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3
5. 본격적인 시작
막막하기만 했던 일들을 철야를 통해 해결한 알렉시안.
그가 이 정도로 일할 정도였으니 밑에 사람들은 당연히 죽어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최악은 아닌 것이 다들 기본적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이들이라 능력이 있었다. 파벌에 따라 진형은 나눌지라도 능력 있는 자들을 천거하라는 선황의 노력이 통한 것.
“폐하. 재무대신이 뵙고자 하옵니다.”
침침한 눈을 비비고 있을 무렵, 시종장이 재무대신이 뵙고자 한다는 말에 들라 말하는 알렉시안.
“···폐하. 다음에 오겠습니다.”
눈에 다크서클이 가득하고 자꾸만 눈이 감는 듯한 알렉시안의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제이론 파이스.
실제로 시종장과 근위대장에게 황궁의 지하시설을 복구하라는 명을 내린 이후 단 한 번도 수련할 수 없었다. 최소한의 여유조차 나오지 않을 만큼 철야를 했기 때문이다.
“보고부터.”
“예.”
알렉시안의 명령에 손에 들고 있는 보고서부터 넘겼다.
「수도 정비사업 초안(1)」
1. 수도 내 도로 정비사업 (광장부근 중앙지역부터 실시할 계획)
그의 손에 들린 보고서에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정비사업들이 있었다.
가장 먼저 그동안 수많은 민원이 들어왔던 도로정비사업.
이는 순전히 상인들과 제국민들을 위한 일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부터는 달랐다.
2. 지하수로 정비사업.
3. 구도심 정비사업.
두 번째와 세 번째의 사업.
이걸 계획한 이유는 오래되었기에 몇몇 지역에서 썩은 내가 나는 것도 있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범죄자들과 연관이 있었다.
“치안대와 연계는?”
“협업 중입니다만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것으로 이견이 있는 중입니다.”
그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마다 다른 입장일 것이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바였다.
재무대신이야 상인들의 거리나 여관, 숙소 등을 먼저 하고자 했고, 치안대는 문제가 되는 지역, 그리고 치안대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부터 하고자 할 것이다.
심지어 내무부 역시 연관이 있을 것이다. 귀족들의 민원이나 중산층의 민원을 받을 것이니 그쪽 지역부터 하자고 제안할 것이다.
부처마다 입장이 다르니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정리해주길 바라는 것이군.”
“송구하옵니다.”
“아니. 이런 일 정리하라고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니 그대 잘못은 없다.”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2번에 관한 내용을 천천히 읽어보다가 시선을 내렸다.
“구도심은?”
“그쪽은 지금 섣불리 건들기 어렵사옵니다.”
“안다.”
어떤 도시든, 어떤 나라든 부랑자나 거지, 범죄자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귀족들이나 돈 있는 자들은 값비싼 건물을 짓고 자신들만의 안전한 구역을 도시 내에 만들길 희망한다.
그럼 남은 이들은?
평민들 역시 안전이 확보되길 원하고 그러다 보면 최하층민들은 당연히 도시 외곽이나 버려진 구역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러한 곳들은 범죄자들이 소굴이 되거나 신원이 불확실한 이들이 머무는 곳이 될 수밖에 없었다.
“병력을 지원해준다면?”
“그리한다 해도 시간이 걸릴 것이옵니다. 아무리 빨라도 서류를 정리하고 조사를 하는 데에만 몇 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이옵니다.”
“···일단 보류하지. 더 급한 것이 있으니까.”
알렉시안의 명령에 고개를 숙이는 제이론 파이스.
“···폐하. 한가지 물어도 돼 올는지요.”
그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알렉시안.
그러자 가만히 자신의 보고서를 바라보는 제이론.
사실 이 보고서는 그가 처음 제안한 사업들이 아니었다. 전부 현 황제 알렉시안이 명을 내렸던 것.
서브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내린 명이었는데 문제는 제이론은 명령을 내린 대로 초안만을 작성했을 뿐이라는 것.
‘이 정비사업이 첫 번째라면 두 번째 세 번째도 있을 터.’
대체 어디까지 계획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현 황제 알렉시안은 선황과는 확실히 다른 계열의 방향으로 제국을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황권 강화에 집착하여 예산을 확보하거나 지방 귀족들의 횡포를 누르는 것이 아닌 제국 전체를 발전시키려 하는 것.
그렇기에 궁금했다.
이 사업에 숨겨진 진실을···.
“혹···이 사업들 역시 전에 제게 말씀하신 것과 연관이 있는 것이옵니까?”
