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26
8. 각 자의 선택.
게임 시점에서는 이미 털려버렸기에 몰랐던 정체.
다들 의견이 분분하기는 했지만 검성이 막고 있었기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스토리.
“재밌네.”
게임의 스토리가 시작되기 전의 정보들이 속속 들어오는 것만큼은 재밌는 일은 없다.
무엇보다 그 정보들이 앞으로 있을 멸망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
“기대되네.”
재상이 어떻게 나올지, 그리고 동부의 방어군 사령관이 어떤 정보를 갖고 있을지가 궁금했다.
그렇기 기대감 속에서 웃고 있던 알렉시안이 정신을 차리고 책상을 바라보았다.
외부로 나돌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지만 자꾸만 일이 쌓이고 있었다. 열심히 일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점심이고, 또 정신없이 일하다 정신 차리면 저녁이었다.
“너무 나한테 의존하는 것 아닌가? 웬만한 일은 각 부처에서 처리할 법도 한데?”
결국, 알렉시안이 불만을 토로했으나···.
“전부 종말세력과 연관된 사안이옵니다.”
“그것 말고도···.”
“수도 정비사업의 주요 업체에 관한 최종 후보자들입니다. 당연히 폐하의 결제가 필요한 일이라 생각되옵니다.”
불만을 말할 때마다 시종장에게 반박당하는 통에 얌전히 책상에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답답한 책상을 벗어나 외부활동을 핑계로 나가보려 해도···.
“아직 치안이 불안정합니다.”
“지하 어디에 종말세력이 숨어있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한동안 황궁에 계시지요.”
“현재 황제폐하에 대한 제국민들의 지지는 절대적입니다. 이전처럼 믿음을 주려 노력하실 필요까진 없을 것이옵니다.”
대신들과 근위대장이 앞다투어 알렉시안의 외부활동을 막았다.
구도심에는 아직 범죄조직들이 지하근거지를 통해 일부 저항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종말세력의 지하기지에서 수도 곳곳으로 통하는 비밀통로들이 추가로 발견되고 있었고, 수도에서 전부 떠나면서 사라졌을 줄 알았던 특수한 마약이 아직도 수도에 유통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황제가 또 외부활동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암습을 당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혼란이 올 것이기에 황궁에 처박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나쁘지만은 않다.
답답하게 진행될 것 같았던 메인 퀘스트가 진행된 상황에서 서브퀘스트 역시 완료를 목전에 둔 것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서브퀘스트(보통) 제국민들에게 인정받기를 완료하셨습니다. 오러가 소폭 상승합니다.] [서브퀘스트(쉬움) 민원 해결하기 3000/3000개 해결 완료. 근육량이 소폭 증가합니다.] [서브퀘스트(쉬움) 관료들의 인정받기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두뇌 회전 속도가 소폭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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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크게 어렵지 않은 서브퀘스트들이 해결되었다.
처음 퀘스트를 받을 때와 다르게 완료 시점에선 난이도가 표기되었다. 황궁에 갇혀서 간간이 떠오르는 완료 소식을 들을 때마다 육체가 달라지는 걸 실시간으로 느끼고 있었다.
메인 퀘스트처럼 획기적으로 달라지진 않았지만, 육체 자체가 달라지다 보니 점점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빨라져만 갔다.
그 결과···.
“이건 좀 너무한 것 아닌가?”
“다들 급한 것이라며···.”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책상에 쌓여있는 것을 넘어서 바닥에서부터 쌓여있는 서류 더미를 보면서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시종장을 바라보았다.
“송구합니다. 앞으로는 좀 자제시키도록 말해두겠습니다.”
시종장의 말에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그곳엔···
[서브퀘스트(어려움) 마약 근절하기] [진행도 70%] [서브퀘스트(어려움) 수도 안정화] [진행도 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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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었다.
‘보통이 오러와 관련된 것, 쉬움은 육체 자체를 강화해주는 형태.’
그럼 어려움을 완료했을 때의 보상은 무엇일까?
갑자기 궁금증이 일었다.
“···일단 계속 진행하지.”
“하오나 폐하. 옥체에 문제라도 생기신다면···.”
“상황이 급하니 대회의 때까진 이대로 유지하지. 더는 늘리지는 말아달라 전하게.”
“그리하겠사옵니다.”
알렉시안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나가는 시종장.
“후···.보상이 눈앞에 보이니 그만둘 수도 없고···.”
실시간으로 육체 상태가 나아지는 것이 보였다.
밤마다 짬을 내 훈련하는 것 역시 빠르게 발전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숙련도”
[검술(2성) – 53%] [속성술(1성) – 1%]메인퀘스트를 깨면서 얻게 된 능력.
마기를 감지하는 능력이었으나 단순히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태양의 축복 즉 빛 속성력을 강화시키는 형태였기에 기초적인 수준의 속성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막 걸음마 연습을 시작한 느낌에 갈 길이 멀었지만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했다.
