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44
35. 티엔 공방전!
지구에서 영화를 보면 좀비들이 개떼처럼 몰려오는 장면들이 나타나고는 한다.
지금 상황이 그것과 비슷했다.
요새 하나를 중심으로 사방에서 개떼처럼 몬스터들이 몰려든다. 더 최악인 점은 주변 대도시들의 지원 부족으로 게이트 토벌을 제때 해주지 못해 폭주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끝이 없군.”
신의 방패로 상위 정령들의 공격을 막아냈던 알렉시안.
그런 그가 신성 마법을 펼치며 대량으로 학살을 하고 있음에도 소용이 없었다.
‘조금씩 깎여나가는 게 보인다.’
잘 막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티엔의 방어력은 조금씩 깎여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 대가로 적들을 학살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병력이 몰려오기에 적에겐 조금의 타격조차 없었다.
그걸 장교들도 느꼈는지 재빨리 알렉시안에게 달려와 말했다.
“폐하! 도시 중심부에서 막아야 합니다! 더 이상 넓은 지역을 커버할 여력이 없습니다.”
“지원군이 오면 다시 밀어내야 할 텐데?”
“그때까지 버틸 가능성이 없습니다. 아쉽지만 외곽은 포기해야 합니다!”
절대자와 마도사인 자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힘들다고 판단을 하는 장교들.
장교들이라고 지금 도시 외곽을 포기하면 추후 다시 치고 나갈 때 얼마나 불리한지를 모르겠는가?
거기에 더해 열심히 오고 있을 제국의 지원병력 역시 접근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몰려오는 적들이 끝이라면 모르겠지만 만약 숨겨진 전력이 더 있다면 큰일이다. 그렇기에 장교들 입장에선 만약을 대비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요새의 외벽은 기능을 상실했다. 그러니 사람을 중앙으로 집중시켜서 결계의 강도를 높이고 기사들과 병력들 역시 막을 곳을 줄이겠다는 판단을 하는 장교들.
“내부로 모이라고 전해.”
“예! 페하.”
장교들의 판단을 존중한 알렉시안이 명령을 내리자 재빨리 움직이는 병력들.
티엔과 제국의 기사들이 후퇴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광범위하게 뿌려대던 마법을 중단하고 방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근위대장 역시 그에 발맞춰 방어태세로 전환하며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마도사와 절대자가 시간을 버는 사이 가장 먼저 티엔의 병력들이 후퇴하고, 뒤이어 근위기사와 제국의 신성들, 마지막으로 근위대장이 도시 중심부로 들어왔다.
마침내 외곽에 있는 결계가 조금씩 깨져나갈 때, 도시의 내부로 모여든 병력들이 주요 길목에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중심으로 방어선이 만들어졌다.
“준비되었습니다! 폐하!”
도시 곳곳에 뿌려져 있던 석상들을 하나둘 수거해 도시 중심부 곳곳에 재설치한 장교들이 준비가 끝났다고 알리자 도시 전체를 커버하던 신성력을 끊었다.
그러자 완전히 깨지는 결계.
알렉시안이 올 때까지 사력을 다해 버티던 티엔의 요새의 벽이 부서지고, 적들이 도시 내부로 들어서기 시작한다.
도시의 외곽을 점령하자 더 기세를 올리는 적군.
그러나 티엔 쪽 병력들의 눈에는 여전히 희망이 깃들어 있었다.
“30분만 버티면 된다!”
“조금만 더 버텨! 곧 제국의 지원군이 온다!”
적들도 그걸 아는 것일까?
아니면 티엔을 점령하기 직전이기 때문일까?
마지막까지 인간들의 숨겨둔 한 수를 보기 위해 기다렸던 적들이 등장했다.
“···저건가?”
알렉시안의 신의 방패를 두드리던 상위 정령보다 더 강력한 존재들.
두 번째 멸망인 대지의 정령왕을 호위하던 기사들처럼 각 멸망들의 최측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얀 여인이 손을 휘젓자 비구름에서 떨어지는 모든 물방울들이 얼음 송곳으로 변하며 떨어진다.
회오리와 함께 등장한 거대한 용이 티엔의 결계를 두드린다.
붉은 머리칼의 남성이 주먹을 내지를 때마다 용암이 뱀처럼 꿈틀거리며 티엔을 뒤덮으려 한다.
단순히 크기만 했던 상위정령들과 다르게 이들이 사용하는 정령마법은 격이 높았다. 그렇기에 근위대장이 직접 밖으로 나가 막아야 할 정도.
