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24
32. 절망적인 대륙!
보통 사람들은 직접 겪어보기 전까진 확실히 와닿지 않는다.
멸망 역시 마찬가지다.
알렉시안이 수없이 경고했음에도 발전되는 대륙에 취해 자꾸 잊어먹는다.
이대로 발전한다면 멸망조차 무난히 막을 것이라 착각하는 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첫 번째 멸망 당시 입었던 피해를 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멸망이라는 것은 황제 개인이 어찌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님을, 더 이상 제국의 힘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두 번째가 이 정도라면···앞으로 어떻게 버텨야 하지?”
“앞으로 몇 번이나 남은 거지?”
“점점 더 심해진다면 인류가 살아남을 수는 있는 건가?”
멸망의 존재가 나오기도 전임에도 대륙은 첫 번째 멸망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피해를 입고 있다.
심지어 멸망의 존재가 나오면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고 한다.
그렇기에 새삼 제국의 힘만으로 첫 번째 멸망을 소멸시킨 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감사한 일인지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그런 황제조차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더더욱 사람들에게 절망감을 심어주었다.
“이 지역도 포기해야 하나?”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송구합니다.”
피오라가 죄송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철저히 준비했음에도 자꾸만 늘어나는 오염된 지역들.
신성력과 정령력을 퍼부어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오염된 정령들의 숫자.
그러나 알렉시안은 충분히 만족했다.
“아니. 이 정도면 충분히 선방한 거야.”
포기한 지역 중 상당수는 추후 회복 가능한 지역이고, 심각하게 오염된 지역은 봉쇄로 커버할 수 있다.
“슬슬 다음을 준비해야겠지.”
“그 말씀은···.”
“멸망. 대비해야지.”
그 말에 피오라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언젠가 알렉시안이 기사회에 직접 방문한 적이 있었다. 멸망을 대비해 수련 중이던 기사들을 한데 모아놓고 한 말이 있다.
‘두 번째 멸망부터는 짐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그와 함께 이런 말도 했었다.
‘첫 번째 멸망은 완벽한 승리를 안겨다 주겠다. 그러니 그대들은 두 번째 멸망을 위해 단련하라!’
라고···.
기사 중에 이 말을 잊은 이는 없었다.
첫 번째 멸망을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이뤄낸 이후 기사들은 더 긴장하며 단련에 힘썼다.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준 황제 폐하조차 장담할 수 없는 존재.
그런 존재를 공략하는 데는 자신들의 힘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기사들은?”
“만전을 기하는 중입니다. 현재 군단장급 이상의 실력자는 2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두 번째 멸망 전까지 30명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눈을 빛내는 피오라.
알렉시안이 기사들을 한데 모은 후 장점도 있었지만, 단점도 있었다.
‘상황에 즉각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
거기에 일반 기사들 입장에선 또 하나의 불편한 점이 있었다.
기사 신분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각 지역에서 한데 모인 기사들이다 보니 웬만한 실력으로는 자기가 ‘기사다!’라고 말도 꺼내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말이 나왔다.
‘저런 자도 기사인가?’
엘리트 기사 입장에선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알렉시안이 앞으로의 재앙이 대비해 특수부대의 숫자를 늘리겠다 했다. 기사들에게 약속한 것처럼 최대한 불이익이 없도록 배려하려 한 것.
그러나 그것을 기사들 스스로가 걷어찼다.
‘능력 없는 자가 기사라는 이름을 더럽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기사, 마법사, 주술사, 정령사를 합쳐서 군단급 규모로 숫자를 제한했다.
그러다 보니 커트라인은 계속해서 높아졌고, 능력이 안 되는 자들은 기사라는 직함을 떼고 군에 들어가게 되었다.
각 사령부가 운영하는 특무부대로 들어가게 되는 것.
문제는 그곳 역시 새로 들어온 이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기에 버티기 쉽지 않아졌다는 점이다.
그 결과··· 분류는 세분화되고, 커트라인 역시 보다 까다롭게 변했다.
기존에는 이었던 경지를 세분화 했다.