늦게 시작했다는 약점 따윈 앞으로 퀘스트를 깨면서 빠르게 따라잡으면 그만이었으니 문제 될 건 없었다. 특히 밤에만 잠깐 훈련하고 있음에도 결국 검술의 숙련도가 무지막지하게 올라갔다.
그걸 증명하듯 억지로 오러를 무기에 밀어 넣지 않고 있음에도 자연스레 발현하는 오러.
빛을 품고 있는 알렉시안의 독특한 오러를 가만히 바라보던 알렉시안 손을 털면서 잡념을 털어냈다.
“못 참겠네.”
비록 쉬움 난이도지만 서브 퀘스트들 중 완료를 목전에 둔 항목들을 보면서 열심히 손을 움직이는 알렉시안.
보상에 눈이 멀어 대회의 때까지 스스로 갈려나가는 선택을 했다.
그 결과 수도는 빠르게 안정을 찾아갔다.
이렇게까지 빠르게 진전을 보일 수 있는 것은 큼지막한 계획의 경우 여전히 광장에 게시했기 때문이다.
“이번엔 남부 쪽인가?”
“그러게. 근데 이 돈으로 입찰을 하는게 맞나? 손해 아닌가?”
“미래를 보는 것이 아닌가 싶네. 일단 이쪽에 입지를 다진 후 다른 곳에서 손해를 메꾸려는 생각인 것 같아.”
공개입찰의 결과표를 보면서 말하는 지식인들.
어떤 이들은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고 뛰어드는 상단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 결과가 무조건 좋지만은 않았다.
“꺼져라.”
싸늘한 표정으로 말하는 관리를 보면서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말하는 상단주.
그러나 관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손해를 보는 장사를 하려는 상단이 어디 있겠는가?
아무리 미래를 생각하며 감수하려 하지만 최대한 손해 폭을 줄이려고 할 것이 뻔했다. 그리고 그 손해 폭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건비였다.
지금처럼 감시가 철저할 때는 일부 자재를 빼돌리기도 쉽지 않기에, 여러 이유를 들먹이면서 인건비 지급을 뒤로 미루거나 소폭 삭감한 돈을 지급하기도 한다.
주로 구도심 사람들을 상대로 이루어졌는데 그것도 때를 봐가면서 해야 했다.
공사비만 줄이면 눈감아 줄 것이라 착각한 상단들은 겨우 따낸 권리를 취소당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큼지막한 벌금까지 물고 추가로 일정지연에 대한 피해보상금까지 내놔야만 했다.
“그나저나 진행속도가 빠르긴 하네.”
“폐하께서 직접 결제하시니 빠르겠지.”
수도의 주요 공사 같은 경우 알렉시안이 직접 처결하고 확인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진행 상황에 대한 중간중간 보고까지 올라가고 있었다.
‘황제가 직접 관심을 가지는 사안.’
이것이 주는 무게감을 알기에 관료들이 밤낮없이 구르며 빠르게 진행되었고, 당연히 상단주들 역시 돈을 배로 지급하더라도 빠르게 공사를 진행했다.
공사가 예상보다 빨리 완료될 경우 보너스도 지급하니 더더욱 구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수도에 사는 사람들조차 여기저기서 진행되는 공사에 바뀌어가는 것이 보일 정도라면 새로 온 사람들에겐 어떠할까?
가끔 무언가를 기념하며 세워지는 기념 동상이나 몇몇 돈 많은 귀족이 건물을 바꾸기 위해 투자하는 것을 제외하면 큰 변화가 없었던 도심.
그러한 곳이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중심에 마법사가 있다는 것.
“마탑의 전면개방이라··· 이리 보니 체감이 되는군.”
수도의 공사가 진행되는 곳곳에 로브를 쓴 자들이 있는 것을 확인한 검은 머리칼의 사내가 가만히 광장을 바라보았다. 용병이나 일꾼을 모집한다는 게시판 말고는 크게 관리되지 않았던 분수대.
그러나 지금은 그 거대한 분수대를 중심으로 빙 둘러진 게시판들에 무언가가 가득가득 붙여져 있었다. 거기에 사람들이 모여서 오늘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확인하고 있었다.
그렇게 말하면서 황궁쪽으로 걸어갔다.
구도심이나 광장 쪽만 변화한 것이 아니었다. 숙청이 진행되었던 황궁 인근 역시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었다.
「경고: 접근하지 마시오.」
큼지막한 표지판 뒤로 건물 일부를 허물고 그곳에 연결되어 있던 지하통로를 수색하는 장면이 보였다.
다른 곳은 낡은 것을 바꾸기 위한 공사였다면 이곳은 위험한 지하통로들을 수색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귀족들과 상인들의 거리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종말세력에 대한 위험은 황제만이 아닌 귀족들에게도 일어난 일이었다.
실제로 몇몇 귀족들이 종말세력이 도망치는데 시간을 끌기 위해 희생당하면서 치안을 위해 찾아온 치안대원들에게 스스로 건물 문을 열고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왔나?”
