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45
35. 티엔 공방전!
제국이 군부를 움직여 적의 심장에 비수를 겨누고, 외교를 통해 동부와 서부에서 압박을 가한다.
그러나 정령들 역시 마냥 당하고만 있는 건 아니었다.
그걸 증명하듯 하늘이 심상치 않았다.
“후···예정보다 빨라지는 건가?”
알렉시안이 예상했던 것보다 전쟁이 빨라질 것 같다.
어쩌면 이 티엔에서의 싸움이 단순한 전초전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여섯 번째 멸망과 함께 움직이라는 법은 없지.’
그렇게 생각하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비공정이 속속 모여들면서 전투는 소강상태가 되었다. 적들도 이대로 물량 공세를 해봤자 답없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주변의 위험지대 부근에서 병력을 모으고 있었다.
그걸 보면서 알렉시안이 근위대장을 불렀다.
“근위대장.”
“예. 폐하.”
“자넨 지금부터 쉬면서 힘을 회복하는 데 주력해.”
알렉시안의 명령에 근위대장이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그 역시 멸망의 존재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쪽으로 오는 건 바람인가?”
하늘에서 느껴지는 막대한 존재감을 느끼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렇다는 건 제국의 두 절대자를 상대하기 위한 존재는 남은 두 멸망이라는 것.
어쩌면 미리 검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한계를 초월한 존재들이 홀로 멸망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홀로 감당할 수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때는 차선책으로 게임의 공략대로 하나하나 부숴나가면 그만이었으니까.
어쩌면 멸망 역시 본격적인 전쟁을 대비해 절대자란 존재의 힘을 가늠해보기 위해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
“두 번째 멸망을 공략할 때와는 다를 거야.”
알렉시안의 말에 근위대장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격의 일부분을 잃어버렸다지만 대륙에 ‘개념’을 퍼뜨릴 수 있는 존재다.
아직 완벽하게 초월하지 못한 근위대장이 홀로 감당하긴 힘들 것이다. 그저 이번 전투로 더 강해지기 위한 계기로 삼으면 그걸로 족할 뿐이다.
“폐하. 쉬셔야 합니다.”
에르헨이 걱정 어린 표정으로 말하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최상위 정령들의 초월마법급 공격을 홀로 받아냈지만, 그 여파는 작지 않았다. 급하게 최상급 포션을 들이키고, 치유마법을 받았지만, 그걸로 전부 회복할 수는 없었다.
황제를 위해 최신식 시설이 전부 갖춰진 비공정 안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는 알렉시안.
그의 빈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수많은 사제들이 티엔의 석상으로 갔다.
그것으로도 부족해 예비용 코어가 장착된 기계들을 곳곳에 설치하며 결계를 만들었다.
“뚫어! 외곽 요새까진 탈환해야 한다!”
“예!”
“마도포 설치 좀 빨리 해주시오!”
“거참! 기다리쇼! 우리도 최대한 빨리하고 있는 거요!”
여기저기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 티엔의 사람들 역시 제국의 물자를 받아 새로이 무장했다.
그렇게 잠깐의 시간 동안 어느 정도 재정비를 마친 군대가 일제히 티엔의 요새 탈환 작전을 시작했다. 동시에 한 군데라도 하늘길을 안정화하기 위한 작업 역시 병행되었다.
순조롭게 티엔의 방어 시설들이 건설되고, 병력 역시 속속 티엔으로 들어왔다.
“잠잠한 것이 수상하군.”
“아직 움직임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비공정의 창문을 통해 하늘을 바라보았다.
다급히 북서부로 절대자 두 명을 파견했음에도 반응이 없다. 저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공격을 감행했음에도 순순히 물러나기만 할 뿐이다.
위험지역을 공격하지만 않으면 저들은 반응하지 않는다.
대놓고 ‘나 수상해요!’란 티를 팍팍 내는 정령들을 보면서 알렉시안이 눈살을 찌푸렸다.
“여기 말고 다른 곳을 공략할 가능성도 있다.”
