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27
8. 각 자의 선택.
알렉시안이 둘에게 원하는 것은 종말세력을 처리하는 것을 돕는 것.
명분은 충분했다.
그렇기에 천천히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를 풀어내며 상황을 만들려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것들을 보게.”
알렉시안이 갖고 있는 정보들을 적절히 정리한 문서를 건네주었다.
“이 녀석들의 특징과 자네들이 막고 있는 존재들이 흡사하진 않나?”
그의 말에 문서를 가만히 바라보던 크롬웰 후작이 놀란 표정으로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최근 지하의 더 깊숙한 곳에 있던 시설에서 찾아낸 것일세. 마탑의 도움을 받아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었지. 어떤가? 비슷한가?”
“···비슷하옵니다.”
크롬웰 후작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추측한 바로는 이 몬스터들은 단순 변이가 아니야.”
그렇게 말하며 시종장을 시켜 가져온 고문서들을 기반으로 만든 문서를 꺼내 건네주었다.
“선황폐하가 남긴 자료들을 비롯해서 고문서들을 찾아보았네. 그 결과 이런 결론이 도출했지.”
「악마의 힘에 변이된 존재들. ‘반마족’」
알렉시안이 내린 결론을 보며 두 사람 다 가만히 문서를 들여다보았다.
“종말세력이 이 반마족과 연관되어 있다면 이는 그대들과도 무관하지 않다 봐야겠지. 동의하나?”
“···예.”
“그렇사옵니다.”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게나.”
알렉시안의 말에 검성이 의문이 담긴 표정으로 물었다.
“어떠한 방식으로 도와야 하옵니까?”
“그대들이 막고 있던 존재들의 정보를 풀게.”
“그건···.”
“그뿐만이 아니야. 마탑에 그대들이 갖고 있는 반마족의 정보를 제공하고 사체들 역시 제공해주게.”
그 말에 두 사람은 단번에 알렉시안이 무엇을 원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공론화를 하시려는 것이옵니까?”
검성의 말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오나 혼란이 야기될 것입니다.”
선황이 사실을 숨긴 이유.
그건 타국과 전쟁을 벌인 것도 있지만 내부가 수습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질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북부 귀족과 동부 귀족 중에 반마족이 된 이들이 있습니다.”
“서부 귀족 중에는 일부러 반마족처럼 변이를 시킨 이들도 있습니다.”
자신이 아는 정보를 말하기 시작하는 검성과 크롬웰 후작.
선황이 섣불리 건들기 힘든 이유는 귀족들과 연관이 있었다. 아직 치료법을 찾지 못하거나 장애를 갖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 반마족처럼 변이를 시켜 정상인처럼 만들기도 했다.
북부와 동부지역 일부는 특수한 힘이 폭주할 때마다 다수의 변이자들이 발생하고는 했다.
치료법조차 찾을 수 없기에 반마족인 채로 살아가야 하는 이들.
그런 이들을 크롬웰 후작이 거두어 방어군으로 키워왔고, 검성 역시 비밀리에 만든 특수부대원 다수가 반마족이었다.
“폐하 입장에선 불안하실 만하옵니다. 다만···반마족 전체를 적으로 규정하오시면 죄없이 희생당할 이들이 많습니다.”
크롬웰 후작의 말에 알렉시안이 가만히 둘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되는가?”
“예?”
“반마족의 숫자.”
숫자를 묻는 알렉시안의 말에 답하는 두 사람.
둘이 말하는 숫자를 보면 놀랄 만도 하건만 알렉시안의 표정은 평온했다.
‘생각보다 많은 숫자긴 하지만 아직까진 괜찮아.’
게임 시점에선 이보다 더 많은 자들이 악마에 완전히 넘어갔었다. 그러니 이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수준.
“치료도 쉽지 않습니다. 몇몇 고위마법사들이 개별적으로 개발 중이옵니다. 하오나 아직까지 큰 진전이 없사옵니다.”
마탑이 아닌 몇몇 고위 마법사를 따로 선별하여 연구가 진행 중이었으나 아직까지 소득이 없었다.
치료가 안 되니 계속해서 문제가 쌓여가고 있었고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지지나 않으면 다행인 수준이었다. 이는 알렉시안 역시 알고 있는 일.
그렇기에 해결방법을 달리하고자 했다.
“인식을 바꾸지. 반마족을 무조건 배척하리라 생각하니 답이 없는 것이네.”
알렉시안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두 사람.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신들과 다른 이들을 배척하려고 한다. 반마족 중에 멀쩡하게 생긴 이들도 많지만 반대로 변이가 괴이하게 진행된 이들도 많다.