제이론의 물음에 알렉시안이 빤히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피식 웃으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아니라고 한들 믿지도 않을 얼굴이었기에 알려준 것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했는지 고개를 숙이고는 좀 전보다 더 열정적으로 임하기 시작했다.
“정비사업의 핵심은 안정이다.”
“그렇다면···.”
“그래. 가장 먼저 구도심과 치안이 안정된 지역의 명확한 경계선을 그릴 생각이다.”
알렉시안이 그린 큰 그림.
그것은 바로 앞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큰 지역과 치안이 안정된 지역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할 생각이었다.
동시에 치안이 안정된 지역 같은 경우 치안대를 빡세게 굴려서 안정지역에 한해서는 종말세력이나 범죄자들이 없게끔 할 생각이다.
토끼몰이하듯 한곳에 쳐넣어 두고 관리하면서 종래에는 한방에 정리하는 것.
그것이 현재 알렉시안이 그리고 있는 그림이었다.
좁은 곳에 몰아넣으면 분명 빠져나오는 이들이 있을 것이니 구도심이라는 거대한 구역을 통째로 넘겨줄 생각이었다.
“이렇게 진행하도록.”
“예. 폐하.”
재무대신이 대답과 함께 나가자 의자에 축 늘어진 알렉시안.
“후···빡세네.”
재무대신 한 명만 만났을 뿐인데 벌써 진이 다 빠지는 것 같다.
그러나 아직 만나야 할 일들이 더 남아있었다.
치안대장 역시 알렉시안이 뭔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눈치챘지만 묻지는 않았다.
그저 명을 수행할 뿐.
“치안대는 안전이 확보된 지역의 안정화에 주력하도록.”
“명을 받듭니다.”
그다음은 감찰대신.
“바쁜 건 알지만 기존 인원 중 일부를 빼서 이 사안에 집중시키게.”
“알겠습니다.”
범죄자, 특히 수도 내에서 환각제(마약)를 유통하는 이들, 그리고 불법으로 귀족들의 탈세를 돕던 조직들을 조사하는 것에 집중하도록 했다.
어차피 전부 잡아낼 수는 없다. 그저 압박을 주어 기존에 있던 시설들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더 깊은 음지로 숨어들기를 유도하는 것뿐.
“폐하를 뵙습니다.”
선황제를 충성하는 파벌의 핵심인 군부대신.
「피오라 디 발리엔테」
명예를 드높인 자에 한해서 받을 수 있는 미들네임 ‘디’를 받은 인물.
끝내 마스터에 오르지 못해 M의 미들네임을 받을 수 없었기에 이례적으로 디의 미들네임을 하사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근위대장과 더불어 선황제의 파벌의 양대 기둥.
그런 인물이 군부대신에 오른 이유는 확인하고 싶은 것이 컸다.
‘현 황제 폐하께선 다른 의미로 제국을 부강하게 만들 것 같소.’
근위대장의 말.
처음엔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숙청을 시작하고, 그 숙청을 잘 마무리 짓는 모습에서 선황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렇기에 가까운 곳에서 그를 직접 보필하며 확인하고 싶었다.
“그쪽에서 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안다. 하지만 선황폐하의 국가에서 벌레들이 설쳐대는 것을 내버려 둘 생각도 없겠지.”
“···.”
“이대로 준비하고 있도록.”
알렉시안이 던져준 것을 읽어내려가는 피오라.
핵심내용은 딱 하나.
「수도 정화사업방안」
여기서 정화는 오물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었다.
“군대를 준비해라.”
“치안대로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단호히 고개를 젓는 알렉시안.
“그대도 어느정도 짐작은 하고 있을 텐데? 범죄조직 중에는 결코 만만히 봐선 안 될 이들이 많다는 것.”
“···그들 전부를 없애는 건 불가능합니다.”
암상인부터 암살자, 범죄자, 심지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세력들까지.
온갖 이들이 뒤 세계 포진하고 있다.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는지도 파악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어느정도 선만 넘지 않는다면 내버려 두었고, 어느새 그것이 법이 되어 뒤 세계 내에서 관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안다. 그래도 선황폐하처럼 덮어놓고만 있을 수는 없는 법. 결국, 그들을 제어 가능한 수준으로 박살 내지 못하는 한 제국의 안정은 없다.”
확언하듯 말하는 알렉시안을 바라보던 피오라가 고개를 숙였다.
틀린 말은 없었다.
선황조차 섣불리 건들지 못한 놈들. 그렇다고 현 황제가 혈기만 믿고 어설프게 접근하지도 않았다.
