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66
38. 밝혀지는 비밀들.
알렉시안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미소와 함께 사라지는 남자.
얼마 후, 꿈틀거리는 거대한 검은 나무의 뿌리를 정화하면서 유적지에 내려선 알렉시안.
각 지역에서 몰려온 검은 나무의 뿌리들이 유적지를 지키기 위해 알렉시안에게 달려든다. 거기에 더해 알렉시안이 유적지를 밟는 순간 지상이 흔들린다.
쿵! 쿵! 쿵!
마치 누군가가 두드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알렉시안이 사방에서 공격해오는 것을 결계로 견뎌내면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유적지가 망가지지 않는 선에서 정리해.”
알렉시안의 명령에 비공정에서 하강한 기사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들어 검은 나무의 뿌리를 베어냈다.
유적지를 망가뜨리는 것이 아닌 지키는 쪽으로 작전을 바꾼 알렉시안은 사방에서 몰려드는 멸망세력을 상대로 결계를 펼쳐 지켜냈다.
문제는···
쿵! 쿵! 쿵! 쿵!
알렉시안의 신성력이 짙어질수록 유적지는 더 크게 흔들렸다.
“내가 모르는 비밀이라···.”
알렉시안이 유적지를 바라보았다.
“에르헨.”
-예. 폐하.-
“이 유적지에 대한 영상들 상세하게 녹화해서 하이델에게 보내. 조금이라도 좋아. 뭐든 해석되는 대로 짐에게 보내라고 전해.”
-알겠습니다.-
알렉시안의 명령에 유적지에 하강한 기사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촬영을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알렉시안은 유적지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입구로 향했다. 원수라도 되는 듯 공격해왔지만 이젠 웬만한 적들은 손짓만으로 날려버릴 수 있는 경지에 이른 알렉시안이기에 손쉽게 입구를 장악했다.
“폐하. 소신이 먼저 가겠습니다.”
크롬웰 후작의 말에 알렉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무려 세 명의 마스터가 그를 호위했다.
일곱 번째 멸망을 막기 위해 근위대장을 보낸 알렉시안.
이 결정에 근위대장은 물론이고, 검성과 마탑주조차 만류했다.
‘소신이 잘 막아보겠습니다.’
‘버티는 것 정도는 둘이서 가능할 거예요.’
자신감을 드러내는 두 사람이었지만 알렉시안은 어떠한 변수조차 허용하고 싶지 않았다.
둘보단 셋이 났다.
완벽하게 초월했다면 허락했을지라도 아직은 절대자 3인방은 불안했다.
그렇게 보낸 근위대장의 빈자리를 커버하기 위해 크롬웰, 프랑코, 마르코까지 무려 세 명의 마스터가 알렉시안을 호위했다.
뒤이어 황궁 기사단과 수도원의 성기사들의 뒤를 따랐다.
입구로 들어선 알렉시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로튼을 향해 말했다.
“지상은 맡기지.”
“예! 폐하.”
로튼이 고개를 숙이며 지상을 바라보았다.
혼자서 고대종을 전부 상대해야 했다면 힘들었겠지만 도르웰과 함께라면 얼추 버틸 수는 있을 것이다. 거기에 제국의 신성들과 군단장급까지 전부 남았으니 해볼 만했다.
“폐하께서 나오실 때까지 전부 정리한다!”
“”예!””
단순히 유적지를 지키는 것을 넘어 검은 뿌리까지 정리하자 말하는 로튼.
그의 말에 모든 기사들이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그러자 엘로니안 역시 질 수 없다는 듯 수도원의 사제들을 이끌며 광역 정화로 적들을 정화했다. 이 기세를 이어받은 마법사단, 공중부대, 정예군단까지.
전부가 알렉시안이 올 때까지 유적지 외부를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 움직였다.
[메인 퀘스트: 오염된 차원의 나무가 세계를 침식하는 걸 저지하세요.] [진행도 99.3%]“그새 0.1% 오른 건가?”
입구에 들어서기 무섭게 진행도가 오른 것을 확인한 알렉시안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자신이 이 유적지를 다 돌아보기도 전에 메인 퀘스트가 클리어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기이한 문양들이 빼곡하게 보였다.
거기다 점점 넓어져가는 모습 속에서 알렉시안이 크롬웰의 어깨를 잡았다.
