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4
5. 본격적인 시작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끝났다.
남은 건 부하들이 자신이 움직일 수 있게끔 판을 만들 재료를 찾아오는 것뿐.
그렇기에 본격적으로 몰아치기 전 잠시 숨을 고를 겸 최종적으로 몸을 단련하던 알렉시안.
철야를 곁들인 과한 노동을 하다 보니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내 체력은 저질이다.’라는 것을···.
그렇기에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체력을 키우기 위해 수련을 시작했다. 수련으로 인한 경지상승은 덤으로 생각할 뿐 사실상 재활훈련을 한 것.
그런 격한 운동 속에서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기도 했는데 그러다 보니 퀘스트들의 의도 역시 보이기 시작했다.
제국의 안정화를 위한 서브 퀘스트들.
거기에 암약하는 존재들을 찾으라는 메인 퀘스트 역시 결국 수도의 안정화에 기반한다.
이 퀘스트들이 뜻하는 건 딱 하나.
‘혼란이 있을 것이니 수도부터 안정시키라는 것.’
자신의 개입으로 인해 기존 게임 스토리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점. 그렇기에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긴 했다.
이걸 알기에 안전한 길보다 다소 위험이 있더라도 빠른 길을 택했다.
“그래도 촉박하네.”
물론 본격적으로 적들이 모습을 드러낸 시점보다 훨씬 나은 것은 맞았다.
선황의 죽음 이후 한참 시간이 흐른 뒤였다면 황권 역시 흔들렸을 것이기에 지금처럼 속력을 내지도 못했을 것이니까.
그러나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선황의 죽음 이후 알렉시안이 죽고 2황자가 황위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혼란이 시작된다.
그렇다는 건 본래 게임 스토리대로라 해도 오래 지나지 않아 혼란이 야기될 텐데 자신의 개입으로 그 시기마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으니 마음이 다급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늘에 보름달이 걸리는 시간.
“폐하.”
다급히 들어온 근위대장.
그런 그에게 조용히 물었다.
“결과는?”
“몇가지 수상한 점이 보입니다. 마약과 인신매매 같은 경우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음은 확인했습니다. 몇 가지 특이한 마약들이 보이는데 굉장히 싼 값에 비밀리에 풀려나가고 있는 듯싶습니다.”
“대상은?”
“용병들과 부랑자들입니다. 특히 과거 제법 이름을 날렸던 이들이 주로 이 특이한 마약에 손을 대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그 말에 눈을 빛냈다.
처음 움직인 것치고는 실적이 괜찮았기 때문이다.
‘역시 이 시기부터 기반은 다져놓았어.’
제국이 갑작스럽게 몰락한 이후 갑작스레 등장했던 종말세력.
그들이 어디서 뿅 하고 나타났을 리가 없었다.
게임에서야 갑작스레 나온 것처럼 표현했을 뿐 실제로는 그 전부터 기반은 다져놓았을 것.
“앞으로 꾸준히 조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근위대장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첫 조사에서 종말세력일지 모르는 단서를 찾았다는 것은 충분히 만족할만한 성과였다.
근위대장의 보고가 끝난 후 뒤이어 들어온 시종장.
“조사는?”
“황궁 내부는 숙청을 한번 했기 때문에 아직 찾진 못했습니다. 주요 관료들 역시 마찬가집니다. 다만 중급 이하의 관료들 같은 경우 다수가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렇게 말한 시종장은 내관을 비롯한 내무부 관료들, 그리고 상업계열 관료들에게서 수상쩍은 움직임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들이 숙청 기간에 걸러지지 않은 이유는?”
“워낙 많은 숫자였고 대부분 낮은 수준의 정보를 유출한 것이 전부라 우선순위에서 밀렸습니다. 몇몇 특이한 인물들도 있는데 의도적인 것인지 실수인지 모르겠으나 정보가 몇몇 이들에게 유출되었습니다. 신기한 점은 뇌물을 받은 흔적이 없었습니다.”
“뇌물을 받은 흔적이 없다라. 다른 쪽으로 비밀리에 받은 흔적은?”
“그 역시···.”
시종장의 말에 알렉시안이 피식 웃었다.
“수상하군.”
“그쪽을 중심으로 더 조사하겠습니다.”
그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알렉시안. 그런 그를 보면서 근위대장 레슬러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폐하.”
“음?”
“앞으로 조사가 더 이어질 경우 귀족들이 반발할 수도 있을 것이옵니다. 그리고··· 저희들의 조직에 관한 것도···.”
비밀리에 움직인다 한들 움직임을 완전히 감출 수는 없다.
조사를 하다 보면 흔적이 남게 되고 그것이 귀족까지 이어진다면 필히 알게될 일.
“드러내게.”
“예? 하오나···.”
“책임은 짐이 질 것이니 드러내게. 핵심은 보안이 아니야. 시간이지. 최대한 빨리 조사하는 것.”
