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6
6. 범죄와의 전쟁.
다음 날, 황제의 칙령으로 보름간 민원이 금지됨을 알렸다.
그러자 그나마 제국민을 생각해준다는 이미지 그 즉시 똥통으로 처박혔다.
“역시, 그냥 폭군이었군.”
“제 업적만을 생각하는 황제였어.”
“선황폐하만 못하다는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무리하는 것이여.”
각 지역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하나같이 황제를 욕했다.
무리한 공사로 소음이 일어나는 것까진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도로를 뒤엎고 잘살고 있는 집 지하시설을 개박살 내는데 민원조차 금지한다?
이건 그냥 폭군이었다.
실시간으로 이미지가 나락으로 가는 알렉시안.
그러자 이번에 나선 것은 관료들이었다.
「민원금지 이유!」
「현 상태를 지속할 시 업무가 완전히 마비될 수 있음.」
관료들이 민원들로 인해 죽어 나가는 것을 일반 제국민들이 알까?
그러다 보니 이들이 얼마나 힘든지는 모르고 그저 일 처리가 늦다는 것만 불만 불평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관료들이 민원금지에 대한 이유를 직접 광장 게시판에 붙여놓은 것이다.
‘우리가 며칠째 철야 중인인지는 알고 말하는 거냐?’
‘이대로 업무 마비되면 복구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 같냐?’
‘범죄집단 문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문제였다. 지금이라도 발견해서 다행인 거다.’
관료들이 자신들에게 철야를 강요시킨 황제를 편드는 묘한 상황.
그런 상황에서 황제의 독살시도에 관한 것이 ‘마약’과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는 자료가 광장 게시판에 게시되었다.
그제서야 어째서 무리하게라도 범죄조직을 조질려는지 알 수 있었다.
「현 황제의 암살미수에 관한 사안.」
바로 얼마 전까지 숙청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머리는 잡지 못했던 사안들.
그것이 범죄조직과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놓고 불평을 토해내던 제국민들의 입이 조가비처럼 다물어졌다.
잘못 말했다간 인생 나락 갈 수도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안전지역에 해당되는 일.
구도심은 여전히 제국민들이 나와 시위를 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을 잡아갈 수 없다는 것을 들었는지 처음보다 더 과격하게 나오는 이들.
그 모습을 보면서 입술을 깨물 때였다.
“모두 물러서라!”
한 남자의 고함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자 황급히 군인들이 길을 여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황급히 뒤를 돌아본 수도방위군의 기사들.
곧이어 그들의 눈이 경악한 것처럼 크게 떠졌고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뒤로 물러났다. 그들의 이러한 반응에 시위하던 제국민들도 의아함을 느끼며 바라본 순간 황급히 무릎을 꿇었다.
“폐하께서 행차하신다. 모두 무릎을 꿇어라.”
“허튼짓하는 순간 목을 벨 것이다.”
“움직이는 순간 폐하에 대한 암살시도로 여길 것이다.”
기사들의 엄포와 함께 천천히 걸어오는 알렉시안.
“폐···폐하···.”
가까이 있는 이들은 죄다 무릎을 꿇고 있었고, 멀리서 알렉시안을 바라본 이들이 떨리는 음성으로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알렉시안이 끝에 닿은 것은 무릎을 꿇고 있는 한 남성의 앞이었다.
“고개를 들어라.”
알렉시안의 말에 떨리는 표정으로 고개를 드는 남성.
“폐하. 위험하옵니다.”
근위대장이 위험하다 말했지만, 고개를 저었다.
“마스터를 뚫고 짐의 육체에 도달할 수 있나?”
그런 물음에도 근위대장은 고개를 저었다.
“꼭 근접무기가 아니더라도 폐하를 해하려는 시도는 얼마든지 가능하옵니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 이상 다가가지 않았다. 그 대신 그 자리에서 물었다.
“무엇이 불만인가?”
그의 물음에도 덜덜 떨기만 하는 남성.
그런 남성을 향해 재차 물었다.
“뭐가 그리 불만이기에 이렇게까지 하는 것이지? 짐은 강제로 일을 벌이는 게 아니다. 보상을 할 것이다.”
“저는 집이 없사옵니다.”
남성의 말에 옆에 있던 거지꼴을 한 남성이 말했다.
“저희는 제국민이 아닙니다. 노예보다 못한 놈입니다.”
그 말에 가만히 듣고만 있는 알렉시안.
그것에 용기를 얻어서일까?
