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29
9. 밝혀지는 비밀들.
뱀 비늘처럼 거친 피부가 조금씩 벗겨져 나가는 모습.
그 모습에 그곳에 모인 모든 이들이 경악 어린 표정으로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대체···.”
한 귀족이 알렉시안을 보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귀족.
수도에 변이종이 나타났고, 종말세력이라 불리는 이들 중 누군가가 몇몇 변이된 이들을 치료했다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올라왔다.
그러나 그 약을 구할 수는 없었다.
전량 마탑에서 거둬 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지를 돌고 돌아 겨우 구할 수 있었고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처음엔 정말 효과가 있는 줄 알았다. 변이된 팔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걸 보면 치료제가 맞다고 느꼈으니까.
그러나 이 생각은 고작 며칠도 지나지 않아 바뀌게 되었다.
딸아이의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중엔 변이된 부분의 피부가 괴사하는 것이 보일 정도.
그제야 어째서 황실이 치료제까지 틀어막았는지 알 수 있었다.
‘특수한 마약처럼 치료제 역시 사람의 생명력을 끌어다 쓰는 것.’
그렇기에 절망했다.
차라리 약을 쓰지 않았으면 딸은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꼼짝없이 아이의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알렉시안 황제가 기적을 일으켰다.
급했다.
이제 마지막 희망은 기적을 일으킨 황제뿐이었다.
“폐하! 폐하!”
자신을 가로막는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 황제를 애타게 불렀다.
그러나 근위부대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폐하!”
눈물을 흘리면서 부르는 그를 보면서 집중하고 있던 알렉시안이 치료를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다급하게 말하는 귀족.
“폐하! 제발 제 여식에게도 기회를···.”
간절해 보이는 귀족을 보던 알렉시안이 그를 향해 다가갔다.
“그대의 여식도 변이했나?”
“그···그렇사옵니다.”
“데려오라. 치료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힘 닿는 데까진 돕도록 하지.”
그 말에 울면서 고개를 숙이는 귀족.
그런 그를 보면서 사람들에게 말했다.
“반마족으로 변이가 진행된 이들은 모두 오라. 힘 닿는 데까지 짐이 도울 것이다.”
단순히 돕는 것을 넘어서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 알렉시안.
그런 그에게 대한 믿음은 적어도 변이가 진행된 이들에 한해선 절대적이었다.
“희생자들은 짐이 두 팔 걷어 도울 것이다. 하지만 그대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변이는 인간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몬스터 역시 그러할 것인즉.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렇게 말하며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전쟁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 희생자들 같은 경우 전쟁에 나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변이자들은 기본적으로 마나를 각성한 자들이다. 이 귀중한 전력을 그대로 내버려 둘 리는 없었다.
“그래도 괜찮겠나?”
자신의 여식을 고쳐달라는 귀족.
그러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폐하의 뜻에 따를 뿐이옵니다.”
일단 살아야 뭐든 해볼 수 있는 법.
불확실한 미래로 소중한 기회를 날리기보다 기회를 부여잡고 미래의 일은 나중에 걱정하는 게 옳았다.
귀족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알렉시안이 다시 한번 변이가 진행된 자들의 지원을 약속했다.
다음 날, 충격적인 소식이 연이어서 터진 덕분인지 신문에는 평소보다 알찬 내용이 꽉꽉 차 있었다.
이면조차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눌러 담았음에도 전부 담지 못할 정도였다.
「반마족들의 유일한 희망! 알렉시안 황제폐하!」
「제국 곳곳에 숨어있는 변이된 사람들. 그들이 양지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눈앞에서 변이된 자를 고쳐준 알렉시안.
몇몇 사설 신문에서 짜고 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알렉시안은 그 다음 날에도 나와 그 앞에 모여든 이들을 하나하나 고쳐주었다.
물론 완벽하진 않았다.
변이가 심한 자들은 피부 일부에 변이된 조직들이 남아있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대부분 옷으로 가릴 수 있거나 사람처럼 보일 정도의 수준까지 회복되었다. 변이자들은 그것으로 충분했다.
문제는 언제까지 알렉시안이 변이자들만 붙잡고 있을 수는 없었다. 결국, 변이의 진행을 막고 치료할 수 있는 약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마탑주를 불렀다.