명확하게 방향을 그어주자 근위대장이 고개를 숙였다.
죄를 지은 놈들을 조사하는데 무슨 문제냐고 한다지만 그렇게 가볍게 될 일이었으면 진작에 선황이 정리했을 것이다.
한 귀족 가문이 처리되면 그 빈자리 때문에 파벌들이 난리를 피운다.
귀족파 내부에서도 문제가 되는데 지금 같은 지역별 거대 파벌들이 난립하는 수도의 상황이라면 더 큰 혼란이 벌어질 터.
그렇기에 보통은 뒤에서 거래하며 어느 정도 선에서 컷을 하는 것을 정하는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귀족들에 관한 문제 역시 짐이 처리하지.”
“이번엔 남부나 북부가 돕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남부는 상인 중심, 심지어 북부도 충성파라지만 근본은 귀족들이다.
그들 입장에선 자잘한 범죄까지 들춰내려 한다면 자칫 다수의 귀족을 숙청해 그 빈자리를 현 황제의 파벌로 채우려 한다는 의심을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야 귀족파를 몰아내기 위한 변명일 뿐 실제로는 숙청을 계속 이어나가며 황권을 강화한다는 속셈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
“자네들은 자네들의 할 일을. 이것은 짐의 일일세.”
그렇게 말한 후 걱정스레 바라보는 두 사람을 내보냈다.
그 후, 보다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황실친위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조사 속에서 하나 둘 명단이 만들어지고, 결국 하나 둘 황제의 비밀스러운 조직에 대해 알게 되기 시작했다.
비밀스레 움직였다면 좀 더 비밀이 유지되었을 것이나 그럴 때도 결국 고위귀족들은 다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럴 바에 아예 대놓고 양지로 드러내는 쪽을 선택했던 것.
그러다보니 좀 더 양질의 정보가 속속 들어오게 되었고, 그 과정에 알렉시안조차 기함을 토할만한 정보도 얻게 되었다.
“내 생각 이상으로 썩었네.”
선황이 덮어놓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썩은 수도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알렉시안.
그렇게 뒤에서 열심히 황실친위대가 조사하고 있을 무렵, 양지의 관료들 역시 바쁘게 움직였다.
「외부 활동이 잦아진 치안대. 하지만 거기에 구도심은 없었다?」
「수도 곳곳에 이루어지는 정비사업. 하지만 구도심은 여전히···.」
「그동안 방치되어왔던 지하수로의 정비가 시작되나?」
미뤄왔던 것들이 속속 이루어지면서 구도심을 제외한 모든 곳에 관료들과 치안대들이 모습을 보였다.
동시에 각 지역에서 올라온 상단들의 공개입찰 역시 진행되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가는 공사들.
그를 통해 알렉시안이 계획했던 쥐몰이가 얼추 본궤도에 올라가자 기다렸다는 듯 대전회의를 소집했다.
“대전회의를 소집하도록.”
시종장에게 명을 내린 알렉시안이 곧장 대전으로 향했다.
미리 와서 황좌에 앉아있자 다들 움찔하는 표정과 함께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얼마 후, 모든 이들이 대전에 모이자 알렉시안이 곧바로 입을 열었다.
“짐이 비밀조직을 만들었다.”
그 말에 대신들의 표정이 구겨졌다. 그런 그들의 표정은 다음 말이 나오면서 더더욱 구겨졌다.
“황실친위대.”
과거 사라졌던 비밀조직들.
온갖 폐해를 남기면서 사라졌던 조직의 부활에 몇몇 관료들이 뭐라 입을 열려고 했다.
그런 그들을 손을 들어 제지했다.
“짐이 이 조직을 부활시킨 이유는 딱 하나. 짐의 몸을 이렇게 만든 것에 대한 단서. 그것을 찾기 위함이다.”
그 말에 내무대신 카엘라가 앞으로 나섰다.
“폐하의 몸은 회복세가 아니신지요.”
“맞다. 하지만 그 전엔 아니었지. 자네들도 소문은 들었을 텐데. 어떠한 약을 써도 짐에게 차도가 없었다는 것을···.”
그 말에 입을 다무는 카엘라.
여기서 들었다고 답을 하는 순간 황궁에 첩자를 심어놨음을 시인하는 것이니 조용히 물러나야만 했다.
황제의 옥체에 관한 일인지라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못하고 침묵하는 사이, 알렉시안은 기세를 끌어올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짐은··· 선황폐하의 죽음마저 의심스럽다.”
그 말에 귀족들의 얼굴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어떤 귀족들은 카엘라를 바라보기도 했다.
알렉시안이 이리 말하는 저의가 선황비를 완전히 쳐내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의심 때문이었다.
그러자 카엘라 역시 떨리는 눈동자로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독대했을 때와는 다른 전개 방향이었기 때문이다.