한참 구경을 하고 있던 흑발의 사내의 곁으로 다가온 한 남자.
“···자네.”
아무도 대동하지 않고 검 한 자루를 차고 홀로 움직인 남자가 빙그레 웃으며 흑발 사내를 바라보았다.
“천하의 검성이 이렇게 홀로 다녀도 되는 건가?”
“자네도 홀로 움직이는데 나라고 못 할게 뭐 있나?”
“나완 다르지.”
자신과 다르게 검성은 대륙의 정점에 있는 자.
그런 이가 자신처럼 움직이는 것은 맞지 않았다. 그러나 검성은 고개를 저었다.
“다르지 않네. 오히려 나보다 자네가 더 존중받아야지.”
자신과 다르게 그가 짊어지고 있는 짐이 얼마나 무거운지, 그리고 얼마나 큰 희생을 치르고 있는지 잘 알기에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와 그대가 같나?”
“다를 건 또 뭔가?”
말싸움하면서 서로가 더 대단하다고 칭찬 릴레이를 하는 와중에 큼지막한 사내가 저벅저벅 걸어왔다.
“쯧! 다 늙어서 뭐 하는 것인가? 왔으면 곧장 폐하를 찾아뵈어야지.”
제국에서 우직하기로 유명한 사내가 검성과 검은 머리칼의 사내를 보며 혀를 찼다.
“왜 자네가 직접···.”
“근위병이 자네들이 있는 걸 보고 차마 말을 걸어볼 생각도 못 하고 나에게 보고한 것일세.”
그 말에 주변을 둘러보는 검성.
어느새 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얼굴을 알아보고 멀리서나마 웅성거리는 것이 보였다.
“쯧! 이래서 너와 같이 있으면 피곤해.”
“동감. 저 녀석은 피곤해.”
검은 머리칼의 사내의 말에 근위대장인 레슬러도 동감한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런 둘을 보며 미안한 표정을 짓는 검성이 같이 가자는 말과 함께 둘과 함께 황궁으로 들어섰다.
얼마 후, 황제의 궁에 도착한 세사람.
“들어가게.”
“자네는?”
“본연의 임무를 해야지.”
검성의 물음에 입가에 미소를 그리며 문 앞을 지키고 서며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기세를 내뿜었다.
그런 우직함이 보기 좋았던 검성이 작게 고개를 끄덕인 검성이 검은 머리칼의 사내와 함께 알렉시안을 보기 위해 들어갔다.
얼마 후, 시종장이 직접 허락을 맡은 후 안쪽 문을 열어주었다.
“폐하를 뵙습니다!”
“폐하를 뵙습니다!”
기사의 예처럼 한쪽 무릎을 꿇으며 인사하는 두 사람.
처음보는 황제에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를 보이자 일어서라는 말과 함께 의자에 앉도록 권유했다.
“한쪽은 검성이고···이쪽은 동부 방어군 총사령관인가?”
“예. 폐하.”
“두 사람이 같이 올 줄은 몰랐군.”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자신도 같이 오게 될 줄은 몰랐다는 듯 말하는 검성.
그러자 알렉시안이 크롬웰 후작을 바라보았다. 척 보기에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 안색을 한 그를 보며 물었다.
“근위대장에게 물어보니 그대에 관해 건 직접 들으라더군.”
그 말에 조용히 알렉시안을 바라보는 크롬웰 후작.
“선황폐하께서 남기신 비밀 명령서이옵니다.”
그렇게 말하며 품 속에서 낡은 명령서를 꺼내서 건네주었다.
그것을 가만히 읽어내려가던 알렉시안이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그가 생각하던 ‘반마족’이 맞았다. 거기다 명령서와 함께 준 보고서에는 동부 방어군의 주요 전력들이 적혀 있었다.
‘황궁을 지키는 근위부대 못지 않다. 검성이 이끄는 특수부대와도 견줄만 해. 무엇보다···.’
“마스터라. 한데 몸이 그 모양 그 꼴인가?”
“독에 당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무리했나보군.”
“···.”
알렉시안의 물음에 입을 다무는 크롬웰 후작.
“지원을 바라는가?”
“해주신다면 거절하진 않겠습니다.”
그 말에 놀라는 표정을 짓는 검성.
자존심 강한 이가 이런 답을 했다는 건 그만큼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걸 뜻했다. 그걸 알기에 검성이 나서서 도움을 주려 할 때였다.
그런 그를 제지하며 알렉시안이 말했다.
“지원을 바란다면 그에 대한 대가가 필요하네.”
“···무엇이옵니까?”
자신에 대한 지지를 바라는 것일까?
선황제파가 아닌 새로운 황제파라도 만들려는 것일까?
두 사람이 알렉시안을 보며 각 자의 생각에 빠져 있을 때였다.
“명분. 그대들을 도울 수 있는 명분을 만들려하니 돕도록 하게.”
그의 말에 두 사람이 동시에 의문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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