“약은?”
“아직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다만 변이는 억제하는 것까진 어찌어찌 가능할 것 같습니다.”
“부작용은?”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몸이 허약해질 것이옵니다.”
“약으로 커버가 안 되나?”
알렉시안의 물음에 고개를 젓는 마탑주.
생명력을 보충할 방법이 있긴 하나 극히 제한적이었다. 결국, 시간을 들여 회복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애초에 무리하게 생명력을 끌어다 변이를 시킨 것이니 아무런 타격 없이 치료할 수 있을 리는 만무하다.
이는 알렉시안의 힘으로 치유된 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변이된 조직을 일부 되돌릴 수는 있겠지만 비어있는 생명력까진 채워줄 수 없었다.
“후···일단 이것으로 만족해야겠지.”
그렇게 말한 알렉시안이 마탑주에게 물었다.
“신설된 마탑들은 추려봤나?”
“예. 폐하. 대략 20여 명쯤 되옵니다. 이 중에서 몇 명을 다시 추리는 과정이···.”
“자격은?”
알렉시안의 물음에 눈을 동그랗게 뜬 셀리나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마탑의 역사로 볼 때 마탑주 평균에 수렴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셀리나와 부탑주 엘린의 경지가 높아서 그럴 뿐 마탑의 역사로 볼 때 마탑주가 될만한 자질을 갖춘 이들은 꽤 되었다.
그러자 알렉시안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모두 허락하지.”
“···폐하?”
당황하는 마탑주를 보며 알렉시안이 조용히 그녀에게 신문 하나를 던져주었다.
「남부 귀족연합 : 반마족에 당한 피해자를 위한 기부금 조성 중.」
「마르코 해군 사령관: 북부의 변이 몬스터 방어 역시 최선을 다해 도울 것.」
돈이라면 환장하는 남부 귀족들이 이렇게 움직이는 이유가 뭘까?
수전노로 불리는 상인들이 득실거리는 남부 귀족들이 노리는 것은 웬만한 이들이라면 전부 눈치채고 있었다.
「신설될 마탑을 확보하고자 하는 남부. 다른 지역은?」
대놓고 기사로 나올 정도.
마르코가 내놓은 막대한 돈은 자신들에게 기회를 준 것에 대한 보답일 수 있겠지만 알렉시안은 그만큼 내어주는 것으로 보여줄 생각이었다.
자신을 돕는 자에게 그만큼 혜택이 간다는 것을.
마탑은 그것을 보여주는 한가지 수단이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마탑이 많아지면 지금처럼 통제하긴 어려울 것을 걱정하는 셀리나.
완전 개방이라고는 하지만 정도가 있는 법.
20개가 넘는 마탑이 신설된다면 황실은 통제할 수 없을 것이다.
마탑을 중심으로 귀족들이 파벌을 만들어 들고 일어난다면? 현재의 제국이 그것을 막을 수 있을까?
“상관없으니 개방하게.”
마탑주의 걱정에도 상관없다는 듯 말한 알렉시안.
그러자 셀리나가 작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였다.
“알겠사옵니다. 폐하.”
마탑주가 물러나고 새로 지어질 마탑 후보들이 광장 게시판에 게시되었다.
20여개의 마탑 후보.
이 중에 몇몇 마법사들이 자격을 잃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많았다.
마탑뿐인가?
마법 공방들 역시 주르륵 나열되었다.
“숫자가···생각보다 많은데?”
게시판을 본 귀족이 당황한 표정으로 말하며 황급히 어디론 가로 이 사실을 알렸다.
그건 다른 귀족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남부였다.
돈 많다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 20개 마탑과 공방 전부에 입찰을 넣었다. 그러자 다른 파벌들 역시 질 수 없다는 듯 일단 입찰을 넣었다. 동시에 남부가 했던 것처럼 알렉시안에게 잘 보이기 위해 기부금을 편성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마탑신설에 관한 최종결정자는 황제폐하시다.」
마탑주가 직접 찍은 직인과 함께 적힌 글 때문이었다.
이 글이 게시된 직후 기다렸다는 듯 다시금 마르코가 움직였다.
