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37
34. 인류의 반격
알렉시안이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남부와 중앙지역을 잇는 도시 중 하나였다.
하필 그곳에 거대 게이트가 열려서 위험지역이 되어버렸고, 현재는 군사도시의 기능만 남게 되었다. 그마저도 한계에 부딪혀 포기하기 직전이었다.
그런 위험한 곳에 알렉시안이 도착한 것이다.
다들 위험하다 말했지만, 근위대장은 이럴 줄 알고 있었다는 듯 체념하면서 근위기사들을 지휘했다.
그러나 위험 상황은 나오지 않았다.
알렉시안이 잠든 동안 제국이 변한 것처럼 그 역시 변했기 때문이다.
“”
다른 건 필요 없었다.
빛의 영역을 광역 전개하고 강화를 통해 적들을 한없이 약해지게 했다.
그 후 약해진 오염된 정령들을 하나둘 정화하기 시작했다.
마스터들이 압도적인 무력으로 오염된 정령들이 소멸시킨다면 알렉시안의 방법은 달랐다.
정화하는 것을 넘어 상대방의 군대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다.
“골렘.”
“예!”
정화된 오염된 정령을 골렘에 깃들게 하면서 가계약을 유도했다.
오염된 정령만이 아니다.
개구쟁이 같은 폭주한 정령들 역시 정화하는 것과 동시에 그들을 유혹할 방법을 마련했다. 알렉시안의 신성력은 다른 신성력보다 순도가 높다.
일반적인 마나보다 순수하다는 것.
거기에 현재 알렉시안이 있는 곳은 죄다 오염된 마나들이 득실거리는 곳.
수도와는 또 다른 것이 그곳은 성역이 있기에 알렉시안이 아니더라도 제법 순수한 신성력과 마나들이 있었다. 그렇기에 자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령들이 쉬이 알렉시안의 제안에 넘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곳은 선택지가 없었다.
그렇기에 정화된 정령들 입장에서 알렉시안의 신성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가계약을 맺어라. 그럼 이 코어의 힘을 허락하지.”
물론 강압적으로만 말하지 않았다.
수도에서처럼 정령에게 유리한 가계약 조건을 건넸기에 정령들도 그 진심을 알아차리고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오랜 시간을 부려먹을 필요는 없다. 잠깐이라도 힘을 빌릴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동안 정령에게 호의를 사서 계약을 맺느냐 아니냐는 철저히 이곳 사람들이 할 일이었으니까.
알렉시안은 계기만 만들어줄 뿐이었다.
‘이거라면 버틸 만하다!’
알렉시안에 의해 새로운 군대가 만들어졌기에 소멸 예정인 도시가 더 버텨볼 여지가 생겼다.
거기에 계속해서 오염된 정령들과 폭주한 정령들이 정화되어 도시에 유입되고 있었다. 이들이 더 늘어난다면 버티는 것을 넘어서 위험지역을 공략해볼 여지가 생긴다.
물론 상대도 바보는 아니었다. 알렉시안이 자신들의 동료들을 자꾸만 빼가자 위험지역으로 물러나 문을 걸어 잠갔다.
“당장 공략하긴 어렵겠군.”
근위대장과 마도사급에 들어선 알렉시안이 있다지만 공략하기 어려웠다.
위험지역 하나만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테지만, 주변의 게이트 폭주로 인한 위험지역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중앙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웠음에도 건들지 못했던 것이다.
하나를 건들면 연쇄적으로 터져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조금씩 위험지역의 영역을 깎아먹고 적당한 지역에 요새를 만드는 게 최선인데 어렵게 되었다.
“일단 여기는 이만 멈추지.”
그렇게 말하며 도시를 바라보았다.
알렉시안의 힘이 가득 담긴 코어가 도시의 동력원인 코어의 중심부에 박혀 있다. 그 영향으로 한동안은 신성력의 순도가 높을 것이다.
그 기간 안에 폭주한 정령들을 잘 구슬리기를 바랄 수밖에.
그게 아니더라도 오염된 정령들을 주변 골렘들과 무구에 잘 깃들게 해놨기 때문에 도시로 깡통 골렘들이 배달되면 하나둘 옮기면 될 것이다.