“피해자. 이들은 피해자들이니 도와줄 방법을 찾아야겠지. 그 전에 이들은 강한 힘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는 포장이 필요하네.”
“위험합니다. 그렇게 되면 너도나도 위험한 힘을 원할 가능성이···.”
“그건 이미 진행되고 있네.”
그렇게 말하며 치안대장이 올린 보고서를 보여주었다.
「특수한 마약의 정체에 궁금해하는 이들 급증.」
「다수의 존재들이 암암리에 거래되는 특수한 마약을 찾는 중.」
이미 많은 사람들이 수도에서 벌어진 일들도 특수한 마약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 중에 특수한 마약에 손을 대려는 이들 역시 많았다.
아무리 법으로 막으려 해도 원하는 자들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가문에서 재능이 없다며 밀려난 자들.
가난에 찌들어 용병 생활을 하는 이들.
밑바닥 생활을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
모두가 마나를 원한다.
각성하는 것만으로도 지금과는 다른 지위를 가질 수 있을 테니.
이들을 막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 마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반마족화 될 수 있네. 장기간 복용하면 일부 변이까지 진행되는 경우도 있네.”
지금이야 시술이 필요하다지만 좀 더 개량된 특수한 마약은 단순히 마약을 복용하는 것만으로 몸을 변이시키기도 한다. 그러니 솔직하게 밝히며 방법을 찾아야 했다.
“난 이 사안을 정식으로 공표할 걸세.”
특수한 마약의 효능을 솔직하게 대외적으로 알리며 단점 역시 명확하게 알려야 했다.
“종말세력이 남긴 것들을 통해 치료제를 비롯한 부작용 없는 약도 만들어 볼 걸세.”
게임 스토리로 중후반은 넘어가야 나오는 약들.
그것을 지금부터 시작하고자 했다.
그럼 적어도 멸망이 시작될 때쯤이면 조금이라도 결과물이 나올 터.
“수도의 혼란이 겨우 잠잠해지고 있다 들었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러니 지금밖에 기회가 없는 것이지.”
검성의 말에 알렉시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짐이 공격받았네. 그 덕분에 제국민들이 짐에게 꽤 호의적인 감정을 갖고 있지. 반대로 종말세력에 대한 분노는 상상을 초월하네. 그러니 지금이야말로 ‘반마족’이 된 이들을 배척해야 할 이들이 아닌 품어줘야 할 희생자로 만들기 편하지 않겠나?”
그 말에 쉬이 결론을 내지 못하겠다는 듯 침묵을 고수하는 크롬웰 후작.
그도 그럴 것이 그가 가장 믿는 부관 역시 반마족에 가까운 변이자였다. 충성스러운 부하들 중 다수 역시 반마족이었다.
“당장 정할 필요는 없네.
“아닙니다.”
고개를 저은 크롬웰 후작.
이건 기회였다.
리스크는 크지만, 언제까지 부하들을 비밀리에 동북부에 가둬둘 수는 없었다. 그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주고 싶었다.
“폐하를 따르겠습니다.”
그 말에 검성이 눈을 감고 고심했다.
크롬웰 후작이 부하들만 생각한다면 검성은 외부세력까지 모두 생각해야만 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이야말로 도박을 걸 수 있는 최적의 시간임을 부정할 수 없었다.
“후··· 저 역시 폐하를 따르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의자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으려 했다. 그러자 크롬웰 후작 역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만.”
갑자기 싸늘한 음성으로 말하는 알렉시안.
“이건 거래일세. 무엇보다 보여주기식 충성은 받을 생각이 없네.”
겉으로 충성한다 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 건을 가지고 충성을 받는다면 껍데기만 충성의 탈을 쓴 아무런 의미 없는 맹세만 들을 뿐이다.
그럴 바에는 거절하고 자신에게 좀 더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 나았다.
무엇보다 아직까진 균형이 필요했다.
재앙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까진 겉으로나마 균형을 만들어내며 제국을 발전시켜야만 했다.
‘내전은 절대 안 돼.’
귀족파를 한계까지 몰아붙이면 안 되었다.
저들이 내전을 준비한다 하더라도 상관없었다. 그들의 힘이 자신에게 쏟아지기 전까진 적당히 간격을 유지하며 내전이 섣불리 일어나지 않도록 질질 끌면서 재앙이 올 때까지 버티면 되었으니까.
그때가 되면 그들의 힘은 재앙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다.
“균형이 필요하네. 케일 공작의 말처럼 북부의 상황은 심상찮게 변해가고 있네. 이런 상황에서 굳이 균형을 깨는 행위를 할 필요가 없지.”
황제파의 급격한 확장으로 인해 제국이 다시 양분되는 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을 터.
