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38
34. 인류의 반격
골렘의 활약 속에서 위험지역을 차근차근 공략하는 동안 알렉시안에 관한 소식이 또 한 번 퍼졌다.
「남부 위험지역 인근 소도시 방어 성공!」
알렉시안의 소식이 또 한 번 전해졌지만, 반응은 크지 않았다.
대부분 또 한 곳이 알렉시안의 선택을 받았구나! 란 생각을 할 뿐이다.
‘황제의 눈에 든 도시는 살아남을 수 있다!’
덤으로 위험지역 역시 관리가 될 것이니 안전지역이 될 수 있다.
부럽다는 생각이 들 뿐 그 이상은 없었다.
알렉시안의 새로운 개혁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기에 그저 기다릴 뿐.
그러나 이런 이들의 생각과 다르게 알렉시안은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중앙지역에서 가까운 소도시와는 달랐다.
그때는 여러 위험 지역들이 연계되어 있었기에 적당한 선에서 물러났다면 이번엔 압도적인 힘으로 밀어붙였다.
알렉시안이 빼돌린(?) 정령들로 만든 골렘 군단으로 밀어붙인다.
그 뒤를 도시의 방어 병력이 버텨준다.
간혹 어려운 존재들이 나오면 제국의 신성들이 나선다.
그들조차 버거울 정도라면?
근위대장과 알렉시안이 손쉽게 정리해버린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놀란 것이 아니었다.
단순 위험지역 소멸이야 마스터들이 다수 투입되면 종종 일어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렉시안의 위험지역 공략은 달랐다.
전투가 지속될수록, 적의 영역은 줄어든다.
그러나 제국군 소속이 된 골렘들은 계속 늘어난다. 심지어 깡통 골렘조차 부족해지자 오염된 정령들이 알아서 임시 골렘을 만들어 돕기도 했다.
적들 입장에선 ‘엿같이 전쟁하네!’란 소리가 절로 나온다.
단순히 줄어들기만 한 인류의 영역이 늘어난 것이 아니다.
그 영역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주었다.
거기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오염된 지역을 회복할수록 가계약을 맺는 오염된 정령들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제는 병사들의 숫자만큼 늘어난 골렘들.
대부분이 정령의 힘으로 급조한 골렘들이었지만 상관없었다. 이미 위험지역 상당 부분이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너무 빠른 정화도 문제가 되는군.”
오염된 지역에서 자생한 식물이나 동물들이 문제였다.
거기에 몇몇 심각하게 오염된 정령들 같은 경우에도 문제가 있었다. 빛의 영역으로 약화된 상태에도 일반 정화마법은 통하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강하게 사용했다간 그 즉시 소멸해버린다.
“포기하는 것이···.”
몇몇 이들이 이런 제안을 한다.
그러나 알렉시안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제국민에게 약속했던 것을 지키려 했던 것처럼 정령들과의 약속도 지켜야만 했다.
‘최대한 많은 정령을 구해주마. 약속한다.’
잘못된 선택으로 오염되어 버린 친구들.
원치 않게 오염되어버린 자연의 친구들.
알렉시안과 가계약한 오염된 정령들은 그들을 걱정했다. 물론 이들 역시 모두 구할 수 없다는 것은 안다.
그렇기에 포기해도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노력조차 안 하긴 싫었다.
“어차피 도움이 될 일이야.”
지금 이렇게 방법을 찾는 것이 쓸데없는 일이라 생각지 않았다.
더 많은 오염된 정령들과 가계약을 맺는다면 그건 곧 인류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기에.
그뿐만이 아니다.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우연히 정화마법에서 살아남은 식물들 같은 경우 영약과 같은 효과를 내기도 했다. 오염된 힘을 잔뜩 품었는데 그것이 정화되면서 농도 짙은 마나를 품게 되는 것이다.
동물들 역시 영수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희귀한 일일 뿐.
운에 기대야 가능한 희귀한 일을 알렉시안은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가능할 수 있는 일로 바꿔볼 생각이었다.
“···마법으론 어렵군.”
코어의 힘은 기본적으로 주변 마나를 끌어당겨 신성력의 힘을 증폭시켜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주 미약하게 정화마법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것이 그것을 유지시키는 것 자체에 에너지 소모가 심해진다.
