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69
38. 밝혀지는 비밀들.
광휘의 검이 진화하며 얻은 힘은 고대종을 가두어 둔 감옥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였다.
단순히 문만 여는 것이 아니다.
‘타르타로스의 감옥 문을 연다는 의미.’
이것이 무엇일까?
신의 감옥이라는 이름답게 단순히 가둔다는 개념을 넘어선 힘이 존재했다.
당연히 광휘의 검이라는 열쇠 역시 마찬가지였다.
광휘의 검의 그 안에 있는 타락한 힘을 정화하고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하는 것.
아무리 잠들고, 타락하지 않으려고 해도 시간이라는 힘은 고대종의 정신을 갉아먹게 했다.
그 빈틈을 노리고 멸망의 힘을 박아넣은 것.
광휘의 검이라는 열쇠는 바로 이러한 고대종들에게 해방이라는 선물과 함께 그 대가로 멸망을 상대로 싸우라는 계약을 쓰게 하는 것.
물론···그냥은 아니었다.
쿠구구궁!
감옥에 다가갈 때마다 환해지는 감옥의 결계에 광휘의 검을 찔러넣은 알렉시안.
그러자 빛으로 된 문이 열리며 새하얗게 빛나는 거대한 고대종이 몸을 일으켰다. 개방된 문을 통해 나온 고대종에 알렉시안의 빛의 문양이 새겨지고 그 중심에 광휘의 검의 열쇠의 문양이 박힌다.
-스스스스스!-
본래대로 돌아와 기쁘다는 듯 거대한 뱀이 알렉시안의 손에 머리를 가져다 댄다.
이 모습에 빛을 뿜는 감옥들이 쿵!쿵! 소리를 내면서 자신들도 해방해주기를 원한다.
“···.”
광휘의 검의 빛에 반응한 것일까?
쿵쿵거리는 소리와 함께 빛이 나는 감옥들이 많아졌다.
저것이 마지막 힘을 쥐어짜 내는 것임을 알기에 구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알렉시안은 혼자였고, 무엇보다 가장 아래쪽에 있는 봉인석을 정화해야 하는 임무가 있었다.
으득!
포기해야 함을 알기에 자신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
바로 그때 알렉시안의 손에 새겨진 빛의 문양이 빛을 발한다.
[당신의 사도가 돕고자 합니다.] [첫 번째 사도 다이에나가 타락한 고대정령을 해방시켜주고자 합니다.] [두 번째 사도 에윈이 오염된 영수들을 해방해주고자 합니다.] [세 번째 사도 고대 소환사가 나리아가 고대종의 계약자가 되고자 합니다.] [네 번째 사도 영매사 마드라가 억울하게 타락한 옥졸들을 위로하고자 합니다.] [모든 사도들이 성자를 돕고자 합니다.]빛의 문양을 단순히 신성력을 무한히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알렉시안.
그런 그의 뒤통수를 후려치듯 사도들의 간절한 염원이 들려온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머뭇거리는 그에게 묻는 빛의 글자들.
‘사도들만으로 될까?’
괜히 이곳에 와서 자신과 같이 갇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걱정을 하는 알렉시안에게 안심하라는 듯 또다시 빛의 글자가 쓰여진다.
[빛의 소통을 할 수 있는 기준점에 가까운 이들.] [엘로니안: 99%] [엘릭: 98%] [세르핀: 97%] [로웰:97%].
.
.
[기준점에 도달하면 사도처럼 이곳에 소환할 수 있습니다.] [※ 기준점을 90% 이상 도달할 시 빛의 문양을 통해 불완전하게 이 사실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여기까지 해줬는데 그래도 안 할 거냐? 라고 묻는 듯한 빛의 글자.
허공을 응시하던 알렉시안이 점점 희미해지는 감옥들의 빛을 보면서 눈을 질끈 감았다.
“받아들인다.”
억겁의 세월 동안 갇혀 있었던 고대종의 마지막 희망을 차마 부술 수 없었던 알렉시안이 사도들의 바람을 받아들이는 순간, 신의 감옥에 한 줄기 빛이 내려왔다.
“”폐하를 뵙습니다!””
알렉시안이 부르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나타나는 사도들.
자신을 바라보는 사도들은 굳이 명을 내리지 않아도 자신들의 할 일을 찾았다는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광휘의 검은 알렉시안의 힘을 빌려 열쇠의 문양을 사도들에게 전달한다.
억울하게 끌려와 오염된 영혼이 되어 소멸하지도 못한 채 갇혀 있는 존재들을 정화하는 마드라.
알렉시안의 광휘의 검의 열쇠의 문양을 받아 직접 문을 열고 고대종과 계약하는 나리아.
거대한 영수와 환수종들을 정화하는 에윈.