“어려울 것입니다. 하오나 명이시라면 기꺼이 따르겠습니다.”
선황이 직접 선택한 차기 황제.
그러니 믿어야만 했다.
현 황제를 믿는 것이 아닌 자신들이 충성하고 따랐던 선황제의 판단을 믿었다.
‘최악으로 흘러간다면 그분이라는 대안도 있으니···.’
선황제파 중에 현 황제인 알렉시안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이들도 많았다.
그렇기에 ‘황제파’가 아닌 ‘선황제파’로 불리는 것.
현 황제를 대신할 이를 옹립해야 한다는 이들도 존재했다. 그러나 대부분 현 황제를 믿어줘야 하기에 피오라가 직접 확인하고자 군부대신이 되었다.
“궁금한가?”
자신이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해하는 듯한 피오라의 표정에 피식 웃으며 말하는 알렉시안.
“기다리라. 그러면 자연스레 알게될테니까. 그대가 움직이기까지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진 않을 거다.”
“명이 내려오기만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피오라.
남은 이는 충성파쪽 인물인 외무대신 르센.
“왔나?”
허리를 반으로 접으며 인사하는 르센에게 앉으라 명한 후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이 이상 돕기는 어렵다.”
알렉시안의 말에 르센은 이미 도와준 거로도 충분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남부군, 중앙군 일부, 거기에 귀족파의 군대까지 움직였다.
거기에 필요한 막대한 물자들까지 지원되는 판국이니 지원이 박하다고 칭얼댈 수는 없는 법.
“지원은 충분하옵니다. 오히려 예상보다 훨씬 크게 도와주시어 빠르게 처리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한동안 수도 내부가 어지러울 것이다. 외부의 일은 그대에게 일임토록 하지.”
“최선을 다해 처리하겠습니다.”
르센의 말에 믿겠다는 말과 함께 시종장이 준 찻잔을 들어 올렸다.
그런 그를 보며 르센이 물었다.
“수도 쪽을 대대적으로 바꾸실 생각이십니까?”
“그동안 너무 고여있었어. 귀족파의 빈자리를 단순하게 다른 파벌들도 채웠다간 결국 변하는 것은 없을 터.”
그 말에 르센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항이 있을 것이옵니다.”
단순 범죄조직조차 온갖 이해관계가 엮여 있다.
각 거리의 건물들은 제국답게 지방의 귀족들까지 엮여 있기에 거리 하나를 바꾸는 것조차 수많은 논의를 해야만 했다.
“평화적으로 했을 때 얘기겠지. 짐은 선을 넘는 자들을 살려둘 만큼 자비롭지 않다.”
그 말에 르센이 무겁게 고개를 숙였다.
피오라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 역시 알렉시안의 행보가 걱정되었다.
선황에 대한 충성심은 아니었지만, 제국을 부강하게 만든 선황에 대한 존경심은 존재했다. 아마 제국 충성파 대부분이 그러하리라.
그렇기에 선황조차 건들지 않았던 것들을 섣불리 건드리려 하는 알렉시안이 걱정스러웠다.
자신들의 제국이 괜히 벌집을 건드려 혼란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지켜보아라.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대들과 다른 파벌들이 원하는 대로 하지.”
그 말에 결국 고개를 숙이고 물러나는 르센.
“후···.”
충성파조차 보낸 알렉시안은 농부대신에게 중앙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명령하는 것으로 모든 일정을 끝마쳤다.
“피곤하네.”
과하게 머리를 쓴 탓에 급격하게 피로감이 몰려왔다.
선황처럼 그를 믿고 따르며 목숨조차 내던질 충신은 그에게 없었다.
감찰대신? 치안대장?
그들은 그저 관료이기에, 그들에게 기회를 주었기에 따르는 것뿐.
시종장? 근위대장?
그들은 그가 황제이기에 따를 뿐이다.
만약 선황제파나 충성파가 3황자를 옹립하고자 했고, 결국 성공한다면 그때도 자신을 따를까?
아직은 황제가 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다들 묵묵히 따를 뿐.
계속 이 상태면 결국 균열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기 전에 결과를 보여주어야 했다.
“재밌네.”
과거의 회상하며 입가에 미소를 그리는 알렉시안.
게임을 플레이할 시절에 이보다 더한 난이도도 있었다.
고작 이 정도 가지고 칭얼거린다면 고인물이라 불릴 수 없으리라.
수백, 수천판을 플레이하며 갈고 닦은 고인물의 플레이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어야 할 타이밍이 되었다.
그러니 증명해야만 했다.
그를 선택한 존재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그가 이 게임 최고의 고인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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