심지어 각성도 마나각성과 오러각성을 구분하며 각 단계도 입문과 숙련으로 구분했다.
그럼에도 불만이 없는 것이, 기사단의 전체적인 수준이 빠르게 올라갔기 때문이다. 멸망이라는 거대한 위협에 맞서기 위해 본래라면 자신의 비전을 알려주는 것에 망설임이 있던 기사들이 후배들에게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당장 마스터들이 남는 시간을 이용해 기사들에게 자신들의 깨달음을 전수해주고 있으니 이를 악물고 기사 신분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
그 결과···
기사단: 1티어(제국급) – 최소 4성/숙련 이상.
이것이 최소조건이 되었다.
과거 고유기술을 창안하면 군단장급에 이르렀던 것이 지금은 마스터의 길목에 다다랐다고 전해진 특성 개화를 하나의 경지로 구분했다.
고유기술을 한없이 수련하다 보면 오러에 자연스레 특성이 깃들게 되는데 현재의 군단장급은 전원 이 특성을 개화한 자들이었다.
그렇기에···
사령부 직속 특무부대: 2티어(지역급) – 4성 이상.
군단급 특수부대: 3티어(군단급) – 3성/숙련 이상.
이런 식으로 특수부대 역시 전반적으로 커트라인이 높아졌다.
기사단에서 쫓겨난 이들이 특무부대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으니 자연스레 한 단계씩 밀려나게 되고 밑에서는 젊은 천재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니 나온 현상이었다.
과거 무기에 오러를 깃들게 하는 2성/숙련급만 되어도 기사취급 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말도 안 되는 일.
그럼 간신히 기사급 경지에 오른 채 만족하던 쓰레기들은?
각 부대에서 운용하는 특수전력으로 좌천되거나 은퇴하는 수 밖에 없게 되었다.
“확실히 수준이 많이 올라왔어. 그대의 도움이 커.”
“아니옵니다.”
오랫동안 마스터의 문턱을 두드렸던 피오라.
천재였던 그녀는 마스터라는 거대한 벽을 넘기 위해 수많은 고찰을 해왔고, 특성개화 – 심상구현이라는 단계를 완벽하게 구분하는데 가장 큰 고울 세운 인물이었다.
거기에 각 단계의 세분화와 전체적인 기사단의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가장 혁혁한 공을 세웠다.
검성이나 근위대장, 그 밖에 다른 마스터들은 ‘감’에 의존하는 것과 다르게 피오라는 철저하게 계산하에 검술을 익혀왔고 그것이 적용되며 현재의 기사단이 완성된 것이다.
“두 번째 멸망. 그가 어떤 방식으로 등장할진 알겠지?”
“예.”
알렉시안이 강력한 신성 마법으로 한 방에 날려버리는 영상을 수백 수천 번을 보면서 분석했다.
게다가 르센이 제공하는 각 지역의 고위 골렘들을 분석했다.
“기본적으로 대지의 정령이 깃든 골렘은 만능입니다.”
육체 능력 준수하고, 정령 마법이 기본을 장착된 이들.
그런 놈들이 정령이 깃든 코어를 파괴하지 않으면 주변 흙을 흡수해 계속 재생한다.
그렇기에 일격에 소멸시킬 출력이 없는 이상 일반 무기로는 효율이 나오지 않는다. 게임 플레이 시점으로 중후반기 이상에야 완성되는 마도포의 출력 정도는 돼야 무난하게 공략 가능하다.
즉, 3세대 마도포가 완성되지 않는 이상 효율이 없는 것.
그렇기에 알렉시안은 두 번째 멸망의 공략 주축을 기사단으로 정한 것이다.
거기에 더해···
멸망의 기사들이라 불리는 최상위 대지의 정령 같은 경우 ‘기술’을 사용할 줄 아는 놈들이다.
통칭 ‘대지의 기사들’이라 불리는 놈들이다.
정말로 기사들처럼 거대한 검을 만들어 검술을 사용하거나 무투술을 사용한다.