그러나 방어보다 공격에 특화된 타입인 근위대장이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공격은 짐이 막겠다. 그대는 저들을 견제해!”
그 말에 근위대장이 입술을 깨물었다.
하나만 직격으로 떨어져도 위험할 마법들을 온전히 홀로 감당하는 알렉시안.
그런 그를 보면서 검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하늘길을 열어야 합니다! 지금 상태로는 지원이 힘듭니다!”
“예정 시간은?”
“15분 뒤입니다. 가장 가까운 도시에서 올 지원병력 역시 4시간 안에 도착할 것이옵니다!”
장교들의 보고에 알렉시안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폭풍과 함께 새까맣게 덮은 정령들을 보았다.
“근방에 도착하면 알려. 짐이···.”
“하늘길은 소신이 열겠습니다.”
근위대장의 말에 알렉시안이 그를 빤히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때까지 힘을 아껴두도록.”
“아직 여력이···.”
“저들을 홀로 뚫고 길을 열어야 해. 아껴둬.”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차고 있던 성물들을 발동시켰다. 그 순간 뒤편에서 마도포를 통해 지원하던 비공정의 앞부분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튀어나온 알렉시안만을 위한 장치.
수십 개의 코어들이 그의 신성력에 반응하며 일제히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
가장 먼저 상위정령들을 막았던 거대한 방패가 발동된다.
“”
세 개의 방패가 더 생성됨과 동시에 방패들끼리 회전하면서 공명하더니 신성력이 증폭했다.
현재 알렉시안이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버마법이 발동되었다.
거기에 더해 도시 안에 있는 인간들은 영향을 받지 않는지 밖으로 나갔다 들어오는 것 역시 자유로웠다.
“어때. 이제 좀 마도사답나?”
“애초에 마도사가 아니라고 한 적 없습니다. 기초가 좀 부족하다 했을 뿐이지요.”
근위대장의 말에 피식 웃은 알렉시안.
“폐하의 부담을 줄여드려야 한다. 주요 길목으로 몰려오는 녀석들은 밖으로 나가서 막아!”
“적들이 쉬이 마법을 쓸 수 없게 견제해!”
알렉시안이 결계를 유지하기 쉽게 최대한 적들을 견제하려는 기사와 마법사들.
그런 그들의 노력에 티엔의 방어군도 도왔다.
여력이 되는 기사들이 결계 밖으로 나가서 적들을 막으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 했다. 그동안 근위대장은 최대한 오러를 끌어모으며 강력한 한방을 준비했다.
콰르릉!
하늘에서 떨어지는 벼락이 결계를 때린다.
혹한의 폭풍이 휘몰아친다.
심지어 거대한 운석이 화염을 휘감고 낙하하기도 했다.
“치사한데?”
하늘에 떠서 파상공세를 펼치는 정령들을 보면서 혀를 차는 알렉시안.
그러나 얼굴에는 여전히 여유가 있었다.
고작 30분도 안 되는 시간.
명색이 마도사의 경지에 이른 알렉시안이 이 정도도 못 버텨서야 되겠는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버티고 있지만 옆에서 지켜본 근위대장은 저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알았다.
지금의 자신이야 여유롭겠지만 만약 10년 전의 자신이었다면?
그때도 마스터였던 그였기에 대충이나마 가늠해봤을 때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 보이는 알렉시안의 얼굴엔 여유가 보였다.
저것이 거짓인지 아닌지 판별할 눈 정도는 있는 근위대장이기에 알렉시안의 진정한 실력이 보였다.
“어째서 그리 말했는지 알겠군.”
언젠가 검성이 알렉시안을 평가하기를 ‘우리와 다른 방식으로 한계를 넘어서려 하는 분이시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그 의미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견고한 방어가 흔들리지 않자 현재의 자신조차도 긴장해야 할 공격들이 시작되었다. 이미 티엔의 요새를 제외한 모든 곳에 재앙이라 불릴 정도의 강력한 마법들이 펼쳐져 결계로 향했다.
그 순간 알렉시안의 방패의 형태가 변했다.
이 전까지는 빛을 뿜는 방패의 형상이라면 지금의 방패들은 마치 정말로 만들어낸 것처럼 마법문양까지 그려진 방패들이었다.
보기만 그런 것이 아닌지보다 견고해진 방패의 힘이 이전보다 몇 배로 힘을 증폭하며 주변을 환하게 비추었다.
