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9
7. 이젠 달릴 때다!
마지막까지 막아 세웠던 구도심 세력을 정리한 알렉시안.
그 이후로는 막을 것이 없었다.
「구도심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 예정」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수도에 집결한 중앙군」
비밀리에 수도로 집결시킨 중앙군을 대대적으로 공개하고, 동시에 수도방위군 역시 외부로 향하는 비밀통로들을 샅샅이 수색하여 틀어막았다.
동시에 구도심을 박살 내듯 공격하기 시작하는 군인들.
지금까지 틀어막혀 있었던 것이 억울했다는 듯 저항하는 범죄 세력에게 자비 없는 공격을 시작했다.
명분은 충분했다.
「알렉시안 황제에 대한 암습 시도. 누구인가?」
감히 황제에 대한 암습을 시도했다?
그것이 비록 아무 의미 없는 것일지라도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반역죄의 기준을 충족한다.
그 과정에서 귀족들에게 대한 비리 역시 대대적으로 밝혀지면서 또 한 번 숙청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쉬이 빠져나오기도 힘든 것이 황제의 암습을 시도한 사건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황제폐하를 암살하려는 이들의 배후세력에 귀족들이 있나?」
「귀족파? 아니면 다른 지역일지도···.」
귀족들까지 엮이면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지만 내부는 의외로 조용했다.
이미 사전에 협의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것이 컨트롤 가능한 것은 아니었기에, 귀족파 전체를 대리하는 신분으로 다급히 카엘라가 황제의 궁을 찾았다.
“···폐하.”
“이리 다급하게 찾아올 줄은 몰랐는데?”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기존의 약속을 어길 생각은 없네. 다만··· 내 기준에서 선을 넘는 자들이 꽤 많아 보이는군.”
“명단을 다시 추려오겠습니다.”
“그러게. 벌금형에 처한 이들 역시 기존보다 많은 금액을 내놔야 할 걸세.”
“예. 폐하의 자비에 감사드립니다.”
생각보다 유한 모습에 안도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그녀.
본래 큰 표정 변화가 없기로 한 그녀가 이 정도로 감정을 드러내는 건 그만큼 사안이 컸기 때문이다. 단순히 불법적인 일에 가담한 것이 아니다.
웬만한 비리나 불법은 눈감아 준다는 약속을 받아냈던 그녀조차 ‘이건 아닌데’ 싶은 것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특히 현 황제에 관한 부분은 무조건 머리를 박아야 하는 사안.
그걸 아는 알렉시안도 앞에 부분은 유하게 넘어갔다.
“그건 그거고···짐이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부분이 있네.”
“···.”
진짜가 왔음을 직감한 카엘라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삐뚜름하게 입꼬리를 올린 알렉시안이 입수한 특수한 마약 일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선황폐하. 그리고 짐에 관한 혐의에 대해 자네들이 연관이 없다는 것. 증명하게.”
알렉시안의 말에 카엘라가 눈동자를 굴리며 답할 말을 빠르게 정리했다.
“···귀족파는 연관이 없습니다. 이는 맹세할 수 있습니다. 이미 자체적으로 조사는 끝났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저희가 무관하다는 증거들을 정리해 보고할 생각이옵니다.”
“그건 자네와 주요 귀족들일 뿐. 모든 이들이 그렇다고 장담할 수 있겠나?”
알렉시안의 물음에 카엘라가 입을 닫았다.
확신할 수 없다.
지금도 귀족파에서 파악하지 못한 범죄들이 물밀 듯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귀족파 내부에서도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선황비께서 연관되어 있는 것 아닌가?’
‘선황폐하는 몰라도 현 황제폐하는···.’
선황비에 대한 의심.
그리고 그 선황비를 밀어주었던 재상에 대한 의심.
외교를 핑계로 서부로 직접 가서 귀족파의 미래를 준비하던 재상은 이미 큰 타격을 받은 셈.
“어렵나? 그렇다면 떠난 이를 불러와야겠지.”
재상을 불러오라는 명을 내린 알렉시안이 카엘라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전체 회의를 열겠습니다. 재상도 그 안에는 도착하게끔 연통을 넣겠습니다. 그때까지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리하지.”
