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21
7. 이젠 달릴 때다!
“변이된 놈들은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살기를 내뿜으며 말하는 알렉시안의 명령.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모습과 달리 조금의 자비조차 없는 알렉시안의 모습에 흠칫하는 이들도 생겼다.
구도심 사람들에게 배신감을 느꼈을 때조차 조금의 자비는 보여주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마약에 취한 놈들 역시 전부 죽여라. 괜히 자비를 베풀다 부상을 입을 경우 벌을 내릴 것이다.”
단 한 명의 부상자도,
“민간인이 위험할 경우 그냥 베어라. 책임은 짐이 질 것이다.”
단 한 명의 민간인이 다치는 것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 의지를 드러냈기에 군인들 역시 눈에 독기를 품기 시작했다.
그들 역시 그동안 알렉시안에 대한 소문은 계속해서 듣고 있었다.
‘몇 번의 기회를 주었는데도!’
‘끝내 폐하를 배신하다니!’
구도심 사람들을 신경 쓰며 몇 번이나 찾아왔었고, 그때마다 그들의 고충을 반영하려 노력했다.
그로 인해 대부분의 민간인은 황제의 품으로 들어왔다.
범죄자 역시 기회를 주었다.
경범죄자 같은 경우는 다시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기회를 베풀었으며 중범죄자 같은 경우 처형을 시키는 것이 아닌 중노동을 시켜 죗값을 갚을 수 있게끔 기회를 부여하고자 했다.
이 모든 내용이 광장 게시판에 붙여져 있었기에 사람들은 황제와 관료들이 어떤 방식으로 구도심을 바꾸려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배신하며 구도심에 피바람을 불게 만든 것이다.
“죽어!”
병사들이 가진바 손에 쥔 창에 힘을 주었다.
정제하지 못했기에 순수한 마나에 가까웠지만, 창에 달린 장치로 인해 위력이 증폭되며 변이된 남자의 심장을 관통했다.
“커헉···.”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남자.
마나를 사용할 수 있다지만 몬스터에 비하면 약하기만 할 뿐이다.
수도방위군 중에서 몬스터 하나 상대해보지 않은 초짜는 없다. 애초에 이곳이 지원할 수 있는 자격요건이 험지에서 몇 년 이상 구른 베테랑들만 뽑았기 때문이다.
“별거 아니군.”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털어내는 병사.
병사들조차 이러할진대 변이된 자들이 기사들을 이길 수 있을 리 없었다.
마나를 정제하며 오러로 만든 이들의 검은 어떤 것도 갈라냈다.
손에서 강철같은 발톱이 튀어나온 이가 불길한 마나를 휘감아 기사에게 달려들었으나 손톱과 함께 몸을 두동강 냈다.
뒤이어 기습적으로 달려드는 이 역시 목에 베어 바닥을 나뒹굴었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에도 미친놈처럼 달려드는 마약에 취한 이들.
그러나 아직 제정신이 남아있는 이들은 슬그머니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사···살려주십시오!”
“저···저희가 멍청했습니다! 이 약을 어떻게 구했는지 소상히···.”
무기를 버리고 기어서 알렉시안에게 다가오는 이들.
그런 그들을 보면서 기사들이 가만히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정보를 얻고자 하는 그간의 기조를 생각했을 때 섣불리 베어서는 안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사들이 연 길을 기어서 도착한 몇 명의 범죄자들.
“모···모든 걸 말하···.”
남자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목이 베어졌다.
알렉시안이 직접 검을 뽑아 베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동안이 수련히 헛되지는 않았는지 나름 깔끔하게 베어 넘긴 알렉시안.
남은 남자들 역시 하나둘 베어내며 끝내 자비를 구걸하는 모든 남자를 전부 죽였다.
“자비는 필요 없다. 모두 베어버리도록.”
“명!”
알렉시안의 명령에 고개를 숙이는 황궁 기사들.
그러나 예외는 있었다.
“아이들은 남겨라.”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강제적으로 동원될 수밖에 없는 이들.
홀로 살아남을 방도가 없었기에 이용당한 이들.
그렇기에 지금이라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
“···.”
기사들이 직접 나서서 제압해서 데려온 아이들.
그러나 그들 모두를 살릴 수는 없었다.
“끄으으으···.”
“으아아악!”
고통에 몸부림치는 아이들.
“주···죽여···주세요.”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는 아이를 본 알렉시안이 눈을 질끈 감았다.
이럴 줄 알고 빠르게 죽이려 했던 것이다.
죽음조차 구원이 될 수 있는 이들이 있다.
“폐하.”
“짐이···.”
잠시 말문이 막힌 알렉시안이 다시 입을 열었다.
“짐이 직접 하겠다.”
그렇게 말하며 직접 검을 들어 아이의 심장에 검을 꽂았다.