정령사들 역시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 알렉시안의 도움 없이 오염된 정령과 가계약할 방법조차 제대로 찾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알렉시안의 눈에 한 그루의 나무가 보였다.
도시 외곽에 있던 나무였는데, 오염되기 전까진 몇몇 제국민에게 몇 가지 주술적 도구들이 걸려 있었다.
민간신앙.
현재 신성력으로 인해 다시 신을 믿는 이들이 늘어난 현재 제국에서도 민간신앙을 믿는 이들이 있었다.
알렉시안은 이것을 굳이 금지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여섯 번째 멸망이 대륙으로 넘어온 이후 사라졌던 동물형 신수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 전에 첫 번째 멸망이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다.
죽었던 고대신이라 추앙받던 이들이 나타난 것처럼 이젠 사라졌던 신수들이 나타났다.
제국은 도와줄 수 없고, 알렉시안조차 쓰러져 있는 상황.
날마다 석상에 빌고 또 빌어도 점점 밀려가는 현실 속에서 민간신앙에 기댄 이들.
“토템···.”
알렉시안은 주술을 박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권장하며 재능있는 이들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 결과 이 도시에도 주술사가 남아있을 정도.
마침 운 좋게도 토템 술사가 있었고, 알렉시안은 그 즉시 그에게 자문을 구했다.
신성력과 토템의 결합.
기본적으로 토템은 주변 자연의 힘을 빌린다.
그렇기에 오염된 힘이라도 주술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점 때문에 게임에서도 주술사를 키우는 이들이 있다.
오염된 힘에 가장 영향을 받지 않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거기가 범용성도 높다.
광전사처럼 오러를 익힌 이가 익히기 쉽고, 대수림의 부족들처럼 정령사가 주술의 힘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키우기 어려운 점이 어느 정도 수준 이하까진 웬만한 이들이 전부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오히려 재능있는 이들이 극히 적어진다는 점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재능을 가진 이를 찾기 어려운 것이지 범용성은 높다는 점.’
파사삭!
“정화의 힘은 어렵겠어.”
마법을 거는 순간 토템들이 박살 나버린다.
아주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변화시키려면 지금보다 위력을 줄여야 한다. 그렇다고 신성력만 넣으면 일정 시간 이후 사라져버린다.
주변의 마나를 서서히 신성력으로 변화시켜 장기간 유지할 수 있게끔 해야 하기에 마법은 필수적이다.
그러자 지켜보던 사제가 조언을 건넸다.
“축복은 어떠신지요.”
“축복? 아···.”
일반적인 마법보다 많은 신성력이 소모된다. 한번 사용하고 나면 심력 역시 소모되어 한동안 기력이 달리거나 피곤해지는 일등이 발생한다.
그러나 축복을 받은 대상에게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끼친다.
거창할 필욘 없다.
“지금 당장 최대한 많은 토템을 모아오도록.”
“예! 폐하.”
알렉시안의 명령에 도시에 있는 토템들을 죄다 긁어모아 왔다.
도시에 남은 주술사들은 실시간으로 토템을 만들기도 했다. 그것들을 한데 모아 알렉시안이 축복을 내렸다.
“폐하!”
“괜찮아. 지친 것뿐이야.”
아무리 알렉시안이라도 수천 개가 넘는 토템에 단번에 축복을 내리는 것은 무리가 가는 일이다.
그러나 효과는 있었다.
빛의 영역조차 깔지 못하고 있는 지역에 토템을 꽂자 몇몇 오염된 식물들이 반응했으나 빛의 영역을 깔았을 때처럼 타들어 가진 않았다.
그리고 그건 다른 오염된 동물이나 정령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단 지켜보지.”
“예.”
정화 능력이 크지 않다.
그렇기에 오염된 식물들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일 터.
그러나 분명 영향은 있었다. 변화는 작은 식물들부터 시작되었다.
상대적으로 오염된 힘을 적게 품고 있던 식물들이 토템에 영향을 받아 색이 변한 것이다.
하지만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진 못했다. 이미 변이가 되었기에 기존의 식물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정화된 것이다.
“연구할 가치는 충분합니다.”