“자비에 감사드리옵니다.”
일어나 허리를 굽힌 카엘라가 황급히 황제의 궁을 벗어났다.
황제의 자비에 기대로 시간을 벌었으니 바삐 움직여야 할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최악은 면했다.’
이런 생각을 갖고서 움직이는 카엘라.
수도 내에 있는 귀족파를 한계까지 몰아붙여도 될 사안이었다. 그러나 알렉시안은 자비를 베풀어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이걸로 끝일까?
정치란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하는 법.
알렉시안이 자비를 베푼 만큼 귀족파는 토해내야 할 것이 많았다.
이는 다른 지방의 귀족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구도심의 범죄에 가담한 귀족들이 귀족파에 한정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귀족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현 황제의 계획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것.
“수도 정비사업을 전체적으로 중앙지역까진 확대하고 싶은데 어찌 생각하나?”
알렉시안의 물음에 그저 고개를 숙이는 귀족들.
말이 정비사업이 이 사안에 대해 조사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임을 모를 리 없는 귀족들이다. 그렇기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부족한 예산은 사죄의 의미로 내민 귀족들의 지원금으로 커버했다.
이제는 알렉시안의 숙원 사업이라고 불리고 있는 정비사업을 적극적으로 돕는 귀족들.
그러나 모든 것에 동의하는 건 아니었다.
“이 사안에 대한 조사. 마탑에 맡기고자 하는데 이는 어찌 생각하나?”
마탑을 끌어들이려는 알렉시안.
그러나 의외로 이 사안만큼은 충성파가 가장 먼저 반대했다.
“마탑이 너무 커지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폐하의 계획대로라면 정비사업에도 마탑을 적극적으로 개입하게끔 하시려는 것 같사온데···그럴 경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충성파인 르센의 말에 선황제파인 피오라 역시 반대했다.
그러자 다른 이들 역시 하나 둘 말을 얹었다.
마탑이 제국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시절을 생각하는 몇몇 노신들 역시 고개를 저었다.
“그대는 어찌 생각하지?”
오직 극한의 효율과 이득을 추구하는 남부 귀족파.
그곳을 대표하는 제이론 파이스 역시 고개를 저었다.
“마탑은 위험합니다.”
괜히 선황제 때 마탑을 경계한 것이 아니다.
그동안 마탑이 제국에서 했던 일들을 떠올리면 지금의 조치들은 과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
숱한 역사 속에서 마법사들에 의해 겪었던 재앙들을 생각해볼 때 마탑의 완전 개방은 쉽지 않았다.
물론 귀족들 역시 마법에 대한 폐쇄성으로 점점 몰락하고 있음은 안다. 다른 나라들은 마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거대한 제국과의 격차를 서서히 따라오고 있다는 것도.
그러나 아직은 괜찮다 여기며 뭉개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위험해도 별수 없지 않나? 이 사안에 대해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조사할 수 있는 기관은 마탑이니. 그리고 정비사업 역시 막대한 비용을 아끼는데 마법사만큼 유용한 존재가 있나?”
알렉시안의 말에 입을 다무는 이들.
마탑이 위험한 건 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효율적이다. 자잘한 공사도 아니고 수도 전체를 갈아엎는 대공사가 될 가능성이 큰 정비사업.
그렇기에 예산을 아낀다 해도 몇 년간 공사를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을 정도.
“선황폐하 때와는 다르네. 짐은 그분처럼 압도적인 카리스마도, 무력도 없네.”
“···.”
스스로 한계를 인정하는 황제의 말에 황급히 고개를 숙이는 귀족들.
“그러니 더 위험하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 하지만 짐이 보기에 더 심각한 건 따로 있네. 바로 제국의 추락.”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들.
서서히 몰락해가고 있는 제국.
그것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알렉시안이 귀족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제국이 다른 나라와 비교된다? 추월당한다? 그것만큼 끔찍한게 있나?”
워낙 강대했기에 매번 내부에서 싸움하기 바빴던 제국이다.
그런데 만약 제국보다 강대한 국가가 나타나서 그들을 상대하기 바빠진다면?