하나 둘 사람들이 자신들의 상황을 알렸다. 범죄집단에 사기를 당해 몰락한 가족들부터, 고아원에 가지도 못한 채 양아치들에게 이용당하는 아이들까지.
저마다 자신들의 상황을 말하자 어느새 알렉시안의 근방이 시끄러워졌다.
조금이라도 그의 앞에 다가가려는 시도까지 하면서 앞에 있는 일부 사람들이 깔리기도 했다.
“그만!”
알렉시안의 외침에 모든 사람이 황급히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오늘만이 아니다. 앞으로 이 구도심이 정화될 때까지 짐은 매일 이곳에 찾아올 것이다. 그러니 천천히 말하라. 짐이 다 들어줄 것이다.”
그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짓는 군인들.
“짐이 들어줄 것이니 길을 열어라.”
알렉시안의 말에 망설이는 이들.
“그대들이 보상에서 제외된다고? 그렇다면 짐이 살길을 열어주겠다. 그러니 길을 열어라.”
재차 말하는 알렉시안.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눈빛에서 보였다.
그런데도 알렉시안은 계속해서 말했다.
“믿지 못할 수도 있겠지. 그러니 믿게끔 만들어보마.”
그렇게 말하며 뒤에 따라온 내관에게 자료를 달라고 손짓했다.
“구도심을 그냥 밀어버리려는 것은 아니다. 공사를 진행한다면 너희들을 우선적으로 쓰게끔 만들겠다.”
“그···그다음은요?”
이미 한차례 상단에 쓰였다가 버림받은 전적이 있는 남자가 물었다.
“그다음 계획도 있다. 이 수도 정비 사업은 1차적인 사업에 불과하니까.”
그 말에 한 남자가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으로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감히 황제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불경을 저질렀지만 알렉시안은 괜찮다는 듯 손짓을 하며 말했다.
“무엇보다 1차 사업 역시 아직 할 일이 많다. 정비사업은 고작 도로와 하수도 정비사업으로 끝날 일이 아니니까.”
“아아···.”
“족히 몇 년은 잡고 공사를 계속할 것이다. 적어도 몇 년 동안 그대들이 굶주릴 일이 없다는 뜻이야. 이것만으로도 괜찮지 않나?”
알렉시안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이곳에 있는 이들은 당장 배고픔에 허덕이는 이들이다.
“오늘은 설득하러 온 것이다. 짐의 말만으로는 믿기 힘들다면 다음번엔 실제로 그대들을 고용할 수 있는 계약서를 갖고 오지.”
그 말에 많은 이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계약서조차 믿지 못하는 이들이 태반이었다. 귀족들을 뒷배로 둔 이들이 사람을 부려먹고도 임금조차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그런 이들을 보며 알렉시안이 말했다.
“불신이 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한가지는 알아주었으면 좋겠군. 짐은 제위에 오르자마자 숙청을 진행했다. 귀족, 관료뿐만 아니라 공금을 횡령한 상단까지 죄다 목을 베었다. 공개입찰을 통해 공정성을 확보하려 노력했다.”
짧은 시간 동안 황제로서 걸어온 행보를 본인의 입을 통해 내뱉는 알렉시안.
“그러니 믿어라. 만약 짐이 추진했음에도 그대들에게 불합리한 일을 강요했다면 짐에게 말하라. 짐은 이 대공사가 끝날 때까지 계속 올 것이니. 혹 내가 오지 못하더라도 짐에게 말할 창구를 열어놓겠다.”
그렇게 말하며 그 즉시 광장에 황제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될 창구를 마련하라 명령했다.
개인적인 일까지 신경 써줄 수 없겠지만 임금을 체납하거나 대규모 사기 치는 일만큼은 반드시 막겠다는 그의 의지를 드러낸 것.
“여기에 범죄조직의 말에 설득당한 이들이 있음을 안다. 탓하진 않겠다. 그동안 제국이 잘못한 것이 크니까. 그러나 언제까지 그들 말을 믿을 거지?”
그 말에 많은 이들이 동요했다.
“벌주겠다는 말이 아니다. 그냥 궁금해서 묻는 것이다. 지금 당장 소정의 돈을 지급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자네들을 평생 책임져 줄 것 같나?”
“···.”
“짐은 다르다. 그들보다 당장 쥐여줄 수 있는 돈은 적을지언정 향후 몇 년간은 그대들에게 안정적인 보상을 약속할 것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움찔하면서 뒤로 물러나는 사람들.
몇 걸음 더 걸어 나가자 사람들이 두려운 표정으로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베어버릴 것 같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걸어 나간 알렉시안.
