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25
32. 절망적인 대륙!
두 번째 멸망은 자신의 장점을 잘 알고 있었다.
급할 필요가 없다는 것.
대륙으로 넘어가기만 해도 상대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
그렇기에 가장 안전한 선택을 한 것이다.
‘이리될 줄은 알았지만 뼈 아프군.’
알렉시안이 쓴웃음을 지었다.
완벽하게 첫 번째 멸망을 잡기 위해서 다소 무리했다.
한방에 거대한 몸뚱이를 날려버린 것과 게이트 너머에서 본 첫 번째 멸망이 패하는 과정.
그렇다면 선택할 것은 하나뿐이다.
“최대한 안전한 지역에서 힘을 회복하려는 것인가?”
왕좌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결국 나오긴 해야 한다.
그러니 안전한 지역에 나올 생각으로 요새를 지어놓은 것일 터.
거기에 제국이나 서부국가들에서 멀리 떨어진 곳, 거기에 자신들의 수하가 가장 많은 북서부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나와 있기만 해도 지금보다 더 많은 정령이 넘어올 수 있고, 그렇다는 것은 수하들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대로 죽치고 앉아서 다른 멸망들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볼 셈인 것 같은데.”
이 패턴을 익히 알고 있는 알렉시안이 곤란하다는 듯 말하자 르센을 비롯한 군부의 관료들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최악의 가정 중 하나가 나왔군요.”
르센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방법은 하나뿐이지.”
알렉시안의 말에 다들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나오자마자 치는 것.”
상대가 대놓고 버티기로 나온다면 피곤해진다.
착각하는 것이 대지계열 멸망이 꼭 거신의 형태로 나올 필요는 없다. 작정하고 숨기로 한다면 작은 형태로 나와 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힘을 담을 그릇을 포기하는 것이기에 대부분의 힘을 수하들에게 나눠줘야겠지만 계약의 형태로 묶는다면 될 터.
추후 정령계열에 대한 탐지기구가 더 발전한다면 찾을 수 있겠지만 현시점에선 불가능하다.
그러니 거신의 형태로 나올 수밖에 없게끔 강제해야 한다.
“상대에게 다른 선택지를 줄 수 없게끔 강제하는 것.”
“그러려면 강력한 화력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르센의 물음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코어를 날릴만한 화력이 필요하지. 하지만 그것이 꼭 거신급 몸을 한방에 날려버릴 만한 화력은 아니야.”
그 말에 군부의 관료들이 알렉시안의 의도를 눈치채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나올 거신의 몸은 첫 번째 멸망이 게이트를 열었을 때처럼 연약한 몸뚱이는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마도포나 마도사급 대마법을 쏟아부어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적으로 순수 무력은 약하다 알려진 첫 번째 멸망조차 대마법과 다중 집적 마도포를 수 없이 버텨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거신’으로 나올 때의 얘기다.
“게이트에 포격을 하는 형태로 진행하면 되겠습니까?”
그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몇몇 마도포는 반드시 게이트에 닿아야 한다.”
그래야 겁먹고 거신의 형태로 나올 것이다.
첫 번째 멸망처럼 쫄보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제 목숨 귀한 줄은 아는 놈일 터.
‘반드시 거신의 형태로 나오게끔 강제한 후 나오는 순간 기사단을 통째로 투입해 썰어버린다.’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빛낸 알렉시안.
“이제부터 짐 역시 나름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군.”
“재상에겐 제가 전해두겠습니다.”
눈치 빠른 르센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군부에 살다시피 한 알렉시안이지만 그래도 급한 일은 재상이 직접 찾아와 건네주면서 일처리를 했다.
그런데 이젠 그마저도 안 된다는 뜻이었다.
물론 불만을 가질 수는 없다. 거신이 가장 경계하는 인물이 누구겠는가?
자신의 몸 절반을 일격에 날려버린 알렉시안이다. 그것이 설령 기구의 힘을 빌려 이룩한 것이라 한들 위력 자체는 막강한 것이 맞으니까.
“폐하. 한가지 여쭐 것이 있습니다.”
한 관료가 일어서서 조심스레 물었다.
“뭐지?”
“이번 작전. 절대자들 중심으로 구성합니까?”
그 말에 다들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아니. 기사단의 힘을 중심으로 해결한다. 만약을 위해 그때처럼 대기는 시킬 거야.”
“예!”
이번엔 기사단의 힘을 최대한 시험해볼 생각이다.
알렉시안에게 정령계열 멸망들은 후반부에 나올 존재들을 위한 테스트를 할 존재들이다.