그것도 제국 스스로 몰락해서 일어난 결과라면?
“마탑의 위험성이 그것보다 더 중한가?”
그 물음에 르센도 선황제 파인 피오라도 입을 다물었다.
“여기 모인 이들이 고작 마탑 하나 견제하지 못할 정도로 못난 것인가?”
그들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말에 몇몇 귀족들이 입술을 깨물었다.
현 황제가 일부러 자신들을 자극하고 있음을 안다. 그래도 자존심이 상했다.
“완전 개방이 힘들다면 일부라도 개방하지. 저들이 스스로 증명한다면 하나씩 풀어주는 것도 답이 될 걸세. 여기엔 동의하겠나?”
알렉시안이 한 발자국 물러서자 다들 마지못해 고개를 숙였다.
“효율만 생각하게. 짐과 선황폐하에 대한 의혹을 푸는 데 마법사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있을 대규모 공사 역시 비용을 절감시키기 위해선 마법사가 필요한 것.”
그 말과 함께 마탑에 대한 사안을 마무리 지은 알렉시안.
자신의 말에 따라주어서일까?
다른 사안들에 대해서는 한 걸음씩 물러나 주는 알렉시안. 그런 그를 보면서 선황과는 확실히 다른 계열이라는 것을 느낀 귀족들.
전형적인 정치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현 황제였다.
황권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시기에도 받은 것 있다면 조금씩은 돌려주면서 자연스레 따라오게 하는 것.
이는 선황과는 다른 계열의 카리스마라는 것을 대전 안에 있는 모든 귀족들이 확실하게 느꼈다.
무엇보다···
‘어떠한 큰 그림을 그리고 계신다.’
‘대체 그게 무엇이지?’
‘어딜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궁금했다.
대체 이 황제가 무슨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인지를···.
그러나 그와 반대로 지속되는 숙청의 기간 역시 두려웠다. 이곳에 있는 이들 중 완전히 깨끗한 자는 극소수에 불과할 터.
세습 귀족이야 상관없을 거다.
그들의 힘은 수도가 아닌 지방.
그러나 단승귀족이나 대를 이어 관료가 된 이들에겐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중앙에서 밀려나면 그들은 끝이었으니까.
한 번의 숙청으로 갈려나간 관료들이었으나 아직도 숙청은 계속되고 있는 셈.
‘과연 끝나긴 할까?’
또 어떤 일이 발생해 황제에게 명분을 줄지 알 수 없다.
어쩌면 재위 기간 동안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중 태반이 갈려 나갈지도 모를 일.
현 황제의 그림이 완성되었을 때 어디까지 살아남아 있을지, 그리고 그 살아남은 이들 중에 자신이 포함되어 있을지도 궁금했다.
‘황제의 숙청에서 살아남으려면 능력을 보여야 한다.’
자신의 죄를 덮을 수 있을 만한 능력을 보이는 것.
그것만이 답이라는 것을 알기에 관료들이 입술을 깨물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회의가 끝나고 수도 정비사업을 비롯한 현 상황들이 전반적으로 정리되어 갔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수도의 상황은 개판이었다.
쾅! 쾅!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폭음.
범죄조직을 쓸어버리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항복하는 자들에 한해 자비를 베푼다고 하지만 자신들이 이룩한 것을 다 포기해야 하는데 그게 쉬울까?
무엇보다 수도 내부만 포기하면 되는 일이 아니었다.
「정비사업 중앙 지역 전체로 확대 계획」
범죄조직들을 중앙지역에서 말살시켜버리겠다는 의지가 느껴진 이상 싸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생각을 이용해 먹겠다는 미지의 조직원들.
“기사들과 싸울 힘이 필요한가?”
검은 로브를 입은 자의 말에 숨을 헐떡이며 지쳐있는 몇몇 범죄자들이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그들의 앞에 주머니 하나를 툭 던졌다.
“마약?”
한 남자가 주머니를 열어본 후 고개를 갸웃거리며 로브를 쓴 남자가 있던 곳을 바라보았으나, 어느새 그는 자취를 감춘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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