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62
37. 제국 성역화!
미래의 제국을 이끌 엘리트들을 열심히 굴린 덕분일까?
아니면 성역화 작업이 완성단계에 이르면서 파견된 지원군 덕분일까?
제국의 산맥 인근의 설원은 깨끗하게 정리되었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계속해서 막아낼 필요가 없어지면서 보다 과감해진 작전이 가능해졌고, 그 덕분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당장 빛의 영역에 투자되는 신성력을 지원군 소속 수도원 사제들에게 일임하면서 여유가 생긴 알렉시안이다.
그러나 지원은 점점 규모가 커졌다.
[석상의 최종단계까지 거의 도달했습니다.] [제국 성역화 완성도 98%]거의 완성 직전까지 이르자 동부군도 알렉시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마침 검은 나무의 뿌리도 북동부를 향하고 있었기에 이들의 지원은 알렉시안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알렉시안 역시 보다 여유 있게 정령들을 정화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이쪽 지역은 수도원 파견해서 살려봐.”
압도적인 힘은 끊임없이 몰려드는 적들을 상대로 설원의 오염된 지역 중에서도 살려볼 만한 지역을 고민할 정도의 여유를 만들어주었다. 거기다 오염된 정령이나 영수들을 최대한 살려보려는 노력까지 했다.
그러한 노력이 통했는지 각성 퀘스트 순례길 역시 순항했다.
[각성자 퀘스트: 순례길] [오염된 정령들을 구원해주세요] [진행도: 90%]설원이 마지막이었다는 듯 80%대에서 멈춰있던 진행도가 마침내 90%의 반열에 올랐다.
[메인 퀘스트: 오염된 차원의 나무가 세계를 침식하는 걸 저지하세요.] [진행도: 90%]메인 퀘스트 역시 90%대에 올라섰다. 그러나 한 번도 청소하지 않아서 그런지 끝도 없이 몰려오는 멸망세력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점점 버거워지고 있었다.
“역시 쉽지 않네.”
“예. 벌써 이 정도라면 설원의 중심부는 더 심할 것이옵니다.”
“기존의 계획대로 성역화가 완성된 이후 움직여야 하나?”
그렇게 중얼거린 알렉시안이 지도를 바라보았다.
검은 나무를 따라온 결과 상당히 깊숙한 곳까지 온 알렉시안.
위치 역시 대륙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대수림에서도 상당히 먼 거리였다. 그러나 오히려 동대륙에는 상당히 가까운 지역이었다.
“북동부 지역이라···그러고 보니 동부 산맥 인근 지역에 위치한 사막 부족연합이 친제국파였나?”
“그렇게 들었습니다.”
알렉시안의 물음에 에르헨이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돌파가 어렵다고 생각되면 성역화가 완성될 때까지 그들을 돕고 있을까?”
“그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언제 단독으로 설원을 돌파한다고 말을 바꿀지 몰라 얼른 좋다고 말하는 근위대장.
에르헨 역시 그 방법이 가장 무난하다고 첨언하면서 혹시라도 알렉시안이 말 바꾸지 않게 빠르게 중앙으로 그 의견을 전달하러 떠났다.
그런 그의 모습에 피식 웃은 알렉시안이 오랜만에 비공정 안에서 휴식을 취할 때였다.
-···도···와···주십시오. 여기는··· 지원 요청···치지직!-
다급하게 도와달라고 청하는 통신음.
처음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구원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동쪽으로 이동할수록 보다 선명해지는 통신음.
-제발 도와주십시오!-
빠르게 이동했음에도 보이지 않는 존재로 인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수많은 오염된 몬스터들을 박살 내며 이동한 후에야 이 통신음이 가까운 곳이 아닌 제법 먼 곳에서 왔음을 알 수 있었다.
북동부와 대수림의 도움으로 멸망세력에 규합되지 않고 살아남은 부족연합.
바로 알렉시안이 돕고자 하는 바로 그 부족이었다.
그런 그들이 어째서 설원까지 왔을까?
의아했지만 그 이유도 곧 알 수 있었다. 다급히 산맥 쪽으로 향하자 대수림 쪽에 통신이 연결되었고, 어떻게 된 상황인지 대략적으로나마 들을 수 있었다.
“후···끝까지 방해하는군.”
