쪽 산맥에서 나오면 빡치니까.
그렇기에 이유를 설명하고 적절히 보상을 해주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2. 제국의 신식 무기를 팔아먹기 위해.
이번 첫 번째 멸망 공략에 사용된 무기 중 일부를 대륙에 팔아먹을 생각이다.
그 대가로 무엇을 요구할 것이냐?
바로 에너지다.
첫 번째 멸망이 제거되면서 ‘헌터’란 존재를 거쳐야 수급되는 에너지원.
그러나 가면 갈수록 에너지는 더 필요할 테니 비싼 값에 마도구를 팔아먹으면서 싼값에 자원을 쪽쪽 팔아먹을 생각이다.
3. 헌터 및 새로운 게이트 환경을 설명하기 위해.
2번과 연계된 사안인데 자원을 수급하기 위해선 살아남은 대륙의 국가들이 ‘헌터’들을 사용할 여건이 완성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상황을 설명해야 했고, 이참에 전부 공개할 생각이다.
어찌 보면 제국이 양아치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멸망을 상대하기 위해 제국이 투자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런 말 못 한다.
거기에 손해만 보는 구조도 아닌 게 어찌 되었든 제국이 주는 기술들로 야금야금 성장하면서 타 대륙보다 발전하고 있으니 무역을 통해 이득을 보면 되는 일이다.
여기서 한가지 질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럼 타 대륙은?’
이쪽은 진짜 자원만 빨아 먹히는 구조일 수 있다.
그러나 대신 안전하지 않나?
제국을 비롯한 이쪽 대륙이 멸망에 먹히면 결국 타 대륙 사람들도 위험하겠지만 적어도 그때까진 안전하다.
거기에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결국 그들도 이쪽의 기술들을 언젠가는 습득할 것이다.
“꼬우면 지들이 멸망 막던가.”
그 말에 시종장이 쓴웃음을 지었다.
걱정되었는지 제국 국경선까지 열차 타고 와서 기다리고 있던 시종장.
대수림 사람들의 격한 감사 인사와 축하파티까지 진하게 한 후 천천히 열차를 타고 제국에 진입하자 보이는 시종장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가?
어쨌든 덕분에 열차 안에 미리 준비한 것들을 즐기며 편하게 수도로 가고 있었다.
물론···
“열차 안에서 일은 좀 심한 것 아닌가?”
“재상이 급한 것만 추렸다고 했습니다.”
그 말에 책상을 바라본 알렉시안.
비싼 값을 치러야 탈 수 있는 특별실답게 여러 시설이 있었으나 그것이 아무 소용 없을 정도로 쌓여있는 서류 더미들.
“제국 내의 것은 없군.”
“예.”
시종장의 대답에 알렉 시안이 예상했다는 듯 피식 웃었다.
이들이 가장 눈독 들이는 건 딱 하나.
‘하늘을 나는 비공정.’
물론 그 전에도 있긴 했다.
그러나 작은 규모였다. 그러나 이번엔 군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할 뿐만 아니라 무거운 무게도 감당 가능했다.
‘그렇다는 건 상업적으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하다는 것.’
거기에 무기는 또 어떠한가?
거신을 일격에 날려버린 것은 알렉시안의 능력이라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첫 번째 멸망을 날려버린 폭탄이나 지속해서 견제한 마도포, 그 밖에 발전된 요새포들은 군침을 흘릴 만했다.
“정말 전부 파실 겁니까?”
시종장의 물음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의 국가들은 최신식 무기는 외부에 잘 팔지 않는다.
자신들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기술이 유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렉시안은 그딴 건 상관없다는 듯 팔아버릴 생각이다.
“이번에 사용된 무기들은 2세대의 파생형일 뿐이야.”
기존에 대륙에 존재했던 무기 체계.
마탑에서 설계도 상태로 존재하던 것이나 개발되었으나 비싼 값에 사장된 무기들.
이러한 것들이 1세대 무기.
제국이 발전하면서 알렉시안에게 막대한 지원을 받아 발전한 형태의 무기들.
이것이 2세대 무기다.
멸망을 대비하면서 만든 무기답게 아직 개발되지 못하거나 여러 부분에서 부족한 기술들을 완성해 적용했다.
알렉시안의 제안에 의해 만들어진 마법 지뢰도 그중 하나다.
그 밖에 골렘의 무기화, 개량된 ver.2의 마도포, 열차포 등등.
지구의 근대무기들과 마도무기를 일부 융합한 프로토 타입의 무기들이다.