“다음 지역으로 가지. 수도에는 미리 연락해두도록.”
“예! 폐하.”
알렉시안의 명령에 곧장 통신소로 향하는 장교.
이제 한 곳이지만 분명 흐름이 바뀌고 있다.
이제껏 제국은 멸망의 군대에게 조금씩 영토를 갉아 먹히고 있었다. 그러나 알렉시안이 복귀하자마자 줄어들 예정이던 영토를 방어했다.
그리고 아주 조금이지만 오염된 지역을 수복하기도 했다.
물론 이제 한 곳이고 전체적으로 보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에 아직은 군부에 한해서만 놀랄 뿐이다. 하지만 알렉시안 역시 이제 막 순례를 시작했을 뿐이다.
「남부지역 일부 수복!」
알렉시안의 행보는 대륙 사람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최대한 빠르게 제국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뒤이어 대륙으로 퍼져나갔다.
그렇기에 의견 역시 나뉠 수밖에 없었다.
「미미한 수준. 이것이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진 미지수.」
「미미하다? 순례 역시 이제 막 시작했다!」
상반된 의견들.
제국의 의견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대륙 사람들, 특히 최전선에 있는 도시 사람들의 의견은 부정적이었다.
현재 제국에서 가장 아끼는 인물이기에 안전한 지역으로만 다닐 것이다.
그렇기에 오염된 영역을 빠르게 갉아먹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개인의 힘으로 오염된 정령을 통해 골렘을 양산해봤자 얼마나 하겠냐는 것도 있었다.
물론 도움이 절실한 도시의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알렉시안이 뭔가 보여주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알렉시안 황제가 인류의 희망은 맞지만 지금 당장 이 흐름을 바꿀 순 없다!」
현실을 직시하라는 학자들의 의견.
이런 이들의 의견을 예상이라도 한 걸까?
알렉시안이 워프를 통해 남부 주요 도시에 도착한 후, 행보는 과감했다.
아직 살아있는 열차를 타고 중간거점으로 이동한 후, 마력차를 타고 위급한 소도시로 이동했다.
이에 남부군이 움직이려 했으나 알렉시안은 단호히 거절했다.
병력이 빠지면 그 빈틈을 노리고 다른 도시들을 칠 수 있으니 현상유지 하라는 것.
“너무 무모하십니다.”
“근위대장께서라도 설득해주십시오.”
“멸망이 어찌 움직일지 알 수 없습니다.”
모두가 알렉시안의 결정이 무모하다 생각하며 걱정했다.
그러나 충분히 근거가 있는 결정이었다.
근위대는 수백이 최정예로 구성되었으며 함께 온 제국의 신성들 역시 고위기사에 버금가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마탑에서 파견한 젊은 마법사들 역시 정예로만 구성되었다.
이들을 뚫고 알렉시안에게 도달한다 한들 그 역시 이제 어디 가서 맞고 다닐 정도로 약하지 않다.
“폐하.”
“만류하려면 그만하게.”
“아니옵니다.”
이미 말리는 건 포기했다는 듯 체념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근위대장.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시는 것이옵니까? 천천히 가도 되지 않습니까?”
급하지 않다.
멸망이 깨어날 때까지 아직 시간은 있다.
그러나 알렉시안의 행보는 다소 급한 감이 있었다.
“보여주어야지.”
“보여준다 하심은···.”
“인류가 반격을 시작했음을. 그러니 희망을 가지고 버티라고.”
그렇게 말하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제국이 끝나면 대륙이다. 짐의 순례는 대륙의 가장 험지를 향할 것이다.”
“폐하!”
“그러니 짐이 위험지역으로 가기 전에 완성하라고 해.”
이 결정은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에겐 희망을, 제국의 수뇌부에는 이 골렘 프로젝트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 전하겠습니다.”
어차피 말린다고 본인이 결정한 바를 굽히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에르헨은 최대한 빨리 이 소식을 중앙에 전하는 데 집중했다.
얼마 후, 소도시로 향하는 다수의 마력차들이 움직였다.
최전선에 있는 도시답게 곳곳이 파괴되고 전반적으로 디스토피아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도시 풍경.
그런 곳에 알렉시안의 신성마법이 작렬했다.