“감사합···니다.”
죽음이 다가온 순간에서야 웃으며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 아이.
그러나 그만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아이들은 많았고, 알렉시안은 직접 아이들을 고통에서 해방시켜주었다.
소량의 마약을 먹은 이들을 제외한 모든 아이들에게 죽음이라는 선물을 준 알렉시안.
한참을 멍하니 죽어있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게임과는 다르다.’
게임에서조차 먹먹했던 장면들이 알렉시안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지금은 현실이다.
아이들의 피가 묻는 자신의 손을 본 알렉시안의 표정은 점점 굳어져 갔다.
“반드시 찾아라. 이 사태를 만든 놈들은 쥐새끼 하나 남기지 말고 전부 찾아와!”
“명을 받듭니다!”
알렉시안의 명에 근위기사 몇 명이 근위병들을 데리고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밀리에 같이 호종하고 있던 친위대 역시 전원 움직이며 날뛰는 범죄자들 뒤에서 이 사태를 보고 있을지 모를 미지의 세력을 찾고자 했다.
“폐하?”
“따라와라.”
“근위대장이 아직···.”
“너희들만으로 충분하다.”
대부분의 근위기사들이 알렉시안의 명에 따라 직접 움직이는 와중에 수십 명의 기사만을 데리고 후방으로 향하는 알렉시안.
애초에 알렉시안이 이곳을 찾은 것은 황궁의 근위부대를 투입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니 다음 행보를 보일 때였다.
“폐하!”
“상태를 호전시키는 약물이 있다고?”
황급히 달려오는 치안대장에게 곧장 질문을 던지는 알렉시안.
“예. 폐하. 아직 검증이 필요하지만, 외견으로는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봐야 알겠지.”
그렇게 말하며 치안대 쪽으로 향했다.
그곳엔 마약에 당한 사람들이 치안대 안으로도 모자라서 밖에까지 나와 누워있는 모습이 보였다.
“본래 짐승형상으로 변했던 이들도 몇 있습니다. 그들 같은 경우 완벽히 회복되진 못했지만, 제정신은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치안대장의 설명에 알렉시안이 빤히 그들을 바라보았다.
“제정신이라··· 신체도 일부 돌아온 것 같은데?”
“그렇습니다. 상태에 따르지만 조금씩 인간으로 돌아오는 이들도 보입니다.”
그의 말에 싸늘한 눈빛으로 바닥에 누워있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실험 때문에 변이된 녀석들이 마치 정상인처럼 행세하는 꼴을 보아하니 구역질이 나왔다. 이들 중 몇이나 이 사태를 만드는데 직접적으로 관여했을까?
싸늘한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린 알렉시안이 한 남자에게 다가갔다.
“호전되고 있다고?”
“폐···폐하.”
“다행이구나. 한데 어찌하여 마약에 손을 댄 것이냐?”
자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묻는 알렉시안.
마치 모든 죄를 용서해줄 것처럼 구는 그를 보면서 자신이 아는 바를 소상히 말하는 남자.
그때 때마침 이 약을 제공한 남자를 데려오는 치안대장.
“이 자가 속한 상단이 제공한 약 덕분에 피해를 경감시킬 수 있었습니다.”
“아~ 그러한가? 고맙군. 후에 내 크게 보상을 하겠다.”
“아니옵니다. 제국을 위한 일이옵니다. 어찌 보상을 받겠사옵니까?”
알렉시안의 말에 고개를 조아리는 남자.
그런 그를 향해 알렉시안이 여전히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
“한데 이상하구나. 짐이 듣기로는 변이는 마약만으로는 불가능하다던데?”
그 말에 굽신거리며 말하던 남자의 표정이 일순 굳어지기 시작했다.
“시술을 통해 특별한 약을 직접 몸 안에 주입해야만 가능했던가? 아니면 금지된 시술이 필요했나?”
“무슨 말씀이시온지···.”
“말 그대로야. 넌 이 지랄 맞은 사태를 만든 놈들과 한패라는 얘기지. 저기 누워있는 새끼 역시도.”
알렉시안의 말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말을 멈추고 이쪽을 바라보았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 속에서 알렉시안이 빙그레 웃었다.
“아닌가?”
“아니옵니다. 치안대에 설명했다시피 저희가 개발 중이던 피부약과 몇몇 약이 의외의 효과를···.”
“그럴리가. 몬스터 육체를 내부에 쑤셔 박았는데 그걸 없애주는 약이라고? 세상에 그런 약도 있나?”
알렉시안의 말에 점점 굳어지는 남자.
“게다가 이 현상들. 어딘가 닮지 않았나?”
“···.”