알렉시안의 명령에 의해 급파된 식물학자가 변이되었다 정화된 식물을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
새로운 형태의 식물.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장기간에 걸쳐 논의해봐야 했지만 당장 특수한 마나를 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했다.
거기에 또 한 가지 이득이 있었다.
“토템을 통해 오염된 정령과 교감을 나눈다면 가계약 정도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그러나 알렉시안의 도움 없이 가계약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다.
“지금은 정령사가 주도로 해야할 테지만 정령석을 이용한 토템으로 일반 사람들도 시도해볼 수 있게끔 연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진도가 안 나갔던 정령사들이 해법을 찾았다.
그것만으로도 알렉시안이 이곳에서 개고생한 가치가 있었다.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으니 지금부터 범위를 확대해보도록 하지. 수도원의 사제들도 짐의 도움 없이 축복을 통해 위험지역 식물들이 정화될 수 있는지 시험해보도록!”
“예! 폐하.”
알렉시안의 명령에 의해 바삐 움직이는 사제들.
그들과 함께 급파된 주술사와 정령사들 역시 도시 밖으로 나가 위험지역 곳곳에 토템을 꽂고 연구를 시작했다.
이제 이곳은 위험하지 않다.
식물학자부터 다양한 학자들이 파견되어 연구하는 연구지역 같은 곳이 되었다.
어느새 위험지역이 알렉시안에 의해 연구해야 할 지역이 되어가고 그로 인해 절망으로 물들었던 도시는 활기차게 변해갔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에르헨이 놀랍다는 듯 말했다.
“이것이···폐하께서 그리는 그림이신 것 같습니다.”
감탄하는 에르헨을 보면서 근위대장이 위험지역을 바라보았다.
이 도시에 올 때 알렉시안이 보여준다고 말했었다.
‘인류의 반격이 시작되었으니 희망을 가지라고.’
그 의미를 이제야 비로소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정말로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은 단순히 골렘을 양산해 구원하는 것을 아득히 넘어서는 것이다.
위협으로부터 장기간 보호되는 것을 넘어서 자신들을 파멸로 몰아세웠던 것들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끔 하는 것.
알렉시안이 말한 희망이란 이런 것이었다.
한참 감상에 젖어있던 근위대장에게 에르헨이 항상 손에 쥐고 있던 영상구를 건네주었다.
“보시겠습니까?”
그 말에 근위대장이 작은 영상구를 받아들었다.
그러자 에르헨이 마법 장치를 조작해 영상구를 가동했다.
“이건···.”
“이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저장한 것입니다. 그것을 조금 빠르게 가속한 것뿐이지요.”
에르헨이 건넨 영상구를 멍하니 바라보던 근위대장.
그런 그에게 물었다.
“폐하께서 하시는 일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인류에게 희망을 주는 것.
반격의 시작을 알리는 것.
그것에 도움이 되겠느냐 묻는 에르헨.
“될 것이오. 아니 무조건 되오.”
근위대장의 확답에 환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에르헨.
얼마 후, 돌아온 알렉시안에게 근위대장에게 건넸던 영상구를 건네는 에르헨.
그런 그를 바라보며 격하게 칭찬을 한 알렉시안이 그 영상구를 곧바로 중앙으로 보냈다. 보기만 해도 알아서 잘 사용해줄 이들이 넘칠 것이 구태여 따로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근위대장이 피식 웃었다.
“시종장께서 후임자 하나는 잘 뽑았군.”
아직은 하이델처럼 세세한 부분까지 캐치하진 못했다.
그러나 그와는 다른 방향으로 알렉시안을 돕는 에르헨을 보면서 작게 고개를 끄덕인 근위대장.
중앙에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저장한 영상구를 보내는 것으로 이곳에서 할 일은 끝났다.
“다음 지역으로 가지. 앞으로는 좀 더 바빠질 테니 다들 긴장해.”
“예!”
알렉시안의 말에 근위대와 제국의 신성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연구는 끝났다.
그러니 이제 그걸 적용하는 일만 남았다.
“속도전으로 가겠다. 잘 따라오도록.”
그 말과 함께 거점도시로 향한 알렉시안이 곧바로 워프를 타고 다음 지역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