그렇기에 이미 제국은 복잡한 공학기술과 마도기술을 제대로 융합한 3세대 무기들을 개발 중이다.
“기술을 빼갈 가능성이 큽니다.”
“하라고 해. 그래 봤자 그들의 무기가 나올 때쯤이면 구닥다리 무기일 뿐이야.”
다른 나라들에겐 안타깝게도 비싸게 주고 산 무기들은 다음 멸망이 나올 때쯤이면 구시대 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들이 비싸게 사준 무기들로 다음 세대 무기들을 양산할 것이고, 그들은 또 제국에 비싼 값을 주고 사가게 될 것이다.
물론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짐을 양아치로 보는 것 같은 그 눈빛은 뭔가?”
“···제가 어찌 폐하를 그리 보겠습니까.”
“쯧! 저들에게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닐 거야.”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제발 팔아달라고 간청하는 외국 사신의 서신을 바라보았다.
“제국의 무기는 하이 클래스로, 그들이 양산한 무기는 로우 클래스로 나누어 운용하면 되니까.”
주요 시설은 제국의 하이 클래스 무기로 막고 나머지는 자기들이 제국 것을 카피해서 양산한 무기들로 커버하면 될 것이다.
마도왕국이나 몇몇 국가들이 만든 질 좋은 무기들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수입해 미들 클래스로 둘 수도 있을 것이다.
“기술도 파시려는 겁니까?”
“어느 정도 팔아먹고 나면?”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짓는 알렉시안.
비싼 값에 제국의 무기를 어느 정도 사들인 후 슬슬 카피를 시작할 때쯤 기술을 파는 건 정배 아닌가?
이제껏 그래왔으니 타국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생각 못 했다면··· 손해를 더 뿐이고.
“기술 판매는 경매로 진행할 생각이야.”
“···타국 입장에선 끔찍하겠습니다.”
“그동안 기술 개발하느라 예산 쥐어짠 것 생각하면 보상은 받아야지.”
그 말에 시종장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알렉시안과 재무부가 머리를 쥐어짜며 예산을 확보해 죄다 때려 박은 것이 개발부와 마법부였다.
그 밖에 농림부나 군부 역시 어마어마한 투자를 했다.
대부분 개발에 관련된 예산인만큼 이제 그 기술을 통해 뽕을 뽑을 때가 된 것이다.
“무기뿐만이 아니야.”
“다른 부분도 기술을 팔 것이옵니까?”
이는 시종장도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전체적으로 발전할 필요성이 있으니까.”
제국 혼자만 잘나가면 결국 종말세력이 이쪽만 노리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니 대륙을 전체적으로 발전시킬 생각이다.
겸사겸사 타 대륙도 발전시키면서 만약을 대비하는 쪽도 나쁘지 않다.
그 과정에 제국이 달콤한 이득을 취할 수는 있으나 어차피 그 돈이 전부 개발 쪽으로 돌려질 예정이니 선순환이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올라와야 앞으로의 멸망을 대비할 수 있기도 하고.’
이제부터 나올 멸망의 존재는 대륙 전체에 영향을 뻗칠 것이다.
게이트 같은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기후변화부터 태풍이나 홍수 같은 자연적 재난까지 이어질 거다. 그런 상황에서 몬스터들까지 나오고 게이트 폭주도 잦아질 것이다.
지금 수준에선 대응 자체가 안될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부터 멸망에 관한 정보들도 최대한 공유할 생각이야.”
“예. 준비하겠습니다.”
그 말에 시종장이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종말세력을 낚는 것은 이번 한 번으로 충분하다. 한번 크게 당했으니 이제부턴 더 심하게 경계할 것이고, 그런 그들을 또 한 번 낚아보겠다고 심력을 쏟는 것부터 그냥 정공법으로 가는 것이 나았다.
“후···.”
시종장이 작게 한숨을 쉬며 밖으로 나왔다.
보통의 황제라면 재상이 던져준 일을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허덕일 텐데 알렉시안은 또 다른 일 더미를 던져주었다.
아마 재상이 이걸 듣게 된다면 당장 때려치우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그걸 어떻게 잘 넘길지 고민하는 시종장.
“또 일을 던져주셨군요.”
근위대장의 말에 쓴웃음을 짓는 시종장.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다칠 일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이번엔 근위대장이 쓴웃음을 지었다.
‘이번 전투에서 그대가 나설 일은 없을 거야.’
그 말에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자신이 상대했던 해룡보다 강할 거로 추정되는 존재라면 마스터의 도움은 필수라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렉시안은 마도 공학과 기술력만으로 해냈다.