“그러니 거래일세. 이해했나?”
알렉시안의 말에 두 사람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크롬웰 후작에 관해선 정식으로 발표할걸세. 반마족에 관한 것 역시 동시에 진행해야겠지.”
“준비하겠습니다.”
“그럼 당장 인터뷰를 할 준비를 하게.”
“···당장 말이옵니까?”
크롬웰 후작의 말에 알렉시안이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 끌 거 뭐 있겠나?”
그 말과 함께 시종장을 불러 크롬웰 후작과 검성을 준비시키라 명했다. 동시에 내무부에 일러 반마족에 관한 사안들을 광장 게시판에 알림과 동시에 공보를 통해 상세한 내용을 싣도록 명했다.
정식으로 ‘반마족’에 관한 것을 공표하려 준비할 때였다.
“폐하. 마르코 공작이 도착했사옵니다.”
“흠? 다들 시간을 맞추기라도 한 것인가?”
두 마스터를 만나기 무섭게 마르코까지 도착했음을 알리자 들라 명했다.
“폐하를 뵙습니다.”
“흠···이리 다급하게 만날 필요는 없을 텐데.”
“소신이 마음이 급하여···바쁘셨다면 송구하옵니다.”
“되었네. 그대를 만나는데 잠시 시간도 못 낼까?”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준비된 다과를 먹으며 머리를 정리했다. 그것을 가만히 기다려준 마르코에게 숨을 고른 후 물었다.
“그래. 대회의도 아니고 이리 찾아온 이유는?”
“마탑에 관한 것을 상의드리고자 하옵니다.”
“상의라. 어떤 부분?”
“마탑의 신설.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고 계시옵니까?”
그 말에 알렉시안이 턱을 문지르며 잠시 생각했다.
“조건만 넘긴다면 크게 제한은 두지 않을걸세. 마탑 내에 있는 공방 역시 마탑과 별개로 완전히 개방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네.”
알렉시안의 말에 눈을 빛내는 마르코.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명확히 파악했기 때문이다.
‘서부의 일부 국가들처럼 혁명을 통해 발전을 이루고자 하신다.’
그렇다면 이 흐름에 타야만 했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었다.
‘과연 황제가 마탑의 권한을 완전히 민간에 개방할까?’
그럴리가.
“마탑과 공방을 어떠한 방식으로 개방하시려는지 여쭈어도 되겠사옵니까?”
“일단 짐이 직접 중재를 해볼까 하네. 아무래도 마법사들이 마탑에 틀어박혀 마법을 익히기만 했으니 밖의 세상에 어두울 수 있으니 눈탱이 맞지 않도록 짐이 도와야겠지.”
말이 돕는 것이 사실상 황제를 거쳐 가야 한다는 것을 뜻했다.
그러나 마법사 입장에서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 터.
“남부에 마탑과 공방을 위한 부지를 마련하겠습니다. 밀어주신다면 최대한 보답하겠습니다.”
“밀어줄 수는 없네. 수도의 상단 때처럼 공개입찰을 할 생각이네.”
그 말에 마르코 공작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이럴 수도 있음을 예상했기에 남부귀족들을 모아 황제에게 줄 큼지막한 선물을 준비 중이었다.
남부귀족들이 남부에만 국한되지 않고 중앙을 비롯해 제국 전역으로 뻗어 나갈 기회.
그 열쇠를 황제가 쥐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기회를 잡아야 한다. 현 황제폐하의 발이라도 잡고 따라가야만 한다.’
능력만 있다면 제대로 기회를 줄 자임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마르코가 가슴에 손을 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만. 쯧! 자네도 이러나?”
남부식으로 충성을 맹세하려는 그를 막아섰다.
“균형을 깰 생각이 아니라면 멈추고 준비나 제대로 하게. 기회는 공평하게 제공할 것이니 이리한다 해서 자네들에게 더 좋진 않을 것이야.”
“···그것만으로도 저희 남부 귀족들은 폐하께 은혜를 입은 것이옵니다.”
선황이 외연 확장을 위해 자신들을 이용하며 일정 부분 기회를 주었으나 제한적이었다.
그 이전에는 더 심했다.
남부의 부를 어떻게든 뺏어가려고만 했을 뿐이다.
그러나 현 황제는 달랐다.
‘공평한 기회.’
이것에 목말라 있던 남부 귀족들에게는 황제는 은인이었다.
“정 고마우면 짐이 발표할 것에 힘을 좀 실어주게.”
“발표라 하오시면···.”
“밖으로 나가 시종장을 따라가게. 그가 설명해줄걸세.”
그 말과 함께 축객령을 내린 알렉시안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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