어둠에 잠식된 영혼을 구원하는 다이에나.
각자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사도들이 한목소리로 알렉시안에게 말한다.
“여기는 소신들이 맡겠습니다. 폐하께오선 본래 가야 할 길을 가시옵소서.”
사도들의 말에 알렉시안이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하면 불안했다.
마스터조차 위험한 곳이 이곳이다. 당장 자신이 사라지면 타르타로스의 힘이 사도들에게 정신오염을 시도할 것이다.
그뿐인가?
수많은 옥졸들은?
그러나 가라고 한다.
자신들을 믿어달라고 한다.
“믿어야지.”
애써 다짐하듯 말하며 전진을 시작하는 알렉시안.
“최종목표는 저곳인가?”
자신을 구해달라고 외치는 수많은 빛 중에 유달리 환하게 빛나는 곳이 있다.
봉인석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저곳만큼은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알 수 없었으나 다가갈수록 저곳으로 가야만 하는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고대종들 중 일부라도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거의 부서져 가고 있지만,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그 이유가 저곳에 있었다.
뒤에서 고대종과 계약하고, 수많은 오염된 정령들을 정화해 군대를 만들었음에도 여전히 알렉시안을 막아서는 이들은 많다.
밖으로 나가기보다 신의 감옥 내에서 알렉시안을 막기로 결정한 고대종들이 내려가는 길을 틀어막았으며, 옥졸들은 더 많은 존재를 불러 모은다.
일곱 번째 멸망의 강림이 머지않았는지 어둠의 정령들마저 앞을 가로막는다.
그러나 알렉시안은 한 발자국씩 걸어 나간다.
파삭!
마침내 저 멀리서 별빛처럼 보이기만 했던 봉인석 중 하나에 도착한 알렉시안.
그러나 적들 역시 봉인석만큼은 안된다는 듯 더 거칠게 날뛰기 시작한다. 그들에게 붙잡힌 사이에도 수많은 빛들 중 가장 약해 보였던 봉인석은 빠르게 망가진다.
이대로 봉인석을 포기해야 할까? 고민하던 순간···
[엘로니안 프레드리가 기준점을 넘었습니다. 소환하시겠습니까?]빛의 글자의 물음에 알렉시안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알렉시안의 손등이 환하게 빛나며 통로를 만들고 그 안에서 그의 동생이 튀어나온다.
“폐하를 뵙습니다!”
고개를 숙이면서 등장한 엘로니안.
“앞은 소신이 뚫겠습니다. 폐하께오선 나아가십시오.”
그 말과 함께 신성마법을 사용한다. 강화의 힘, 그리고 온몸에 덕지덕지 붙인 성물들을 통해 대마법에 비견되는 신성마법을 발현할 수 있었다.
일직선으로 뻗어나가는 광선을 통해 뚫린 곳을 통해 알렉시안이 봉인석에 도달했다.
키이잉!
굳이 다른 것은 필요 없다.
알렉시안의 손등에 새겨진 빛의 문양을 통해 망가져 가던 봉인석이 순식간에 복구되며 환한 빛을 뿌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곧 하나의 빛의 영역을 이루며 그 안에 있는 옥졸들을 정회해 나간다.
“이곳은 소신에게 맡기십시오.”
엘로니안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단에서 뛰어내려 그대로 낙하한다.
또다시 앞을 가로막는 존재들.
이제는 봉인석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모여들어 알렉시안의 앞을 가로막는다.
그러자 마치 짜기라도 하듯 또 한 명이 알렉시안의 부름에 응했다.
성갑주를 입은 로웰.
그가 막대한 돈을 들여 만든 신성검을 휘두르며 적들을 불태웠다. 그러는 사이 알렉시안은 봉인석을 복구한다.
빛의 영역이 만들어지자 뒤에서 계약된 고대종들이 이곳을 목표로 달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뒤에서 알렉시안이 복구한 봉인석을 안정시키는 엘로니안.
차례차례 고대종과 오염된 존재들과 계약해 수를 불려나가는 사도들.
이제 막 복구한 봉인석을 정화된 고대종과 지켜내는 로웰.
이들의 도움으로 하나둘 복구해나가는 신의 감옥.
분명 처음 들어올 땐 어둡기만 한 감옥이었으나 이제는 달랐다. 중간중간 가로등이 켜진 것처럼 일정 지역에 한해서라도 환하게 빛을 뿌리는 봉인석들.
그러나 속도가 너무 늦었다.
‘이대로라면···.’
다수의 봉인석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할 때였다.
기다렸다는 듯 성녀 세르핀과 몽크 로웰이 소환되었다.
제국에서 가장 성물을 잘 다루는 로웰.