그리고 그 빛은 외부의 어떠한 공격조차 완벽하게 방어해냈다.
“허!”
매번 기초가 부실하다고 뭐라 하던 근위대장이 처음으로 알렉시안의 힘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마법에 관해서 잘은 모르지만 지금 저것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는 알 수 있었다. 부족한 실력을 전부 극한에 이른 감각으로 메꾸고 있었다.
결국, 알렉시안의 결계가 끝내 깨지지 않자 분노한 정령들이 더 격하게 힘을 사용했다.
그럼에도 견뎌내는 알렉시안의 결계.
어느새 시간이 다 되었는지 저 멀리 그를 구원하기 위해 온 비공정들이 보인다.
정령들도 그것을 보았는지 파상공세를 멈추고 힘을 끌어모았다.
이번 마법은 그들에게도 한계를 넘어서는 힘이었는지 형체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그렇게 무리하게 힘을 사용해서 만든 마법은 마도사의 대마법을 뛰어넘어 초월에 이른 힘.
하늘에서 만들어지는 거대한 창.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암석에 혹한이 깃들고 그 주변을 폭풍이 휘감는다.
그것을 보면서 근위대장이 다급하게 말했다.
“폐하!”
“막겠다! 그러니 그 다음을!”
알렉시안의 말에 입술을 깨문 근위대장.
황제가 믿어달라 말한다.
반드시 막을 테니 그 다음을 준비하라 명한다.
그렇기에 불안하지만 검을 들어올리며 알렉시안이 막았을 때를 대비해 힘을 끌어올린다.
“결계가 풀릴 것이다! 대비해!”
알렉시안의 명령에 마법사들과 사제들이 일제히 힘을 끌어올렸다. 밖으로 나가 싸우던 기사들 역시 재빨리 안으로 들어와 대비했다.
그러자 알렉시안이 모든 힘을 끌어모았다. 그 순간 먹구름 낀 하늘을 꿰뚫고 거대한 창이 낙하하기 시작한다.
거대한 창에 추진력을 더하듯 거대한 화염이 뒤쪽에 솟구치면서 맹렬한 속도로 티엔으로 낙하한다.
그걸 보며 알렉시안 역시 대응하듯 네 개로 나뉘어졌던 방패를 하나의 거대한 방패로 만들었다. 이걸 만들기 위해 결계로 소모되던 힘과 비공정의 코어, 석상의 힘까지 모조리 끌어모았다.
“”
알렉시안이 생각하는 가장 강력한 방패를 머릿속으로 그려 만들어낸 마법에 적의 거대한 창이 작렬한다.
초월마법이라 불려도 될만한 강력한 힘이 닿는 순간 알렉시안의 한쪽 무릎이 꺾였다.
그러나 근위대장은 눈을 감고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검을 만들기 위해 집중했다.
알렉시안이 막아준다 했으니 그저 믿을 뿐.
내상으로 입가에 피가 흘렀다.
완벽해 보이던 빛의 방패에 균열이 일었다.
그럼에도 거대한 창의 돌진을 막아 세웠다.
그러자 알렉시안이 그가 가장 신뢰하는 검을 불렀다.
“근위대장!”
자신을 부르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근위대장의 오러가 폭발적으로 뿜어졌다.
하늘길을 만들기 위한 돌진.
유니콘도 아니고, 신벌도 아니다.
그저 모든 것을 꿰뚫는 강력한 창이면 충분했다.
“이리 맑은 것을···.”
알렉시안이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일직선상에 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
하늘을 뒤덮은 먹구름마저 갈라낸 압도적인 힘에 지형을 변형시켜 만들어진 산악거인들이 무너진다.
용암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화염 거인들이 소멸된다.
하늘을 뒤덮을 듯 가득 찼던 하늘 고래들과 혹한의 새들이 뭉개지듯 박살 나며 떨어진다.
근위대장이 만든 하늘길을 타고 제국의 비공정들이 몰려온다.
그때, 에르헨이 그에게 말한다.
북서부의 병력들이 진격을 시작했다고.
서부의 병력이 북서부 산맥 일부를 점령했다고.
대수림의 병력들이 북부 산맥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이제 어떻게 나올 거냐?”
이대로라면 포위되는 상황이 될 터.
[세 번째 멸망이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네 번째 멸망이···] [다섯 번째 멸···]“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그렇게 중얼거린 알렉시안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적들은 아직 이곳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2차전 시작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