종말세력이 동대륙의 상황이 안 좋아지자 멸망세력을 이용해 친제국파 국가들을 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동부산맥을 기점으로 대수림과 동남부 국가들과 치열하게 전쟁 중인 상황에서 친제국파의 힘없는 부족연합을 건드리는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닌 상황.
갑작스럽게 시작된 적들의 공격으로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고 대수림도 도와주려 군대를 파견했으나 이를 눈치챈 멸망세력이 지원길을 틀어막으면서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결국 고립되어 전멸하기 직전에 북쪽으로 이동했고, 설원까지 도망 온 것이다.
“최대한 빨리 저들을 구원한다. 남은 검은 나무의 뿌리는 후속 부대가 처리하라 연락을 넣어.”
“예. 폐하.”
에르헨에 대수림을 통해 제국군에게 연락을 넣어달라 부탁하러 자리를 비울 때였다.
갑자기 빛의 글자들이 나타났다.
[세 번째 재앙이 시작됩니다.] [게이트와 그림자 영역이 완전히 융합할 경우 잠들었던 과거의 존재들이 넘어옵니다.]그림자 영역을 통한 복사된 존재가 아니다.
과거 사라졌던 진짜 고위 존재가 어둠을 통해 타락한 형태로 등장한다. 이미 사방에 정보원을 파견해두었던 르센이 단번에 새로운 재앙이 시작되었음을 파악하고 보고를 올렸다.
“하필 지금!”
알렉시안이 이를 악물 때였다.
그 순간 터져 나오는 검은 기둥들.
“힘의 파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근위대장이 표정을 굳힐 정도다.
한두 개 정도라면 무시할 수 있겠으나 벌써 십여 개에 다다랐고,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나는 중이었다.
그냥도 뚫기 어려운 길을 그림자 게이트까지 전부 뚫고 갈 순 없다.
자칫하면 자신뿐만이 아니라 제국의 신성들까지 전멸할 수 있다.
“포기를 해야 하나?”
수천 어쩌면 그 이상일 수 있는 연합부족원들.
그러나 인류 전체로 봤을 땐 소수였기에 입술을 깨물며 포기하려 할 때였다.
-치지지직! 구원을 요···치지직! 제발 살···려···.-
군용 통신구에 들려오는 통신음.
격렬한 전투가 있었는지 더 이상 통신음은 들리지 않았다.
‘어른의 음성이 아니다.’
어른들은 전부 전투에 투입되었는지 어린아이가 지원을 요청하는 것 같다. 거기에 통신구를 통해 들려오는 전투 소리만 봐도 다급함이 느껴진다.
“···폐하.”
근위대장의 부름에 알렉시안이 애써 그의 시선을 외면하며 한숨을 쉬었다.
안 들었으면 몰라도 들어버렸다.
‘아직 완벽하게 깨어나지 않았다. 지금이라면 충분히 해볼 만해.’
그렇게 생각하며 다급하게 명령을 내렸다.
“북동군과 대수림에 지원 요청해.”
“폐하!”
“근위대장!”
알렉시안의 부름에 근위대장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짐의 명령이다. 저곳을 뚫어 연합부족을 구원한다.”
알렉시안의 명령에 근위대장은 곧장 고개를 숙였다.
위대한 황제가 명했다.
위험할 수 있으나 따라야 했다.
“에르헨 넌 여기서 남아 지원 요청하고 짐이 뚫은 길을 따라와라.”
“소신도 가겠습니다!”
단호하게 고개를 저은 알렉시안 최정예 병력만을 데리고 움직였다.
그런 그들의 앞에 공간을 깨며 나타나는 검은 존재.
콰드득!
그림자 게이트 일부를 부수고 거대한 무언가가 나타난다.
가진바 힘은 능히 웬만한 환수종에 버금가는 포스를 풍긴다. 그러나 상대는 근위대장이다.
“멸망에 비하면 별 거 아니군.”
그렇게 말하며 돌진한다.
멸망마저 치명을 입힐 수 있는 돌진력을 이제 막 깨어난 고대 존재 따위가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그건 근위대장의 기준이라는 것.
“웬만한 마스터도 일대일로는 단기간에 승리를 장담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근위대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자 알렉시안 역시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너흰 여기 남는다.”