첫 번째 멸망처럼 여유롭게 상대할 수는 없더라도 모든 것을 털어 넣어 상대할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정령계열 멸망들은 후반부에 나올 멸망을 위한 테스트 상대.
‘하나씩 점검한다.’
알렉시안의 머릿속에는 끝내 극복하지 못한 멸망만이 떠올라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수많은 고인물들이 공략을 시도했지만 결국 넘어서지 못한 존재.
게임에서는 끝내 넘어서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변수들이 있다.
신성력
절대자
그리고 제국.
이 세 개의 큰 변수를 가지고 넘어볼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선 이번 역시 큰 피해 없이 멸망을 죽여야 했다.
“작전. 시작해.”
“예!”
알렉시안의 명령에 곧바로 움직이는 관료들.
기사단을 비롯해 주요 전력들이 움직이는 것은 멸망의 존재가 나오려 시도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비공정이 있으니 이전처럼 미리 가서 대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전력이 그럴 수는 없는 법.
길을 닦아놓기 위해 제국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번째 멸망이 나타났나? 움직이기 시작하는 제국군!」
「북서부로 집결하는 제국군.」
「북부군과 서부군의 주요 병력들이 몬스터를 뚫고 옛 북서부 연합이 자리했던 곳으로 집결 중!」
대륙에 이 사태를 만든 원흉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빨리 멸망이 제국군에 의해 사라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의 희망과 달리 제국에서 전해진 소식은 부정적이었다.
「두 번째 멸망부터는 알렉시안 황제도 장담할 수 없다는 소식이···」
첫 번째 멸망은 운이 따랐을 뿐 두 번째부턴 장담할 수 없다고 하자 대륙 사람들은 좌절했다.
더 절망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만약 제국마저 멸망을 토벌하는 데 실패한다면?
그때부턴 상상하기 싫은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처음엔 다른 국가들의 지원을 이끌어내려 약한 소리를 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제국이 두 번째 멸망과 폭주한 대지의 정령들에 관한 일부 정보들을 풀면서 이번만큼은 정말 어려울 수 있다는 근거들을 발표했다.
「언제까지 제국군 혼자 짊어지게 해야 하나?」
“후··· 일 잘하는데?”
신성력을 조금이나마 각성한 에르헨이 직접 들고 온 신문을 보면서 웃는 알렉시안.
어느샌가 멸망을 막아내는 건 제국 혼자만의 일이 되어갔다. 실제로 대부분의 국가들이 자국을 방어하는 것도 힘겨워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다소 여유가 있는 국가들도 있었다.
전쟁은 곧 돈이다.
제국이 잘 산다고 막대한 돈을 제국 혼자서 소모할 필요는 없는 법.
공략이야 자신들이 한다지만 적의 군대를 상대하는 건 다른 국가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럴 때 써먹기 위해 제국이 기술을 풀고 무기까지 팔았으니까.
“폐하. 외무대신을 통해 마도왕국이 한가지 서신을 전해왔다고 하옵니다.”
“뭐지?”
에르헨의 말에 알렉시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공식적으로 그에게 온 서신을 개봉하자 그곳에는 마도왕의 직인이 찍힌 글이 적혀 있었다.
「두 번째 멸망을 마도왕국이 공략해보이겠소.」
짧은 서신이었으나 자신감이 보이는 글.
“멸망의 사체를 욕심내는 건가?”
피식 웃으면서 말하는 알렉시안.
공개된 영상에서는 첫 번째 멸망의 사체가 사라진 것처럼 나왔지만 사실 일부 남아있긴 하다.
그것이 어디 갔을까?
당연히 제국의 심층부에 잘 보관되어 연구로 사용되고 있다.
이걸 마도왕국이 모를 리 없을 터.
“해보라고 해.”
알렉시안의 말에 고개를 숙인 에르헨이 밖으로 나갔다.
마도왕국 정도라면 가능성은 있다.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짐작 가는 바도 있었다. 그러니 해보라고 한 것이다.
멸망의 사체가 아쉽긴 하겠지만 첫 번째 멸망처럼 아주 중요한 건 아니었으니 쿨하게 넘겨줄 수 있다.
마도왕국 입장에서도 지금이 기회라 여길 것이다.
‘제국만큼은 아니지만 우리도 멸망을 막아낼 힘은 있다!’
제국이 1강이라면 두 번째 포지션이라도 굳건히 하려는 것.
거기에 더해 이번엔 대륙 대부분의 국가들이 참전할 것 같으니 충분히 해볼 만하다 여길 것이다. 모든 몬스터들을 홀로 감당할 필요가 없으니 멸망에만 집중하면 된다 여길 터.