고위 마법이 아니다. 첫 도시에서 그렇듯 광역으로 빛의 영역을 전개했을 뿐이다.
“그대들의 능력을 보여보거라.”
“예! 폐하.”
알렉시안이 이 위험지역에 온 것은 시험하기 위한 의미도 있었다.
과연 이들이 게임에서처럼 압도적인 재능을 보여줄까?
현 제국의 전력이 무너진다면 그다음을 감당할 수 있을까?
아니라면 알렉시안은 지금이라도 당장 마도무기에 모든 힘을 쏟을 작정이었다.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게임의 후반부 시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큰 지금 이제는 선택을 해야 했다.
지금처럼 균형적인 성장을 도모할지,
아니면 하나를 선택해 기형적으로 성장할지를···.
근위대는 움직이지 않는다.
오직 최정예들로만 구성된 제국의 젊은 신성들만이 움직일 뿐이다.
그들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저들을 새로운 영웅으로 만들려 하십니까?”
그 말에 알렉시안이 제법이라는 듯 근위대장을 바라보았다.
“눈치가 빨라졌군. 정치는 잘 모르던 것 아니었나?”
“폐하의 곁에 있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더군요.”
알렉시안의 생각을 읽고 의도를 읽어야 대응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근위대장 역시 조금이지만 알렉시안의 의도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양산되는 정령 골렘군단.
새로운 영웅들.
3세대 마도무기들.
이를 통해 인류는 희망을 품을 것이다.
악착같이 버티면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조금이라도 적들에게 더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제법이야.”
“어디서 찾았는지 모르겠으나 마스터에 근접했던 귀신을 빙의시킨 후 급격하게 성장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귀검사라 불렸던 에릭.
게임 시점보다 훨씬 어렸음에도 벌써 그때에 근접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주술을 통해 적의 피를 휘감아 더 강해지는 혈창 케인.
근위대장의 돌진기술을 완벽하게 이른 붉은 코뿔소 론.
주술을 통해 광전사를 통제하며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베일리.
괴력을 더 도드라지게 만드는 주술과 육체기술을 연마한 에디.
압도적인 마법 실력을 보이는 꼬마 마녀 엘리아.
수많은 마도장비들을 활용하며 적들을 유린하는 페론.
이들의 뒤를 따라 고위기사들을 넘보는 신성들.
특이한 점은 어느 한 가지만 파는 이들은 드물다는 점이다.
주술, 정령, 신성력 등 자신에게 재능이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하며 싸운다.
“기사도 2세대가 탄생한 건가?”
“···그런 것 같습니다.”
오러만 주구장창 파는 것은 이미 과거의 세대가 되어버린 듯하다.
정통적인 기사처럼 오러에만 재능있는 이들조차 마도무기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십니까?”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군. 짐과 함께 다니면서 잘 키워보지.”
“예. 폐하.”
알렉시안의 말에 웃으면서 답하는 근위대장.
어느새 정리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알렉시안이 조용히 앞으로 나섰다.
“짐의 시간인가?”
그렇게 말하며 광역 정화마법을 발현했다.
하지만 평범한 건 아니었다.
광역으로 마법을 전개하면서 오염된 정도에 따라 위력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아···.”
수도원의 사제들부터 마법사들까지 알렉시안이 보인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다.
그러나 그들만 감탄한 것이 아니었다.
겨우겨우 버티고만 있던 소도시의 병력들과 사람들 역시 감탄했다.
조금씩 자신들의 영역을 포기하면서 방어했음에도 자신들을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갔던 적들을 30분 만에 전부 처리했다.
거기에 마력차로 끌고 온 깡통 골렘들이 속속 오염된 정령들이 깃들면서 골렘 군대를 생성하는 모습 역시 경이로웠다.
“무기를 들어라. 그리고 짐과 함께 잃어버린 영역을 찾자. 이 도시를 다시 살려보자꾸나.”
알렉시안의 말에 절망적이었던 그들의 눈에 희망이 깃들면서 무기를 쥐었다.
그런 그들에게 활력과 치유의 마법을 광역으로 펼치면서 움직였다. 그 선두에는 오염된 정령이 깃든 골렘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