“잠깐.”
앞서가는 크롬웰을 멈춰 세운 알렉시안이 아래를 바라보았다. 알렉시안을 지키는 세 명의 마스터조차 느끼지 못하는 무언가.
살기나 투기였더라도 바로 느꼈을 마스터들.
그러나 알렉시안에게 느껴지는 이 기세는 다른 이들에겐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았다.
‘명확한 적의라···.’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심해진다.
처음엔 자신이 잘못 느꼈나 싶었지만 이젠 확실히 알 수 있다.
“너도 느껴진 건가?”
알렉시안의 물음에 성기사단장 로웰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에 크롬웰이 무거운 표정으로 물었다.
“무언가가 느껴지신 겁니까?”
“적의.”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 알렉시안이 짙은 어둠에 덥혀있는 유적지를 바라보았다.
‘신성력을 사용하는 이들에 한해서 느껴지는 것이라면···.’
어쩌면 이 유적지 아래에 잠든 무언가는 신성력의 주인이라 볼 수 있는 신에게 강력한 적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 알렉시안.
“이 이상 내려가는 건··· 위험합니다.”
크롬웰의 말에 프랑코와 마르코 역시 동의한다는 듯 더 내려가는 걸 만류했다.
알렉시안 역시 차분하게 이 유적지를 조사하는 게 좋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할 때였다.
그의 생각을 읽기라도 하듯 빛의 글자가 나타났다.
[특별 퀘스트: ??????가 ‘온전히’ 해방되는 것을 저지하세요.] [해방까지 남은 시간······] [※ ??????를 가두는 봉인석의 오염을 저지하세요.] [봉인석을 지켜내는 정도에 따라 균열의 강도가 달라집니다!]퀘스트는 명확히 말한다.
여길 내려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단 한 번도 도움이 되지 않은 적 없던 퀘스트가 위험까지 감수하라고 한 건 이유가 있을 터.
“위험하지. 하지만 막아야 한다는 것 역시 명확해.”
그렇게 말하며 자신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세 명의 마스터를 바라보았다.
“막아야 한다.”
알렉시안의 말에 세 명의 마스터가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들이 두 번째 멸망 공략전 당시의 근위대장 수준만 되었더라고 해볼 만했을 것이다. 하지만 온갖 노력을 다해도 결국 근위대장처럼 되지 못했다.
절대자들처럼 심상을 무너뜨리려 했던 프랑코였으나 실패했다.
흔들리기만 할 뿐 다시 재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했으니까.
절대자를 제외하고 제국에서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프랑코조차 실패했으니 다른 두 마스터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렇기에 마스터 전용 슈트까지 입어서 힘을 보강했으나···
“···저희들로는 폐하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프랑코의 말에 다른 두 마스터가 이를 악물었다.
마스터에 이른 이가 이러한 말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는지 잘 안다.
알렉시안 역시 마도사의 경지에 올라 초월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그런 그들이 자존심을 내려놓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도 해야 돼.”
지금 와서 근위대장을 부르는 것도 힘들다. 그리고 알렉시안이 허락할 리도 없었다.
멸망세력의 의도대로 놀아나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것을 잘 아는 마스터들.
“후···근위대장이 어떤 마음으로 폐하를 보필하는지 알겠군요.”
프랑코의 말에 두 마스터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 둘을 보면서 알렉시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항상 미안할 뿐이지. 그래서 근위대장이 툴툴거려도 항상 받아주지 않나?”
그 말에 세 마스터가 피식 웃으며 긴장감을 풀었다.
황제와 마스터들 간의 대화를 들으면서 극도로 긴장된 몸을 조금씩 푸는 기사들.
이들 역시 최정예로 수많은 전쟁터를 누볐기에 어째서 황제와 마스터들이 시답잖은 잡담을 하는지 잘 알았다. 다들 가볍게 잡담을 하면서 일부러 긴장한 몸을 가볍게 풀자 알렉시안이 모두를 보며 입을 열었다.
“가자.”
“예! 폐하.”
알렉시안의 명에 고개를 숙이는 기사단.
신성력으로 만들어진 빛의 구와 함께 어둠 속에 묻긴 유적지를 내려가자 점점 더 거대한 유적들이 나왔다.