“여기까지.”
그렇게 말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나아가겠다. 믿지 못하겠다면 계속 대치하거라. 믿을 수 있게끔 하나씩 풀어나가겠다.”
단번에 구도심에 사는 사람들의 믿음을 얻을 수는 없다.
그걸 알기에 믿음을 줄 생각이었다.
이전과는 다르다는 걸.
말뿐만이 아닌 실제로 그들에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쥐여줄 것이라는 걸 보여줄 생각이었다.
“그대들은 이곳에서 대치하라. 그리고 짐이 확보한 곳부터 공사를 시작할 준비를 하도록. 노동력은···되도록 이들부터 사용했으면 좋겠는데···.”
“재무대신에게 그리 전해놓겠습니다.”
내관이 고개를 숙이며 황급히 황궁이 있는 방향으로 사라졌다.
얼마 후, 가만히 서 있는 황제에게로 황급히 재무대신이 달려왔다.
“폐하.”
“짐이 명한 건 들었겠지.”
“예. 폐하.”
제이론 파이스가 땀을 닦아내며 말하자 그를 향해 물었다.
“짐이 이들에게 약속한 것. 지킬 수 있겠나?”
“이쪽 방면의 공사에 대한 입찰조건으로 명시하면 가능할 겁니다.”
“불합리한 가격은 안 된다.”
“일반적인 노동력과 똑같은 삯은 불가능할 겁니다. 다만 최소 80% 이상은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재무대신과 황제가 자신들의 앞에서 구도심의 공사에 관한 논의를 하고 있다.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정말로 이전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여전히 불신하는 이들은 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애초에 알렉시안이 원하는 것은 전부가 아닌 일부.
“공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은 저쪽으로 가라. 이름을 적는다면 추후 우선적으로 상단과 협의할 수 있게끔 조치하겠다.”
그 말에 많은 사람들이 이동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행동에 동요하는 사람들.
협력하는 자에게 어떠한 보상이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제 남은 건 끝까지 방해하는 이들에게 가해질 채찍.
‘아직은 아니다.’
구도심 사람들의 눈에 자신에 대한 신뢰가 가득 찰 때.
바로 그 때 움직일 것이다.
지금은 답답하더라도 인내를 해야 할 때였다.
“오늘은 이만하지. 더는 진입하지 않을 테니 안심하고 물러나라.”
그렇게 말하며 경계를 지킬 소수 인원만 남기도 물러나라고 직접 명령을 내린 뒤 궁으로 복귀했다.
그러자 의심하며 남아있던 이들도 완전히 사라진 군인들을 보고 하나 둘 그 자리를 벗어났다.
다음 날, 정오를 넘긴 시간, 알렉시안이 전날 약속한 대로 구도심에 나타났다.
그리고 다시 한번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눈에 불신이 가득했고, 자신에게 신뢰가 생긴 사람만큼 조금 전진했다.
「광장에 생긴 황제의 게시판!」
「임금 체납한 상단 감찰조사 시작.」
광장 게시판에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걸 본 구도심 사람들.
“···진짜였어.”
“진짜 하고 있다고?”
알렉시안이 진짜로 자신들이 말한 것을 반영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 수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갔다.
그동안에도 꾸준히 시간을 내서 구도심을 방문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시간이 흐르고 이제 알렉시안이 나타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을 때, 마침내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첫번째는 구도심의 하수도를 공사할 상단이 정해진 점.
그리고 약속대로 구도심 사람들을 중심으로 노동자를 구했다.
두번째는 임금체납을 한 상단 일부를 잡아 들였다.
공교롭게도 구도심에 거점을 둔 상단이었다. 이들을 잡아 들이기 위해 치안대가 움직였는데 이를 막을 명분이 있을까?
세번째는 사기당한 이들.
이들에게 사기 친 이들이 알고 보니 구도심의 평범한 가게로 위장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들 역시 감찰부와 치안대가 구도심으로 들어가 잡아냈다.
치안대가 구도심으로 들어가는 게 당연시되고, 군대를 막아서던 사람들은 노동자로 빠져나가면서 급격하게 기세를 잃어버린 시위대.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다.’
설득은 충분하다.
이제 남은 건 채찍을 들어야 할 때.
달이 뜬 야밤.
그를 찾아온 치안대장에게 명령을 내렸다.
“시작하게.”
“예.”
알렉시안의 명령에 고개를 숙이며 준비해오며 명이 내려오기만을 기다린 치안대장이 마침내 칼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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