자신이 부자라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 더 많은 돈을 움직이며 귀족들을 압박했다. 공개입찰은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는데 다수의 마법사들과 만나거나 알렉시안에게 선물을 보내는 등의 공세를 펼쳤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알렉시안에게 잘 보이기 위한 선물을 가져왔다. 어떤 이는 완쾌를 축하한다는 되지도 않는 명목으로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덕분에 자금이 두둑해진 알렉시안이 군부대신을 불렀다.
“특수군으로 편성해 북부로 이동시키도록. 아직 어린 아이들은 특수 아카데미를 설립해 그곳에서 교육받게 하는 걸 검토하도록 하지.”
“예. 폐하.”
알렉시안의 명령에 고개를 숙이는 군부대신.
대부분이 황실의 내탕금으로 이뤄질 일인데 반대할 수 있을리 없었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 예산만 충분하다면 별문제 없이 처리할 수 있는 일.
그러나 처벌하는 건 다른 문제였다.
변이자들을 비밀리에 이용하거나 실험한 귀족들, 거기에 몰래 종말세력과 접선한 미친놈들도 있었다.
문제는 그 숫자가 적지 않다는 것.
그런 상황에서 이 사안을 논할 최적의 적임자가 중앙으로 올라왔다.
“오랜만이군.”
실로 오랜만에 만나는 노신을 바라본 알렉시안.
선황비의 일, 그리고 서부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잠시 떠나있던 재상이 중앙에 다시금 돌아왔다.
“선황비는 잘 지내던가?”
“폐하의 배려로 무탈하게 지내고 계십시다.”
그 말에 알렉시안이 피식 웃었다.
무탈하게 지낼 리가.
당장이라도 반란을 일으키고 싶어서 미쳐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좋지 못하다.
서부를 제외한 각 지역의 마스터가 죄다 모여있었다. 거기에 재상이 중앙으로 올라오면서 읽었던 신문에는 믿을 수 없는 정보가 담겨 있었다.
「반마족을 막아왔던 동부 방어군 총사령관! 실은 마스터였다?」
선황제의 숨겨진 전력.
그것도 마스터 급에 해당하는 전력이 중앙에 나타났다.
서부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마스터가 모여있는 지금 시기에 반란은 어림도 없는 일.
거기에 마탑을 전면개방한다는 말로 귀족들까지 흔들어 놓았다. 이 모든 게 자신이 중앙을 떠나자마자 일어난 일.
이런 상황에서 알렉시안은 귀족들의 숨통을 틀어쥐고 자신에게 묻는다.
“이 사안.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나?”
자신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묻는 알렉시안.
구도심의 반란 사건 속에 드러난 일들도,
이번 북부의 지휘관들로 인해 드러난 일도,
종말세력을 조사하며 나온 결과까지도.
전부 묻어두고 재상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소신의 뜻보단 폐하의 뜻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이미 자신보다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음을 인정한 재상.
고작 몇 달.
그 사이에 현 황제는 중앙을 완전히 틀어쥐었다. 이것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현재 상황만큼은 현 황제가 압도적으로 유리함을 인정해야 했다.
“짐은 변이자들을 이용한 자들에 한해선 용서하고 싶지 않네.”
“···가능하겠습니까?”
기껏해야 중앙까지의 영향력.
각 지역의 패자라 불리는 검성이나 해군 사령관조차 해당 지역을 완전히 틀어쥐진 못했다.
그만큼 제국은 넓고 귀족들은 많았다.
“해봐야지. 빌어먹을 종말세력 따위에게 이 제국이 이용당하는 건 막아야 하지 않겠나?”
그 말에 재상이 가만히 알렉시안을 바라보았다.
선황과는 분명히 달랐으나 더 위험했다.
‘내가 알 수 없는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위험했다.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기에 더 위험했다.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자만큼 위험한 자는 없었다.
“귀족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이라면 언제나 폐하를 도울 것이옵니다.”
“···그렇군. 그것이 그대의 뜻이라면 존중하지.”
결국, 조금도 변하지 않은 재상의 뜻을 분명하게 읽은 알렉시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내보냈다.
동시에 빙의하며 다짐한바 역시 이행하고자 했다.
멸망을 막는 데 방해가 되는 자들을 모조리 숙청하겠다는 초기의 다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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