이제는 침묵하는 남자를 향해 알렉시안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악마. 고대에 악마라 칭하던 놈들이 설칠 때 보였던 현상들. 그것과 참 닮았어.”
악마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떨리는 눈동자.
이제부터는 의심할 수밖에 없다.
‘황제가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애초에 구도심을 노린 것도 계획된 것이었을까?’
‘어떡하지. 이 사실을 알려야 하는데!’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신들의 세력이 완전히 밝혀진 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그의 생각을 읽듯 입가에 미소를 그린 알렉시안이 다시 입을 열었다.
“짐이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나?”
알렉시안의 말에 이제는 표정관리가 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다가가 조용한 음성으로 말했다.
“불합리한 시대의 종말을 원하는 자, 위대한 분들을 숭배하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남자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떨리기 시작했다.
“궁금하군. 그대들이 언제까지 가면을 쓰고 있을 것인지.”
그렇게 말하며 뒤로 물러난 알렉시안이 치안대장에게 저들을 재조사하라고 명령하려 할 때였다.
“폐하!”
다급히 부르는 치안대장의 외침에 반사적으로 힘을 끌어올렸다.
빛이 내뿜어지면서 갑작스레 달려드는 남자를 잠시동안 막아냈지만 가진바 힘의 차이 때문에 방어가 뚫려 나갔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애초에 근처에 있는 기사들이 반응할 시간을 벌기 위함이었으니까.
“커헉!”
남자가 갑작스레 달려드는 것을 시작으로 치안대에 있는 이들 다수가 일어나 알렉시안을 노리기 시작했다.
“폐하를 지켜라!”
치안대장의 명령에 달려드는 이들을 상대하는 치안대원들.
여기저기서 달려드는 통에 정신이 없었지만, 엘리트 중에서도 고르고 골라 뽑은 근위기사들은 손쉽게 적들을 처리하며 자리를 지켰다.
애초에 종말세력 중에서도 죽어도 문제없을 끄나풀들이었기에 상대가 되지 않는 것도 있었다.
“몇명은 남겨두어라. 배후를 알아낼 것이니.”
“예! 폐하.”
알렉시안의 명령에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근위기사.
대부분의 이들이 두동강 나서 죽음을 맞이하고 몇몇 유난히 강한 자들을 팔다리를 베어버린 채 살려서 알렉시안의 앞에 꿇렸다.
“쉬이 죽을 생각은 말거라.”
알렉시안의 말에 눈동자가 떨리는 남자.
“치안대에 고문기구는 있겠지?”
“그렇사옵니다.”
“갖고 와.”
“이곳에서 진행하시려는 것이옵니까?”
치안대장이 놀란 표정으로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사람들도 알아야지. 어떤 새끼들이 이 사태를 만든 것인지를···.”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끌려온 남자들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그 앞에서 진행되는 고문들.
제국에서도 이름난 고문 기술자가 달려와 잔인한 고문을 시작했다.
“끄아아악!”
독, 기구등 물리적인 것부터···
“마법사 불러와.”
알렉시안의 명령에 데려온 마법사로부터 정신마법을 비롯한 온갖 금기마법들을 펼치게 했다.
사람들이 전부 보는 앞에서 진행되는 고문들.
혹시라도 고문당하는 이들을 암습하려는 세력이 있을 수 있기에 근위기사들이 직접 방진을 펼쳤다. 그로 인해 자신이 아는 바를 죄다 부는 남자들.
가장 먼저 토설한 이들은 깔끔한 죽음을, 그다음 이는 진실 여부를 가리기 위해 추가적인 고문을 이어나가는 등 차별이 진행되자 한계에 몰린 이들이 아는 바를 모조리 내뱉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모든 걸 알진 못했다.
대부분 친위대가 밝혀낸 것에 조금 더 추가되는 정도의 정보뿐, 하지만 알렉시안에겐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왔다.
“제국의 몰락을 넘어 종말을 선사하겠다는 건가? 꿈이 꽤 거창하군.”
알렉시안의 말에 마지막까지 남은 남자가 제발 죽음을 달라며 애원했다.
그런 그에게 만족스러운 답변을 준 선물로 직접 목을 베어 죽여주었다.
비록 이들의 진짜 목적인 ‘대륙의 종말’이 아닌 ‘제국의 종말’이라는 점이 아쉬웠지만 충분했다.
여기부터 시작하면 되었으니까.
“이 시간부로 이들을 ‘제국의 적’으로 규정하겠다. 이들을 뿌리뽑는 것이 앞으로 짐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치안대와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황제의 선언에 고개를 숙이는 이들을 향해 알렉시안이 싸늘히 죽은 남자들을 보며 말했다.
“앞으로 이들을 제국의 종말을 원하는 세력, 줄여서 종말세력으로 부르도록 하지.”
그 말과 함께 반투명한 글자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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