그런 로웰의 도움을 받아 엘로니안에 비견될 만큼 강력한 신성마법을 뿌리는 세르핀이 다중으로 대마법을 발현한다.
과거 알렉시안이 마도사에 오르지 않은 채로 대마법을 수차례 사용했던 것처럼 세르핀은 대마법을 다중으로 발현해 성물의 힘으로 강력한 한방을 발현했다.
“뒤쪽 봉인석은 저희가 맡겠습니다! 폐하께선 최하층으로!”
위쪽에서 들려오는 엘로니안의 목소리에 알렉시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세르핀이 뚫어준 길을 따라 빠르게 움직였다.
그러나 그냥 움직이진 않았다.
봉인석들을 수리하면서 생긴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마법을 만들었다.
‘굳이 직접 손을 대고 할 필요가 있을까?’
이런 의문에서 만든 알렉시안의 장거리 충전식 복구 마법.
거기에 응용하여 광휘의 열쇠 문양 역시 장거리 형식으로 개방하는 마법을 만들었다.
뒤따라오는 엘로니안이나 세르핀이 봤으면 경악할만한 일이었으나 알렉시안이 마법을 사용하는 방식은 철저히 ‘감각’에 의존한다.
거기에 초월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마법화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만들어진 두 가지 마법.
쾅!
열쇠의 문양을 품은 빛줄기가 고대종의 앞을 가로막았던 문을 날려버리고 검게 물든 몸을 하얗게 정화시킨다.
콰아앙!
균열 간 봉인석을 박살 내도 모자랄 크기의 빛의 탄환.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막대한 빛을 전부 흡수한 봉인석은 더 강하게 빛을 내뿜으며 빛의 영역을 만든다.
물론 급조해서 만든 마법, 그리고 장기간 완벽하게 정화시키거나 복구하진 않았기에 완벽하진 않았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건 뒤따라오는 엘로니안과 다른 사도들이 해줄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은 응급처치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무한동력에 가까운 신성력을 흩뿌리기만 했다. 그러나 이걸로도 부족했다.
일곱 번째 멸망의 강림이 다가오면서 점점 옅어지는 빛.
그러자 알렉시안이 전력을 다해 신성력을 사용했다.
손등에서 타오를 듯 환하게 빛나는 빛의 문양과 강화의 문양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며 해방을 원하는 고대종의 문을 열었으며, 봉인석을 복구했다.
이를 막기 위해 몸으로 막아서는 고대종들이 있었으나 소용 없었다. 적들이 물량으로 나온다면 알렉시안 역시 물량으로 맞선다는 일념으로 빛의 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빛줄기와 함께 그대로 하강하는 알렉시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의 감옥에 점점 차오르는 어둠의 속도가 너무 가팔랐다.
감옥 자체가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흔들렸으며 그럴수록 아래층에 있는 빛은 점점 힘을 잃어간다.
[일곱 번째 멸망이 게이트를 완성했습니다.]마침내 일곱 번째 멸망이 게이트를 완성했다는 최악의 소식이 들려왔다.
‘결국, 구하지 못하는 건가?’
자책하며 이를 악물 때였다.
[오류! 멸망의 강림이 일시적으로 멈춥니다.] [오류! 강림이 시작됩니다.] [오류! 일시적으로···].
.
.
고장이라도 난 것 같은 빛의 글자.
‘절대자들!’
단번에 이유를 파악한 알렉시안이 이를 악물었다.
자신을 위해 절대자들이 멸망이 넘어오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흐읍!”
절대자들이 만들어준 소중한 기회를 날릴 수는 없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르기에 알렉시안이 위를 향해 광휘의 검을 들어올렸다.
하늘이 없는 감옥이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는 알렉시안의 의지를 드러낸 행동이었다.
성역을 통해 적들을 궤멸시켰던 것처럼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불태우며 반드시 도달하겠다는 의지.
쿠우우웅!
마치 성역이 만들어질 때 빛기둥이 떨어지는 것처럼 저 멀리 봉인석을 통해 만들어진 빛들이 한데 뭉치며 그대로 떨어진다.
동시에 알렉시안이 봉인석의 빛의 힘을 빌려 만든 강화 마법진을 통과하면서 점차 세를 불려 나갔고, 마침내 감옥을 꽉 채운 빛은 거대한 어둠을 뚫고 그대로 최하층까지 뻗어나갔다.
“늦게 와서 미안하다.”
억겁의 세월 동안 홀로 자리를 지켜온 작은 빛.
당장이라도 사라지기 직전이었던, 고대종에 비하면 한없이 작은 요정,
그녀가 조용히 감았던 눈을 떴다.
그 순간··· 알렉시안은 이 감옥을 통해 그동안 품었던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특별 퀘스트: 멸망 속에 감춰진 잊혀진 진실을 찾으세요!가 완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