“안 그래도 군부에서 그것을 염두에 두고 최전선으로 방어병력을 더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국에서 티엔까지 이어지는 라인을 두텁게 만드는 작업은 이미 진행 중이었다.
그렇게 일주일 넘는 시간 동안 긴장감 속에서 대치될 때였다.
“폐하! 북서부 지역에 멸망급 존재 둘이 나타났다고 하옵니다!”
에르헨의 보고가 들려오는 순간 티엔의 하늘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다시금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면서 사방에 회오리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거기다 정령들 역시 단 한 종류로 통일되어 있었다.
지상을 공략한 오염된 몬스터를 제외하면 전부 바람계열의 폭주한 정령들과 오염된 정령들이 하늘을 점령하며 티엔을 포위했다.
“크···큰일 났습니다! 서쪽 방면의 도시 두 곳이 공격당하고 있다 하옵니다!”
가장 약한 고리라 할 수 있는 중부지역의 대도시에서 지원을 받던 최전선이 공격받는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이었다.
“xxx지역 대도시급 두 곳 역시 공격당하고 있습니다! 이쪽 지역을 통해 물자를 받는 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티엔 인근 지역의 대도시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서부 산악지대의 도시 네 곳이 공격받고 있다 하옵니다!”
저 멀리 서부가 관리하는 최전선의 도시들까지 쳤다.
전부 티엔과 연관된 곳들이다.
티엔 남부의 대도시들은 동부와 중부지역의 도시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서쪽 산맥 너머의 도시들은 서부 강국들의 지원을 받는 도시들이다.
그렇다고 제국과 연관성이 없느냐?
그건 아니다. 각국의 자치령일 뿐 제국의 요청에 따라 언제든 워프, 혹은 물류망을 제공할 수 있게끔 협약을 맺은 상태.
그런데 정령들이 그곳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며 틀어막은 것이다.
“티엔을 고립시키려는 건가?”
알렉시안의 생각이 맞다는 듯, 제국이 방어하는 최전선의 도시 중 하나가 공격당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제국의 자치령 중 티엔과 가장 가까운 도시였다.
거기에 도시와 도시의 사이 빈틈을 통해 중부지역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보고까지 올라왔다.
“오만하군.”
창밖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바람의 멸망.
마치 ‘이제 어찌할 거지?’라고 물어보듯 한쪽 입가를 올리며 비웃는 멸망.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나온 미소였다.
“버티면 그만.”
다른 지역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제국이 관리하는 지역은 다를 것이다.
일부러 티엔을 목표로 두텁게 라인을 만들었으며 최전선에 군수품을 보급할 도시들까지 확보해 놓았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만든 계획이다.
티엔은 고립되었다.
이제 싸움은 고립된 티엔을 살리느냐 마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다.
제국의 전력이 적의 포위망을 뚫고 지원군을 티엔에 보낼 수 있다면 알렉시안의 승리다.
“처음과 달라지는 건 없군.”
알렉시안이 단독으로 티엔에 도달해 지원군이 오기를 기다린 것처럼 이번에도 버티면 되었다.
“가게.”
알렉시안이 명령하는 순간 근위대장이 움직였다.
발을 오러에 집중하는 순간 빠르게 공중으로 돌진했다. 극에 다다른 오러 운용을 통해 공중에서 이곳저곳을 움직이며 마치 하늘을 나는 것 같은 느낌.
그 모습을 보면서 최정예로 구성된 근위기사들조차 감탄했다.
그런 그를 상대하기 위해 멸망이 사방에 회오리를 만들며 대응한다. 거기에 벼락을 내리쳐 이리저리 움직이는 근위대장의 움직임을 견제했다.
“탐색전인가?”
그렇게 중얼거린 알렉시안이 자신이 상대할 자를 바라보았다.
초월급에 해당하는 정령 마법 사용했던 최상급 바람의 정령이 자신을 바라본다. 그 혼자 알렉시안을 감당할 수 없음을 알기에 같은 급의 동료와 거대한 크기의 상위정령들을 끌어모았다.
그에 알렉시안 역시 수도원의 사제들을 불러 모았다. 상대가 반칙을 사용한다면 자신 역시 그리하면 되었다.