신성력이 추가되긴 했지만 못난 자신이 봐도 어느 정도 피해를 감수했다면 결국 승리했을 것으로 보였다.
그 후에 이어진 거신을 날려버린 알렉시안의 마법도 자신들처럼 힘을 시험해본 것에 지나지 않았다.
“위대하신 분이시지요.”
시종장이 알렉시안이 있는 특별실을 바라보면서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근위대장 역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이번엔 조용히 넘어가진 못할 듯싶은 것 같습니다.”
저번에 남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나 멸망이 시작되었다는 말과 함께 환영식 대신 대전회의를 주관했던 알렉시안이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남부에서처럼 피해가 크지 않다.
실시간으로 제국에 피해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
압도적인 승리 혹은 완벽한 승리란 이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그렇기에 수도에서도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듯 뜻을 모으고 있었다.
“아마···열차역에서 황궁까지 가시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군요.”
시종장의 말에 근위대장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신하들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꿈에도 모른 채 앞으로의 멸망에 대비하여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알렉시안.
두 번째 멸망의 존재가 어떤 것인지 알았으니 대비하기는 쉬울 터.
“일단 내전 설계부터. 정령사를 이용해 지력을 높이는 방법···아니 이건 제한적이야. 좀 더 확실하게 해야 해.”
대륙 전체를 사막화시켜버릴 수도 있는 존재인 만큼 좀 더 근본적인 대책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재상이 내준 숙제를 하면서도 계속 다음 멸망에 대한 대책을 정리해 나가는 알렉시안.
시종장이 말리지 않았으면 밤새워 일했을 그에게 수면제가 첨가된 맛 좋은 허브티를 마시고 꿀잠을 때리게끔 유도했다. 그렇게 하루종일 잠만 잔 후 일어날 때는 열차가 중앙지역에 들어선 이후였다.
“···차에 약 탔나?”
“몸에 좋은 약이었사옵니다.”
시종장의 뻔뻔한 표정으로 본 알렉시안이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한 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간혹 무리하게 일하면 수면제를 조금씩 타 주면서 수면시간을 보장해주었던 시종장.
살 만큼 살았다고 벌 받을 것을 각오하면서 하는 시종장.
이렇게 하지 않으면 매번 무리를 해왔기에 고육지책으로 한 것이었다. 이제 이러한 모습도 곧 끝날 것이다.
은퇴를 준비하듯 그가 하는 일마저 에르헨에게 조금씩 나눠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보내줘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쓴웃음을 짓던 알렉시안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익숙한 풍경이로군.”
“곧 수도로 진입할 것입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남부 때와는 다르게 짧은 여정으로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것이 보였다.
반년이나 1년쯤 비웠으면 이해라도 한다.
끽해야 1달 남짓 비운 짧은 시간 동안 변해 있는 수도.
가장 큰 변화는 하늘에 무언가가 떠 있다는 것.
“저거···비공정 아닌가?”
“예. 2세대 비공정을 시험하는 중인 것 같습니다.”
“···좀 많은데?”
“아마 실험작 전부를 꺼낸 것 같습니다.”
“성벽 위에 골렘들도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새로 개발된 골렘들 같습니다.”
뻔뻔하게 답하는 시종장.
아마 알고 있었을 확률이 높은 시종장을 빤히 바라보는 알렉시안.
“곧 은퇴한다고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닌가?”
“허허허···.”
웃기만 하는 시종장을 보며 한숨을 푹 쉰 알렉시안.
마침내 열차가 수도에 도착하고, 저번 남부 전쟁의 승전식을 못 한 것까지 더하듯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알렉시안을 환영했다.
그때 한 늙은 노인이 근위기사들이 가로막고 있는 곳에서 절을 올렸다.
“시황제시여! 대륙을 지켜주어 감사드립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제국을 넘어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진정한 황제.’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노인의 말에 알렉시안이 미소를 지으며 마음만 받겠다고 한 후 일으켜 세웠다.
그러나 사람들은 달랐는지 ‘시황제 만세!’를 외쳤다.
그중에는 대수림의 사람들도, 대륙 곳곳에서 온 사신들도 있었다.
그것이 차후 제국의 신식무기를 받기 위한 정치적 행위일지라도 대륙의 모든 사람들이 만세!를 외친다는 것이 중요했다.
한 기자는 이 날의 일을 두고 이렇게 평했다.
「마침내 제국을 세운 ‘태황제’를 넘어섰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