“폐하! 저희도···.”
“지원군이 오면 같이 와라. 일단 짐과 근위대장만이 움직이겠다.”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하는 알렉시안.
에르헨을 놓고 왔을 때처럼 제국의 신성들을 남기고자 하는 결정에 이번만큼은 근위대장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를 악물며 분해하는 제국의 신성들.
몇몇 마스터에 근접한 천재들이 자신들이라도 따라가겠다 주장했지만, 벽을 넘지 못한 이상 의미가 없었다.
엘리트급 수트를 입고, 일반적인 오러 기사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지만 결국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현실에 이를 악무는 제국의 신성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너무 위험했다. 한두 개체라면 신성들로 공략해봄 직하지만 이곳은 설원이다.
“적들의 시선을 이쪽으로 돌릴 것이다. 괜찮겠나?”
“물론입니다. 멸망조차 이긴 소신이옵니다.”
자신감을 드러낸 근위대장.
그런 그를 보며 미소를 지은 알렉시안이 초월마법을 사용했다. 적들의 시선을 전부 이쪽으로 돌리기 위해 일부러 과격하게 힘을 사용했다.
“”
다수의 오염된 정령들을 정화했던 초월마법이 다시금 발동된다.
순식간에 개떼처럼 몰려들던 몬스터들이 죽어 나가고, 그림자 영역의 수천에 다다르는 그림자 병사들이 소멸하였다.
그럼에도 그림자 게이트를 뚫고 나온 고대종들은 버텨냈다.
“한 번으로 안 되면 다시 때려 박으면 돼!”
그렇게 외치며 다시금 초월마법을 사용했다.
한 번으로 안 되면 두 번으로, 그것도 안 된다면 수 없이 발동시켰다.
그 결과 알렉시안의 앞을 가로막던 고대종들이 그대로 정화되어 순수한 자연으로 돌아갔다.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신성 마법을 사용하는 알렉시안.
마침내, 지원 요청을 했던 부족연합이 보였다. 알렉시안을 보고 희망을 보았는지 사방에서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상대로 마지막 힘까지 쥐어짜 내는 게 보였다.
그런 그들을 데리고 빠르게 이 장소에서 이탈하려 했다.
“폐하.”
근위대장이 저 멀리 보이는 엄청난 숫자의 멸망세력을 바라보았다.
설원은 검게 물들 정도로 몰려오는 몬스터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서 막대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고대종들.
“물러나야 합니다.”
저들 모두를 구할 수는 없음을 말하는 알렉시안.
그러나 알렉시안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듯 초월마법을 난사하듯 사용했다.
“헉···헉···.”
“···폐하.”
근위대장이 한계라는 듯 저 멀리 보이는 수많은 고대 존재들을 바라보았다.
알렉시안의 수많은 마법에도 기어코 버텨낸 존재들.
근위대장이 마무리 지을 수 있겠지만 그의 남은 힘은 알렉시안을 데리고 이곳을 벗어날 때 사용해야 했다.
다른 곳이라면 뚫을지도 모른다.
그런 근위대장의 의지를 느꼈는지 알렉시안이 지친 표정으로 말했다.
“마지막 마법. 이것만 사용하겠다. 짐을 지켜라.”
“···예. 폐하.”
어쩌면 처음으로 실패하는 것일 수도 있는 알렉시안.
그런 그의 마음을 알기에 차마 만류하지 못하고 그의 앞을 지키는 근위대장.
근위대장이 사방에서 몰려드는 적들을 홀로 막아주는 동안 알렉시안은 적들을 정화가 아닌 모조리 쓸어버리겠다는 마음으로 마법을 조합했다.
오직 적의 ‘파멸’만을 바라며 만든 마법.
“”
남은 신성력을 모조리 끌어모아 만든 그 마법은 새하얀 벼락을 끝없이 내리쳤다.
그러나 완전히 초월하지 못한 알렉시안이기에 결국 한계를 드러냈다. 그의 힘을 보조하는 비공정의 빛은 어두워졌으며 그가 걸치고 있는 마도구들도 하나둘 빛을 잃었다.
결국 벼락 역시 하나둘 힘을 잃고 사라져갈 때였다.
빛의 글자가 나타남과 동시에 알렉시안의 몸에 신성력이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