‘그저 시간을 벌기 위함이었던가?’
그렇게 의심할 때쯤 알렉시안이 묵직한 음성으로 귀족들의 의심을 지웠다.
“선황비나 귀족들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순전히 짐의 육체에 관한 의문 때문이지. 한데··· 그 의문에서 시작된 조사를 하다 보니 신기한 일이 발생했더군.”
그렇게 말하면서 알렉시안이 자신이 시종들을 시켜 갖고 온 자료들을 배포했다.
“아무리 선황폐하께서 암묵적으로 놔두셨다 한들··· 이건 너무 한 것 아닌가?”
대놓고 인신매매를 하는 이들.
신고하지 않은 무기들부터 마약까지 거래되고 있었다.
전부 구도심 그것도 범죄자들의 구역 일부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숙청 기간에는 황궁과 관료들을 처벌하기 위해 주요 구역을 중심으로 처벌했기에 발견되지 않았던 일들이 버려진 구역에서 뭉텅이로 발견되었다.
“듣기론 선황폐하의 재위 동안은 이 정도까진 아니었다고 들었네. 그렇다면 이 상황은 짐을 무시하는 행동들인가?”
그의 물음에 귀족들이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넘어가 주려 해도 이는 도를 넘어서는 행동 아닌가? 답을 해보게들.”
“그건···.”
이번 사안은 치안대장조차 쉬이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라 식은땀을 흘리며 말하려고 할 때쯤 알렉시안이 말이 끝나지 않았다는 듯 다시 손을 들어 제지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네. 뒷장을 보면 알겠지만, 그들이 가진 무기의 수준, 그리고 세력이 결코 가볍지 않아. 거기에 특수한 마약이 수도로 퍼져나가고 있어. 부랑자들이 어린 고아, 거지들의 실종빈도도 높더군.”
“···송구합니다.”
“송구합니다.”
치안에 관해서는 치안대장의 책임이겠지만 실종자나 수도 내 인원에 관해선 내무부 관할이었다.
“수도 내 범죄자들의 숫자가 부쩍 늘었다지. 솔직히 문서상으로는 관리 가능한 정도라 해서 넘어가려 했었네만··· 그런 수준을 넘어섰어.”
알렉시안의 말에 모든 이들이 고개를 숙였다.
솔직히 알렉시안도 조사결과를 보고 받았을 때 놀랐다.
수도 내에 이렇게 많은 범죄조직이 있는지도 몰랐고, 더 놀라운 것은 이들이 대륙 곳곳에 퍼져나가 있을 정도의 대규모라는 것도.
그렇기에 그들이 가진 무위의 수준, 그리고 질 좋은 병장기들의 숫자 역시도.
만약 종말세력이 이들을 이용한다면?
수도 내에서 쉬이 정리되지 못할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제국이 그렇게까지 망가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어.’
아무리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지만 제국이 그리 쉽게 무너질 수 있었던 이유가 다 있었던 법이다.
“후··· 귀족들이 걱정하는 건 안다. 그러니 기회를 주지.”
그 말에 몇몇 귀족들이 희망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선을 넘지만 않았다면 벌금형 정도로 봐주겠다. 관료라면 관직 역시 최대한 유지하는 쪽에서 봐주지.”
알렉시안의 통 큰 결단에 모든 이들이 고개를 숙였다.
“짐은 한 발자국 물러섰다. 그렇다면 이제 자네들 차례군.”
“폐하께서 일전에 명하셨던 것에 대한 준비는 끝났습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피오라였다.
“수도방위군 전원 대기 상태이옵니다. 언제든 구도심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 말에 몇몇 귀족들이 웅성거렸다.
바로 그 때 내무부를 담당하는 카엘라가 움직였다.
“저희 역시 자체적으로 조사에 착수하겠습니다.”
여기서 반발해봤자 좋을 것 없다는 생각에 곧바로 꼬리를 내린 것.
“구도심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하수도 역시 범죄자들의 통로가 된 지 오래라지. 이참에 싹 다 갈아엎어야겠다.”
“하오나 그럴 경우 비용이···.”
한 귀족의 물음에 알렉시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 걸릴 귀족들의 ‘벌금’으로 충당하지. 그럼 가능하겠나?”
알렉시안의 물음에 고개를 숙이며 답하는 제이론.
“워낙 대공사라 부족할 것이옵니다.”
“부족분은 황실 자금으로 채워 넣겠다.”
“소신 역시 부족하지만 지원하겠습니다.”
눈치 빠른 제이론의 지원에 몇몇 귀족들이 눈알을 굴리다가 마지못해 자신들 역시 지원하겠다 나섰다.
그런 그들을 보며 입꼬리를 올린 알렉시안이 대전 안에 모인 귀족들에게 천명했다.
“지금부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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