“화력이 될까?”
제국조차 화력 부족으로 기사단을 선택했다.
그런데 마법사로 구성된 마도왕국이 순수 화력으로 거신을 소멸시킬 수 있을까?
알렉시안도 이번만큼은 궁금하다는 듯 상상해봤다.
게임을 플레이할 시절 알게 된 마도왕국의 기술들과 현재 기술 수준 등을 계산해보며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확실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직접 보는 것 말고는 답이 없기에 다시금 수련에 집중하는 알렉시안.
그런 그가 지하 수련실을 나온 것은 예정된 시간보다는 조금은 이른 시간이었다.
“폐하! 이건 정말 도와주셔야 합니다.”
“그러려고 나왔잖아.”
제이론의 말에 알렉시안이 한숨을 쉬면서 회의장으로 들어섰다.
“그대도 왔군.”
“예.”
한창 기사단을 조율하느라 바쁠 피오라마저 참석한 자리.
「다국적 연합군 작전회의」
이름은 거창하지만 사실 모든 군이 모여서 작전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별로 처리하면 될 것을 굳이 번거롭게 모일 필요가 있을까 싶소만?”
알렉시안의 말에 각국에서 영상으로 함께 모인 정상들이 헛기침을 했다.
“뭐 모였으니 이참에 확실하게 정해봅시다.”
그렇게 말하며 곧바로 회의에 들어갔다.
지구로 보면 별거 아닌 기술이겠지만 이쪽은 아직은 어려운 기술이다.
초마다 막대한 마나석을 먹어대는 것이기에 쓸데없이 다른 말을 할 겨를이 없었다.
“제국이 동쪽을 담당하겠소.”
-홀로 감당하겠단 말씀이시오?-
용병왕의 물음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국의 동맹국들은···-
“중립국 연합을 도우면 되지 않을까 싶소. 서부국가들은 서부를 담당하시오.”
지역별로 담당하자는 알렉시안.
여기에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대수림 연합과 동부국가들은 참여 안 하는 겁니까?-
“그들은 보급을 담당하게 하면 어떨까 싶소만? 그쪽 병력을 이쪽으로 끌고 올 바에 차라리 그 비용까지 물자를 대는 것이 깔끔하지 않겠소?”
그 말에 다들 부럽다는 듯 동부국가 정상들을 바라보았다.
“어차피 다음 멸망이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이오. 동부에서 일어나면 그쪽이 초토화될 터.”
알렉시안의 말에 다들 고개를 주억거렸다.
멸망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이상 언젠가 한 번은 걸리게 되어 있다.
동부는 보급.
제국이 동쪽을 담당.
나머지 국가가 중앙과 서부를 담당하게 되는 것으로 대충이나마 역할이 정해지자 곧바로 세부사항으로 들어갔다.
각국이 담당 지역을 선택하면서 밀고 올라가기 위한 준비를 했다.
그러나 여기서 핵심은 마도왕국이었다.
“멸망을 토벌할 준비는 되셨소?”
알렉시안의 물음에 마도왕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직접 출전하시는 것이오?”
-그렇소. 나와 로이드, 그리고 새로운 마도사도 출전할 것이오.-
칼을 갈았다는 듯 꽁꽁 숨겨왔던 존재마저 꺼내 드는 마도왕.
그 말에 기사왕과 용병왕이 놀란 표정으로 마도왕을 바라보았다. 그렇다는 건 그들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오. 마도왕국이 이번 멸망을 막기 위해 준비한 비밀병기까지 함께할 생각이오.-
“비밀병기라···.”
마도왕의 말에 알렉시안이 피식 웃으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재밌게 돌아가네.’
마법에 있어선 정점에 이르렀던 마도왕과 두 명의 마도사가 함께 움직인다.
거기에 비밀병기까지 함께 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 생각하는 이들.
-역시 마도왕국인가?-
중립국의 수장이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마도왕을 바라보았다.
“시간은 10분. 그 이상은 못 드리오. 이유는 제국이 제공한 정보에 나와 있으니 알 것이라 생각하오.”
그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마도왕.
“무운을 빌겠소.”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알렉시안.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자세히 묻지도 않았다. 어차피 그때 가서 보면 될 일이니까.
‘화력은 어찌어찌 갖추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회의장을 나서는 알렉시안.
그러나 저들이 한가지 착각하는 것이 있었다. 제국이 첫 번째 멸망을 손쉽게 토벌한 것에는 알렉시안이라는 존재가 절대적으로 작용했다는 점.
과연 마도왕국이 알렉시안이라는 치트키 없이도 토벌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