그러나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점점 넓어지더니 마침내 거대한 문이 있는 곳에 나타났다. 신기한 것은 그 문만큼은 어둠에 잠식당하지 않고 투명하게 안쪽을 비춰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것이 숨어있었군.”
이미 지하시설의 크기는 웬만한 소도시에 버금갈 정도로 거대했다.
하지만 그 크기조차 거대한 투명한 문 너머에 비교하면 작을 뿐이다.
거대한 투명한 문 너머로 보이는 곳엔 똑같은 크기의 투명한 문들이 숫자를 셀 수 없을 만큼 보였다.
그리고 그 안에는 문을 두드리면서 알렉시안을 응시하는 고대의 존재들이 보였다.
하나하나가 군단장급에 비견될만한 존재들이거나 그 이상의 존재들이다. 이 모습을 같이 보는 마스터들과 기사들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대륙에 신화의 몬스터들이 사라진 이유가 이것인가?’
일부 지역에서 신으로 군림한 이들은 환상종이나 정령 같은 존재들만이 아니다.
현재는 몬스터로 분류되는 이들 중에서 지성을 가지고 있는 이들 같은 경우 왕 혹은 신으로 군림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그것은 타대륙도 마찬가지일 터.
문제는 여태껏 대륙을 안전하게 만들어주었던 이 투명한 결계 곳곳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결계는 유효하다.
그렇다면 고대종들은 어떻게 나오는 것일까?
투명한 결계의 균열에서 검은 안개가 터져 나오더니 외부에 게이트를 만들어내고 있다. 본능적으로 저 게이트가 이 유적지 밖으로 이어지는 게이트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폐하! 위험하옵니다.”
프랑코의 말에 알렉시안이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이번 게이트는 그를 죽이기 위함인지 거대한 손 하나가 알렉시안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러나 고대종 하나 정도로는 알렉시안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저것들이 한꺼번에 나온다면 문제가 되겠지.”
그렇게 중얼거린 알렉시안이 심각한 표정으로 투명한 결계에 손을 가져다 댔다. 퀘스트가 괜히 이곳까지 자신을 안내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손을 대는 순간 알렉시안을 빨아들이는 투명한 문.
“폐하!”
“오지 마!”
알렉시안이 반사적으로 가로막았다.
투명한 문 안으로 들어서지 않은 알렉시안이 심각한 표정으로 감옥 안쪽을 바라보았다.
결계를 통해 막아주는 건 단순히 고대종만이 아니었다.
“정신 오염이 심각하다. 거기다 어둠 자체가 그대들에게 상성이 좋지 않아.”
“하오나···.”
“적들은 밖으로 못 나와. 설령 나온다 해도 소수일 터.”
그렇게 말하며 밖을 바라보았다. 투명한 문의 균열 사이로 어둠이 빠져나와 만들어지는 게이트가 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알렉시안은 투명한 문을 바라보았다.
균열 일부에 신성력이 얇게 덮고 있는 모습.
마치 금이 간 찻잔을 테이프로 붙여놓은 듯했다. 그 모습을 보고 신성력을 더 사용해보았지만, 문은 더 이상 신성력을 빨아들이지 않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 건가?’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어둠 속에 있던 감옥에서 아주 작게 빛이 뿜어졌다.
우주를 비추는 별처럼 작지만, 어둠 속이기에 명확한 길잡이는 가능한 작은 빛이었다. 그의 감은 저곳을 가야 한다고 말한다.
“폐하. 성기사들이라도 데려가십시오!”
멸망들을 공략할 때처럼 수도원의 사람들이라도 데려가라 말하는 프랑코.
하지만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마도사의 경지를 넘어선 자신조차도 어려운 정신 오염이다. 그리고 수도원은 밖에서 할 일이 있었다.
“저들을 막아! 그리고 수도원의 사제들 데려와서 결계를 강화해!”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균열이 간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균열이 있는 부분을 덮고 있던 신성력들이 어둠에 깎여나가고 있는 게 보였다.
거기다 신성력에 반응이라도 하듯 유적지 곳곳에서 빛을 발하는 곳이 있었다. 저곳들 역시 사제들의 도움이 필요할 터.
“부탁한다.”
알렉시안의 부탁에 기사단과 수도원이 입술을 깨물면서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