멸망의 존재가 된 과거의 대지의 정령왕이란 놈이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사란 존재를 퍽 좋아했었던 것 같다.
어쨌든 그 덕분에 상당히 까다롭다.
“골렘 중에 ‘기술’을 사용하는 놈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예. 안 그래도 그 부분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크기만 하고 둔중한 몸으로 마법에 의존하는 녀석들이라면 공략하기 쉽다.
그러나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숙련된 기사처럼 몸을 움직일 줄 안다면 코어를 공략하기 매우 까다로워진다. 그걸 알기에 피오라도 이 부분을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멸망을 공략할 길은 짐이 열어주겠다. 그러니 그대들은 공략에만 집중하도록.”
“예. 폐하.”
피오라가 고개를 숙이면서 말하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부터 근위기사단장과 근위기사들 다수를 기사단에 배속하겠다. 함께 멸망을 잡을 연구를 하게.”
“하오나 폐하의 안전이···.”
“그들의 빈자리는 수도원과 마탑에서 채울 거야.”
알렉시안의 말에 피오라가 무거운 표정으로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안위를 지킬 근위기사들까지 보내줄 정도로 이번 공략에 기사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다.
그렇게 기사들이 본격적으로 넘어올 두 번째 멸망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기사들만 믿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사들과 함께 준비에 들어간 피오라를 대신해 다른 군부의 관료들과 함께 작전 회의에 들어간 알렉시안.
“핵심은 기사들이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기존의 부대들이 준비를 해줘야 한다.”
기사들이 보다 쉽게 공략할 수 있도록 멸망과 그와 함께 나올 대지의 기사들을 공략할 방법을 찾도록 해주었다.
포격이나 다수의 공격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코어를 지키려 하는지 그 습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했다.
게다가 그가 나온 시점부터 수없이 태어난 폭주한 정령들, 그리고 게이트를 통해 변이된 수많은 몬스터 군단을 뚫고 길을 만들어야 하는 것도 기존의 군대들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주인공은 기사단일 테지만 그 기사단을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선 우리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짐 역시 참전할 것이다. 그러니 사양하지 말고 언제든 짐을 도구로 삼아 길을 열 방도를 만들라.”
알렉시안의 말에 송구하다는 듯 고개를 숙이는 관료들.
물론 표정만 죄송스러울 뿐, 알렉시안을 어디에 배치할지, 어떻게 사용해 먹을지 눈앞에서 의논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염된 존재에게 압도적 상성을 자랑하는 알렉시안을 그냥 놀리기엔 아깝기 때문이다. 그래도 황제라고 안전지역에서 힘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배려할 뿐, 한계까지 쥐어짤 것처럼 전략을 짰다.
알렉시안이 매일같이 군부로 찾아가는 나날들.
그러나 대륙의 상황은 점점 심각해져만 갔다.
“슬슬 쌓이기 시작하는군.”
각국에서 토벌할 수 있는 역량이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포기하는 지역이 많아지다 보니 오염된 몬스터들이나 골렘들이 쌓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느 멸망이나 이 시점이 가장 위험했다.
여기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적들은 계속 쌓인다. 그러다 보면 끝도 없이 몰려오는 물량에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요새조차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물론 무한정 쌓이진 않는다.
고인물이 많았던 게임답게 온갖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시험을 했고, 멸망이 나타나지 않고 물량만 보내는 최대시간이라는 것이 존재했다는 것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나중엔 그 이유조차 밝혀냈다.
무작정 이 대륙에 힘만 내보내면 ‘새로운 왕’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에 멸망은 반드시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첫 번째 멸망이 실패할 당시 호되게 당했기에 최대한 안전할 때 나오려는 두 번째 멸망.
슬슬 자신의 수하들이 쌓이기 시작했으니 나올 때가 되었다.
“폐하! 특이점이 발생했습니다.”
르센이 다급하게 군부로 찾아와 말하자 모두가 그를 바라보았다.
“위치는?”
“북서부입니다. 여기 영상입니다.”
정보부 요원이 목숨 걸고 촬영한 영상.
거기엔 거대한 요새가 만들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