“그럼 시작해볼까?”
그렇게 말하며 박수를 치는 순간 기존의 결계에 알렉시안의 강화 문양이 박히면서 은은했던 결계의 빛이 환하게 바뀌었다.
그러자 최상급 바람의 정령 역시 거대한 모습으로 변하며 폭풍을 휘감은 발을 내리찍었다.
초월급 존재의 싸움과 마도사급 존재의 싸움 속에서 일반 병력 역시 치열한 전투를 이어 나갔다.
이전에 싸웠던 것처럼 결계는 완벽하지 않다.
알렉시안은 신성 마법을 통해 정령들을 견제해야 했기에 항상 완벽하게 결계를 구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강화의 힘만을 부여했고, 곳곳에서 결계가 뚫리고 복구되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결계가 뚫릴 때마다 요새로 몬스터들이 들이닥쳤고, 그걸 막는 것이 병력들과 기사들이었다.
하늘 역시 격렬한 전투가 이어졌다. 넓은 범위의 결계는 높은 하늘까지 커버했지만 깨진 결계의 틈새로 넘어오는 몬스터들을 비공정들이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티엔을 고립시킨 후 가장 성가셨던 알렉시안까지 한 번에 제거하겠다는 묘수를 낸 멸망 측.
그러나 알렉시안 역시 회심의 한 수 정도는 갖고 있었다.
어쩌면 그 수가 적들의 포위망을 뚫고 지원 오기 전에 적들을 스스로 물러나게 만들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기에 그때까지 버티겠다는 일념으로 신성력을 끌어올렸다.
자신이 성장시킨 제국을 믿으며···
그렇게 티엔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을 무렵 제국은 난리가 났다.
“폐하께서 고립되셨습니다!”
피오라가 다급히 황제 대행인 아드리안을 찾아 보고를 올렸다.
그렇게 말하며 지도를 보여주었다.
티엔 주위의 도시들이 공격받고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곳의 병력들을 보내기 쉽냐 하면 그것도 쉽지 않다.
이를 예상이라도 하듯 북서부를 중심으로 북부산맥 전역에서 제국으로 몬스터들이 쏟아지듯 몰려오고 있었다. 거기에 주요 위험지역에 숨어있던 몬스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 상황에서 티엔을 도울 방법은 무엇이오?”
아드리안이 애써 이성을 되찾으며 묻자 피오라가 입술을 깨물더니 숨을 가다듬고 말했다.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서부군을 통해 자치령들이 있는 안전지역으로 비공정 부대를 보내 지원하는 것입니다.”
그에 아드리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최대한 안전한 지역의 상공으로 이동한다 해도 결국 티엔에 다가갈수록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적들의 방해를 뚫고 가기엔 시간이 너무 걸린다.
“두 번째는?”
“남부군을 통해 협력관계를 맺은 대도시들을 통해 정예병력들을 우선적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이 역시 너무 오래 걸린다.
그에 아드리안이 잠시 고민하더니 물었다.
“두 가지 모두 진행하면?”
“그래도 최소 보름에서 한 달 이상은 걸릴 것입니다.”
피오라의 말에 아드리안은 이것도 최소한으로 잡은 것임을 깨달았다.
“후···마지막 하나는 무엇이오?”
“비장의 무기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건 아직 미완성이라 들었소만?”
다른 프로토 타입의 무기와 달리 이것만큼은 운용조차 제대로 되지 못한 무기였다.
“적의 심장부를 공격해 후퇴할 수밖에 없게끔 하는 것. 그러려면 적의 요새의 결계를 깨뜨릴만한 파괴력이 필요합니다.”
절대자조차 시도하지 못할 정도로 견고한 결계.
그것을 무너뜨릴 만한 무기는 현재로선 미완성된 무기뿐이었다.
“후···해볼 수 있는 건 전부 해봐야겠지요.”
그렇게 말하며 알렉시안을 대신해 찍어왔던 도장을 들어 올렸다.
쿵!
아드리안이 세 가지 작전을 전부 승인하는 순간, 군부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